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하나
둘 발간사 |
Mario Vargas Llosa,Jorge Mario Pedro Vargas Llosa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다른 상품
엄지영의 다른 상품
|
“그러니까 시치미 떼지 말라는 거야.” 싼띠아고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신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라 무사와 아버지 얘기나 좀 해보자고. 아버지가 시켰나? 다 지난 일을 지금 와서 왈가왈부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나 싶지만, 그래도 난 꼭 알아야겠어. 아버지가 시킨 건가?”
--- p.43 에스삐나 대령이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출장 가 있는 동안 긴급 보고가 쏟아졌어. 대령님, 군이 대학을 접수했답니다, 대령님, 경비대가 싼마르꼬스에 주둔하고 있답니다, 어쩌고저쩌고. 그런데 정작 주무 장관인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난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 말이야. 까요, 자네 미쳤나?” --- p.223 “자네가 작가라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싼띠아고가 말했다. “시집을 냈다는 것도 말이야.” “작가가 되려고 했었지. 시집도 내려고 했고.” 까를리또스가 말했다. “하지만 끄로니까에 들어오면서 모든 게 바뀌었어.” “그럼 이제 문학보다 언론이 더 좋은 거야?” 싼띠아고가 물었다. “나는 술이 제일 좋아.” 까를리또스가 껄껄 웃었다. “언론은 천직으로 삼기가 어려워. 사람을 좌절시키기만 하거든 자네도 곧 알게 되겠지만.” --- p.418 |
|
1948년에서 1956년 사이 뻬루는 마누엘 아뽈리나리오 오드리아 장군이 이끄는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8년 동안 정당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의 일상적인 활동조차 제약당할 정도로 숨 막히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시기에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성장한 주인공 싼띠아고 싸발라는 우연히 다시 만난 아버지의 옛 운전기사 암브로시오와 까떼드랄 주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주인공 싼띠아고 싸발라는 리마의 부르주아 가정 출신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며 싼마르꼬스 대학에 입학하지만, 곧 반독재 공산주의 학생운동에 가담하다가 경찰에 연행된다. 그동안 오드리아 정권과 결탁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던 아버지에게 반감을 품어온 싼띠아고는 석방 후 부모에게서 독립한 뒤 기자생활을 하며 동료들과 보헤미안적인 삶에 탐닉한다. 그러나 취재 도중 우연히 ‘비밀’을 알게 된 싼띠아고는 또다시 고통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
|
중층적 이야기 구조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의 경우, 싼띠아고 싸발라와 암브로시오의 대화가 이 작품 전체를 에워싸고 있다. 두 인물의 대화는 여러 인물과 상황, 행동 등을 중층적으로 제시하며 차츰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된 새로운 지도를 그리는 효과를 불러온다. 기존의 소설처럼 전지적 작가 시점을 이용하거나 한 인물에 전형성을 부여하는 대신, 인물들을 다면적인 각도에서 제시한 것이다. 또다른 특징은 두 인물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시간이 중층적으로 한데 뒤섞이면서 미래의 시점이 과거와 현재의 텍스트로 서서히 스며든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결론이 지어진 시간 속으로 되돌아가 역사적 각성을 할 수 있게 돕는다. 결과적으로 바르가스 요사는 두 인물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대화라는 실험을 통해 독재 사회의 악몽을 해독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려는 시도를 했다. 바르가스 요사의 빛나는 문학적 성취 청년 시절에는 피델 까스뜨로의 꾸바혁명을 열렬히 지지했지만 이후 자유시장주의자로 전향해 갖가지 구설수에 오르기도 한 바르가스 요사의 정치적 삶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매개로 정치적인 것과 성적인 것을 결합해 삶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연 이 소설은 “문학은 불꽃”이라고 말한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더 나아가 청년기를 뻬루의 “어둠의 시대” 속에서 보내야 했던 작가의 경험이 녹아든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는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절망과 환멸에 맞서 치열하게 싸운 그의 빛나는 문학적 성취임에 틀림없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권력의 구조를 뛰어나게 묘사했을 뿐 아니라 개개인들의 저항과 봉기, 패배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상을 그려냈다. -노벨 문학상 발표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