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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비어 버린 마을 대포 소리 낯선 군인의 미소 마을엔 삽살이만 탑골에서 생긴 일 손님 수상한 말투 말할 수 없는 비밀 다람쥐 가족 남겨진 터럭 놋슨 기찻길 황어 엄마와 별똥별 포로 아쉬운 이별 격전지 약속 |
尹靜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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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선이가 부엌에서 생감자 몇 알을 찾아 들고 오는데 헛간 안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마니, 어디 계시나요? 아무래도 아기가 나올 것 같앙....기운도 다 빠졌는데 어케 아길 낳아요. 오마니......" 담선이는 퍼득 전에 엄마가 하던 말을 떠올렸다. '널 낳을 때 말이다. 외할머니가 닭을 고아 주셨는데 그때 눈이 번쩍뜨이더라.' 담선이는 감자를 던져 두고 곧장 마을로 달려갔다. 사람이 있으면 애우너을 해서라도 닭 한 마리를 얻어올 참이었다. 그러나 초가집만 옹기종기 앉은 그 마을조차도 태반은 비어있었다. 사람이 있는 집은 그나마 앓는 할머니뿐이었다. 담선이가 그 할머니에세 자초지종 이야기를 하자 할머니는 다 꺼져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닭은 찾아도 없을 게다. 대신 너희들이 있다는 그 외딴집을 뒤져보아라. 숨겨둔 양식이 있을 게다." 담선이는 곧장 외딴집으로 되돌아왔다. 엄마는 계속 앓고 있었다. 담선이는 잠깐 하둥대다가 곧 마당 한켠에 있는 장독대로 달려갔다. 낑낑거리며 항아리 뜨껑을 열어 보았으나 그 속에 든 것은 간장과 된장뿐이었다. 곡식은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담선이로서는 칮을 수 없었다. ---pp. 125-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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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기척이 없어 다시 눈을 떠 보니 얼굴은 간 곳 없고 모자만 보였다. 그 모자가 혼자 둥둥 떠서 지나가고 있었다. 군인이 모자를 벗어 손끝으로 높이 흔들며 그렇게 지나간 것이었다. 방 안에서 아기가 계속 울어 대도 모자는 상관없다는 듯 유유히 사라져 갔다.
필동이는 얼른 삽짝 밖을 나가 골목길을 살펴보았다. 군인의 뒷모습이 막 탱자나무 울타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곳은 동사였다. 필동이는 따라가고 싶었다. 그러나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할머니 말씀처럼 그군인이 웃어 준 것은 따라오게 하려는 미끼일지도 몰랐다. 그때 집 안에서 할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동아, 점심 묵재이...." 동사 쪽에서도 왁자한 소리가 들려왔다. 거기도 점심 시간이 시작된 모양이었다. ---p.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