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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되어도 빛이 바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값진 보석, 소중한 추억, 전해오는 금언……. 그 목록 속에 마샤 브라운의 그림책『옛날에 생쥐 한 마리가 있었는데…』도 넣고 싶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에 칼데콧 상을 받는 작품인데 낡은 느낌이 없습니다.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고 두고두고 생각할 거리도 남기는 그림책입니다.
이야기는 진정으로 힘 세고 큰 것이 무엇일까 사색하는 도사가 까마귀에게 잡아먹히려던 순간의 가엾은 생쥐 한 마리를 구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생쥐를 까마귀에게서 구하고 나도 힘없는 생쥐는 고양이의 먹이가 될 운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도사는 생쥐를 고양이로 변하게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칠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양이가 된 생쥐를 개가 잡아먹으려고 해서 도사는 다시 고양이가 된 생쥐를 개로 만들고 호랑이로 만들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또 생겼습니다. 호랑이가 된 생쥐가 옛날 자신의 처지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제일 힘센 왕처럼 으스대면서 숲 속을 돌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도사는 그런 호랑이를 보고 예전의 가엾던 생쥐 시절을 생각하면서 잘난 척하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호랑이는 자신의 생쥐 시절을 들먹이는 놈은 죽여버리겠다고 으르렁댑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도사는 호랑이를 다시 옛날의 힘 없던 생쥐로 되돌려버립니다. 그리고 생쥐 한 마리 때문에 크다는 것과 작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울림 있는 주제와 깊이 있는 그림이 돋보입니다. 그림책 작가는 판화로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연록색, 짙은 황록색, 붉은색의 삼색 판화입니다. 연록색 위에 붉은색을 겹쳐서 깊은 느낌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나무판 위에 칼로 새겨서 펜이나 가는 붓으로 그린 그림에 비하면 정교한 느낌이 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은 단순하게 자연을 표현함으로써 더욱 자연의 순수함과 거친 느낌을 잘 전하고 있습니다. 정교함 너머의 자연스러움을, 옛이야기 속에 숨은 비유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볼수록 마음이 가는 그림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