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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인생 제일의 화두, 나는 누구인가_ 도법
하늘에 아뢰는 글│생명평화 탁발순례의 길을 나서며 사람의 마을에 걸린 천 개의 등불_ 김하돈 순례의 뒤안길_ 이원규 쉽게 사는 방법을 아직도 몰라서_ 박남준 이파리 하나만 달고_ 박두규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하루_ 안상수 내 삶의 나침반_ 김성오 나는 왜 농부가 되었나_ 황인중 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_ 윤민상 많이 걸었다_ 김택근 우리는 길과 함께 살았다_ 황대권 단순 소박한 삶_ 양재성 평화라는 낱말을 창문에 붙이자_ 김경일 생명의 고향, 평화의 고향_ 구자인 백대 서원 절명상과 '참나'_ 김성순 불어라, 생명평화의 바람아_ 수지행 도법 스님의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생각함_ 이철수 왜 생명평화인가?_ 이병철 하늘에 아뢰는 글│생명평화 탁발순례에 오 년 여정을 마치면서 좌담│생명평화와 단순 소박한 삶_ 도법, 김민해, 이주향 생명평화 선언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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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만 리를 걷다, 7만5천 명을 만나다
한양 천릿길은 옛말, 삼만 리를 에돌아 한양에 이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이다. 2004년 3월 첫날, 지리산 노고단에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디딘 지 오 년 세월이 흘러서였다. 탁발순레단은 느리게 걷고 단순 소박하게 살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백대 서원 절명상을 하고 하루 순례를 시작했다. 걸을 때는 나란히 서서 침묵하며 걸었고 운전자가 안심하도록 지나치는 자동차마다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탱크와 마주칠 때에도 손을 흔들었다. 걷기 위해 쉬고, 목이 마르면 옹달샘에서 목을 축였다. 일손이 모자라는 농가에서는 일손이 되었다. 얻어먹고 얻어 자며 생명평화를 탁발하는 길 위의 세월, 밥이 없으면 죽을 쑤어 먹었다. 길 위에 앉아 옥수수로 감자로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아침에 마을에서 나와 이웃 마을을 거쳐 저녁에는 또 다른 이웃 마을로 들어가 지역 주민들과 생명평화의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리산과 제주도를 거쳐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서울로 이어진 오 년 탁발순례의 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뭇 생명을 잇는 길이었다. 지렁이가 천천히 흙 속을 돌아다니며 땅을 살리듯이, 한걸음 한걸음 이 땅 곳곳을 톺아 걸으며 생명평화의 토대를 만들고 그 씨앗을 심었다. 순례단장 도법 스님이 이 책 『길에서 꽃을 줍다』 머리말에서 “자연 당신이 아니면, 이웃 당신이 아니면, 그대 당신이 아니면 지금 여기 내 삶도, 그대의 삶도, 우리의 삶도 실재할 수 없다”고 썼듯이, 탁발순례는 너와 나, 자연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길이었다. 우리가 잊고 사는 우리의 ‘이웃’을 찾아 나선 길이었다. 세상이라는 큰 원고지에 족필足筆로 쓴 책 탁발순례단은 다섯 해 세월에 삼천여 마을을 방문하며 삼만 리를 걸었고 칠만오천 명을 만났다.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길은 기간으로 보나 그 규모로 보나 우리나라 순례사의 큰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비폭력 평화운동으로서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기 힘든 사건이었다. 『길에서 꽃을 줍다』는 오 년 세월 풍찬노숙의 길을 걸었던 생명평화 탁발순례에 참여한 순례자들의 진솔하고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통해, 생명평화결사란 무엇이고 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탁발순례단은 또 어떤 마음으로 길을 걸어왔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병철, 황대권, 김성오, 황인중, 윤민상, 양재성, 김경일, 구자인, 수지행, 김성순이 저마다 걸으면서 느끼고 배운 길과 생명평화 이야기를 조근조근 풀어낸다. 시인으로 김하돈, 이원규, 박남준, 박두규, 김택근이 글을 보태었고, 이철수 판화가와 안상수 교수도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하루를 그림으로 담았다. 책은 도법 스님과 김민해 목사, 이주향 교수의 좌담으로 생명평화 탁발순례 오 년의 여정을 돌아본다. 이원규 시인이 책에서 쓴 말마따나 몸이 바로 움직이는 붓이요 펜이었으니, 온몸이 한 자루 붓이 되어 한발 한발 힘찬 획을 그으며 세상이라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원고지 위에 쓴 글을 모은, 이 책이야말로 걸음의 의미나 생명평화의 정신으로나 족필足筆로 쓴 순례기의 모범이라 하겠다. 대를 잇는 생명평화 탁발순례단, 앞으로 백 년 동안 걷는다 “물처럼 살겠습니다. 논에 가면 벼를 빛나게 하고 산에 가면 나무를 빛나게 하고, 목마른 이에게 가면 그를 살리는 물처럼, 그렇게 스며들며 살겠습니다.” 생명평화 탁발순례단이 오 년 전국 순례를 마치며 노고단에서 하늘에 아뢴 글귀와 다짐이 이러했다. 생명평화 탁발순례의 한걸음 한걸음은 지금의 파괴적이고 야만적인 싸움과 죽임의 문명을 넘어 평화와 살림의 길인 생명 살림, 평화 살림의 대안 문명의 길을 연 것이다. 한양에 들어선 순례단장 도법 스님은 다시 한 번 이 땅의 모든 ‘한양’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경제만이 살길이라는 새빨간 거짓말에 속지 말자, 생명을 살리는 농부가 되자, 단순 소박한 삶을 살자. 아이들은 1등이 되려고 친구를 따돌려야 하고 어른들은 부자가 되려고 이웃을 등지는 삶의 전쟁터가 된 우리 사회를 올바른 삶의 방향으로 이끌려는 탁발순례단의 정신은 곧 생명의 나침반이요 평화의 나침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파주자유학교 아이들과 함께 탁발순례에 참여한 김성오 교사는 자기 글 끝에 도법 스님에게 억지 부탁을 했다. 탁발순례를 계속 해달라는 청이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생명평화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주기를 바란 것이다. 그 청을 이미 아셨는지 어쨌는지, 1차 탁발순례를 마친 뒤, 도법 스님은 대를 잇는 생명평화 탁발순례 백년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생명평화결사는 7월 17일 실상사에서 가질 「길에서 꽃을 줍다」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백년순례를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생명평화결사는 누가 왜 만들고 무엇을 하는가 생명평화결사는 지난 2003년 늦은 가을에 조직되었다. 이 결사체가 만들어지기에 앞서 일 년 가까이 우리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문제의 바른 해결을 모색해 왔다. 그동안 진행되어온 우리의 사회운동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데에 생각을 함께한 사람들이 모여 한민족의 어머니인 지리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공부 모임이었다. 이 모임이 바탕이 되어, 이라크 전쟁을 전후한 한반도 전쟁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 결사체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취지는 생명평화결사 정관의 앞글에서 “우리는 민족이 겪은 오랜 역사 속의 고난과 아픔을 어머니처럼 품어 낸 지리산에서 생명평화의 길을 열고 생활 속에서 그 길을 실천하고자 생명평화결사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밝혀 놓았다. 생명평화결사는 ‘생명평화’가 모든 가치 지향의 중심이며 바탕이며 고갱이라고 믿고, 이를 위해서 우리 각자가 먼저 생명평화가 되자는 서약을 하고 일상의 삶에서 실천하자는 운동체이다. 그래서 결사 슬로건도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