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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suke Yoshitake,ヨシタケ シンス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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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에 대한 은유
“나는 우주 비행사예요. 온갖 별을 조사하고 다니는 게 내 일이랍니다. 뒤에도 눈이 있어서 앞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사람들로 가득한 어느 별에서, 나는 뒤가 안 보이는 특별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주 비행사가 도착한 별들은 당연한 ‘나’가 당연하지 않은 온통 낯선 세계였습니다. 내가 살던 공간에서 ‘정상’이었던 나는 다른 세상에서는 드문 존재였습니다.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전혀 달랐습니다. 재미있게 느껴지는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이지만, 닮은 점을 보면 반갑고, 다른 점을 만나면 신기해하면서,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는 좋은 친구로 지낼 수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림책의 경계를 확장하는 이야기꾼 요시타케 신스케의 이야기는 ‘보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정상’과 ‘비정상’, ‘장애’와 ‘비장애’, ‘보통’과 ‘특수’,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의 이야기로 나아갑니다.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요시타케 신스케의 상큼한 뒤집기.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우리는 어떤 세계에 도착해 있을까요? 지금 당장, ‘다름’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말하지 않고 말하는’ 요시타케 신스케의 작품을 만나 보세요. 작가의 말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는 인문학자 이토 아사의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를 바탕으로 삼아,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가 이야기를 생각하고, 이토 아사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만들었습니다.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두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말들을 주고받았는지 살짝 소개할게요. ? 장애가 재밌겠다는 아이에게 건네고 싶은 말 요시타케 : 어릴 때 시각 장애인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에게 “저 사람은 왜 저래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눈이 안 보여서 지팡이를 짚고 걷는 거야.”라는 어머니 말씀에 저는 “재밌겠다!”라고 말했지요. “저 사람은 원해서 앞을 못 보는 게 아니야. 빤히 쳐다보거나 재미있어 하면 안 돼.” 하고 어머니께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습니다. 내가 아주 잘못했구나 생각했지요. 그런데 얼마 전 집에서 TV를 보면서 시각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때 제 아들도 “재밌겠다!”라고 하더군요. 나의 어릴 적 기억이 떠오르며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이들이 시각 장애에 대해 모르면, 보이지 않는 상태로 걷는 것을 눈 가리고 수박을 깨는 놀이처럼 두근두근 기대하며 보겠구나 싶었지요. 이토 : 장애 문제는 ‘실제로는 어떨까?’ 궁금해하며 알아보거나 상상해 보거나 할 여지도 없이 무조건 ‘쳐다보면 안 돼.’ 하며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많죠. 요시타케 : 저는 아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림책 속에서 주인공이 눈이 보이지 않는 우주인에게 “보이지 않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고 묻는 장면이 있습니다. 우주인은 “으음-. 난 보이는 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고 대답하는데, 그게 “재밌겠다!”라는 어린이에게 제가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으니, 자기와 다른 상대방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요? ? ‘보통’, ‘정상’은 상대적인 개념 요시타케 : 원래 ‘정상’이나 ‘보통’이라는 개념은 시대와 나라마다 제각각이어서 믿을 게 못 되죠. 그래서 본래부터 ‘보통’이란 게 없는 상황을 그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생각했지요. 우주로 떠나자! (웃음) 이토 : 지구인 주인공이 뒤를 볼 수 있는 눈이 있는 우주인을 만났죠. 거기선 그게 ‘보통’인데도 앞만 볼 수 있는 지구인을 만나니 우주인이 신경 쓰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요시타케 : 하지만 책을 덮으면 이곳은 지구이고, 비 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지요. 그러니 우주 이야기만 그릴 수도 없어서, 우주에도 가고 지구에도 가고 바이킹 타듯이 어지러운 책이 되고 말았어요. 이토 : (웃음) 요즘 아이들은 커서 다른 별에 갈 가능성도 있죠. 인간이 우주 밖으로 가면 갈수록 ‘내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될 가능성도 더 커지죠. 그렇다면 머릿속에 자리 잡았던 ‘보통’이라는 개념, ‘정상’이라는 개념, ‘장애’라는 개념도 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 나와 다른 상대를 받아들인다는 것 요시타케 : 책 말미에 ‘같은 점을 찾다가 다른 점을 보면 서로 “우아!” 하고 재미있어 해도 돼.’라는 문장이 있어요. 처음에는 여기에 ‘서로’라는 말을 넣지 않았어요. 이토 : 나와 다른 상대를 서로 받아들이는 아량과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 ‘재미’인 거죠. 안 그러면 신중하지 못한 말이 될 수도 있어요. 요시타케 : 어린이들이 처음엔 그냥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어 주면 좋겠어요. 욕심을 좀 부리자면,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그러고 보니 과연 그렇네.’라며 생각이 조금 바뀌거나, 오래 지나서 다시 읽어 보고 ‘이거, 다름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책인가?’ 하고 알아차린다면 더 기쁠 거예요. 이토 선생님의 책 덕분에 나올 수 있었던 책이니만큼, 이 책을 읽은 어린이가 자라서 이토 선생님 책의 독자가 되면 좋겠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