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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좋은 날 / 고향 / 술 권하는 사회 / B사감과 러브 레터 / 빈처 / 할머니의 죽음 / 불 / 희생화 / 우편국에서 / 그리운 흘긴 눈 / 사립 정신병원장 / 피아노 / 유린 / 타락자 / 까막잡기 / 발 / 동정 / 정조와 약가 / 연애의 청산 / 서투른 도적
작가와 작품 세계 이해를 돕기 위한 뜻풀이 |
玄鎭健, 빙허(憑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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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끌어당길 듯이 두 팔을 벌리고 안경을 벗은 근시안으로 잔뜩 한 곳을 노리며 그 굴비쪽 같은 얼굴에 말할 수 없이 애원하는 표정을 짓고는 키스를 기다리는 것같이 입을 쫑긋이 내어민 채 사내의 목청을 내어가면서 아까 말을 중얼거린다. 그러다가 그 넋두리가 끝날 겨를도 없이 급작스레 앵 돌아서는 시늉을 내며 누구를 뿌리치는 듯이 연해 손짓을 하며 이번에는 톡톡 쏘는 계집의 음성을 지어,
"난 싫어요. 당신 같은 사내는 난 싫어요." 하다가 제 물에 자지러지게 웃는. 그러더니 문득 편지 한 장을(물론 기숙생에게 온 러브 레터의 하나) 집어들어 얼굴에 문지르며, "정 말씀이야요? 나를 그렇게 사랑하셔요? 당신의 목숨같이 나를 사랑하셔요? 나를, 이 나를." 하고 몸을 추스리는데 그 음성은 분명히 울음의 가락을 띠었다. "에그머니, 저게 웬일이야?" 첫째 처녀가 소곤거렸다. "아마 미쳤나 보아, 밤중에 혼자 일어나서 왜 저러고 있을꾸." 둘째 처녀가 맞방이를 친다······. "에그 불쌍해!" 하고 셋째 처녀는 손으로 고인 때 모르는 눈물을 씻었다. --- 「B사감과 러브레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