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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메이나드가 단상 가까이로 다가와 완전히 말을 멈췄다.
“어어?” 비단 엘레나의 입에서만 나온 소리가 아니었다. 메이나드의 어머니가 화환을 받는 것을 보기 위해 가까이로 다가왔던 사람들 모두가 한소리를 냈다. 메이나드는 엘레나에게 화환을 바쳤다. “이, 이게…….” 그녀는 ‘왜 나한테?’라는 말을 잇지 않았다. 놀라서 메이나드를 바라본 순간, 그의 진지한 녹색 눈을 본 순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엘레나의 머릿속에는 온통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뿐이었다. 메이나드는 여자주인공인 로잘린느와 사랑에 빠져야 했다. 비록 엘레나 자신 때문에 일이 조금 꼬인 것 같기는 했지만,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멍석만 깔아 주면 운명대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책 속에서 메이나드라는 인물은 가장 먼저 로잘린느를 사랑하게 되어 끝까지 자신의 사랑을 지켜 가는 인물이었다. ‘제 첫사랑이십니다.’라는 말로 수줍은 고백을 한 남자. 로잘린느가 바크란 1세를 선택한 뒤에도 그녀의 행복을 위해서, 그녀를 웃으면서 보내 주기 위해서 자신의 슬픔을 끝까지 속으로 감췄던 남자였다. 『로잘린느 황후』에는 실려 있지 않은 외전에 메이나드가 누군가를 찾아서 다시 행복해지는 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메이나드뿐만이 아니었다. 결국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쓰게 웃으며 로잘린느를 보냈던 르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건 그들이 로잘린느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로잘린느를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엘레나는 문득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느꼈다. 메이나드의 체면도 있으니 일단은 화환을 받고 나중에 둘이서 잘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손을 움직인 순간, 그 손을 잡아 오는 누군가의 온기가 있었다. “엘레나 님.” 르니에였다. 엘레나는 순간 멍해졌다. 르니에가 왜 이런 표정을 하고 있는 거지? “받지 마십시오, 엘레나 님.” 그렇게 말하는 르니에는 분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불안해하는 것 같기도 했다. 순간 엄청난 가정이 엘레나의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바로 ‘설마’ 하는 스스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르니에는 로잘린느와 밀당을 하기 위해 자신을 이 자리에 파트너로 초청까지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면?’ 엘레나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쉴 새 없이 오가는 생각,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침묵과 뜨거운 시선에 금방이라도 세상이 펑 하고 터질 것만 같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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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조연이었다고 영원히 조연이리라는 법은 없다.
주연을 걷어차는 강단 있는 조연을 둘러싼 남자들의 폭풍! 누구나 한 번쯤 소설 같은 꿈을 꾼다. 여교사가 되어 말 안 듣는 어린 소년을 휘어잡는 ‘유능한 언니’가 되는 꿈을. 덤으로 딸려 오는 잘생기고 능력 있는 시크한 학부모와의 로맨스는 물론 땡큐베리감사다. 하지만 소설과 현실은 다른 법. 우리는 소설 속의 여주인공 로잘린느, 동료 여교사 평범녀 ‘A’가 겪은 그녀의 실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작의 주인공 로잘린느가 날뛸수록 스포트라이트는 조연일 뿐이었던 엘레나에게 향한다. 부담 없이 치고 들어오는 엘레나의 소박하고 진솔한 매력은 로잘린느와 대비되어 주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순식간에 어린 황자마저 길들인 엘레나의 반향에 남자들이 쓰러지는 모습은 내면의 판타지를 깊이 만족시킨다. 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강아지처럼 해사하게 웃는 착한 남자의 순정적인 눈망울에 기울다가도, 다음 순간 풍랑과 같이 몰아치는 흑막에게 휩쓸리게 될 테고, 결국 그녀 앞에서는 인생사가 무덤덤한 사내인 척할 수 없고 카리스마도 뿜어낼 수 없어진 황제 앞에서 쓰러지게 될 것이다. 『영원한 조연은 없다』는 이 모든 것을 다 갖췄다. 미친 여자 그리고 어린 놈, 독실한 놈, 알 수 없는 놈, 마지막으로 (수습 기사인 척하느라 골이 아픈) 내 남자까지. 희대의 ‘나쁜 년’이 지배하는 원작의 흐름을 바꿀 초강력 조연의 등장에 긴장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