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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전집을 발간하며―5
1918년(36세)―9 1919년(37세)―19 1920년(38세)―44 1921년(39세)―57 1922년(40세)―78 1923년(41세)―100 1924년(42세)―112 1925년(43세)―126 1926년(44세)―149 1927년(45세)―178 1928년(46세)―208 1929년(47세)―238 1930년(48세)―256 1931년(49세)―277 1932년(50세)―297 1933년(51세)―320 1934년(52세)―357 1935년(53세)―393 1936년(54세)―438 1937년(55세)―458 1938년(56세)―480 1939년(57세)―517 1940년(58세)―539 1941년(59세)―604 해설―612 내면세계의 민낯_박희진 저작물 일람표―617 연보―623 |
Adeline Virginia Wo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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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1월 20일, 월요일
앞으로 몇 주 동안은 하루에 한 시간을 글 쓰는 시간으로 정한다. 오늘 아침은 그 시간을 비축해 두었기 때문에 그 일부를 여기서 쓸 수가 있다. 레너드는 외출 중이며, 1월분 일기가 상당히 밀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일기를 쓰는 것은 글을 쓴다는 부류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난 한 해 동안 쓴 일기를 다시 읽어보고는 기분 내키는 대로 앞질러 달려 나가는 그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길가의 돌부리에 견딜 수 없게 차이면서 달려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빠른 타자기보다 더 빨리 쓰지 않았다면, 또 쓰던 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든지 했다면 이 글은 결코 쓰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의 장점은 만약에 내가 머뭇거렸다면 빼버렸을 사소한 것들을 우연하게도 건져 올렸다는 데에 있다. 그와 같은 것들은 쓰레기 속의 다이아몬드인 것이다. --- p.19~20 1934년 7월 27일, 금요일 어쩌면 봅[로버트 트리벨리언]이 그의 시에서 나를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은 옳았는지 모른다. 즉, 표현할 줄 아는 머리를 가졌다는 점에서. 아니, 자기의 존재를 동원해서 그것에 완전한 결과를 가져올 줄 안다는 점에서. 다시 말해 어느 정도 스스로를 강요해서 자기의 틀을 깨버리고, 새로운 존재 양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즉,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따라서 머리가 제대로 작동할 때는 기운이 넘치는 것을 느낀다. 무엇 하나 거칠 것이 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부단한 노력과 불안, 돌진이 필수적이다. --- p.366 1935년 3월 25일, 월요일 오늘 아침에는 화가 치밀었음에도, 그 빌어먹을 장 전부를 발작적인 자포자기 속에서 다시 썼다. 사고의 비약이나 괄호의 사용으로 긴 문장들을 잘게 나눔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했다. 그리고 20쪽에서 30쪽 가량을 잘라냈다. --- p.403 1936년 12월 31일, 목요일 여하튼 지금은 “내가 글을 쓸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작정이다. 스스로를 잊고 일에 매진하겠다. 우선 기번을 읽겠다. 그리고 미국에 보낼 원고를 몇 편 쓰겠다. 그러고는 로저와 『3기니』. 어느 것을 먼저 시작하고, 어떻게 짝을 맞춰야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설사 『세월』이 실패하더라도, 나는 그동안 많은 생각을 해왔고, 또 좋은 생각도 좀 모아두었다. 어쩌면 나는 다시 정상에 서 있어, 앞으로 두서너 권의 책을 재빨리 써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고는 다시 쉰다. 적어도 나는 계속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공허한 느낌은 없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해 집에 들어가 기번에 관한 내 메모를 가지고 와서, 평론을 쓰기 위한 계획을 꼼꼼히 세워보자. --- p.456~457 1940년 9월 18일, 수요일 오늘 아침엔 “우리는 모든 용기를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하던 말이 떠올랐다. 멕클런버러 광장의 우리 집 창문이 모두 깨지고, 천장이 내려앉고, 그릇이 거의 다 깨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폭탄이 터진 것이다. 왜 우리는 타비스톡을 떠난 것일까? 그런 생각은 해서 무엇 하나? 런던으로 가려고 작정하고, 우리는 퍼킨스 양한테 갔을 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출판사에 남아 있는 것은, 레치워스80로 소개시킬 예정. 불쾌한 아침이다. 이 판에 어떻게 미슐레나 콜리지에 몰두할 수 있단 말인가? 앞서 말했듯이 우리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젯밤 런던에서 심한 공습이 있었다.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포인츠 홀』을 착실히 써나가고 있다. --- p.5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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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 일상과 여행, 과거와 현재……
버지니아 울프라는 크고 풍성한 세계의 구석구석을 탐색하다 당시 울프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류했다. 로저 프라이, 클라이브 벨, 화가 덩컨 그랜트, 바네사 벨, 소설가 E. M. 포스터, D. 가너트, 전기 작가 리튼 스트레이치, 경제학자 메이너드 케인스와 블룸즈버리 그룸Bloomsbury Group을 이루어 예술과 문화 전반에 대한 식견을 나누었고, 『테스』의 작가 토머스 하디, 「황무지」를 쓴 T. S. 엘리엇 등 당대의 지식인 및 예술가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완성해 나갔다. 그녀의 영혼의 동반자이자 편집자였던 남편 레너드 울프는 늘 울프의 첫 독자였고, 평가를 기다리는 자신의 마음 상태까지 가장 사적인 울프의 모습이 담겨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울프의 감정은 그녀가 시달렸던 정신 분열의 고통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그러면서도 울프가 독백으로 써내려간 긴 일기는 ‘의식의 흐름’ 기법에 가장 알맞은 표현 수단이기도 했다. “설사 내가 보잘것없는 작가라 하더라도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즐겁다. 나는 스스로를 정직한 관찰자라고 생각한다.” (『울프 일기』 중에서) 무엇보다 『울프 일기』는 울프가 얼마나 끈기를 가지고 글 쓰는 일에 헌신적으로 매달렸는지를 증명하는 기록이다. 일기를 통해 울프는 소설가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비평가로서의 끈질긴 면모, 전쟁과 여성 해방 운동을 온몸으로 통과하고 있는 혼란스러운 시대의 한복판을 기록한다. 그녀는 당대의 여성 지성인이자 여성 작가인 자신의 목소리와 사상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여성’이라는 성별이 가진 불합리한 편견 속에서 좌절과 희망은 연속적으로 울프를 삼켰다가 내뱉기를 반복하고, 울프는 극도의 피로감과 허탈함 속에서 다시 일어서며 “작가란 무엇인가” “소설이란 무엇인가”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나간다. 『울프 일기』를 통해 독자들은 20세기 영문학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이자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의 문학세계와 가장 사적이며 예술적인 개인의 삶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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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문학 형태보다도 일기에서 꾸미지 않은 작가의 맨얼굴을 볼 수 있다. 일기의 독자는 우선은 자신이다. 『어느 작가의 일기』에서 우리는 울프가 작품 하나를 계획하고, 쓰고, 고치고, 또 고쳐 쓰는 고뇌의 시간들, 그리고 송고하기 전에 남편에게 원고를 보이고는 그 하회를 초등학생처럼 초조하게 기다리는 모습, 책이 나온 뒤 서평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겠노라고 거듭 다짐하면서도 서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간들, 그리고 서평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의 격한 분노 등 인간 울프의 생생한 면모를 여실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작품 하나하나를 대하는 울프의 끈기, 집중력, 성실함이다. - 박희진 (서울대 영문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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