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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없고 나는 있고
남택성
상상인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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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다시 읽는 밤의 묵서

묵서/ 데린쿠유/ 동아冬芽/ 고사목枯死木/ 숨은벽/ 물염적벽/ 저녁, 채석강/
연서/ 나의 전갈좌는 어디로 흐릅니까/ 나이 먹는 공터/ 곡우 들 무렵/
서강西江/ 목련을 읽다/ 달빛 한 장/ 여을/ 네가 온다는 말

2부 별들을 한 개씩 몸에 심는다

모운동 1/ 모운동 2/ 모운동 3/ 모운동 4/ 보시布施/ 후드득 비의 경계/
낮잠/ 부엉이, 부엉이/ 너에게로 수인手印/ 나에게 불두화/ 아득한 모과 씨!/
툭/ 듯/ 한밤의 문병/ 분꽃/ 나무고아원

3부 아득한 것들이 모여 없는 길을 낸다

오동나무에 앉은 울새/ 봄날, 폭설/ 나는 내일 죽습니다/ 지곡동에 가다/
개심사에 가지 않아야 할 이유/ 미리 가보는 내 장례식/ 무심천/
붉은 별의 첫 이민자/ 당신 근처/ 고비사막/ 딴섬/ 오늘도, 활짝/ 봄의 서가
방하放下/ 백년 후, 그대도 나도 없는/ 천수만 시베리아흰두루미

4부 당신 쪽으로 기울어지며 걸어 볼까 해요

꽃잠/ Delete/ 별서에 내리는 햇살/ 남해 몽돌/ 우수/ 차강 올 / 마릴린 먼로, 마지막 유혹 展/ 덕사리 구절초/ 고궁을 걷다/ 내장산, 봄눈/ 아기 새 목련/ 사이/ 스타벅스 -세이렌 사이렌/
그 많은 새들은 어디에서 잠들까/ 그 집/ 어디에도 없고

해설 _ 부재와 현존 사이에서 찾은 무심의 시학 119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소개 1

1999년 시와 비평 등단 시집 『기차는 빈 그네를 흔들고 간다』 『너는 없고 나는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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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42쪽 | 206g | 128*205*10mm
ISBN13
9791174900241

책 속으로

다시 읽는 밤의 묵서

하늘 가장자리까지 번진 수묵 속
차갑게 식은 말
먹먹히 나를 거쳐 간 후에도
--- 「묵서」 중에서

눈동자 속에
발굴되지 않은 지하도시가 있다
--- 「데린쿠유」 중에서

슬픔이 대나무처럼 자라는 푸른 집으로 가요

하늘말나리가 피는 오솔길을 지나야 해요.
--- 「숨은벽」 중에서

고요히 꽃나무에 기대어 볼 때

네가 간다는 말은
네가 온다는 말
--- 「네가 온다는 말」 중에서

별 박힌 상처에서
피 대신
철철 안개 같은 어둠이 떨어진다
--- 「모운동 1」 중에서

모운동에 가는 일은
안개가 되는 일
없는 길을 찾아가는 일
--- 「모운동 2」 중에서

후드득후드득 마당을 걸어오는 빗줄기
흙이 튀어 오를 때마다
덜 익은 감 맛 같은 흙냄새
--- 「후드득 비의 경계」 중에서

당신이 읽을 수 없는 당신의 죽음은
오래도록 내가 읽어야 할 시???

붉게 물든 구름의 문장
--- 「툭」 중에서

먼 곳으로 흘러간 물소리, 한 사람의 등이 아득하다

물 위로 무심이 벚꽃잎으로 떨어진다
--- 「무심천」 중에서

누에가 한잠 자듯이

한잠 자고 나면

다른 몸으로 건너와 있듯이
--- 「고비사막」 중에서

청노루귀와 흰 말발도리 사이를 걷는
나의 봄은 이미 소진되었다

숲은 한쪽 문이 열리고 한쪽 문이 닫히는 무대

--- 「봄의 서가」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남택성 시인이 우리에게 건네는 것은 감정을 지우는 냉담이 아니라 감정의 속도를 늦추는 기술, 곧 ‘무심’의 호흡법이다. 물과 길, 낡음과 침묵, 피어남과 사라짐을 통과해 온 시들은 슬픔을 밀어내지 않고 그 옆자리에 자리를 펴 준다. 그 자리는 장식이 아니라 간격이며, 죽거나 사라진 것에 대한 애도는 눈물의 과잉이 아니라 정서의 리듬을 조절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무심은 잊어버리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오래 기억하기 위한 자세, 즉 조급한 확언을 유보하고, 스침의 미학으로 사물 사이의 간격을 다시 건너는 느린 실천의 방식이다. 그 느림의 끝에서 남택성 시인의 언어는 상실을 복구의 문법으로 다그치지 않고, 건너가는 몸짓으로 바꾼다. 그렇게 슬픔은 ‘흘려보내기’로 치유하게 되고, 시간은 ‘왕복’의 운동으로 덧없음을 보상하고, 우리는 가라앉지 않으면서도 깊어지는 법을 배운다.

이런 사유의 언어로 시인은 독자에게 “꽃잠” 같이 아름다운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_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한잠 자고 나면

누에가

다른 몸으로 건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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