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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마녀 메로에와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2장 관능적인 포티스와의 사랑 3장 당나귀로 변한 루키우스 4장 젊은 도둑들의 좌충우돌 이야기 5장 쿠피도와 프쉬케의 사랑 6장 쾌락을 낳은 사랑과 영혼 7장 포르투나 여신에게 미움받는 당나귀 8장 당나귀 루키우스, 끊임없이 죽음과 만나다 9장 당나귀는 그림자만 봐도 당나귀인 줄 안다 10장 당나귀 루키우스, 음탕한 여인과 사랑을 나누다 11장 이시스 여신의 가호로 사람이 된 루키우스 작품 해설 | 송병선 부록 신들의 이름 |
Lucius Apule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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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왼손과 오른손을 새처럼 휘젓기 시작했지만 부드러운 깃털도, 아니 딱딱한 깃털조차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에 내 머리칼이 돼지털처럼 빳빳해지기 시작했으며, 내 연약한 피부는 딱딱한 가죽으로 변했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단 하나의 손톱과 발톱으로 뒤섞여 버렸다. 그리고 나는 엉덩이 척추에서 긴 꼬리가 나오는 것을 느꼈다. 얼굴은 아주 커다랗게 부풀었으며, 입은 커졌고, 콧구멍은 크게 열렸으며, 입술은 늘어졌고, 귀는 엄청나게 커졌으며, 얼굴에는 털이 가득했다. 이런 끔찍한 변형 중에서도 위안이 되는 게 있었다. 내 남성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사실이다. 사실 나는 그즈음 갈수록 커지는 포티스의 욕망을 채워주는 데 몹시 힘겨워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 몸은 새鳥가 아니라, 당나귀로 변했다.
--- p.100 방앗간 주인 아내의 극진한 친구는 그녀의 부정을 부채질하던 더럽고 역겨운 늙은 포주였으며, 이 여자는 온종일 그녀의 옆에서 함께 지내곤 했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두 사람은 서로 맛있는 포도주를 주거니 받거니 했으며, 알지 못할 핑계를 대가면서 남편을 속이는 데 필요한 음모를 짜곤 했다. 비록 나는 포티스가 실수로 나를 새로 만드는 대신 당나귀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절대 용서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적어도 내 끔찍한 모습을 위로할 수 있는 보상을 받았다. 그것은 나의 긴 귀가 아무리 멀리서 나누는 대화라도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뻔뻔스러운 내용을 속삭이는 무례한 노파의 말을 엿듣게 되었다. --- p.279 |
인류 역사상 최초의 장편 소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선정 도서 근대 모험 소설과 현대 판타지 소설, 그리고 피카레스크 소설의 효시 『황금 당나귀』는 ‘인류 최초의 장편 소설’, ‘세계 최초의 액자 소설’, ‘근대 모험 소설과 현대 판타지 소설의 원형’, ‘피카레스크 소설의 효시’, ‘오늘날까지 원본이 완전하게 보전된 유일한 라틴어 소설’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어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문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 책은 형식으로만 가치를 얻은 게 아니다. 만약 형식으로만 가치를 얻었다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마로니에북스)에 선정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으로도 가치를 증명한다. 당나귀의 눈으로 본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 재미에 재미를 더한다. 저자는 호기심 많은 당나귀의 눈을 통해 인간의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을 모두 드러낸다. 루키우스는 ‘사람’으로 인해 당나귀가 되었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는 것도 ‘사람’을 통해서다. 그는 당나귀로 변해 있는 동안, 마찬가지로 ‘사람’으로 인해 온갖 고통과 치욕을 당한다. 어떤 사람들은 비천하고 힘없는 이 당나귀를 거칠고 포악하게 다룬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매우 상냥하게 대해준다. 이 당나귀는 가장 낮은 위치에서 인간의 위선과 기만을 독자들에게 폭로한다. 총 11장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들어 있는 액자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다.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의 장난으로 당나귀로 변한 루키우스가 여기저기 팔려 다니며 겪은 일들이 막힘없이 이어지며 전체 이야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그가 당나귀로 변했을 때 엿들은 이야기들이 배치되어 있다. 그러한 액자 이야기 속에는 선량한 사람들의 재산을 거리낌 없이 약탈하는 도둑들의 이야기, 다른 남자의 아내를 차지하기 위해 그 남편을 살해하고 청혼하는 가증스러운 인간의 이야기, 당나귀가 인간처럼 행동하여 인간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이야기, 사자의 먹이가 되도록 사형이 선고된 파렴치한 여인과 공개 성행위를 할 뻔한 이야기 등 우스꽝스럽고, 비극적이며 외설스럽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 책에 담긴 사랑 이야기와 마녀 이야기, 그리고 신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하고, 모험 소설과 판타지 소설을 동시에 읽는 재미를 독자들에게 안겨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