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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야, 콸콸~ 솟아라!
김희조 (rarity@yes24.com)
2010.03.10.
이솝우화나 우리 전래동화 같은 오래된 옛이야기들은 세월을 뛰어넘는 힘이 있는 듯 합니다. 몇 살 때 누구에게 들었는지 언제 어떤 책에서 읽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을만큼 기억 속에서 까맣게 잊혀져 있다가도, 갑자기 불쑥불쑥 튀어나와서 우리 기억을 반갑게 상기시키고 보편적인 교훈과 웃음을 전해 주지요.
끝없이 샘솟는 웃음과 지혜의 '단물'샘을 찾아, 우리 고전을 되살리는 옛이야기에 천착해 왔던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는 이미 많은 스테디셀러를 배출했습니다. 규중칠우쟁론기를 원작으로 하는 '아씨방 일곱 동무', 신화 속 대표적인 여성 인물을 소재로 한 '바리공주', 전우치전에서 따 온 '신기한 그림족자' 등이 제각기 색다른 글과 환상적인 그림으로 옛이야기의 참맛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단물고개' 역시 옛이야기의 해학과 잔 재미를 잘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작가 소중애 선생님이 근무하는 초등학교가 천안에 있기 때문일까요? 천안시 일대에 전해오는 전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앞서 나온 시리즈의 다른 책처럼 잘 알려진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으로는 처음 소개되는 새로운 이야기라서, 옛이야기를 좋아하고 이미 웬만한 이야기는 다 섭렵한 아이들도 책장 앞으로 바짝 다가앉을 것 같습니다. 마음씨 착하고 효심이 지극하던 총각이 나무를 하러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단물샘' 때문에 욕심꾸러기로 변해가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펼쳐집니다. - "오냐, 호랑이 조심하고." "이예." "점심 먹을 때 꼭꼭 씹어먹고." "이예." - 어머니와 총각의 리듬감 있는 대화로 시작하는 글은 시종일관 입에 착 감기는 입말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구수한 입말이 우리네 할머니를 대신하여 우리말의 리듬과 가락을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해주네요. '대롱대롱', '그득그득', '뽀골뽀골' 같은 풍부한 의성어, 의태어 표현도 맘에 듭니다. 국제 노마 콩쿠르 수상 작가 오정택의 그림도 놓칠 수 없습니다. 한지 느낌의 종이 위에 먹으로 그린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기법은 '다색 석판화' 방식을 응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주황색, 파랑색의 색감을 대담하게 대비시켜 글의 내용이 더욱 강렬하게, 풍부하게 다가옵니다. 단물 장사에만 온통 정신이 팔려 근본을 잊어가는 총각의 모습에 다다르면, 어른들의 마음도 '뜨끔뜨끔'해 집니다. 파면 팔수록 샘이 말라가듯, 욕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단물'은 우리 곁에서 점점 사라져 간다는 것, 절대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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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노마 콩쿠르 수상 작가 오정택의 개성 있는 그림과
한국아동문학상 수상 작가 소중애의 글로 만나는 맛깔스러운 우리 옛이야기 개성 있는 그림과 재미난 글로 완성도 높은 그림책을 선보여 온「비룡소 전래동화」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단물 고개』가 출간되었다.『단물 고개』는 기존에 잘 알려진 전래동화와는 달리 천안 지역에 내려오는 전설로 책으로는 처음 소개되는 이야기이다. 천안에 오랫동안 살고 있는 소중애 씨는 이 이야기가 더 많은 아이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했다. 38년 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무려 130권이나 책을 냈고 해강아동문학상, 어린이가 뽑은 작가상,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 문학상을 받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 온 소중애 씨의 간결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글이 맛깔스럽게 읽힌다. 이에 국제 노마 콩쿠르 수상 작가 오정택 씨의 실험적이면서도 감각적인 그림은 이야기를 더욱 돋보기에 한다. 또 우크라이나 안티에이즈 포스터 공모전, 프랑스 쇼몽 포스터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디자인상을 받은 김도형 씨가 디자인을 맡아 독특한 화면 구성과 재미난 타이포, 풍부한 색감을 잘 살려냈다. 콸콸콸 단물아, 단물아 솟아라! 효성 깊고 착하기만 하던 나무꾼 총각은 어느 날 우연히 단물이 나오는 샘을 발견한다. 그 물은 보통 물이 아닌, 얼음처럼 차갑고, 머루처럼 달콤하고, 박하처럼 향기로운 물이다. 단물을 마시고 점점 욕심이 생긴 총각은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물을 팔기 시작한다. 돈을 버느라 바빠진 총각은 그토록 지극 정성으로 돌보던 어머니도 외면한 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고민을 한다. ‘그래, 곡괭이로 샘을 더 깊게 파면 더 많은 샘물을 얻을 수 있을 거야.’ 총각은 쾅쾅쾅 샘을 더 깊게 파지만 오히려 그나마 나오던 단물이 땅속 깊이 숨어 버리고 만다. 욕심이 과하면 가지고 있던 것도 잃게 된다는 교훈을 주는 이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며 나누며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깊게 느끼게 해 준다. 어머니와 총각의 반복적이고 리듬감 있는 대화와 간결하면서도 담백한 글은 읽고 또 읽어도 큰 재미를 준다. 실험적이면서 아름다운 그림과 디자인 전래동화지만 현대적이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한 오정택 씨의 그림은 김도형 씨의 실험적인 디자인과 결합하면서 더욱 돋보인다. 공동 작업이라 할 만큼 디자인과 그림의 조화에 신경을 써 화면 구성과 인물의 배치, 배경 처리 등이 무척 색다르고 재미나다. 다색 석판화 방식을 응용한 기법으로 구성은 다양하게 인물은 더욱 돋보이게, 독특하면서도 풍부한 색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물의 상징인 파란색, 총각의 욕심과 환상의 세계를 강조하는 주황색, 총각의 순수한 마음과 서민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흰색이 누런 종이 위에 덧입혀지면서 강렬하고도 아름답다. 현대의 책은 다량 인쇄되지만 이 책만큼은 한 장, 한 장이 마치 원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리고 디자인했다. 본문뿐만 아니라 표지 또한 제목을 금박으로 찍어 신선하면서도 산뜻함을 강조했으며 책의 완성도와 촉감을 살리기 위해 책 등을 천으로 감싸는 삼중바리 처리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