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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지프 신화』 1955년 미국판 서문

부조리한 추론


부조리와 자살
부조리한 벽들
철학적 자살
부조리한 자유

부조리 인간


돈 후안주의
연극
정복

부조리한 창조


철학과 소설
키릴로프
내일 없는 창조

시지프 신화

부록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에 나타난 희망과 부조리

해설 | 유기환
알베르 카뮈 연보

저자 소개2

알베르 까뮈

관심작가 알림신청
 

Albert Camus

그 모든 것에 항거하며 인간의 부조리와 자유로운 인생을 깊이 고민한 작가이자 철학자.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가난, 알제리의 빛나는 자연과 알제 서민가의 일상은 카뮈 작품의 뿌리에 내밀하게 엉기어 있다. 구역의 공립 학교에서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하기도 했는데, 알제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그가 작가적 양분을 공급받
그 모든 것에 항거하며 인간의 부조리와 자유로운 인생을 깊이 고민한 작가이자 철학자.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가난, 알제리의 빛나는 자연과 알제 서민가의 일상은 카뮈 작품의 뿌리에 내밀하게 엉기어 있다. 구역의 공립 학교에서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하기도 했는데, 알제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그가 작가적 양분을 공급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의 도움으로 장학금을 받고 1923년 프랑스 중등학교 리세에 입학했고, 이후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으나 1930년 폐결핵으로 자퇴를 했다. 결핵 발병으로 누구보다 좋아했던 축구를 포기했다.

바칼로레아 준비반에서 철학 교수이자 에세이스트인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고, 이후 평생 그와 교류를 이어갔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해 철학을 전공하는 동시에 정치 활동과 연극 활동에 집중했다. 1932년 장 그르니에가 주도한 조그만 월간 문예지 [쉬드Sud]를 통해 처음으로 첫 에세이 『새로운 베를렌Un Nouveau Verlaine』을 발표했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1937년 첫 산문집 『안과 겉』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알제 레퓌블리켕]의 기자로 활동하다가 1940년에 파리로 활동 무대를 옮겨 [파리수아르]의 기자가 된다. 독일에 점령당한 파리에서 검열을 피해 지방으로 옮긴 [파리수아르]를 따라 이동하는 동안에도 집필 활동에 매진한다.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 『결혼』(1938)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자신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이 되는 문제작 『이방인(異邦人) L' tranger』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이즈음 레지스탕스에 가담하여 프랑스 해방 운동에 참여한 카뮈는 철학 에세이 『시시포스 신화』(1943), 희곡 작품 「오해」(1944)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서, 모든 정치 활동은 확고한 도덕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좌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집단적 폭력의 공포와 악성, 부조리함을 알레고리를 통해 형상화한 소설 『페스트』로 문학계의 대반향을 일으켰고 1951년에는 마르크시즘과 니힐리즘에 반대하며 제3의 부정정신을 옹호하는 평론 『반항적 인간』을 발표하여 지성계에 큰 논쟁을 촉발한 사르트르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가 10년 가까운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1956년 『전락』을 발표하면서 사르트르에게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방인』, 『시지프의 신화』를 발표하며 문학가를 넘어 사상가로도 인정받기 시작했고, 실존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엄마, 무명인, 그리고 나의 ‘죽음’을 연달아 맞닥뜨리며 삶의 부조리를 고뇌하는 모습은 이후 오랫동안 수많은 독자를 실존주의의 세계로 이끈다. 「오해」와 「칼리굴라」라는 희곡을 쓰며 희곡 작가로도 활동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57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대문호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알제리 독립을 둘러싼 논쟁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 가지만, 카뮈는 생전 인터뷰에서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보다 더 부조리한 죽음은 상상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1960년 1월 4일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 사고 차량에 있던 가방에서 초고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인간』은 1994년에야 빛을 보게 된다.

이 외에도 『여름』, 『유배지와 왕국』, 『행복한 죽음』, 『정의의 사람들ㆍ계엄령』, 『결혼, 여름』, 『태양의 후예』, 『젊은 시절의 글』, 『스웨덴 연설ㆍ문학 비평』, 『최초의 인간』, 『여행일기』, 『단두대에 대한 성찰ㆍ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전락·추방과 왕국』, 『안과 겉』 등의 작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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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태어났으며 1977년 서울에 올라와 한국외국어대학 불어과에 입학했다. 외무고시 이차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1979년부터 한 십 년 열심히 세상공부를 했다. 세상공부가 끝났다고 자부하던 순간 닥친 1990년대, 즉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대궤멸은 그에게 또 다른 방황을 안겼다. 최종적으로 그가 택한 것은 프랑스 유학이었다. 파리8대학에서 지도교수 자크 네프와 학우 다미엥 자논을 만난 것은 더없는 행운이었다. 네프 교수는 문학의 경우 테제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미학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고, 다미엥은 수사학이 다만 장식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유학을 마치고
1959년 태어났으며 1977년 서울에 올라와 한국외국어대학 불어과에 입학했다. 외무고시 이차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1979년부터 한 십 년 열심히 세상공부를 했다. 세상공부가 끝났다고 자부하던 순간 닥친 1990년대, 즉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대궤멸은 그에게 또 다른 방황을 안겼다. 최종적으로 그가 택한 것은 프랑스 유학이었다. 파리8대학에서 지도교수 자크 네프와 학우 다미엥 자논을 만난 것은 더없는 행운이었다. 네프 교수는 문학의 경우 테제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미학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고, 다미엥은 수사학이 다만 장식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가장 공들인 분야는 글쓰기이다. 『노동소설, 혁명의 요람인가 예술의 무덤인가』, 『알베르 카뮈』, 『조르주 바타이유』, 『프랑스 지식인들과 한국전쟁』(공저) 등을 썼고, 바르트의 『문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카뮈의 『이방인』, 바타이유의 『에로스의 눈물』,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돈』, 외젠 다비의 『북 호텔』, 그레마스/퐁타뉴의 『정념의 기호학』(공역) 등을 번역했다. 그 외 「‘책을 읽는 하층민’ 쥘리엥 소렐의 독서 연구-『적과 흑』」을 비롯하여 불문학 관련 논문 30여 편을 썼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학부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한 후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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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6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50*225*20mm
ISBN13
9791139723731

책 속으로

15년 전인 1940년, 프랑스와 유럽을 휩쓴 재앙의 한가운데에서 쓰인 이 책은 허무주의의 한계 속에서도 허무주의를 넘어 앞으로 나아갈 길이 있음을 단언한다. 『시지프 신화』 출간 이후 쓴 모든 책에서 나는 그런 방향을 탐색하고자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죽음의 문제를 제기함에도 『시지프 신화』는 사막 한가운데서 살고 창조하라는 명료한 권유로 읽혀야 한다.
--- pp.11-12 「『시지프 신화』 1955년 미국판 서문」 중에서

우리는 과연 희망 또는 자살로써 삶의 부조리를 모면해야 하는가? 이것이야말로 만사를 제쳐두고서 우리가 집요하게 생각하고 명료히 밝히고 깔끔하게 해명해야 할 문제이다. 부조리는 죽음을 요구하는가, 각양각색의 사유와 무심한 정신의 유희에서 벗어나 오로지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소위 ‘객관적인’ 정신의 소유자가 이런저런 문제를 다룰 때마다 늘 끌어들이는 뉘앙스와 모순과 심리는 이런 탐구와 열정에 끼어들 자리가 없다. 여기서는 오직 가혹한 사유, 즉 논리적인 사고만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렇게 사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논리적 태도를 취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그 논리적인 태도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은 자기 가슴에 이는 감정의 비탈길을 끝까지 따라가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자살에 관한 성찰은 나의 관심을 끄는 유일한 문제를 제기할 기회를 준다. 죽음까지 이르는 논리가 존재하는가? 여기서 내가 그 기원을 보여주는 추론을 무절제한 열정에 휩싸이지 않고 오직 명백한 사실에 비추어 밀고 나갈 때만 그 문제에 답할 수 있으리라. 나는 그것을 부조리한 추론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 p.29 「부조리한 추론」 중에서

즉 그는 자신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어떤 곡선의 일정한 지점에 도달했음을 문득 깨닫는 것이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이 시간의 소유물이고, 자신을 사로잡는 공포로 미루어 시간 속에 죽음이라는 최악의 적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챈다. 그런데 내일을, 전력을 다해 거부했어야 할 그 내일을 바라고 있었으니… 육체의 살 떨리는 저항, 바로 그것이 부조리이다.
--- p.38 「부조리한 추론」 중에서

바야흐로 현재라는 이 지옥이 그의 왕국이 되었다. 모든 문제가 날카로운 칼날을 되찾는다. 추상적이면서도 명백한 사실은 형태와 색깔의 서정성 앞에서 뒤로 물러난다. 정신적 갈등이 다시 구체적 모습을 갖추고, 인간의 마음이라는 초라하면서도 훌륭한 피난처를 되찾는다.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달라졌다. 죽을 것인가, 비약을 통해 달아날 것인가, 자기 의도대로 관념과 형상의 집을 다시 지을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로 고통스럽지만 경이로운 부조리의 내기를 굳건히 유지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마지막 노력을 쏟아 모든 결론을 도출하자. 그렇게 할 때 육체, 사랑, 창조, 행동, 인간적 고결함은 이 몰상식한 세계에서 자기 자리를 되찾을 것이다. 마침내 인간은 거기서 그의 위대함을 키워줄 부조리라는 술과 무관심이라는 빵을 되찾을 것이다.
--- p.87 「부조리한 추론」 중에서

에우리디케와는 반대로, 부조리는 오직 우리가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릴 때 죽는다. 그러므로 유일하게 논리적인 철학적 태도는 반항이다. 반항은 인간과 인간의 고유한 어둠 사이의 영원한 대결을 뜻한다. 반항은 불가능한 투명성을 요구한다. 반항은 매 순간 세계를 다시 문제 삼는다. (…) 반항은 인간 자신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현존을 가리킨다. 반항은 갈망이 아니다. 반항에는 희망이 없다. 반항은 짓누르는 운명에 대한 확인일 뿐, 그 운명에 동반하기 마련인 체념이 아니다.
--- pp.89-91 「부조리한 추론」 중에서

만약 정신이 밤을 맞이해야 한다면, 그 밤은 명징한 절망의 밤, 정신이 내내 깨어 있는 극지의 밤, 머잖아 희고 맑은 여명이 사물 하나하나를 지성의 빛으로 밝힐 밤이어야 한다.
--- p.103 「부조리한 추론」 중에서

묘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부조리 사상의 마지막 야망이다. 과학 역시 역설의 끝에 이르면 설명하기를 멈추고, 현상이 보여주는 한결같이 순결한 풍경을 관조하고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세계의 여러 얼굴 앞에서 우리를 휩쓰는 이 감동이 세계의 깊이가 아니라 세계의 다양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설명은 헛된 것이지만 감각은 살아남으며, 감각과 함께 양적으로 무한한 세계가 끊임없이 우리를 부른다. 여기서 우리는 예술 작품의 위치를 이해하게 된다.
--- p.150 「부조리한 창조」 중에서

나는 나의 우주를 유령들로부터 해방하고, 내게 뚜렷이 현존하는 육체의 진실들로 그것을 가득 채우고 싶다. 나는 부조리한 작품을 만들 수 있고, 무엇보다 창조적인 작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부조리한 태도가 부조리한 상태로 머무르기 위해서는 그 무상성이 인식되지 않으면 안 된다.
--- p.159 「부조리한 창조」 중에서

인간의 사유가 가야 할 길은 더 이상 자신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여러 이미지 속으로 도약하는 데 있다. 그 사유는 아마도 신화 속에서, 그것도 오로지 인간의 고통만큼 깊은 신화, 그 고통처럼 끝날 줄 모르는 신화 속에서 전개된다. 그저 우리를 즐겁게 하고 눈멀게 하는 신성한 전설이 아니라, 험난한 지혜와 내일 없는 열정이 담긴 이 땅의 얼굴과 몸짓과 드라마 속에서 말이다.

--- p.180 「부조리한 창조」 중에서

출판사 리뷰

불확실성의 시대에 다시 꺼내 들어야 할 한 권의 책
_ 왜 지금, 다시 『시지프 신화』인가

삶은 때때로, 아니 자주 이유 없이 고단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일을 하고, 무언가를 애써 이루지만, 그 끝에는 공허함이 기다린다. 『시지프 신화』는 그 반복되는 무의미 앞에 선 인간을 정면으로 마주 보게 만드는 책이다.

『시지프 신화』는 단순한 철학 에세이가 아니다. 이 책은 삶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하나의 선언이다. 전쟁과 파시즘이 인류를 무너뜨리던 시대를 살았던 카뮈는 삶이 과연 지속할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는다. 그는 도망치지 않는다. 철학적 위안도, 종교적 희망도, 자살이라는 선택도 거부하고, 오직 하나의 태도를 제시한다. 바로 ‘반항’이다.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린 바위가 다시 굴러떨어지고, 또다시 시작되는 시지프의 운명 속에서 카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는 말한다. 그 부조리야말로 인간의 조건이라고. 그러나 그 조건을 직시하고 끝까지 살아내는 것, 그것이 곧 ‘반항’이다. 부조리를 극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고 버티며 자기 삶을 창조하는 태도야말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존엄이라는 것이다.

“반항 없는 희망은 없다”
의미를 부여받지 못한 세계에서, 스스로 의미를 만드는 선언

우리는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무의미한 세계에 내던져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지점에서 인간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카뮈는 인간이 부조리를 회피하는 세 가지 방식 - 스스로 삶을 저버리는 육체적 자살, 절대적 의미에 기대는 철학적 도약, 초월적 존재에 삶을 맡기는 종교적 위안 - 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어느 쪽도 ‘진실된 삶의 태도’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때, 우리가 할 일은 도망이 아니라 직면이며, 절망이 아니라 반항이다. 그 반항은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무의미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가겠다는 의지’다. 그 순간, 인간은 더 이상 ‘의미를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존재가 된다.

카뮈는 시지프의 형벌을 그저 절망의 상징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매번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다시 밀어 올리는 그의 모습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본다. 그는 단호히 말한다.

“우리는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해야 한다.”

삶을 포기하지 않는 그 자체가 이미 반항이고, 창조이며, 인간다운 존엄이라는 것이다.

카뮈가 직접 써 내려간 ‘삶의 이유’,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18점의 명화

현대지성 클래식으로 새롭게 출간된 『시지프 신화』에는 기존 번역본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보석 같은 글이 담겨 있다. 바로 1955년, 카뮈가 미국판 출간을 위해 직접 쓴 ‘서문’이다. 작품 집필 15년 뒤, 자신의 철학과 삶을 다시 응시하며 써 내려간 이 서문은, 『시지프 신화』의 정신을 더욱 입체적이고 깊이 있게 조망하게 해주는 ‘지적 가이드’이자 ‘내면의 고백’이다.

카뮈는 이 글에서 자신이 왜 글을 쓰는지, 왜 여전히 삶을 선택하는지를 솔직하고도 단단한 언어로 선언한다. 그는 『시지프 신화』 이후에도 같은 철학적 태도를 지켜왔음을 밝히며, 무의미한 세계를 도피 없이 직시하고, 그 안에서 삶을 창조하는 인간의 존엄을 조용히 드러낸다.

이번 판본의 또 다른 미덕은 시각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18점의 명화다. 본문 곳곳에 배치된 회화 작품들은, 독자가 카뮈가 말한 ‘부조리한 감정’을 오롯이 체감하게 해주는 시각적 장치다. 철학과 예술, 사유와 감각이 교차하는 이 독서 경험은, 단순한 텍스트 해석을 넘어 ‘살아 있는 철학’을 마주하게 한다.

더불어 유기환 교수의 번역은 한층 정제된 문체로 카뮈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심연을 건드리는 문장을 탁월하게 풀어냈다. 한국불어불문학회 회장을 지낸 역자는 『이방인』, 『반항인』, 『페스트』 등 다수의 카뮈 작품을 번역한 대표적인 국내 카뮈 전문가로서, 카뮈를 처음 접하는 독자도 그의 철학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 싶은 독자도 모두 만족할 수 있게 했다. 장별 요약, 주요 개념 해설, 풍부한 주석 등 독자를 위한 친절한 길잡이가 함께 실려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철학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직면하고 견디는 법’을 스스로 발견하게 만드는 한 권의 ‘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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