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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권
제5화 슈자쿠의 괴물 금요일 토요일 오전 제6화 시계탑의 수수께끼 토요일 오후 제7화 목 저택 일요일 『미궁초자』 『작자미상』 해설 옮긴이의 말 |
Shinzo Mitsuda,みつだ しんぞう,三津田 信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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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에게는 묘하게 마음이 편한 장소인데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의식이 다른 것에 쏠려서 결코 맞닥뜨리지 못하는 장소가 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그 장소에 있으면 혹시 나를 제외한 주변 전체의 시간이 멈춘 것은 아닐까 싶은 공상에 사로잡히는 세계가 이 세상 어딘가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 p.7 당시 『미궁초자』를 한 편씩 읽어나간 것과 마찬가지로 그때부터 기억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정신을 차렸더니 나는, 지금은 머릿속 가장 깊은 곳으로 완벽하게 아주 멀리 쫓아버린, 십수 년도 더 전에 일어난 사건의 한복판에 다시 서 있었다. 결국 미스터리와 호러, 기괴환상 분야의 책은 읽지도 쓰지도 보지도 말라고 했지만 나는 조금씩 당시를 떠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 p.19 노파는 어젯밤과 마찬가지로 나를 완전히 무시한 채 묵묵히 아침식사 준비를 했다. 그래도 식탁에 두 사람 몫의 그릇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밥은 차려줄 모양이었다. 사기리는 아침상이 차려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저택 주변의 지리를 가르쳐주었다. 그때 기쁘게도 하룻밤 더 자고 가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 물론 바로 승낙했다. 아니, 꼭 재워달라고 부탁했다. --- p.46 “예, 그야 어릴 적에 귀에 못이 박일 만큼 들었죠. 나쁜 짓을 하면 자식귀가 끌고 가서 머리부터 우적우적 먹어치운다고요. 그 부근 아이들은 모두 그 이야기를 듣고 겁을 먹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어느 지방이나 똑같지만 이런 종류의 이야기는 오로지 어린아이의 버릇을 들이기 위해 이용됩니다. 따라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의 내용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은 없어요. 저는 의사지만 각지에 전해지는 신기한 이야기, 그것도 요괴에 관련된 이야기를 엄청 좋아해서요. 아버지의 강한 희망이 없었다면 사실 민속학 공부를 하고 싶었을 정도라, 대학생 시절에는 후지모리야 박사의 책을 정독했습니다.” --- p.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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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동인지 『미궁초자』를 둘러싼 몹시도 기묘한 독서 체험
소설 속 세계가 독자를 잡아먹는다! 미쓰다 신조는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을 시초로, 도조 겐야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시리즈를 통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시기적으로는 작가와 이름이 같은 인물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작가 3부작이 도조 겐야 시리즈보다 먼저 나왔다. 작가 3부작은 『호러작가가 사는 집』 『작자미상』 『사관장 / 백사당』이다. 도조 겐야 시리즈에는 ‘호러와 미스터리의 융합’이라는 비평이 으레 붙어다닌다. 이러한 점에서 도조 겐야 시리즈의 토양이 된 작품으로서 작가 3부작 중에서도 특히 『작자미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중 인물 미쓰다 신조(앞으로 작가는 미쓰다, 작중 인물은 신조라고 지칭하겠다)와 친구 아스카 신이치로는 일곱 작가가 쓴 일곱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된 동인지 『미궁초자』 창간호를 한 헌책방에서 우연히 손에 넣는다. ‘제5화 슈자쿠의 괴물’은 차례에 ‘필자 미상’이라고 나와 있고, 다른 작품에는 한눈에 필명이라고 알 만한 인공적인 이름이 필자의 이름으로 올라 있다. 수수께끼 같은 체험담이라는 형식의 ‘제1화 안개 저택’을 읽은 두 사람은 상상을 초월하는 짙은 안개의 습격을 받는다. 『미궁초자』에 실린 소설은 독자의 현실 세계에 침입해 기괴한 영향을 끼치는 듯하다. 게다가 『미궁초자』의 옛 소유자들은 예외 없이 실종되었다고 한다. 신이치로가 제1화의 수수께끼에 합리적인 해석을 내리자 겨우 짙은 안개가 걷힌다. 그리하여 신조와 신이치로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우연히 입수해 읽기 시작해버린 이상, 일곱 편 각각에 존재하는 수수께끼를 풀어내어 제7화까지 무사히 다 읽지 못하면 둘 다 실종되는 것은 아닐까. 『미궁초자』에 수록된 이야기에 이상한 힘이 깃들어 있다는 것으로 짐작컨대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실종이지만, 사실 독자들은 다른 세계로 끌려가 현실 세계에서 사라지는 것이리라.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각 작품의 모티브에 해당하는 괴이 현상의 습격을 받으며 각각의 이야기에 포함된 수수께끼를 해명한다. 허구와 현실이 융합하는 공포! 호러와 미스터리가 융합하는 『작자미상』! 전체 구성을 살펴보면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안라 초’에서 『미궁초자』를 입수한 경위가 그려진 후 ‘제1화 안개 저택’과 ‘월요일’이라는 장())이 뒤를 잇는다. ‘제1화 안개 저택’은 『미궁초자』에 수록된 단편소설로 요컨대 작품 속의 작품이다. ‘월요일’에서는 「안개 저택」을 읽은 두 사람의 ‘현실’이 프롤로그와 똑같이 신조의 1인칭으로 서술된다. 이 구성은 ‘제7화 목 저택’과 ‘일요일’까지 계속되고, 마지막에 자리한 ‘미궁초자’ 및 ‘작자미상’ 두 장에서는 신조의 1인칭으로 『미궁초자』라는 기괴한 책을 둘러싼 전체적인 수수께끼가 해명된다. 이처럼 두 사람은 추리를 강요당하지만, 풀어야 할 수수께끼는 작품 속 ‘현실’의 일이 아니다. 작품 속 작품으로 독자에게 제공되는 『미궁초자』에 수록된 소설, 요컨대 작품 속 ‘허구’의 사건이다. 『미궁초자』에 수록된 작품들은 전부 다 이를 테면 해결편이 없는 탐정소설로, 탐정 캐릭터가 소설에 제시된 수수께끼를 논리적으로 풀어낸다는 설정은 그 극단적인 일례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궁초자』라는 기괴한 책이 존재하고, 그 책을 읽은 두 사람에게 괴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작품 속 ‘현실’이다. 한편 작품 속 ‘허구’에서 제기된 수수께끼에는 현실적인 해결이, 적어도 논리적으로 수미일관된 해석이 주어진다. 이를테면 ‘현실’이 허구적이고, ‘허구’가 현실적인 것이다. 현실이 허구로 허구가 현실로 뒤바뀌어 독자는 작품이라는 뫼비우스의 띠에 갇히고 만다. 이쯤 되면 메타픽션이라는 말이 떠오르리라. 신조가 등장하는 작가 3부작에는 메타픽션적인 장치가 사용되는데, 개중에서도 『작자미상』이 독자에게 야기하는 환혹감은 다른 두 작품을 압도한다. 공포감이라는 점에서는 『사관장 / 백사당』이 우위에 있지만. 『작자미상』의 메타픽션적인 환혹감에는 상응하는 근거가 있다. 작가에 따르면 『호러작가가 사는 집』은 괴기소설, 『사관장 / 백사당』은 괴담, 그리고 『작자미상』은 탐정소설을 테마로 썼다고 한다. 원래 미쓰다는 탐정소설을 현실과 허구가 뒤틀린 관계에 있는 특이한 이야기 공간이라고 여긴 듯하다. 탐정소설의 기본 형식은 ‘수수께끼 / 논리적 해명’이다. 예컨대 현실감을 철저하게 살린 작풍을 구사하더라도 탐정소설인 이상 수수께끼를 제기하는 문제편과 결말의 해결편으로 작품은 2중화되지 않을 수 없다. 문제편의 ‘문제’가 일반적으로 ‘수수께끼’라고 칭해지듯이 탐정소설의 문제는 작품 속 ‘현실’에 위치하는 경우에도 얼굴 없는 시체나 밀실, 외딴 섬이나 눈 내린 산장 등 탐정소설에서는 단골로 등장하는 설정이 그러하듯이 다소 ‘허구’적이다. 이처럼 역대의 탐정소설 작가들은 문제의 인공적 허구화에 매진했다. 그저 아직 해명되지 않은 것에 지나지 않는 문제를 환상소설과 괴기소설에 어울리는 소도구와 설정으로 그로테스크하게, 또는 화려하게 장식해 어엿한 ‘수수께끼’로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보면 최초의 탐정소설이라 일컬어지는 『모르그 가의 살인』에서 ‘호러와 미스터리의 융합’은 이미 달성된 상태였다. 다만 환상적이고 기괴한 수수께끼가 결말에서 논리적으로 해명되어 알기 쉽고 명료한 현실에 도달하는 것만으로는 ‘수수께끼 / 논리적 해명’이라는 탐정소설의 형식을 겉만 핥은 셈이나 다름없다. ‘모르그 가의 살인’이 그러하듯이 뛰어난 탐정소설의 문제=수수께끼는 논리적으로 해명된 결과 역설적으로 증식하여 독자의 무의식에 으스스한 뭔가로 자리를 잡는다. 허구에서 현실로 도피한다는 인간적 필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그 필연성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현실계’의 단편을 건져 올리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물론 수수께끼는 논리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세계를 반드시 변화시키는 특이한 수수께끼와 논리가 추구된다. 이것이 ‘호러와 미스터리의 융합’의 가장 깊은 의미다. 작가는 『작자미상』에서 탐정소설의 메타픽션화를 철저하게 추구했기에 탐정소설 본래의 가능성을 움켜쥘 수 있었으리라. _ 가사이 기요시, 작품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