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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매춘부들
김지혜
책세상 200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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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젠더 top2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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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총서

책소개

사악한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매매춘의 역사

저자 소개 1

한국교원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박사과정을 마쳤다. 한양대학교,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세종대학교에서 영화와 역사를 주제로 강의했고 현재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영화, 역사』, 『역사 속의 매춘부들』, 『로버트 단턴의 문화사 읽기』, 『잭 구디의 역사 인류학 강의』, 『시인을 체포하라』, 『영화로 본 새로운 역사』(공역), 『대중의 국민화』(공역) 등이 있다.

김지혜의 다른 상품

저자 니키 로버츠
영국의 소호에서 매춘부로 일했다. 매춘을 그만둔 그녀는 창녀로 낙인찍히는 것이 여성에 대한 억압의 형식이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여러 해 동안 고통과 나날을 보냈다. 1986년 성 산업에 관한 책 《전선 : 성 산업 여성들 말하다The Front Line : Women in the Sex Industry Speak》를 펴낸 뒤 5년간 방대한 양의 매춘 관련 자료를 모은 끝에《역사 속의 매춘부들》을 출간했다. 현재 그녀는 결혼해 프랑스에 살면서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86쪽 | 980g | 153*224*35mm
ISBN13
9788970134284

관련 자료

1. 이성숙 지음,《매매춘과 페미니즘, 새로운 담론을 위하여》(책세상, 2002)
이 책은 서구 페미니스트의 매매춘 반대 이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매춘 여성의 억압의 역사를 고찰한다. 공창제의 도입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매춘에 대한 위선적이고 적대적인 태도와 생각이 우선 바뀌어야 함을 강조한다.

2. 번 벌로,《매춘의 역사》, 서석연, 박종만 옮김(까치, 1992)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특히 인류의 가장 오래된 직업 중의 하나인 매춘의 역사적, 사회학적, 인류학적 배경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연구를 완성한 이 책은 매춘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문화적인 딜레마를 상세히 논한다.

출판사 리뷰

4. 매춘부에 대한 이중적 기준
19세기 이르면 매춘부에 대한 편견과 낙인은‘과학적으로’ 정당화된다. 19세기의 범죄학자 체사레 롬브로소는 매춘부의 신체적 특징을 조사한 뒤 모든 매춘부가 좁은 이마와 비정상적인 코뼈, 거대한 턱을 갖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아가 과학자들은 창녀가 고통에 둔감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창녀의 혀, 코, 허벅지, 가슴, 성기 등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했다. 그러나 그들이 확인한 것은 매춘부들 역시 다른 여성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직업 전선에 나선 평범한 여성이라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매춘을 경멸한 남성들조차 일상적으로 매춘부의 접대를 받았다. 예를 들어 19세기 말 매춘업의 위험성과 치부를 폭로해 유명해진 스테드라는 영국 언론인은 매춘 혐의로 기소되었다.
남성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매춘을 불법화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억압했지만 자신들의 성적 즐거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매춘을 적극적으로 유지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이 책에서 나타나는 역사적 기록들은 거듭된 규제와 억압에도 불구하고 매춘은 항상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세의 교회는 매춘을 금지하면서도 매춘을‘필요악’으로 규정해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성인의 반열에 오른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교회의 이러한 태도를 다음과 같은 비유로 정당화한다.“도시의 매춘은 왕궁의 시궁창과 같다. 시궁창을 없애버리면 궁에서는 더럽고 역겨운 냄새가 날 것이다.”역사 속의 수많은 왕과 주교들은 성 도덕이라는 잣대를 매춘에 들이대는 동시에 자신의 쾌락을 위해‘더럽고 역겨운’매춘부를 궁 안으로 데려왔다.

5. 자율적 선택으로서의 매춘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역사 속의 많은 매춘부가 스스로 매춘을 선택했다. 18세기 유럽의 산업 혁명 시기에 농지를 잃고 도시로 유입된 수많은 빈민 가정의 여성들은 하루 16시간의 바느질로 생계를 잇기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매춘을 선택했다. 그들은 성적 억압이 일상화된 가정에서 탈출해 자신의 성적 자율성을 되찾기 위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몸을 팔았다.
따라서 여성의 저임금, 열악한 노동 조건, 성적 억압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현실에서 매춘의 도덕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매춘의 부도덕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이러한 성 도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매춘부들의 운동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그들은 매춘부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제거되고 매춘이 정당한 산업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여성의 성 해방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매춘의 합법화는 여성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성을 교환할 수 있는 사회에서만 가능하며, 이러한 사회에서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여성 스스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에게 매춘의 문제를 더 이상 성의 상품화나 타락한 여성의 구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저자가 창녀나 매춘부라는 말에 함축된 경멸적인 의미부터 벗겨내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 역사는 객관적인가-편파적 시각으로 재구성한 추락의 역사
독일,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를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성 매매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성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나라 또한 없다. 가혹한 법 집행으로 악명 높은 사회주의 국가나 독재 국가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가는 성 매매를 적극적으로 규제하지도 않지만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도 않는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성 매매가 국가 권력이나 공동체의 규범 속에 모순된 형태이긴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존재 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기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영국 소호에서 실제 창녀로 일한 적이 있는 저자 니키 로버츠는 방대한 자료와 사악한 여성의 시각으로 이 모순된 구조에 도전한다.《역사 속의 매춘부들》은 객관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역사학의 신화에 가장 편파적인 방식으로 대응한다. 그리고 그 편파성이야말로 남성 중심의 역사 기술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일지도 모른다.

2. 역사-남성 중심의 기록
이 책은 전형적인 통사 형식을 따르면서도 남성 중심의 역사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전복적인 패러디의 면모를 보인다. 더욱이 이러한 시도는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된 치밀한 역사적 고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자가 매춘의 기원을 고대 문명의 사원 매춘에서 찾는 것은 기존의 역사가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저자는 기존의 역사가들이 현세에서 여신을 구현하는 존재인 여성 사제가 정치?경제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여성 사제와 왕의 신성한 혼인을 단순히‘다산 의식’으로만 치부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신성한 혼인은 여성 사제의 힘을 빌려 왕의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의례였다. 기원전 2400년경 옛 바빌론에서 남성 사제와 동등한 지위를 누렸던 엔투entu나 사원 활동의 대가로 특별한 지위를 누렸던 명문가 출신의 나디투naditu의 존재가 이를 증명한다. 특히 엔투는 메소포타미아의 여신 이슈타르를 숭배하는 성스러운 의식을 직접 거행했다.
남성 중심의 역사에서 위대한 인물로 기록된 사람들 역시 재평가의 대상이 된다. 그리스의 일곱 현인 중 한 사람으로, 그리스의 민주개혁을 성공시킨 인물이라 여겨지는 솔론은 매춘을 영리 목적에 이용해, 최초로 공창제를 도입하고 그 수익으로 국가의 재정을 충당한 인물로 평가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계몽사상가 루소는“남성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인 여성이 아이를 낳다 죽는 것은 영광”이라며 현모양처 이론을 주장해, 여성을 무력하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로 묘사된다. 시각에 따라서는 이를 한 개인의 허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에 의해 밝혀지는 역사는 이러한 시도들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성을 억압하고 남성의 지배체제를 고착화시키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인 가부장제와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3. 가부장적 성 도덕 :‘착한’아내 대‘나쁜’ 창녀
매춘을 규제하거나 불법으로 터부시하는 태도는 일부종사하는 아내를‘착한’여성으로, 자율적인 성 관념을 가진 창녀를‘나쁜’여성으로 규정하는‘위선적인’성 도덕에 기인한다. 이러한 성 도덕을 공식화시킨 그리스도교의 금욕주의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억압하고 여성의 전통적인 의무에 도전하는 여성들을 매춘부로 몰아 고립시켰다. 이는 오늘날까지도 매춘부를‘비정상적’여성으로 낙인찍는 관념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매춘이라는 주제와 싸우기 시작한 페미니스트들마저도 매춘에 대한 오랜 편견을 극복하지 못한 채 매춘부를 폄하하거나 매춘을 근절되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한다. 공창제 주장 역시 매춘을 특정 지역에 고립시키고 매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성 매매 규제책의 다른 얼굴이다. 매춘부를 사회악으로 낙인찍는 것 자체가 모든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규제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모든 여성이 창녀와 성녀로 구분되는 사회에서는 어떤 여성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가부장적 성 도덕은 필요에 따라 어떤 여성이든 창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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