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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점령 대작전
사무엘은 책 읽기를 싫어해! 우리도 책이라면 끔찍해! 우리 손으로 바꾸자 책 읽기 싫은 아이들 모임 작전 개시 난장판이 된 도서관 마법의 시간 제대로 읽기 _ ‘책 읽기 싫은 아이들’을 위한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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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1-09-20
이런 글을 써 보는 건 처음이네요!
이 책은 제가 푸른숲주니어에 들어와 처음으로 계약한 책이라 의미가 크답니다. 우리는 늘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만 강요하지 아이들이 책 읽기를 강요당하면서 느끼는 부담감은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아요. 이 책이 아이들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동안 느낀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해 주면 좋겠네요. 그런 바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사무엘처럼 책이란 놈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게 되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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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점령 대작전
마리가 도서관 정문 계단참으로 나가 온몸을 떨면서 토악질을 해 대자 도서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갔어요. 누군가 목이라도 조르는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마리의 모습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우리는 숨어 있던 곳에서 나와 그 다음에 세워 둔 계획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열쇠를 쌍둥이 자매에게 건네자마자 문을 잽싸게 이중으로 잠갔어요. 유세프는 사촌 형 딜랑과 힘을 합쳐 커다란 탁자로 비상구를 막아 버렸고요. 뒤쪽에서 갑작스럽게 공격을 당하 지 않으려면 비상구를 미리 막아 놓아야 하니까요. 문고리 밑에도 의자를 단단히 받쳐 두었어요. 유세프네 집에서 미리 연습을 했다는 점만 빼면 꼭 영화 속 같았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절대로 영화에서처럼 일이 척 척 풀리지 않잖아요? 그러니 여러 가지 경우를 미리 대비해 두는 편이 좋지요. 우리 가운데 머리가 가장 잘 돌아가는 유세프가 자기를 따르라고 말했어요. 유세프의 지시를 따라 책장 속의 책을 죄다 꺼낸 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비상구를 막아 놓은 탁자 위에 책장을 올리기로 했어요. 유세프가 ‘하나, 둘, 셋!’을 외치자 다 함께 번쩍 들어 올렸지요. 정말이지 우리 여덟 명은 최고였답니다. 그런데 그때 바닥에 나뒹구는 책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어떤 책은 활짝 펼쳐져 있고, 또 어떤 책은 책등이 위로 올라온 채 엎어져 있었지요. 물론 표지와 책장이 마구 구겨진 책도 있었고요.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책을 보는 순간, 그 위에 벌러덩 드러누운 채 온 몸으로 깔아뭉개고 싶은 충동이 들었어요. 책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닥치는 대로 책을 잡아서 허공이나 벽으로 내던지며, 책들이 박살나는 꼴을 본다면 얼마나신이 날까요? 책장이 마구 찢긴 책들이 힘 빠진 나비처럼 공중에서 너풀거리다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겠죠? 그러면 정말로 속이 다 시원해질 것 같았어요. 이 마룻바닥에서 책들이 서서히 죽어 가게 내버려 두는 거지요. 당연히 후회 같은 것은 눈곱만큼도 없을 거예요. --- p..10~11 사무엘은 책 읽기를 싫어해! 엄마는 새 학년이 될 때마다 내가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공부에 관한 상담도 하러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가요. 엄마가 선생님 앞에서 무슨 말을 할지 뻔해요. 나는 엄마가 즐겨 쓰는 단어들까지 다 알고 있답니다. “잘 아시겠지만, 사무엘이 책 읽는 걸 무척 싫어해요…….” 엄마가 이렇게 중얼거리면 선생님은 귀를 쫑긋 세워요. 선생님은 내가 책 읽기를 싫어하는 줄 모르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면 엄마는 바로 이때라는 듯이 잽싸게 이렇게 덧붙여요. “네, 얘는 책하고는 아예 담을 쌓았어요.” “아, 사무엘이 책을 싫어해요?”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얘는…….” 드디어 올 것이 왔네요. 이제 엄마가 늘 하는 말이 나올 차례예요. “……책이랑 아주 원수가 졌답니다.” 나는 한 해도 빠짐없이 담임 선생님 앞에서 쥐구멍이 있으면 숨고 싶다고, 투명 인간이 되어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식의 미래를 위해 지나치게 애쓰는 엄마 앞에, 그리고 엄마가 아무 말 안 했으면 내가 책 읽기를 싫어하는 줄 몰랐을 선생님 앞에 더 이상 앉아 있고 싶지 않았어요. 그때부터 선생님은 나를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한답니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로 완전히 찍히는 거죠. 그건 이빨 없는 악어의 신세나 마찬가지예요. 이빨 없는 악어는 먹이를 잡아먹을 수 없으니 불쌍하기 짝이 없지요. 그런 악어가 정글과 늪지에서 어떻게 자랄 수 있겠어요? 다른 악어들은 책을 신 나게 먹어 치우는데 그 틈에서 어떻게 배겨 나겠느냐고요. --- pp.15~16 우리도 책이라면 끔찍해 나는 수요일마다 동네 도서관에 가게 되었어요. 도서관에 간 첫 날, 사서 누나가 골라 주는 책을 한 아름 안고 도서관 구석에 앉았어요. 거기서 나만큼 책 읽기를 싫어하는 쌍둥이 자매를 만났답니다. 그렇게 족히 열 권은 되는 책을 안고 구석 자리로 가서 바닥에 방석을 깔고 앉았지요. 엄마는 도서관 입구에서 다른 엄마들과 수다를 떠느라 바빴어요. “세상에, 이걸 다 읽겠다고?” 그건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의 목소리였어요. 정확히 말하면 둘이서 동시에 외치는 목소리였지요. 고개를 들어 보니 나이가 나랑 비슷해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바로 내 앞에 서 있었어요. 그 둘은 자세도 똑같았고, 살짝 들린 들창코와 장밋빛 입술, 새까만 머리카락, 그리고 쫙 찢어진 두 눈까지 똑같았어요. 게다가 옷까지 털실로 짠 스웨터를 똑같이 입고 있어서 분위기까지 완전히 똑같았답니다. 나는 얼른 대답했어요. “아니야.” 쌍둥이 중에서 한쪽이 말했어요. “당연히 다 못 읽겠지.” 다른 쪽도 맞장구를 쳤어요. “말이라고 하냐?” “네가 이걸 다 읽으러 왔다고 누가 믿겠어…….” “딱 보기만 해도 이건 너무 많아.” 나는 내 주위에 널브러져 있는 책들을 봤어요. 번득거리는 표지에 박힌 제목들이 마구 뒤섞여 금세라도 바닥에 글자들이 쏟아져 내릴 것 같았어요. 나는 조그맣게 속삭였어요. “사실, 이 책들을 읽을 생각은 없어.” 쌍둥이 중 한 명이 내 오른쪽 귀에 대고 소곤거렸어요. “있잖아, 내 이름은 비비안이야.” 다른 쪽 아이는 내 왼쪽 귀에 대고 소곤거렸어요. “나는 모르간이야 .” 그러고는 둘이 한 목소리로 합창이라도 하듯 말했어요. “우리도 책이라면 끔찍해 !” --- pp.26~29 우리 손으로 바꾸자 나와 쌍둥이 자매는 수요일마다 도서관에서 만났어요. 우리 셋은 구석진 자리에서 나란히 앉아서 부모님이 그렇게나 간절히 읽기를 바라는 그 많은 책들을 멀뚱멀뚱 구경만 했어요. 바로 그곳에서 나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렸답니다. 우리가 앉아 있는 구석 자리에서는 도서관 전체가 다 보였어요. 오른쪽으로는 만화책 책장이 보였고, 맞은편으로는 버릇없는 아이들처럼 우리에게 책등을 내 밀고 있는 책들이 빼곡한 책장이 보였어요. 왼쪽에 있는 대출 창구에는 책을 빌려 가려는 아이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어요. 이 자리에 있으면 눈에 잘 띄지 않나 봐요. 게다가 나와 쌍둥이들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방석 위에 납작하게 엎드려서 뒹굴거리거든요. 바로 그곳, 그 포근하고 비밀스러운 우리만의 요새에서 나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떠올렸답니다. --- pp.36~37 책 읽기 싫은 아이들 모임 ‘책 읽기 싫은 아이들 모임’. 그래요, 그게 바로 내 머릿속에서 번쩍하며 ‘바로 이거야!’ 하고 떠오른 아이디어였어요. 더 이상은 혼자가 아니었어요. 우리가 원하지 않는 책의 세계와 맞서려면 힘을 합해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요? 일단 쌍둥이 자매와 함께 쪽지를 만든 다음, 자기 반에다 돌렸어요. 맨 처음 우리 모임에 들어온 친구는 유세프였어요.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유세프는 우리 반 1등인 데다 쉬는 시간에도 책에 얼굴을 처박고 있기 일쑤였거든요. 게다가 자기가 읽지 않은 동화는 이 세상에 없을 거라고 걸핏하면 잘난 체하던 녀석이었어요. 유세프가 도서관에 왔을 때 나와 쌍둥이들은 구석에 방석을 깔고 막 앉은 참이었지요. 유세프는 곧장 우리에게 걸어와서는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내뱉는 게 아니겠어요? “이젠 정말 토할 것 같아. 책이라면 지긋지긋해! 더 이상 책이라면 꼴도 보기 싫어! 넌 몰라, 넌 모를 거야. 넌 진짜 몰라!” 나는 유세프의 어깨에 손을 턱 얹은 채 말했어요. “그 마음, 나도 이해해.” 유세프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나는 그 녀석이 아기처럼 눈물 흘리는 모습을 지켜보았어요. 유세프는 소리 나지 않게 울려고 허리를 구부린 채 흐느꼈지요 . 모르간은 누가 우리 쪽으로 오지 않는지 망을 보았고, 비비안은 유세프의 손을 잡고 어루만져 주었답니다. 마침내 유세프가 울음을 그치고 고개를 들었어요. 눈이 벌겋게 부어 있었지요. “책 읽는 게 너무 부담스러워. 이제 더는 못 하겠어.” 모르간이 비비안 옆으로 왔어요. 쌍둥이 자매는 한 목소리로 외쳤지요 . 그다음에는 비비안과 가장 친한 친구 잔이 모임에 들어왔어요. 모르간의 가장 친한 친구 사라도 들어왔어요. 잔은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어요. 다만 그림책만 읽고 싶대요. 그런데 엄마는 이제 컸으니까 글이 많은 동화책을 읽으라고 잔소리를 한다나요? 잔은 글이 많은 책에는 통 손이 가지 않는대요. 첫 장만 넘겨도 꾸벅꾸벅 졸음이 오고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거죠. 잔의 엄마는 책을 읽고 나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꼬치꼬치 캐묻는다지 뭐예요? 잔은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지어내서 대답을 하고는 했는데, 이제 그 짓도 지겨워졌다는 거예요. --- pp.42~43 작전 개시 드디어 작전 1단계에 들어갔어요. 우리는 각자의 집에서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자질구레한 소동을 일으켰답니다. 나는 텔레비전 리모컨을 고양이 모래 자루에 숨겼어요. 나비는 비밀을 폭로하려는 듯 모래 자루 주위를 빙빙 돌았지만, 엄마 아빠는 나비가 왜 그러는지 꿈에도 몰랐답니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니 꽤 불편했겠지요. 그래서 아빠가 새 리모컨을 사올 때까지 우리 식구는 텔레비전을 통 켜지 않았어요. 나는 새로운 리모컨도 변기 물통에 넣어 버렸답니다. 리모컨은 그대로 가라앉았지요. 내 생각에 그때쯤부터 엄마 아빠가 눈치를 채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나는 모든 문고리마다 버터를 미끄덩하게 발라 놓았어요. 또 시계란 시계는 모조리 망가뜨렸고요. 내가 욕조에 넣어 놓은 도마뱀을 보고 엄마는 까무러칠 뻔했어요. 엄마가 심하게 무서워해서 아주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요. 하지만 전쟁은 전쟁이니까 어쩔 수 없었어요. 아빠 구두에서 구두끈을 풀어서 빼냈어요. 엄마 실내화 속에는 초콜릿을 넣었고요. 초콜릿이 녹아서 엄마 발은 갈색 범벅이 되었지요. 껌을 열심히 씹어서 문 앞에 밟기 좋게 놓아두기도 했어요. 하지만 나비가 먼저 발견하고 가지고 노는 바람에 엄마가 나비의 털을 잘라 주어야 했어요. --- pp.52~53 난장판이 된 도서관 우리는 책을 마구 흔들고, 질질 끌고 다니다가, 화장실 옆으로 휙 집어던져 버렸어요. 여기저기서 책들이 무너지고 넘어지면서 항복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밖에서는 사람들이 문을 밀며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우리는 지금 화염이 치솟고, 폭탄이 터지며, 부상자가 생기는 전쟁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가차 없이 적을 쓰러뜨려야 해요.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단단히 혼을 내 줄 거라고요. 비비안과 모르간은 신발을 벗고 책장 위로 올라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며 걸어 다녔어요.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이 하나둘 쓰러지더니 이내 와르르 무너졌어요. 곧이어 책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곤두박질쳤어요. 쌍둥이들은 손뼉을 치며 소리를 지르고 휘파람을 불었어요. 사라도 쪼르르 뛰어가서 난간을 타고 책장 위로 올라가 쌍둥이들을 거들었어요. 사라가 사전들을 구둣발로 걷어차자 옆으로 픽 쓰러졌어요. 나도 질 수 없었어요. 그래서 후다닥 뛰어가다가 끝내주게 멋진 옆차기를 날렸지요. ‘독자가 뽑은 최고의 그림책’이 중앙 통로에 있던 반납 도서 수레로 날아가 버렸어요. 수레는 벽에 쾅 하고 부딪혀 박살이 났답니다. 한데 엉켜서 쏟아지는 책들 중에는 내가 오늘 오후에 반납한 책도 보였어요. 물론 책장 한 번 넘겨 보지 않고 반납한 책이었지요. 밤새 내 침대 머리맡 책상 위에서 날 비웃는 것 같더니 꼴좋게 되었네요. --- p.62~63 마법의 시간 그날 저녁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나는 엄마에게 솔직하게 엄마가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내가 책 읽기를 싫어한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엄마는 도서관을 난장판으로 만든 벌로 우리 손으로 도서관을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나도 언젠가는 책을 좋아하게 될 날이 올까요? “사무엘, 어리석은 짓을 벌였구나. 너와 네 친구들은 지나친 행동을 했어!” 엄마 말이 옳았기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우리는 너희에게 어떤 벌을 내려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결정했단다. 너희는 계속 수요일마다 도서관에 가게 될 거야. 너희가 망가뜨린 책들을 너희 손으로 정리하고 고치러 가는 거야. 종류별로 분류한 다음 순서대로 꽂아서, 난장판이 된 도서관을 원래대로 돌려놓는 거야. 알았니?”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어요. “수요일은 하루 종일 책에 파묻혀 지내게 될 거야. 그때 도서관에 모였던 엄마 아빠들은 그렇게 하기로 했어. 너희가 그걸 벌이라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안타깝지만 말이야.” 엄마와 아빠는 내가 마치 네 살짜리 아기라도 된 것처럼 이것저것 세심하게 주의를 주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내 방에서 나간 뒤에도 한참이나 속닥거리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나는 내 침대 옆 책장에 꽂힌 책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어요. 책들도나를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나는 어쩌면 언젠가 저 책들 중에서 한 권을 펼쳐보고 싶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pp.76~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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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강요하는 시대, 아이들의 통쾌한 일탈
책 읽기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된다. 이제 국어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심지어 수학까지도 독해력이 없으면 공부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글쓰기, 논술, 토론 등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분야를 만나게 되면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 보니 책 읽기 싫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도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독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어른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당하는 아이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사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자신이 책 읽기를 싫어한다고 동네방네 말하고 다니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사무엘은 도서관에서 만난 쌍둥이 자매와 함께 ‘책 읽기 싫은 아이들 모임’을 만들고 회원을 모집한다. 모두가 알아주는 책벌레이지만 사실 책 읽기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모범생 유세프, 그림책 대신 글이 많은 동화책을 읽으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잔, 책장을 넘기는 것조차 귀찮을 만큼 책 읽기를 싫어하는 사라 등 이렇게 모인 여덟 명의 아이들은 도서관을 점령한 뒤 책을 망가뜨리고 책장을 넘어뜨리는 등 도서관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든다. 이 책은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의 통쾌한 일탈을 통해 아무리 책 읽기가 중요하다고 해도 아이들에게 조건 책 읽기를 강요할 수 없으며, 아이들에게도 책을 읽고 싶을 때 읽을 권리가 있음을 알려 준다. 아울러 아이들에게 억지로 책을 읽히려는 부모들에게 아이들 스스로 책 읽기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야 책 읽기를 좋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책 읽기에 대한 아이들의 부담감을 해소해 주는 책 만화책만 좋아하는 사무엘은 해마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 앞에서 자신이 책 읽기를 싫어해서 걱정이라는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야 한다. 게다가 올해는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뒤에 매주 수요일마다 도서관까지 다니게 된다. 하지만 사무엘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는커녕 그곳에서 만난 쌍둥이 자매들과 함께 원하지 않는 책의 세계와 맞설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바로 ‘책 읽기 싫은 아이들 모임’이 그것이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여러분!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자크 프레베르 도서관에서 만나요. 여럿이 뭉칠수록 독서를 멀리할 수 있어요!(40쪽) 이렇게 해서 하나로 뭉치게 된 여덟 명의 아이들은 책 읽기를 강요하는 모든 이들에게 맞서 싸울 것을 맹세한다. 아이들은 먼저 각자의 집에서 자질구레한 소동을 통해 자신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는 부모들을 골탕 먹인다. 부모들이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차리기 시작했을 즈음 아이들은 미리 세워둔 계획대로 도서관을 점령하고 책을 망가뜨리면서 그동안 책 읽기를 강요당하면서 느꼈던 분노를 마음껏 표출한다. 어른들은 그제야 왜 아이들이 이런 엄청난 소동을 꾸몄는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들이 책 읽기를 강요당하면서 느꼈던 스트레스가 오히려 책에 대한 분노로 표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책이랑 원수진 아이들의 모임은 우리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는 모든 이들과 맞서 싸울 것을 맹세한다. 아무도 우리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아무도 우리를 휘두를 수 없다. 우리는 우리가 읽고 싶을 때에만 책을 읽을 권리가 있다! (74쪽) 이 책의 주인공 사무엘은 도서관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동안 책 읽기를 강요받으면 느꼈던 분노를 충분히 표출하고 어쩌면 자신도 책 읽기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이 책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대리 체험을 통해 그동안 책 읽기에 대해 느꼈던 부담감을 시원하게 해소해 준다. 또한 모범생 유세프나 전교에서 가장 예쁜 마리가 책 읽기를 싫어한다는 설정을 통해 누구나 책 읽기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일종의 안도감을 선사한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특별한(?) 비법 이 책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만들려고 애쓰는 부모들의 모습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그리면서 아이들이 책을 읽게 만드는 어른들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보게 한다. 자신의 아이가 책 읽기를 싫어한다고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하소연을 하는 사무엘의 엄마나 아이가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잔의 엄마, 그리고 책을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고 아이를 야단치는 사라의 부모는 현실 속의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책 속의 아이들이 작전 1단계에서 책이 아닌 책 읽기를 강요하는 부모들을 골탕 먹인 것에서 알 수 있듯 아이들에게 책을 강요하면 할수록 오히려 책을 더 싫어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책은 사무엘에게 책 읽기에 대해 좋은 기억을 남겨 주었던 루르아 선생님의 ‘독서는 잼 같은 거라서 파리가 잼에 꼬이듯 아이들 스스로 책에 매달리게 해야 한다’라는 말처럼 어른들의 역할은 아이들이 책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또한 이 책은 오랫동안 동화 작가로, 독서 치료 전문가로 일하면서 책 읽기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그들의 학부모를 만나 온 명창순 선생님을 통해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책을 읽게 만드는 실제적인 방법을 제시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