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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바람이 나를 데리고 그 숲에 간다면
담장 너머 이어달리기/ 시도, 기도/ 누수로 핀 꽃/ 그림으로 들어온/ 쓰읍, 달이 넘어간다/ 긴급 문자/ 깨를 까불리다/ 꽃들의 맨발/ 그 숲으로 가자 하니/ 그늘을 펼쳐놓고 낮술/ 늦은 이별/ 빰빠라밤빠, 뺨/갑자기 바빠지는/ 그림자를 두고 닫은 문/ 간장 종지/ 나이 불문 2부 틈 사이사이 별 쏟아붓는 봄앓이/ 눈, 소풍/ 비들이 운다/ 빌딩풍/ 사금파리 반짝/ 섬망, 재미없다구요/시간을 봉지째 뜯어 놓고/ 신나는 날로 잡힌 초대/ 앙큼한 그녀들/ 어쭙잖은 것이/ 따라온 달은 병원 창밖에 떠 있고/ 마주 엎드리기/ 너는 어디 가서 우나/ 저 동네/ 번아웃/ 오늘도 잠시 우울 3부 물어 온 소리 하나 동쪽 창 식탁에 앉아/ 저 밖의 봄날/ 계단에 앉아 있는 이야기들/ 중입자 센터/ 지금부터 인사를 나눌 시간/ 지켜보기/ 참, 어이없는/ 큰 목소리가 아픈/ 불빛에 젖은 것마다 흔들리네/ 소리를 지운 곳/ 우리들의 나무/ 그리움에는 파스/ 니까지 와 이카노/ 뭍에서 보는 저기 저 섬/성장기/ 병원 셔틀버스/ 초원 4부 붉다가 볼 가히 젖어 드는 눈가 새가 된 휘파람/ 새와 나의 관계 이어가기/ 세상 모든 신/ 숨어 있는 혀/안전 문자 분리하기/ 영구치 갈아엎기/ 영정사진 찍는 날/ 이것 좀 봐/ 울음 요리/ 숨을 참을수록 부푸는 애드벌룬/ 일용할 양식/ 기다림의 정의/누워서 보는 직립 세상/ 튕기는 엘피판/ 타협/ 하루 해설 _ 전기수의 꿈, 시인의 ‘젖은’ 마음 전해수(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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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꽃이 옮겨와
아직 방조 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물속의 누수 --- 「누수로 핀 꽃」 중에서 푸르고 붉은 그곳에 길게 버티다 보면 그러면 발자국이 찍힌다 했지 아마 --- 「그 숲으로 가자 하니」 중에서 눈뜰 때 안녕을 챙기기로 했다 하나씩 기억을 지우는 행간에서 두 행간 당겨 지우는 발전 --- 「담장 너머 이어달리기」 중에서 사과 한 쪽 제대로 베어 문 저 달 --- 「쓰읍, 달이 넘어간다」 중에서 어둑살 저녁을 업자 껌벅이는 가로등을 앞질러 어린 네가 내달리는데 와장창 깨어나는 하늘이 틈 사이사이 별 쏟아붓는 저 잠시 --- 「봄 앓이」 중에서 책장 사이에 분주했던 햇살입니다 짧은 기도만큼 급히 옮기는 저녁 --- 「신나는 날로 잡힌 초대」 중에서 저 달 너도 그랬구나 태풍에 집 못 찾아간 명태 눈처럼 충혈된 그 사이사이 그래도 화려한 서울의 불빛이 나를 막무가내 들썩이며 턱도 아니게 겁을 주네 --- 「따라온 달은 병원 창밖에 떠 있고」 중에서 올라가는 허공의 계단 층층이 속보 아니다 너무 빠른 것은 허상 가서 보자 그래도 슬픈 길 건너 창 --- 「저 동네」 중에서 쪽창으로 오는 바람은 방향을 바꾸지도 않고 오늘만큼은 나도 나를 읽지 않겠어 --- 「동쪽 창 식탁에 앉아」 중에서 제 그림자 잘라 햇빛을 나누는 착한 몸짓 내가 좋아하는 자작나무다 나무는 뿌리가 보이지 않아도 우리로 자라기를 소망한다 --- 「우리들의 나무」 중에서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야 휘파람 한 마디 멀리 날아가는 새 --- 「새가 된 휘파람」 중에서 가끔 새 친구는 낯섦에 깊은 그늘이 되려고도 해 그건 아니라고 안심하라고 독수리보다 큰 나를 구기고 구겨 우습게 만들기도 하지 --- 「새와 나의 관계 이어가기」 중에서 배려와 사랑으로 모인 신 둥근 원에 담겼다가 생각에 몸 굴려 숙성의 기도로 빠져나오는 --- 「세상 모든 신」 중에서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손톱 속에 숨어서 자라는 달을 세고 있지 --- 「영구치 갈아엎기」 중에서 백 년 넘게 붙들린 숫자가 버둥거리며 링거를 맞고 있는 중심에 큰 벽시계가 가라앉은 시간을 돌린다그윽이 누르는 신음 --- 「숨을 참을수록 부푸는 애드벌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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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방백으로 때로는 독백체로 눈시울을 적시게 하는 시인의 이 이야기는 그래서 “멀리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건네는 말”(「하루」 중에서)처럼 ‘슬픔’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인의 젖은 마음’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고통 속에서 “보고 싶다는 말”(「그리움에는 파스」 중에서)이 저절로 입속으로 메아리치는, 이 특별한 아픔의 경험을, 최수지 시인의 시를 읽으면 우리도 자연스레 쏟아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_전해수(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비뚤어도 만나는 둥근 끝 여미다 2025. 다시 가을 윤슬 최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