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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
양장
최하연
문학실험실 201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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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기억 꽃잎
암흑과 빛 사이에 놓인 불투명한 것들을 한꺼번에 깨무는 방법
오베론
기억 날
내가 그린 구름 그림
기억 범람
눈을 뜨니 풀밭이었다
기억 풍랑
피리 부는 사내
삭망朔望
밤과 낮
명륜동
기억 구름
기억 소음

2부

디포에게
아이들의 혈관은 나날이 투명해진다
기억 안개
기억 계절
춘분 지나
혜화로9길
혜화로9길 끝에서
빵을 씹으면 귀신이 보이는 풍경 1
빵을 씹으면 귀신이 보이는 풍경 2
빵을 씹으면 귀신이 보이는 풍경 3
빵을 씹으면 귀신이 보이는 풍경 5
파산罷散
바다를 등지지 마십시오
웅상폐차장
극점極點

3부

모서리가 없어서
모서리를 찾아서
기억 군락
겨울잠
삽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앞 로터리 공사가 끝난 어느 날
제게 편견을 하나 주소서, 그러면 제가 세상을 움직이리다
우주 배구공

쿵쿵
기억 퇴적

한없이 낮은
끝난 것은 죽음
설거지 읍泣
오버행
나무 아래 침묵이 흘렀다
3월 21일
봄비
기억 방

시인의 말

기억과 기억 사이, 어떤 시간과 아무 공간 _최규승

저자 소개 1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피아노』 『팅커벨 꽃집』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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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216g | 115*183*20mm
ISBN13
9791195622764

출판사 리뷰

의식하지 않아도 기억되는 기억들, 기억 연작

바람은 안에서 밖으로 불고
빗방울은 아득한 곳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득한 곳으로
떨어진다
내 편 아닌 모든 것은 잠들라
아침이면 난 이곳에 없으리니
용케 젖지 않은 꽃잎도
꽃잎 아래 웅크린 하늘도
바람은 안에서 불고
꿈은 밖에서 젖는다
잠들라, 젖지 않는 밤의 노래도
부르지 못한 이름도
다 잠들라
내 안으로 자라는
마른 뿌리도
기약 없던 당신의 마른 젖가슴도
이제는 젖어서 모두
꿈 밖에 놓인다
하늘로 떠가는 새와
그 아래 잠든 침묵이여
숲이 숨길 수 없는
비밀의 무게와
저 적막한 입술 위에
잠시 머물다 사라진 간절한 기도도
벼락처럼, 이슬처럼,
잠시 왔다가 떠내려가는
하얀 손의
악몽 같은 것들도
이 바람 속, 이 아득한 물방울 속에서
다 잠들라
-「기억 꽃잎」 전문

“뒤돌아보지 마라.”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이와 같은 금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돌이 되거나, 소금 기둥이 되거나, 지옥으로 떨어졌다. 이는 단지 옛이야기가 아니다. 뒤돌아본다는 것, 즉 기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결단이 필요한 행동, 그러한 상태인 것이다. 결단하고 기억하려 해도 우리의 생활이, 세상이 속삭인다. ‘앞만 보고 가야지, 세상이 컨베이어벨트처럼 흐르고 있는데, 남은 것과는 멀어져야 해.’ 그러므로 ‘세월호’를 굳이 떠올릴 것도 없이, 기억은 머리로만 할 수 없기에, 몸에 새기게 된다.

시는 시인의 몸이다. 몸에 새긴 기억들이 돌로, 소금 기둥으로 굳어진 몸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굳어버린 몸이므로 더욱더 선명히 빛을 낸다.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에 수록된 시편들, 그중에서도 기억 연작들은 시인의 몸에 새긴 기억들이다. 컨베이어벨트가 가는 방향을 거슬러 뒤돌아보며 새긴 기억들이다. 그 기억들을 독자들은 읽고 또 다른 기억의 돌이 된다. 이로써 시인과 독자는 시 쓰기와 시 읽기를 하나로 연결하며 기억하기, 즉 ‘시+하기’를 하는 것이다.

텅 빈, 사이와 사이로 감싸 올린 기억들

서시에 해당하는 「기억 꽃잎」에서는 “아득한 곳에 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득한 곳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용케 젖지 않은 꽃잎”이 있고 “그 아래 웅크린 하늘”이 현실의 풍경을 위아래 뒤집은 이미지로 제시된다. “불현듯 찾아온 난독증”은 “다리가 짧아진 밤” “칼 맞는/ 밤”에 일어나고(「기억 날」), “사라질 때마다/ 사라지는” “아이”와 “늘 나를 남겨놓고 다니는” 내가 있다(「기억 범람」).

“달리기를 멈췄을 때/ 시작되는 기차의 이야기” 속에 “조금씩 모자란 유년의 그림자가/ 하나둘/ 어둠으로 돌 아”가고(「기억 안개」), “눈물 한 방울이/ 빛의 속도로/ 너에게로” 가는, “냉장고 속에 어둠이 있”고 “어둠 속엔 냉장고가 있”는 “영혼”이 “얼어 죽”는 “오늘 밤”(「기억 계절」)은 “새가 새로 낸 길로만/ 다니는” “귀신에겐 없는 금 밖의 세계”(「기억 구름」)이다. “풀잎 위에/ 허무주의가/ 젖은 것과 젖지 않은 것 사이로” 맺히고(「기억 군락」), “골목과 대문 사이” “창문과 창문 사이” “공이 짖”고 (「기억 퇴적」), “악어의 잠과 토끼의/ 눈물 사이에” “슬리 퍼 한 짝”이 걸린다(「기억 방」). 그 “슬리퍼 한 짝”이 어쩌면 최하연의 시인지도 모른다. 결핍이면서 효용성이라 고는 단 한 방울도 없는, 나머지 한 짝의 행방도 모르고, 찾을 수도 없고, 찾지도 않는…

- 최규승, 「기억과 기억 사이, 어떤 시간과 아무 공간」 중에서

문학실험실이 준비한 [틂-창작문고] ‘콘셉트’ 작품집 시리즈의 여섯 번째 책

독립 문학 공간이자 비영리 사단법인인 문학실험실은 [틂-창작문고]의 첫 책으로 2016년 5월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을 출간한 바 있으며, 두 번째 책으로 김종호 작가의 연작소설집 『디포』, 세 번째 책으로 김선재 작가의 연작소설집 『어디에도 어디서도』, 네 번재 책으로 신인 작가 김효나의 『2인용 독백』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진연주 작가의 『이 방에 어떤 생이 다녀갔다』, 여섯 번째 책으로 최하연 시인의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를 선보입니다.

문학실험실은 한국문학의 질적 발전과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해, 도전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언어 탐구의 작업들을 기획하고 실천해나갈 목적으로 2015년 설립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문학실험실의 [틂-창작문고] 시리즈는 작가의식과 문학적 문제의식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양질의 작품들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문학실험실의 [틂-창작문고] 시리즈는 정성을 다한 양장 제본으로 꾸며졌지만 무겁지 않은 판형으로 가볍게 지니고 다니며, 어디서든 읽은 수 있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교양서로 자리매김할 전망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김혜순 시집 『죽음의 자서전』
김종호 연작소설집 『디포』
김선재 연작소설집 『어디에도 어디서도』
김효나 연작소설집 『2인용 독백』
진연주 연작소설집 『이 방에 어떤 생이 다녀갔다』
최하연 시집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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