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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Chapter 8. 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2)
Chapter 9. 남쪽 대륙 (1)

저자 소개 1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간. 작가연합 2월의 월계수 소속이다. 출간작으로 『스토커 스토커』, 『미친 새끼』, 『레드 앤 매드』 등이 있다. 트위터 @sof_gyeo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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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6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140*210*30mm
ISBN13
9791126443437

책 속으로

이예주는 두 손으로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못난 얼굴을 가리며 지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무 데도 안 가겠다고 결심했는데…… 나를 산 정상으로 보낸 건 당신이잖아요.”
아직도 질질 새어 나오는 손목의 피가 볼 근처에 찝찝하게 묻어나는 것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후끈해진 눈시울을 가리기 위해서라면.
이 남자에게 결국 감정적으로도 약자라는 것을 들키기 싫었다. 자존심이랄 것도 없지만 그 수모를 당하고도 남자가 다친 모습에 안절부절못하는 자신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부끄럽고 자존심 상했다.
하지만 누구나 감추고 싶은 감정이 있다는 말도, 같은 인간에게나 통하는 소리다. 이예주는 바보같이 또 간과하고 있었다. 이 미친놈이 인간이 아니란 사실을. 남자가 얼굴을 덮고 있는 그녀의 두 손 중 다친 팔을 덥석 잡아 억지로 들춰냈다.
“악! 왜 이래요!”
흉하게 찌푸리고 있을 것이 분명했기에 이예주는 필사적으로 손에 힘을 줘 계속해 얼굴을 가리려고 했으나, 놈의 힘은 막강했다.
“힘 빼. 피가 더 새지 않느냐.”
“당신이 내 손을 놓으면 되잖아요!”
“스읍―.”
결국 남자에게 손을 낚아채인 이예주는 그를 쏘아보며 씩씩댔다. 아주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는다니까.
한 송이뿐이지만 그들 곁에 있는 빛나는 뤼미에르 덕분인지 주변 시야가 그 전보다 환했다. 그 때문인지 남자는 그녀의 손목에 난 상처를 아까보다 더욱 주의 깊게 살폈다.
이미 베일 대로 베인 상처, 그렇게 들여다봐서 뭐 할 거냐는 심산에 이예주는 나 몰라라 제 왼손을 포기하고 누워 있었다.
그렇게 무표정한 얼굴로 한참 동안 환부를 내려 보던 남자가 염장 지르는 소리를 툭 내뱉었다.
“치료, 안 해 줄 거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죽든지 말든지 내버려 둬라.
이예주는 반응하지 않았다. 저딴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반응했다가 화병 나서 앓아눕는 건 자신뿐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꾸준히 헛소리를 지껄여 댔다.
“대신 네게 내 에너지를 직접 주입할 거야.”
“…….”
“지금 널 안을 것이다.”
“……예?”
이예주는 반응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도저히 반응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왜 자꾸 쫓아오는 거야, 이 남자?!” vs. “그러는 넌 왜 죽여도 죽지 않는 거지?”
지구와 명운을 같이하는 사랑,
시간을 뛰어넘는 여자와 행성이 무기인 절대자의 미래 지향 추격 로맨스!


『레드 앤 매드』의 무대인 3019년의 지구, 주인공 ‘예주’는 시간을 이동하자마자 눈이 번쩍 뜨이는 미남을 마주한다. 손짓 한 번으로 땅을 가르고 모래를 일으키며 죽어 가는 동물을 살리는 등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졌지만, 자비의 감정이라곤 없는 양 싸늘한 미래 세계의 절대자를. 그런데 이 남자 ‘람’은 그녀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 단지 그녀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주 오래전에 람의 유일한 친구였던 시간의 여신을 잡아먹고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시간족’과 그 외의 인간을 모두 말살하는 것이 목표인 람이 반목하는 먼 미래의 지구, 그가 선사하는 죽음을 피해 몇 번이고 도망치며 예주는 깨닫는다. 자신이 도착한 곳은 단순한 미래가 아니었다. 인간으로 변신하고 말할 수 있는 동물이 인간보다 우위에 선 세상에서 자신은 먹이사슬의 최하위, 즉 먹잇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생존을 위해 택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 절대자의 그늘에 숨는 것뿐. 그렇게 그녀는 적과의 ‘공포스럽지만 전략적인 임시 공존’을 택한다.

그 공존의 도중, 인간인 주제에 덤비고, 묶어 놨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미래로 도망가 버리는 여자는 람에게 점차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시간족의 끊임없는 위협과 이기심에 부딪히면서 약한 자에게 약하고 강한 자에게 강한, 따뜻하고 곧은 예주의 본성을 보게 되고 어느새 그에 끌리고 만다. 자기도 인간이면서 인간 학살자인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어딘지 상식리스인 여자가 사랑스러워 보이는 순간, 지구의 운명은 뒤바뀌게 되었다. 과거에서 점프한 어리바리한 여대생이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바로 람을, 미래를 바꾸는 대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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