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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nji Iwai,いわい しゅんじ,岩井 俊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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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바는 이츠키와 가장 친한 친구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 등산의 리더이기도 했다. 벼랑에서 떨어진 이츠키를 내버려둘 결심을 한 것도 그였다. 장례식 날, 아키바와 산악 동료들은 이츠키의 친척들로부터 참가를 거부당했다. 그때는 누구나 감정이 격해 있었다.
“산의 규칙은 산 위에서만 통용되는 거야!” --- p.8 “어머나, 이 아이, 히로코를 닮지 않았니?” “네?” “혹시 첫사랑의 아이?” “이 친구가요?” “첫사랑의 그림자를 쫓아간다고 하잖아, 남자라는 건.” “그래요?” “그럼.” 히로코는 앨범에 얼굴을 갖다대고 유심히 보았지만 어디가 닮았는지 알 수 없었다. --- p.14 후지이 이츠키님,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낸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 --- p.22 와타나베 히로코님, 감기약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대단히 실례입니다만, 당신은 어떤 와타나베씨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부디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후지이 이츠키 --- p.41 후지이 이츠키님, 편지 고맙습니다. 다음 달 오타루에 갑니다. 시간 있습니까? 몇 년 만인가요. 이츠키씨를 만나는 것이. 정말 기대됩니다. 머리 모양은 달라졌을까요? 갈 날이 가까워지면 전화하겠습니다. 와타나베 히로코 --- p.70 실은 내가 중학교 때, 우리 반에 동성동명의 남자아이가 한 명 있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의 후지이 이츠키라는 것은 그 아이가 아닐까요? 동성동명의 남자와 여자란 흔한 일이 아니죠. 그렇게 생각하면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어떻습니까. 내게 짚이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덕분에 감기도 많이 나았습니다. 당신도 부디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후지이 이츠키 --- p.103 “선배님, 우리들 사이에서는 전설적 인물이시랍니다.” “그건 말도 안돼.” “있다!” 학생 한 명이 한 권의 책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뒷표지를 펼치더니 안의 카드를 빼내어 내게 보여주었다. “보세요. 이것.” 나는 카드를 보고 놀랐다. 그것은 그가 장난으로 후지이 이츠키라고 쓴 그 백지카드였다. 설마 남아 있다니. --- p.159 “있었잖아요? 동성동명의.” “아아.” “그 녀석의 장난이었어요.” “......” “기억하세요?” “그래. 남자 후지이 이츠키?” “그래요!” “출석번호 9번.” “우와, 대단해요!” --- p.168 “나, 프로포즈를 받지 못했어요. 그 사람에게. 밖으로 불러내더군요. 손에는 반지 케이스까지 꼭 쥐고서.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둘이서 두 시간 정도를 묵묵히 벤치에 앉아 야경만 바라보았죠. 그러다가요, 왠지 그가 가엾어져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 말했어요. 결혼해 달라구요.” “히로코가?” 아키바가 어이없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그래, 그랬더니 그 사람......” “뭐라고 했는데?” “단 한마디, 좋아, 라고.” --- p.190 멍해 있는 나에게 학생들은 뒤예요, 뒤의 카드, 하고 들떠서 재촉했다. 시키는 대로 나는 뒤의 카드를 보았다. 그곳에는 후지이 이츠키의 서명이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 뒤예요, 뒤요, 하였다. 영문을 모르는 채 나는 별 생각 없이 그 카드를 뒤집었다. 나는 말을 잃었다. 그것은 중학시절 나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었다. --- p.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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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첫사랑의 열병을 앓던 모든 이들의 마음에 아릿한 기억을 남기며 14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와이 슌지의 감성 멜로 영화 「러브 레터」가 2월 14일 재개봉을 하게 되었다.
영화의 재개봉에 맞추어 절판되어 있던 소설 또한 재출간하게 되었다. 이와이 슌지는 영화 감독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그는 소설가이기도 하다. 소설 「러브레터」를 월간 ‘카도가와’에 연재 뒤에 영화 「러브레터」를 만들었다. 그의 첫 번째 장편 영화가 「러브레터」이다. 1994년, 비디오 출시만을 목적으로 제작한 단편 「언두 UNDO」(베를린 국제 영화제 NETPAC상 수상)와 「피크닉」이 일반 극장에 공개되어 인기를 누리자, 자신이 ‘월간 카도가와’에 연재했던 소설로 1995년 드디어 극장용장편인 「러브레터」를 찍게 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는 그의 초기작 「피크닉」이 제2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작 중 유일하게 전회 매진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제3회에는 「4월의 이야기」가 상영되었고 이와이 슌지는 최고의 인기 감독으로 뽑혔다. 소설 「러브레터」는 일본 열도를 사로잡은 그의 영화처럼 절제된 언어, 섬세하고도 여성적인 묘사, 영롱한 문체가 돋보이는 소설이다. 그는 작가로서도 영화감독으로서도 성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주인공 히로코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남자 후지이 이츠키의 두 번째 기일에 우연히 그의 낡은 중학교 졸업앨범을 보게 된다. 그리고 앨범 뒤에 실려 있는 ‘후지이 이츠키’ 이름 아래 적힌 주소를 손목에 베껴 적는다. 그의 어머니 말에 의하면 그 주소의 집은 없어지고 그 자리엔 도로가 나 있다고 하였다. 히로코는 아무도 받을 리 없고 어디에도 도착할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일 기념으로 그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허공에 떠돌아야 할 편지를 누군가가 받고 답장을 보내온 것이다. 그것도 이미 2년 전에 세상을 떠난 ‘후지이 이츠키’란 이름으로...... 계속해서 편지를 주고받던 히로코는 우연한 기회에 그 주소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답장을 쓰는 사람이 그와 동명이인으로 그의 중학교 여자동창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그 여자동창이 자신과 많이 닮았다는 것도 알게 된 히로코는 어쩌면 그녀가 그의 첫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 히로코는 동명이인인 그녀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그를 원망하기도 한다. 몸은 비록 저 세상에 있지만 히로코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그가 살아 있었던 것이다. 자기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는 이 여자가 어쩌면 그의 첫사랑일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추측은 마지막 장면에 가서야 살며시 사실로 드러나는데...... 오겡끼데스까?(잘 지내시나요)라는 대사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순백색 위의 도화지에 그려진 맑은 수채화 같은 러브레터. 그 러브레터가 찾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