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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제1장~제12장 제2권 제13장~제25장 제3권 제26장~제33장 주 해설 19세기 런던 여성의 욕망과 도전 판본 소개 샬럿 대커 연보 |
Charlotte Dac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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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는 천사처럼 예쁘고 우아했지만 자존심 강하고 도도하며 자기만족에 차 있었다. 또한 거칠고 난폭하고 통제할 수 없는 영혼이 되어 사람들의 비난과 질책에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복수심이 강하고 무자비하고 잔인한 성품을 가졌으며, 자신과 연관된 일이라면 항상 주도권을 잡으려고 했다. 동생보다 한 살 위인 레오나르도 역시 무분별한 사랑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는 빅토리아보다 더 암울한 그늘 속에 자라면서 온화하면서도 다혈질적인 성품을 갖게 되었다. 유혹의 언저리를 맴돌며 원초적이고 요염한 유혹에 쉽게 넘어갔을 뿐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마음에서 일어나는 순간적 충동을 제어하지 못했다. --- p.12
비운의 라우리나! 그대는 자식들을 반인륜적으로 버리고 고통과 퇴락으로 몰고 갔도다. 그대가 흔쾌히 허락한 악하고 비천한 행동이 자식들의 청년기에 나타나는 것을 보라. 그러나 더 심각한 범죄로 추해지고 어두워지는 날들이 오리라. 그대가 흠 없는 모범을 보였다면, 도도하고 난폭한 성품을 지닌 딸자식은 부끄러워서라도 덕을 지키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 치의 미련도 없이 그 교훈을 저버린 딸을 보라. 네 아들은 암울한 색조의 성품을 지녔구나. 간교하고 무익하고 음란한 여자의 노예라니. 그 여자는 자신이 그대와 대등하다 생각하지. 그게 당연하다고! 예기치 않은 끔찍한 사건으로 네 아들은 거의 누이의 살인자가 되었다! --- p.190~191 빅토리아는 더 이상 책임 있게 처신하는 여인이 아니었고, 그렇게 행동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는 가냘픈 릴라의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뒤에서 그녀를 잡았다. 그러고는 가슴, 어깨, 다른 부위들을 마구 찔러 댔다. 맥이 빠진 릴라는 쓰러지며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빅토리아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셀 수 없는 상처가 릴라의 하얀 육체를 덮었다. 그러고는 그녀를 절벽 끝에서 힘껏 밀어 버렸다. 요정 같은 형체는 절벽에서 튀어나온 바위들에 부딪히며 잔혹한 상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빅토리아는 그 형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눈을 떼지 않았다. 귀를 쫑긋 세우고, 릴라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는 무덤 속으로 떨어졌음을 알려 주는 공허한 단음(單音)을 들었다. --- p.346~347 얼굴로 보나 풍채로 보나, 조플로야는 인간 이상의 존재처럼 보였다. 그 무엇보다도 반짝이는 눈동자가 그랬다. 그의 눈동자는 찬란한 불꽃으로 빛났다. 그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그가 손에 입을 맞추자, 빅토리아는 존경과 사의에 충만해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녀의 격앙된 감정은 하염없는 눈물로 터져 나왔다! 그랬다. 그 거만하고 비인간적인 빅토리아가 과시하는 듯한 친절에 영향을 받고 무너졌다. 그녀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 느낌으로 흐느꼈다! 그러나 어느 누가 조플로야의 매혹적인 위세를 거역할 수 있겠는가? --- p.3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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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강렬한 욕망과 위험한 유혹,
15세기 베네치아의 비극적 사랑을 담다 주인공 빅토리아는 욕망의 화신이다. 그리고 그녀의 욕망은 어머니로부터 출발한다. 빅토리아는 어머니 라우리나가 지고지순한 남편을 버리고 아돌프를 따라 떠나는 것을 보고,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과감히 행동하는 어머니를 부러워한다. 이런 유혹에 빠진 열일곱 살의 빅토리아는 서른다섯 베렌차에게 연정을 느낀다. 베렌차는 메갈리나를 포함한 뭇 여성들의 우상이었고, 경쟁 심리에 빠진 빅토리아는 그를 먼저 차지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와 결혼 후 경쟁 상태에서 벗어난 빅토리아는 더 이상 베렌차를 욕망하지 않는다. 이제 그녀의 관심은 경쟁 상대가 있는 엔리케로 옮겨 간다. 그에게는 약혼녀 릴라가 있다. 릴라는 그녀보다 더 앳되고 순결하고 달콤하고 우아하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셈이다. 더욱 강렬한 충동을 느낀 빅토리아는 남편과 릴라를 없애기 위해 조플로야라는 존재의 도움을 받는데… 판본 소개 『조플로야-5세기 베네치아의 로맨스』는 1806년 런던에서 세권으로 나뉘어 처음 출간되었다. 당시에는 꽤나 인기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잊혔다. 20세기 후반에 학자들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브로드뷰와 옥스퍼드 출판사에서 각각 1997년에 이 소설을 새롭게 출판했다. 1806년 초판은 전자 문서화되어 비영리 전자 도서관인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 사이트에 공개되었다. 본 번역에는 역자가 학부 수업을 받으면서 읽었던 브로드뷰의 것을 사용했고, 모호한 부분은 1806년 원문을 확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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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정, 불륜, 질투, 치정 살인……
억압된 욕망을 과감하게 표출하며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대변하는 샬럿 대커의 도전적인 장편 소설 『조플로야』의 시대적 배경은 15세기이지만, 이 소설은 1806년에 출간된 작품이다. 그래서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의 사회 정치적 상황을 반영한다. 당시 영국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는 독립적이지 못했다. 투표권도 없었고, 재산을 소유할 권한도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여성들의 사회 활동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런 사회적 배경 속에서 이 책은 한 여자의 그릇된 욕망이 얼마나 큰 파멸을 가져오는지 보여 준다. 사실 소설 속에서 다루는 욕정, 불륜, 치정 살인은 어느 정도 작가의 욕망, 더 나아가 여성의 욕망을 대변한다. 샬럿 대커의 아버지는 샬럿이 어렸을 때 조강지처를 버리고 백작 부인과 재혼했다. 이는 재력을 갖춘 유대인 아버지가 백작 미망인과 재혼함으로써 주류 사회의 상류층으로 이동하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즉 아버지에게 결혼은 신분 상승의 도구였다. 샬럿은 이런 아버지의 애정 행각에 미묘한 매력을 느꼈던 걸까? 그녀 또한 유부남을 연정의 대상으로 골랐다. 남자의 아내가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샬럿은 그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당시 런던의 보수적인 사회 문화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샬럿의 불륜은 가히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샬럿은 크게 개의치 않은 듯싶다. 남자의 아내가 죽자, 샬럿은 아이들에게 세례를 주고, 4년 후 당당하게 그와 결혼했다. 그녀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한 여자의 타락과 파멸을 통해 본 샬럿 대커의 강한 메시지 주인공 빅토리아는 한 남자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또 다른 순결한 약혼녀가 있는 남자를 갈망한다. 그로 인해 나타나는 질투와 분노를 조플로야라는 인간의 모습을 한 사탄에게 조종당하면서 내용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는 인간에게 부모의 본보기와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면서, 조플로야라는 사탄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인간의 욕망과 질투가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하지만 『조플로야』를 단순히 독자들에게 윤리적인 삶을 강조하기 위한 교훈 소설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그럼 작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샬럿이 표출하는 욕망을 단순히 한 여자의 부정으로 한정시켜서는 안 된다. 샬럿을 당시 많은 여성들의 억압된 욕망을 몸소 표출시킨 전위 예술가이자 여권 운동가로 봐야 한다. 당시 여성의 성은 인류 보존을 위한 수단이자 남성 쾌락의 도구로 간주되었다. 여성이 감히 성욕을 느끼거나 표출하는 것은 죄였다. 바버라 웰터가 밝힌 것처럼, 정숙한 여자라면 순결을 지켜야 하고 집 안에서 자식을 돌보고, 남편을 부양하고, 가정을 잘 꾸려야 했다. 여성의 자치성은 무시되고, 자유나 권리를 주창하는 것은 죄악시되었다. 샬럿은 이런 사회 문화적 관념에 도전하는 삶을 살았다. 소설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비록 비판을 피하기 위해 소설의 배경을 15세기 베네치아로 설정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샬럿이 원한 것은 여성의 자치성, 자유, 욕망, 인권의 표출이었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위해 다소 과장된 면이 있지만, 샬럿은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런 여성성을 투영하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