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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변호인의 책략
2. 소추인의 회의 3. 수호인의 고민 4. 죄인의 비밀 |
Shichiri Nakayama,なかやま しちり,中山 七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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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사안이 있어서 말입니다. 선생은 세타가야에서 일어난 쓰다 신고 살해 사건의 변호를 맡으셨죠.”
“그래,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해서 양형만을 다툰 사안이지. 바로 어제 항소 수속을 밟았고.” “사임하고 저한테 넘겨주시지 않겠습니까?” “뭐라고? 이거 봐, 피고인은 회사 임원도 아니고 평범한 주부라고. 지위도 명예도 재산도 없어. 나도 아는 사람의 의뢰가 아니었으면…….” “관심 없는 사안이면 교대해도 문제될 것 없죠.” “본인이 죄상을 인정하는 데다 여론은 그 여자한테 전혀 동정적이지 않아. 다소 감형을 받아 내도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고, 항소도 본인이 고집을 부려서…….” “여론이 동정하지 않는 피고인은 내 전문이군요.” “대체 무슨 목적으로 그런 돈 한 푼 안 되는 재판을 맡으려는 거지?” “당신도 채무 정리가 전문이면 사기꾼한테 가진 돈을 다 빼앗긴 의뢰인을 다룬 적이 있겠지.” “그래. 잘도 그렇게 천편일률적인 말에 속는다 싶다니까. ‘이건 절대로 돈 되는 이야기입니다’, ‘당신한테만 특별히 알려드리는 겁니다’.” “정말로 돈 되는 이야기는 절대 남한테 가르쳐 주지 않는 법이야.” 진의를 가늠하려는 것처럼 얼마 동안 미코시바의 표정을 살피던 호라이는 이윽고 체념한 것처럼 고개를 가로저었다. --- p.44~45 자신이 살인죄를 지는 것은 상관없었다. 한동안 감옥 생활을 해야 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오래 있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이 돌아오기를 두 딸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형기를 하루라도 줄여야 한다. 아무튼 자신이 미코시바를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척 꾸며야 한다. 감형을 받아 내기 위해 필요 최소한의 정보는 주자. 하지만 그 이상은 끝까지 감춰야 한다. 감춘다는 것 자체도 못 알아차리게 해야 한다. 너무 잘 드는 칼은 편리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 미코시바는 딱 그런 사람으로 보였다. 그런 부류는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였다간 끝까지 집요하게 쫓아온다. 들키면 안 된다. 의심을 사서도 안 된다. 미코시바는 아키코에게 구치소에서 나갈 때까지 아키코 편은 세상에서 자신뿐이라고 큰소리쳤다. 분명히 맞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이기에 알 수 있는 비밀이 존재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미코시바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아키코의 머릿속에서 경보가 계속 울리고 있었다. 구치소에서 나갈 때까지 미코시바 레이지가 유일한 자기편이라는 것에 이의는 없다. 하지만 동시에 유일하게 두려워해야 할 적이기도 했다. 경계를 늦추지 말자. 경계를 늦추지 말자. --- p.79~80 “성가시다고 생각했어요. 밉다는 생각까진 안 했지만, 날마다 거액의 빚 생각이 나면 그때마다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어졌어요. 하지만 빚 독촉을 하러 와도 남편은 방에서 나오질 않고 상대는 늘 제가 해야 했습니다. 방에서 저랑 그 사람 목소리가 분명히 들릴 텐데도 절대 나오지 않았어요.” 미사키는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어졌다. 이 여자가 제 무덤을 팠다. “호오, 그럼 노여움 같은 감정은 있었단 말이군요?” “다른 부인들도 다들 그렇게 느낄 거예요.” 미코시바에게 눈길을 주니 가면이 일그러져 있었다. 불발탄이라고 안심한 순간 폭발한 꼴이다. 가면 뒤에서 꽤나 허둥대고 있을 것이다. “질문을 마칩니다.” 법정의 분위기로 알 수 있었다. 현 시점에서도 검찰 측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이쪽에서 고생하지 않아도 피고인이 알아서 자멸해 준다. 구형하는 입장에서 이보다 더 고마운 일은 없다. 그러자 미코시바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 “재판장님, 증인에게 반대 신문을 하겠습니다.” --- p.289 자리에서 일어난 미코시바에게 요조가 매달리는 듯한 시선을 던졌다. “승산은…… 있습니까?” “승산이 많고 적고로 일을 하진 않습니다.” 요조를 거실에 남겨 두고 현관으로 나오자 린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또 뭐 할 말이 있냐?” 그렇게 묻자 린코는 여느 때답지 않게 눈을 돌렸다. “내일이죠…….” “너도 오려고? 미안하지만 네가 와 봤자 성가실 뿐이다만.” “린코는 밖에서 기다릴 거예요. 내일은 할머니도 올 거고.” “할머니?” “엄마의 엄마요.” 친척 일동이 모두 모이는 건가. 하지만 이번 사안은 피해자도 가해자도 가족이기 때문에 어떤 결과로 끝나든 누구 하나 쾌재를 부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 미코시바를 제외하면 아무도. --- p.3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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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몰라도 돼. 하지만 잊지 마라.
사람은 속죄를 통해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미코시바 레이지는 돈 많고 질 낮은 범법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변호해 주는 대가로 거액의 보상을 요구하는 악질 변호사로 유명하다. 탁월한 실력만큼 법조계 안팎으로 적도 많은 그는, 시리즈 1편 『속죄의 소나타』에서 패색이 짙은 재판을 뒤집는 놀라운 수완을 보여 주지만 끝내 위기가 닥치고 만다. 그리고 맞이한 2편 『추억의 야상곡』. 돌아온 미코시바는 다시 한 번 의외의 행보를 보여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드는데, 동료 변호사를 반 협박해 남편 살해 혐의로 재판 중인 한 주부의 변호를 넘겨받은 것이다. 법조 관계자들은 혹 피고인에게 숨겨진 재산이 있어 미코시바가 노린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만 피고인은 애초에 미코시바가 원하는 만큼의 보상을 줄 수 있는 형편도 아니거니와 재판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재판을 빼앗듯이 하며 맡은 미코시바의 저의는 무엇인가? 검사와 판사, 주변 변호사는 물론 피고인까지도 그의 목적을 알아내고자 신경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미코시바는 여느 재판 때처럼 단서를 하나라도 더 찾아내고자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뿐이다. 그러나 이번만은 미코시바에게도 쉽지 않다. 오래전 미코시바와 처음 맞붙었던 재판에서 진 이후로 설욕할 기회를 기다려 온 상대 검사 미사키는 사소한 허점도 용납하지 않고 치밀하게 응수해 온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야 할 피고인에게서는 무언가 미코시바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인상만을 받을 뿐이다. 미사키와의 법정 공방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한편, 미코시바는 피고인 아키코와도 팽팽한 진실 다툼을 시작한다. 아키코가 징역형을 선고받는 와중에도 끝까지 지키려 하는 비밀, 미코시바가 어떻게든 캐내려 하는 사건의 전말은 과연 무엇일까.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재판의 행방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그리고 미코시바가 이 재판을 맡으며 바랐던 목적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것인가. 이야기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며 예상할 수 없는 격정적인 흐름으로 결말을 향해 몰아쳐 간다. 이 책은 1편과 마찬가지로, 한 권의 장편소설 안에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층층이 담고 있다. 검사 미사키와 미코시바의 시점이 교차되며 전개되는 법정 싸움, 진실을 둘러싼 피고인 아키코와 미코시바 사이의 긴장 넘치는 심리전, 미코시바의 매일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는 그의 과거 그리고 아키코가 회상하는 과거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의미들까지 독자들은 변호사 주인공이 재판을 승리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 이상의 풍부한 주제와 재미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즐길 수 있다. 그러면서도 시리즈 1편에 이어 이번 2편에서도 진정한 속죄가 무엇이며,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을 놓치지 않는다. 장르와 소재를 가리지 않고 뛰어난 이야기를 직조해 내는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작품이자, 다시금 주인공의 그다음 이야기마저 기대하게 만드는 걸출한 시리즈를 알리는 책이다. 치열한 법정 공방과 경악스러운 사건의 전말, 거듭되는 반전의 반전 법정 미스터리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나카야마 시치리는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48세의 나이에 늦깎이로 등단했다. 그 이후 7년간 28편의 이야기를 써 내는 왕성한 집필 속도를 자랑하며 맹활약 중인데, 각 작품들마다 평균 이상의 완성도와 탁월한 반전을 선보이며 단시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매혹시키기에 이른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추리소설을 좋아해 완전히 빠져 살았다는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소설을 즐겨 썼다. 대학 졸업 후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면서 글쓰기와는 멀어졌던 그를 20년 만에 다시 책상 앞으로 불러들인 것은 2006년 일본 추리소설계의 거장 시마다 소지와의 만남이었다. 그 이후 써낸 소설 『안녕, 드뷔시』를 통해 작가의 길로 들어선 나카야마 시치리는 밝고 유쾌한 음악 미스터리부터 어두운 본격 미스터리,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물, 법의학 미스터리, 경찰 소설, 코미디물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소재와 장르의 이야기들을 꾸준히 써 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이토록 폭넓은 분야를 자랑하면서도, 전체적인 이야기를 아우르는 하나의 세계관 위에서 독자적인 각 캐릭터들이 구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아는 얼굴을 만나는 ‘숨은 재미’를 얻을 수 있는데, 『추억의 야상곡』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재판에서 미코시바 레이지와 날선 대립각을 세우는 미사키 검사의 ‘약점’으로 언급되는 피아니스트 아들은 『안녕, 드뷔시』를 읽어본 독자라면 아마도 금방 짐작할 것이다. 『안녕, 드뷔시』에서 뛰어난 추리와 관찰력을 선보였던 주인공 미사키 요스케가 바로 미사키 검사의 아들인 것이다. 한 작품 속 주인공의 주변 인물이 다른 작품에서는 주요한 인물로 등장하며, 하나의 이야기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나카야마 시치리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만큼 토대가 탄탄한 나카야마 시치리의 세계에서 독자들은 날실과 씨실이 맞물리듯 짜인 이야기를 여러 관점에서 음미하며 독특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의 데뷔작인 『안녕, 드뷔시』는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속죄의 소나타』 또한 2015년에 미카미 히로시 주연의 1분기 드라마로 방영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이 영화화 혹은 드라마화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