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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
시힘 동인_ 그 열림의 공존을 향하여 특집 -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집중조명 - 박철 동인들이 쓰는 시론 최하림 시인과의 대화 외국 작가의 숨 - 월러스 스티븐즈 시힘의 초대 - 젋은 시인 6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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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힘’동인은 1984년 안도현, 오태환, 고운기, 김경미, 최문수, 김백겸, 양애경, 강태형, 고형렬 씨 등이 창립 멤버로 참가하여 동인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시단에는‘오월시’,‘반시’,‘시운동’등의 동인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의 동인 활동은 강한 사회의식을 반영하거나, 언어와 시적 기법에 관한 고민들에 치우쳐 있었다. ‘시힘’동인은 이 양 극단을 극복하는 새로운 서정시의 자리를 모색한다는 취지로 동인을 결성했다.‘시힘’동인은 1985년 첫 동인지『시힘 제1집 -그렇게 아프고 아름답다』를 출간한 이후, 현재까지 10권의 동인지와 1권의 무크지를 펴냈다. 최근 한국 시단에서 문학 동인이 이처럼 탄탄한 유대를 기초로 오래 명맥을 이어온 사례는 드문 일이다. 뿐만 아니라,‘시힘’동인들은 단순한‘계합’을 넘어서 시 현장에서 각자 왕성한 시적 성취를 이룸으로써 한국 시단에 활기와 자극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2년 5월에 펴낸『무크 시힘 01-햇볕에 날개를 말리다』는 그간의 동인지를 무크지로 전환한 것으로‘시힘’동인의 새로운 문학적 모색을 반영한 결과이다.‘무크 시힘’은 동인들의 시 작품만을 게재했던 과거의 형식을 탈피하여 비동인들을 필자로 참여시켜 논문, 시 비평, 대담 등을 수록함으로써 우리 문학의 새로운 위상을 제시함은 물론‘개방적인 잡지’로의 전환을 꾀했다.
이번에 출간한『무크 시힘 02-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동인으로서 공유하는‘문학적 이념’을 작품을 통해서 표출하기보다 동시대의 문학적 현장에서 함께 몸을 부딪치며 새로운 문학적 전망과 희망을 모색하려는‘무크 시힘’의 창간 취지를 더욱 발전시켰다. 앞으로도‘시힘’동인은 문학적 정체성과 동인 의식을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탐구해 나가는 한편,‘무크 시힘’을 통해 새로운 문학적 전망과 실천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2003년 현재‘시힘’은 고운기, 김경미, 안도현, 양애경, 김백겸, 정일근, 최영철, 박철의 이른바 40대 1기와, 나희덕, 이윤학, 박형준, 김수영, 김춘식, 이대흠, 문태준, 이병률, 김선우의 30대 2기 등 총 17명이 동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힘’동인의 문학적 지향> ‘시힘’동인들의 문학적 지향은‘시힘’동인의 첫 동인지『시힘 제1집-그렇게 아프고 아름답다』(1985년)의 서문에 잘 드러나 있다. 우리가 판단하기로 한국문학은 불투명한 현실과 미래에 대해 깊은 패배 의식에 빠져 있는가 하면, 강렬한 의식이 문학성 속으로 채 용해되지 못하여 생경한 부분이 다른 한 쪽을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건강한 삶에 시적 기반을 두겠으며, 시의 서정성이 바탕색에 짙게 깔리도록 노력할 것이다. -『시힘 제1집-그렇게 아프고 아름답다』 서문에서 ‘현실에 대한 관심’과‘시의 서정성’은‘시힘’동인의 문학적 지향의 두 축으로 설정되어 왔다. 1990년 발행된 동인지 5집에서는‘민중적 서정성’을‘시힘’동인의 확고한 방향으로 설정하기도 했으나,‘시힘’동인이 처음부터 추구해 왔던 두 가지 가치인 민중성과 서정성 사이의 균형 감각은 줄곧 유지되어 왔다. 최근 무력하고도 도피적인 의미로 격하된‘서정성’을 본래의 위치로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시힘’동인들의 이러한 노력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무크 시힘 02-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어떤 책인가> ‘시힘’동인이 기존의 동인지를‘매거진(Magazine)+책(Book)’인 무크(Mook)로 발간 형태를 바꾼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80년대에 활동을 시작한 40대 선배 시인들은 물론, 9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 활동을 시작한 30대 시인들의 시적인 고민을 공개적 논의의 장으로 끌어내어 이들 세대의 관심사의 영역을 넓히려는 데 목적이 있다. 둘째, 기존의 잡지들이 평론과 거대 이론 중심뿐이고 시 작품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그래서 시인들이 생각하는 시적 고민들을 밀실에서 밖으로 끌어냄으로써 의식을 공유해 보자는 것이다. 셋째, 시로만 구성된 기존의 동인지 형태를 탈피하여 잡지 형태를 지향함으로써 우리 세대는 물론 그 이후 세대까지 시적 소통의 장을 마련, 읽히는 시 동인지로 거듭 태어나려는 것이다. 『무크 시힘 02-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문학 현장 안팎에서‘시의 위기론’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시인의 자리’를 입체적으로 되돌아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첫째로는 신현림, 권혁웅 등 동료 시인들은 물론 김연수, 김별아 등의 소설가, 황광수, 김명인 등의 문학평론가들이 참여한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특집으로 꾸몄다. 이 시대 궁벽한 시인들에게 보내는 동료 작가들의 서늘한 성찰과 따뜻한 격려가 배어 있다. 둘째로는 <동인들이 쓰는 시론>을 통해서‘시힘’ 동인들의 문학적 지향의 일단을 밝힘은 물론,‘시작법과 시인의 책무’를‘시힘’동인들 스스로부터 거듭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도록 했다. <집중조명>란에는 중견 시인 박철의 신작 시 특집과 박형준 시인의 단평을 수록했다. 시인의 내면에 감춰진 처절한 낭만주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최하림 시인과의 대화>에서는 사물과 세계를 마주하며 시작에 전념하고 있는 최하림 시인의 문학 세계와, 스스로‘천사의 시절이었고 축복받은 시절’이라고 말하는‘산문시대’동인 시절의 김현, 김승옥, 곽광수와의 일화를 엿볼 수 있다. <외국작가의 숨>에서는 실재를‘있는 그대로의 사물’로 파악하고 실재의 개별성을 주시했던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 윌러스 스티븐스의 대표작과 그에 대한 해설을 수록했다. <시힘의 초대>에서는‘시힘’동인이 주목하는 젊은 시인 6인의 신작시를 수록했다. 데뷔 1년 차에서 3년 차에 이르는 시인들의 시 세계를 통해서 우리 시단의 미래를 예감해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