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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yuki Miyabe,みやべ みゆき,宮部 みゆき,矢部 みゆき, 미미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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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노크 소리에 이어 회의실 문이 열렸다. 다케가미 에쓰로 (『모방범』에 등장한 형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파이프 의자가 바닥을 긁어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오랜만입니다.” 다케가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시즈 치카코(『크로스 파이어』에 등장한 여형사)가 그렇게 말하며 문 옆에서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딱딱한 분위기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15년 만인가요?” 다케가미도 긴 책상을 빙 돌아 치카코 쪽으로 다가가면서 웃는 얼굴로 답했다. --- p.9 손전등으로 주위를 비추자 시체의 발치로부터 약 2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무언가가 반짝 빛을 반사했다. 경장은 신중하게 다가가 바닥을 비추었다. 그곳에 길이 약 20센티미터의 나이프가 뒹굴고 있었다. 칼날뿐만 아니라 손잡이 부분까지 피로 물든 채였다. 그것만 확인하고 경장은 밖으로 나와 무전기를 들었다. 가방 속 내용물 등 피해자의 소지품으로 신원은 바로 판명되었다. 도코로다 료스케, 48세. 도쿄 도내에 있는 식품회사 (주)오리온푸드 본사 영업 제2부 고객관리과 과장. 자택은 사건 현장에서 도보로 10분도 채 못 되는 니쿠라 초 2번지 한구석, 아내인 하루에(42세)와 딸 가즈미(18세), 이렇게 3인 가족이었다. --- p.19~20 도코로다 가즈미는 몸을 앞으로 숙여 한 손을 매직미러에 대고 가만히 기타조 미노루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즈미의 팔에 힘이 실리면서 손등에 힘줄이 튀어나왔다. 치카코는 조용히 가즈미를 불렀다. “가즈미 양, 조금 뒤로 물러서.” 가즈미는 꼼짝도 않고 짜증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왜요?” “거울이 깨지면 위험하니까 손을 떼려무나.” 가즈미는 그 말에 제정신을 차린 것처럼 몸을 일으키더니 손을 치웠다. 가즈미의 손자국이 매직미러에 희미하게 남았다. 정확히 기타조 미노루의 얼굴 위치였다. “어때? 뭔가 감이 오는 부분이 있니?” --- p.112~113 취조실 내 분위기가 변했다. 어깨를 짓누르는 그 무게, 감촉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축축하게 물기를 머금은 솜뭉치 속에 있는 것 같다. 다케가미는 이곳에서 헤엄쳐 출구까지 찾아가야만 한다. 미타 요시에는 일부러 ‘아이들’에게서 의자를 멀리 떼어 비스듬히 앉았다. 기타조 미노루는 요시에를 물끄러미 훑어보며 보란 듯이 이마에 주름을 잡고 다케가미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 사람 자백했어요?” 요시에가 얻어맞은 것처럼 펄쩍 뛰어올랐다. 비싸 보이는 가방이 무릎에서 굴러떨어져 덮개가 열렸다. 내용물이 쏟아졌다. 작은 파우치. 휴대전화. 핑크색 표지의 수첩. 요시에는 속옷이라도 보인 것처럼 당혹스러운 얼굴로 서둘러 물건들을 주워 모아 가방에 쑤셔 넣었다. --- p.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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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 가상가족 사이에 일어난 실제 연속살인
취조실 현장 속에 숨겨진 예측 불가 이중반전! 도코로다 료스케라는 이름의 한 남자가 공사 현장에서 잔인한 변사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수사 끝에 사흘 전에 일어난 21세 여대생 이마이 나오코 살인사건과 연관성을 찾아내고, 언뜻 평범한 직장인이자 가장인 것처럼 보였던 도코로다 료스케가 인터넷상에서 ‘아버지’라는 닉네임으로 몇몇 사람들과 함께 ‘가상가족놀이’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서로 얼굴도 실명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마치 가족처럼 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로 연극을 해왔던 것이다. 게다가 딸의 닉네임인 ‘가즈미’는 도코로다의 친딸 이름이기도 하다. 진짜 가족을 내팽개친 채 인터넷상의 가상가족에게만 몰두한 피해자. 경찰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전대미문의 계획을 세운다. 이윽고 진짜 가족이 매직미러 너머로 취조실을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와 함께 인터넷상에서 가족놀이를 했던 사람들이 차례로 불려오는데…… 미야베 미유키 월드의 대표작 『모방범』과『크로스파이어』의 만남! 취조실 안에서 벌어지는 이중반전 사이코드라마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미야베 미유키 사회파 미스터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모방범』과『크로스파이어』에서 각각 활약했던 다케가미 형사와 치카코 형사가 사건의 해결사로 등장해 미미 여사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이 책에는 몇 명의 형사가 등장하는데, 주요한 두 사람인 다케가미 형사와 치카코 형사는 각각 졸작인 『모방범』과 『크로스파이어』에서 처음 선을 보인 인물입니다. 전자와 후자는 상당히 세계 설정이 다른 작품이라 이번에 이 두 사람의 ‘공동 출연’은 사실 작가로서 약간의 저항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임과 동시에 짧은 시간이나마 취조실 안에서 아버지, 어머니의 역할도 완수할 필요가 있는 이번 캐릭터에 역시 이 두 사람이 적임이라고 마음을 고쳐먹고 나란히 다시 등판시켰습니다. _작가 후기 중에서 다케가미와 치카코가 경찰서에서 오랜만에 만나 인사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사건은 취조실 안에서 본격적인 추리와 반전의 드라마로 이어진다. 날카로운 직관력과 함께 다정다감한 성격을 가진 두 형사는 취조실 벽 매직미러를 사이에 두고 진짜 가족과 가상가족 사이를 넘나드는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포착해낸다. 차례로 취조실로 불려오는 가상가족들과 그들을 심문하는 다케가미 형사, 피해자의 딸 가즈미와 함께 그 모든 상황을 매직미러 너머로 살펴보는 치카코 형사까지, 미야베 미유키는 시시각각 변하는 이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마치 한 편의 사이코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킨다. 독자들은 심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두 형사의 시선을 쫓다 보면 범인의 정체에 대해 짐작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작가는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독자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이중반전을 준비해두었다. 책을 덮는 순간 "과연 미야베 미유키답다"는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의 감탄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이 책은 『R.P.G.』(2011년)의 개정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