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말이 모는 남자 _ 019 방울을 울리며 낙타가 온다 _ 020 지하도시 _ 021 혼몽, 도서관 _ 022 귀로 듣는 슬픔 _ 023 사라진 연못 _ 024 공룡발자국 옹달샘 _ 025 식탁 _ 026 배후 _ 027 개와 게 _ 028 사람주나무 _ 029 냄새는 울음이다 _ 030 첼로 _ 031 2부 누구나 사자를 기를 수 있다 _ 035 야합 _ 036 어느 날, 지진 _ 037 내 동물원은 _ 038 사랑의 기술 1 -프라이 팬 _ 039 사랑의 기술 2 -가스레인지 _ 040 사랑의 기술 3 -업사이클링 _ 042 사랑의 기술 4 -전골 _ 043 다시, 가을 _ 044 삶은 양파처럼 _ 046 거미집 _ 048 안나푸르나 -산 혹은 밥 _ 049?? 자운영 꽃밭 -팔레스타인의 시인들에게 _ 050 3부 별 _ 055 첫사랑 _ 056 토막토막 텅텅 _ 057 숨 쉬는 거울 _ 058 꽃씨를 기다리는 동안 _ 059 검은 숲?_ 060 피아노 _ 061 날아라, 신발 _ 062 리모컨 _ 063 바닷가 세탁기 _ 064 구멍 난 양말 _ 065 빵과 장미 _ 066? 인어 한 마리 _ 067 4부 우는 방 _ 071 꿈꾸는 그림자 _ 072 문자 메시지 _ 073 사이버 사파리 _ 074 남방오색나비의 유통기한 _ 075 하관 _ 076 집 나서는 새벽 _ 077 팔천 년 전 이무기 _ 078 어머니는 전사다 _ 079 가벼운 산 _ 080 아프로시아스 원형극장 _ 082 핑크뮬리의 시간 _ 083 우리 _ 084 해설 이승희(시인) _ 087 불균형의 세계를 건너는 자의 쓸쓸함 |
|
책꽂이 속의 산
깨어지면서 돌아오는 둥근 메아리 끼워 넣고 싶은 소리가 많은 날 지붕 바깥의 어느 바람일까 겉지와 속지 사이 휘몰리는 둥근 능선 낙타는 풀을 씹고 나는 피로 목을 축인다 사라진 과거는 무엇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묻기도 답하기도 전에 낙타가 온다 무릎을 굽혔다 펼치며 사막을 걷고 또 걷는다 어떤 통증에서는 단맛이 돌고 이마에서 떨어지는 짜라투스트라 생식기를 가진 산들이 겹친다 나뭇가지에서 새로 돋는 나의 갈기들 문득 아득한 소리로 달려오는 붉은 꽃을 피처럼 토하며 낙타는 뜨거운 모래를 산에서 읽는다 --- 「방울을 울리며 낙타가 온다」 중에서 |
|
시인의 말
한 발자국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공중을 펼쳐 놓고 발자국을 더듬었다. 발이 푹푹 빠졌다 그때 낮게 하늘을 나는 한 무리 새들의 흰 배가 보였다. 여린 숨결이 밀고 가는 굶주린 탈주 새들의 바닥은 하늘이구나! 오독의 천국에서 시간을 눌러 죽였다. |
|
이선애 시인의 시는 결코 만만치 않다. 꼼꼼하게 뜯어읽지 않으면 그의 시가 지니고 있는 진실의 깊이에 이르기가 쉽지 않다. “무릎을 굽혔다 펼치며/사막을 걷고 또 걷는”(「방울을 울리며 낙타가 온다」) 것이 그라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드러내기’와 ‘감추기’가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 시 일반이거니와, 그의 시가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은 일단 ‘드러내기’보다는 ‘감추기’에 좀 더 경도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의 시가 드러내기보다 감추기에 경도되어 있는 까닭은 그가 저 자신의 시를 상처의 기록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기인하지 않는가 싶다.
- 이은봉 (시인) |
|
시인은 세계에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를 열망한다. 무엇인가에 부단하게 맞서 싸우거나 자신의 내면으로 끝없이 들어가 보는 일은 서로 다르지 않다. 그 과정에서 시인은 기존의 세계질서가 아닌 궁극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시인은 이 세계에 존재한 적도 없고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걷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자신의 내면과 만나는 일에 다름 아니다. 이것은 위로와 절망이 함께하는 일이다. 황폐화된 자신을 만나는 일이고 그런 자신 앞에서 몇 번이고 절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시는 그러한 시인의 내면세계를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물론, 이 담담함 속에 감추어진 쓸쓸함의 극단이 어떤 슬픔으로 빚어지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자라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이 시를 읽는 큰 즐거움이 된다. - 이승희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