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첫 번째 밤. 오노미치
두 번째 밤. 오쿠히다 세 번째 밤. 쓰가루 네 번째 밤. 덴류쿄 마지막 밤. 구라마 |
Tomihiko Morimi,もりみ とみひこ,森見 登美彦
모리미 토미히코의 다른 상품
김해용의 다른 상품
|
“왜 야행일까.” 내가 중얼거리자 화랑 주인은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행 열차(夜行列車)의 야행이거나 아니면 백귀야행(百鬼夜行)의 야행일지도 모르죠.”
--- p.015p 그날 밤 우리는 개인실의 조명을 끄고 늦은 밤까지 차창을 바라보았다. 시커먼 산 그림자와 쓸쓸한 마을의 불빛이 뒤로 흘러가고, 지나치는 낯선 역사의 조명이 아내의 옆얼굴을 하얗게 비추었다. 바퀴가 레일의 연결 마디를 넘어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보니 마치 밤의 밑바닥을 달려가는 것 같았다. 차창을 스치는 밤의 마을을 바라보면서 아내는 말했다. “새벽이 올 것 같지 않아요.” 이제 와 생각해보면 그것이 불길한 예언 같기만 했다. --- p.045 “두 분에게서 사상死相이 나왔습니다.” 그녀가 죽을 상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어이없어 하는 우리를 남기고 미시마 씨는 다시 종종걸음을 하며 문화회관 안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 p.082 “저런 역에서 내릴 일이 있을까, 차창 밖으로 본 저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들이 마음을 스칠 때는 반드시 언젠가 거기로 가게 돼요. 이런 곳에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거야, 하고 생각하더라도 말이죠. 참 신기한 일이에요. 마치 운명에 이끌리는 것처럼.” --- p.127 문득 나를 감싸고 있는 어둠이 광대하게 느껴졌다. “세계는 언제나 밤이야.”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 p.220 소련 우주 비행사 가가린의 ‘지구는 파랗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제는 우주에서 바라본 영상 같은 건 그리 드문 것도 아니라서 우리는 그 ‘파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주 비행사의 말에 따르면 정말 충격을 받은 것은 배경에 있는 우주의 어둠이다. 그 어둠이 얼마나 어두운지, 얼마나 공허한지 눈으로 직접 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 가가린은 사실 끝 모를 공허를 말하고 있었다. 결코 사진으로는 담지 못할 그 우주의 깊은 어둠을 생각하면 무서운 것 같기도 하고, 매력적인 것 같기도 하다. “세계는 언제나 밤이에요.” 그녀는 중얼거렸습니다. 왠지 신비스러운 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p.260 |
|
그녀는 아직도 그 밤 속에 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아무도 그녀를 잊을 수 없었다! 10년 전 영어회화 학원 동료들과 밤의 불 축제인 진화제에 참가했을 때 동료인 하세가와 씨가 홀연히 사라진다. 주인공 오하시를 비롯해 영어 회화 학원의 동기였던 다섯 사람은 그녀의 행방불명 이후 10년 만에 같은 축제에서 다시 모인다. 오하시는 조금 일찍 도착해 약속 시간을 기다리다가 실종된 하세가와 씨와 꼭 닮은 사람을 발견하곤 뒤를 쫓는다. 그리고 그 여자를 따라 한 화랑에 들어가지만 어째서인지 종적을 놓치고, 마침 화랑에서는 ‘기시다 미치오’라는 작가의 동판화를 전시하는 중이다. 「야행」이라는 제목의 이 연작 동판화들에는 하나같이 얼굴이 달걀처럼 매끈한 여자가 새겨져 있다. 이후 동료들과 합류해 숙소에서 식사를 하면서, 오하시는 좀 전의 기이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동료들이 모두 「야행」이라는 동판화 연작과 관련된 신비로운 체험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들은 축제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각자 자신이 겪은 기묘한 밤의 모험담을 풀어내는데…. 집 나간 아내를 찾아 나선 곳에서 나타난 아내와 똑같이 생긴 여자, 여행 중에 만난 관상가 할머니로부터 들은 ‘죽음’에 대한 예언, 공터 한복판에서 불타오르는 집과 그 앞에서 손을 흔들던 여인, 나이 먹지 않은 채로 모습을 드러낸 어린 시절의 친구, 기차 안에서 만난 기묘한 분위기의 여고생…. 하나같이 주인공들이 겪은 기묘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한 동판화가의 그림이 있다. 끝없는 밤의 세계에 살며 자신의 연작에 목숨을 바친 기시다 미치오라는 사람은 누구일까. 마경을 헤매며 완성한 그의 작품에는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 있기라도 한 걸까. 그의 그림마다 등장하는 꺼림칙한 집과, 그 곁에 함께 그려진 얼굴 없는 여자아이는 누구일까. 10년 전 사라진 하세가와 씨는 어디로 간 걸까. 한 사람의 화가와 그의 작품, 그리고 야행열차와 얽힌 동료들의 기묘한 괴담이 시작된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모리미 도미히코가 들려주는 아름답고 괴이한 밤의 모험 책의 제목인 『야행』은 야행 열차(夜行列車)의 야행이기도 하고 백귀야행(百鬼夜行)의 야행이기도 하다. 제목처럼 주인공들은 야행 열차를 타고 철도 여행을 떠난다. 주인공들이 출발하는 곳은 분명 현실이지만, 열차 여행을 하는 동안 그들은 점점 환상 속으로 들어간다. 그 종착역이 현실인지 아니면 환상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들은 분명 현실과 마경, 현재와 과거를 드나들며 여행하지만 그 속에는 현실에서 풀지 못한 고민과 행방불명된 하세가와 씨에 대한 개운하지 못한 감정이 공존한다. 알 듯 말 듯 환상적인 문체로 마음을 조이고 풀어주며 끌고 나가는 모리미 도미히코 특유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이 작품에서 절정을 보여준다. 또한 퍼즐을 하나씩 맞추듯 주인공들의 괴담을 모아가며, 이야기 속에 숨겨진 비밀을 함께 찾는 재미가 있다. 그들은 과연 비현실적인 여행지에서 밤에 빨려들지 않고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다만 독자들은 『야행』의 이야기 속으로 단숨에 빨려들어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