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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 2013 노벨문학상 수상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113이동
리뷰 총점9.1 리뷰 41건 | 판매지수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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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570g | 140*210*30mm
ISBN13 9788954622752
ISBN10 895462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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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일본에 가 닿기를
아문센
메이벌리를 떠나며
자갈
안식처
자존심
코리
기차
호수가 보이는 풍경
돌리
시선

목소리들
디어 라이프

해설|영혼을 뒤흔드는 한순간, 당신을 일깨우는 한순간
앨리스 먼로 연보

저자 소개 (2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의 최신작이자 작가 인생 마지막 걸작!


“삶의 심연을 봐버린 사람들의 비밀과 불안과 충동과 결핍이
신비롭게 조화를 이루며 폭죽처럼 쏟아진다.”
_신경숙(소설가)

오랜 커리어의 절정, 작가로서의 능력이 최고조로 발휘된 걸작
앨리스 먼로의 가장 심오하고 원숙한 작품집


『디어 라이프』는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가 2012년에 출간한 최신작이자, 그녀가 절필을 선언하기 전 세상에 내놓은 마지막 작품이다. “작가로서의 능력이 최고조로 발휘된 작품”([보스턴 글로브]), “앨리스 먼로 최고의 작품집”([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으로 앨리스 먼로는 생애 세번째 트릴리움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먼로는 트릴리움상 시상식에서 이 작품을 끝으로 더는 작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82세의 거장이 남긴 마지막 작품답게, 『디어 라이프』는 앨리스 먼로의 그 어느 단편집보다 힘 있고 아름답다.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그녀는 이 작품집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한다.
『디어 라이프』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쓴 표제작 「디어 라이프」를 포함하여, 2012년 오헨리상 수상작 「코리」, 남편과의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며 호감을 가졌던 남자를 만나겠다는 희미한 희망을 품은 젊은 시인을 그린 「일본에 가 닿기를」, 언니의 익사 사고 후 평생을 그 기억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동생을 그린 「자갈」, 전쟁터에서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연인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기차에서 뛰어내린 남자에 대한 이야기 「기차」 등 총 열네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특히 앨리스 먼로가 ‘피날레’라는 별도의 장으로 묶어놓은 네 단편(「시선」「밤」「목소리들」「디어 라이프」)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지난날을 회고하는 앨리스 먼로의 심경을 엿볼 수 있어 먼로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더없이 큰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먼로는 이 네 편이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하는 최초이자 마지막, 그리고 가장 내밀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디어 라이프』 역시 캐나다의 작은 타운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삶과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는 먼로의 시선은 더욱 깊어졌고, 삶과 인간에게 보내는 먼로의 애정은 보다 따뜻해졌다. 그리고 짧은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 서사의 힘은 더욱 강렬해졌다. 한층 깊어지고 원숙해진 스타일, 그러면서도 장편소설을 압축해놓은 듯한 서사의 매력. 이 모든 것이 담긴 작품이 바로 『디어 라이프』다.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단편 작가, 우리 시대의 체호프!

“단편소설 작가로 널리 알려진 앨리스 먼로는 대부분의 장편소설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 정밀성을 매 작품마다 성취해냈다.
먼로의 작품을 읽으면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반드시 깨닫게 된다.”
_맨부커 인터내셔널 상 선정 이유

지난 10월 10일 사람들의 눈과 귀가 스웨덴 한림원으로 향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여러 작가의 이름이 거론되는 가운데, 수상의 영예는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에게 돌아갔다. 캐나다 작가로서는 최초(캐나다 출신인 솔 벨로는 미국 국적 취득 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수상이며, 여성 작가로는 열세번째 수상이었다.
앨리스 먼로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문학계는 그 어느 해보다 놀라워하며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사실상 장편소설에 비해 홀대를 받아온 단편소설에 작가 인생 전부를 바친 앨리스 먼로의 노벨상 수상은 그녀의 팬들은 물론 단편소설을 아끼는 많은 동료작가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얼마간 정치적 색깔을 띤 작가를 선호해온 기존의 노벨문학상 선정 경향을 고려할 때, 이번 수상은 순수하게 문학적 탁월함을 고려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그 의미가 더 크다 할 수 있었다.

1931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윙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앨리스 먼로는, 여우 모피 농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교사 출신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어려서부터 작가가 되기를 꿈꾸었다. “다른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이 일을 잘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 일만큼 끌렸던 것은 없었고, 그러니 내 삶에는 다른 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는 먼로의 말처럼, 소설 쓰기는 그녀가 인생 전부를 바쳐 해온 일이었다. 끝없이 쓰고 또 썼지만, 그녀가 작가로 데뷔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첫번째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을 출간했던 때가, 먼로의 나이 서른일곱이었다. 그때까지 많은 거절과 좌절이 있었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주요 문학상 중 하나인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먼로는 주목받는 작가 중 하나로 떠올랐고, 이어 발표하는 작품마다 여러 문학상을 휩쓸며 영어권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스스로 한 명의 여성이자 어머니로서 가정과 아이를 돌보는 일과 글 쓰는 일을 병행해온 먼로는, 한때 페미니즘 계열 작가가 아닌가 하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작중 화자나 주인공이 주로 여성이라는 점이나, 작품 속에 드러난 20세기 후반의 여성의 삶에 대한 내용 때문일 터이다. 하지만 앨리스 먼로는 작품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바꾸려 하기보다는, 언어로 포착하기 어려운 작중 인물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집중하는 작가이다. 먼로의 작품에 남성과 여성의 대결 구조나 선과 악의 대립과 같은 주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사람에 대한 연민 어린 시선과 애정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앨리스 먼로가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녀의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한 사건이 ‘왜, 어떻게’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모든 인물과 사건을 지배하며 작품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와 톤이다.
앨리스 먼로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또하나의 특징은 모호함이다. 먼로는 작중 인물의 행동이나 심리가 과거의 어떤 경험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 배경이나 이유를 정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모호하고 중의적인 표현 속에 감춘다. 앨리스 먼로는 ‘왜’에 대한 설명 없이,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고 미루어 짐작하고 생각하게 한다. 작가 마이클 온다체의 말처럼 앨리스 먼로는 독자에게 친절하게 먼저 다가오는 작가가 아니라, 우리가 먼저 먼로의 작품 곁으로 바싹 다가가야 하는 작가인 것이다.

지극히 평범한 인생들, 누구도 주목한 적 없는 그들의 내밀한 이야기

『디어 라이프』는 앨리스 먼로의 작가로서의 능력이 최고조로 발휘된 작품이다. 14편의 단편들은 너무도 유려하게 인생의 비밀에 다가서고 있어서, 이들을 읽으면 작가의 마음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언어들마다 공감이 넘쳐흐른다. 최후의 비밀스러운 진실이 드러나기까지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치달아간다. _보스턴 글로브

『디어 라이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어느 마을에서나 한 번쯤 볼 수 있을 법한, 제각기 나름의 상처나 사연을 지닌,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그들이 바로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그런데 그 평범한 사람들이 펼쳐놓는 이야기들은 자못 궁금하고 흥미롭다.

기차에서 벌어지는 충동적인 정사는 세련되고(「일본에 가 닿기를」), 남편의 옛 연인을 집에서 재우게 된 노부인의 가출은 귀엽다(「돌리」). 자존심 때문에 노년에 찾아온 단 한 번일지 모르는 로맨스를 외면하는 할아버지의 자격지심은 안쓰럽고(「자존심」), 돈은 많지만 장애를 가진 여성과 유부남의 연애사(「코리」)나 혼자서 병원을 찾아가느라 고군분투하는 건망증 심한 할머니의 이야기(「호수가 보이는 풍경」)가 선사하는 반전은 서늘하다. 앨리스 먼로는 오십 년 가까이 보통 사람들의 인생에 대한 작품을 선보여왔지만 그녀의 작품은 여전히 새롭고 흥미롭다. 모든 인생은 평범해 보여도 사실 늘 새롭고 기이한 것이라는 진리를 보여주는 듯하다.

『디어 라이프』에서 먼로가 주로 하고 있는 이야기 중 하나는 ‘기억’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를 반추하며 스스로에 대한 연민에 사로잡히게 하거나 반대로 의기양양해지게 만드는 기억의 효용에 관한 것이 아니라, 기억의 불완전성에 관한 것이다. 작중 인물들은 기억이란 믿을 수 없는 것임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다. “평소와는 좀 달랐어. 단단히 벼른 듯한 느낌. 그냥 나중에 그런 느낌이 든 것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건을 극적으로 재구성하는 경향이 있잖아”(「기차」) 같은 부분에서 드러나듯이. 그리고 그들은 그 깨달음이 주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신문이나 각종 자료를 쌓아두며 지나간 시절에 집착하거나(「기차」「자존심」) 기억을 되찾고 기억력을 점검하기 위해 심리상담가와 의사를 찾아간다(「자갈」「호수가 보이는 풍경」). 하지만 결국 그러한 노력은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되거나 좌절되고 만다. 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 괴로워하는 ‘나’에게 먼로는 다른 인물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거야. (…) 뭐가 어떻든 간에, 그냥 그러려고 해봐. 넌 할 수 있어. 하다보면 점점 쉬워질 거야. 주변 상황과는 아무 상관 없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 거야. 모든 걸 받아들이면 비극은 사라져. 혹은 가벼워지지. 어쨌든 그러면 그저 그 자리에서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돼”(「자갈」). 기억하려 애쓰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비극은 비극대로 행운은 행운대로 그저 자기 삶으로 받아들이면 또다시 살아갈 수 있으니 뒤돌아보지 말라고, 이 소설은 말하고 있다.

정밀하고 절제된 언어로 포착한 삶의 미묘한 순간들
아련하고 쓰라리지만 더없이 아름다운 삶의 한순간!


앨리스 먼로는 이야기의 전말을 독자에게 일일이 소개하지 않고 이야기 너머에 숨겨두거나 모호한 채로 내버려두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비밀스럽게 이끌어가곤 하는데, 『디어 라이프』에서도 그러한 특징은 두드러진다. 먼로는 남자가 자꾸만 도망을 가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기차」), 재스퍼 이모부와 그의 누나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안식처」), 카로 언니에게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자갈」), 프랭클린의 시에 담긴 사연은 과연 어떤 것인지(「돌리」) 공들여 설명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야기를 추동하는 핵심적인 요인이지만 대화나 짧은 언급을 통해 넌지시 암시만 될 뿐, 나머지는 작중 인물과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아마도 먼로는 인생의 모든 행동과 선택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듯, 중요한 것은 과거의 사연이나 이유보다는 주어진 각각의 현재, 우연과 운명이 겹쳐져 만들어낸 지금의 감정과 삶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결과 먼로의 이야기는 비밀스러우면서도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강렬하고 인상적인 여운을 남긴다.

『디어 라이프』를 읽는 독자들은 각 단편의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절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어떠한 기미도 보이지 않다가 돌연 몇십 년의 시간이 훌쩍 흐른다거나 불쑥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 사람이 주인공인가 싶으면 이야기는 어느새 예상치 못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고 있다. 인생이 그러하듯 그녀의 작품 역시 새로운 돌을 만나면 방향을 트는 물줄기처럼 유연하게 흘러간다. 독자에게 어떤 것을 강요하지도, 독자의 섣부른 기대에 응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녀가 구사하는 문장은 늘 최대한도로 정제되어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한결같은 호흡을 유지한다. 그렇게, 먼로의 작품은 플롯의 긴장감과 문장의 절제미를 동시에 유지하며 문학이란 어때야 하는지, 대가의 작품이 지닌 품격은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지극히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바로 그 삶이란 것이 우리에게 주는 찰나의 깨달음들이 열네 편의 이야기에 가득하다. 누구나 겪지만 결코 입 밖으로 꺼내본 적 없는 순간순간의 상실감, 사랑, 슬픔, 기쁨, 아찔함, 안도, 행복, 절망, 원망 혹은 연민 들이 이야기마다 빼곡하게 들어앉아 숨죽이고 독자를 기다린다. 앨리스 먼로는 간결하고 절제된 언어로, 그 밑에 흐르는 풍부한 광맥을 숨겨놓는 작가다. 그리고 이런 스타일은 매 작품마다 더 깊어지고 넓어졌다. 앨리스 먼로는 단편소설이 가지고 있는 미학을 극대화시키며 새로운 장을 연 작가이다. 먼로가 만들어낸 ‘단편 미학의 정수’가, 여기 『디어 라이프』에 오롯이 담겨 있다.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앨리스 먼로는 섬세한 스토리텔링으로 찬사를 받는 작가로, 명징성과 심리적 사실주의가 그 특징이다. 비평가들은 먼로를 캐나다의 체호프라고 부른다. 먼로의 단편들은 흔히 작은 타운을 배경으로 하는데, 그 사회에서 용인되는 존재로 살고자 하는 몸부림은 종종 긴장된 관계와 도덕적 갈등-세대 차이와 충돌하는 야심들에서 비롯한 문제들-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먼로의 글은 일상적이나 결정적인 사건들, 그런 에피파니를 다루면서, 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조명하고 실존적인 문제를 섬광 같은 번뜩임 속에 드러낸다.

언론사 추천

먼로는 먼로다. 그녀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 어떤 작가도 이렇게 짧은 이야기 속에 이렇게 많은 삶과 삶의 모습을 담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들은 다시 읽을 때마다 매번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_마이애미 헤럴드

은밀히 고조된 극적인 순간들이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스르르 빠져나간다. 묘사는 정확하고 간결하다. 분노와 슬픔의 감정은 날것 그대로가 아닌 절제된 형태로 나타난다. _뉴욕 타임스

앨리스 먼로는 존경할 만한 작가일 뿐 아니라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해야 하는 작가다. 『디어 라이프』는 그녀가 지금껏 써온 그 어떤 작품보다 풍부하고 놀랍다. _뉴욕 리뷰 오브 북스

앨리스 먼로 최고의 작품집. _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앨리스 먼로의 작품을 읽는 것은 마치 물을 마시는 것 같다. 독자는 읽고 있는 단어를 미처 알아차릴 겨를도 없이 만족감을 얻는 경이로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각각의 문장 뒤에 하나의 세계가 숨어 있고, 그것들은 다른 많은 소설에서보다 더 분명하게 마법을 걸어온다. _플레인 딜러

상대적으로 작은 화폭에 먼로는 어떻게 그렇게 훌륭한 효과를 내는 것일까? 이것은 지난 이십 년간 진지하게 단편을 쓰고자 했던 모든 사람들이 숙고했을 질문이다. 이 작품에서 먼로는 독자들의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것들을 포착하기 위해, 천부적이고 빈틈없는 단어들을 사용한다. 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그녀는 수십 년 동안, 그리고 현재에도, 가장 중요한 작가들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작품을 통해 문학의 가장 본질적이며 유쾌한 모든 면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은 훌륭한 문학이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당신도 일단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_글로브 앤 메일

더없이 훌륭하다. 다른 어떤 작가도 이렇게 짧은 분량 안에 이렇게 많은 것들을 담아내지 못할 것이다. 앨리스 먼로의 정교한 문장들은 일상의 표면 아래 풍부한 광맥을 숨기고 있다. _시카고 트리뷴

앨리스 먼로는 오랫동안 캐나다 문학의 보물 중 하나로 인정받아왔다. 이번 신작은 작품에 포함된 역사적인 견해와 자전적인 소재, 인상적인 풍경 묘사, 가끔씩 떠오르는 향수와 유쾌한 아이러니를 통해 그녀의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_워싱턴 타임스

앨리스 먼로는 이번 작품으로 다시 한번 왜 그녀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는 칭호를 받아야 마땅한지를 증명했다. _오프라 매거진

앨리스 먼로의 세계적인 명성을 감안할 때, 그녀를 캐나다의 체호프로 묘사하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하지만 그러한 타이틀조차 그녀의 문학적 영향력을 들여다보는 힌트 정도 밖에는 되지 못한다. 그녀의 열세번째 작품집 『디어 라이프』는 지적이고 세련된 이야기로 그녀의 명성에 빛을 더한다. _미네아폴리스 스타 트리뷴

앨리스 먼로의 놀라울 정도로 솔직하고 연민 어린 단편들은 인내와 삶이라는 고된 일을 계속 이어나가고자 하는 투지가 삶에 존엄성을 부여한다는 것을 한 개인의 마지막 나날을 통해 보여준다. _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놀라운 작품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거장의 솜씨로 재현했다. _타임아웃 뉴욕

거장의 작품. 젊은이와 노년 그리고 중년에 이르기까지 늘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밝고 변덕스러운 삶의 흐름을 간직한 다양한 상황 속에서 포착된다. _시애틀 타임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페이지마다 넘치는 그녀의 솜씨는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그녀의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혁명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 줌파 라히리

진정한 형식의 대가.
- 살만 루슈디

경이로운 작가.
- 조이스 캐럴 오츠

앨리스 먼로는 내가 아는 가장 가차없는 작가다. 동시에 가장 연민 어린 시선을 가진, 가장 솔직한, 가장 통찰력 있는 작가다.
- 제프리 유제니디스

앨리스 먼로는 내가 ‘소설은 나의 종교’라고 말할 때 내 마음에 떠오르는 (몇몇은 생존해 있지만 거의 작고한) 작가들 중 하나다.
- 조너선 프랜즌

『디어 라이프』 안엔 앨리스 먼로가 은퇴를 앞두고 쓴 마지막 작품들이 모여 있다. 현실의 우리가 알고 있는데도 말하지 않았던 것, 욕망했지만 실천하지 않은 것, 도망치느라 견디지 않았던 것들이 광채를 이루고 있다. 『디어 라이프』 의 화자들은 우리 대신 말하고 실천하고 견딘다. 평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은 삶의 심연을 봐버린 사람들의 비밀과 불안과 충동과 결핍이 신비롭게 조화를 이루며 폭죽처럼 쏟아진다. 상실되고 훼손된 것들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작품들은 역설적으로 지금 살고 있는 매 순간이 기념이 되도록 하는 지혜와 경이를 품고 있기조차 하다. 세밀하고 복합적이고 절제된 언어를 쓰는데도 먼로의 작품들 앞에 바싹 다가앉고 싶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인생의 한 순간들이 정확히 포착되며 통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통찰에 누군가는 찔리고 누군가는 고백하고 누군가는 균형을 잃고 누군가는 변화할 것이다. 이게 어떻게 단편이란 말인가? 앨리스 먼로는 질문을 들었다는 듯이 답해놓았다. '내가 쓰는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생'이라고.
- 신경숙(소설가)

앨리스 먼로의 소설은 아무렇지 않게 시작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게 전개된다. 그러다 마지막에 흩어졌던 조각들이 한꺼번에 모이면서 섬광을 쏘고 내뿜는다. - 은희경(소설가)

앨리스 먼로의 단편들을 읽고 나면, 소설이 한 인간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내면을 뒤흔드는 것은 틀림없이 가능하다고 믿게 된다. 문학이 읽히지 않는 시대, 노벨상 수상 작가라는 후광 때문이든 무엇 때문이든, 우리가 이제야 앨리스 먼로라는 이름에 주목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다.
정이현(소설가)

회원리뷰 (41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사람들마다 나름의 비밀이 있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22.03.24 | 추천16 | 댓글2 리뷰제목
이 책은 김탁환님이 <읽어가겠다; http://blog.yes24.com/document/7860469>에서 소개한 책입니다. 2013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의 마지막 단편집입니다. <디어 라이프>에는 10개의 단편과 표제작인 ‘디어 라이프’를 포함하여 어린 시절의 삶을 돌아보는 네 편의 글을 담았습니다. 김탁환님은 먼로의 단편은 늙은 개구리 같다고 비유하였습니다. 아마도 세;
리뷰제목

이 책은 김탁환님이 읽어가겠다; http://blog.yes24.com/document/7860469에서 소개한 책입니다. 2013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캐나다 작가 앨리스 먼로의 마지막 단편집입니다. <디어 라이프에는 10개의 단편과 표제작인 디어 라이프를 포함하여 어린 시절의 삶을 돌아보는 네 편의 글을 담았습니다. 김탁환님은 먼로의 단편은 늙은 개구리 같다고 비유하였습니다. 아마도 세상의 3대 불가사의라는 우스갯소리를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럭비공이 튀는 방향, 개구리가 뛰는 방향, 그리고 여인의 마음은 정말 불가사의하다는 것 말입니다. <디어 라이프에 실린 단편들은 읽는 이가 예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말을 보인다는 것을 개구리와 비유한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와의 이별을 다룬 영화 어웨이 프롬 허의 원작을 쓴 앨리스 먼로는 1931년 생입니다만, <디어 라이프에 실린 단편들의 시간적 배경은 더 옛날인 것들도 있습니다. <디어 라이프를 읽게 된 것은 김탁환님이 소개한 일본에 가 닿기를기차등 두 작품이 열차를 매개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읽어보니 두 작품 이외에도 아문센에서도 기차가 등장합니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반전의 무대가 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할 적에 차를 몰고 장거리 여행을 다니곤 했습니다. 시골길을 가다보면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화물칸의 숫자를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열차를 타보는 꿈을 꾸곤 했습니다. 최근에는 캐나다의 태평양쪽에 있는 뱅쿠버에서 대서양쪽의 핼리팩스까지 연결되는 횡단열차을 타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두 작품을 통하여 캐나다의 횡단열차의 분위기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탁환님은 디어 라이프에 실려 있는 이야기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 같다고 했는데, 역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시대적으로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임에도 남녀 사이의 관계가 충동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할 뿐만 아니라 함께 여행하고 있는 딸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도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파티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가 그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가도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그와 같은 판타지는 동면에 빠지듯 하고 일상적인 애정이 변함없이 견고하게 되돌아왔다고 하는데,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습니다. 딸과 함께 토론토에 도착했을 때 그 남자가 기다리는 것을 발견한 여인은 놀라면서 반가웠던가 봅니다. 작가는 그 순간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녀는 케이티의 손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바로 그 순간 아이는 그녀에게서 떨어지며 손을 놓았다. 그녀는 피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다음에 다가올 일을 기다렸다.(41)” 딸아이를 챙기는 일보다 만나고 싶었던 남자와의 관계가 흘러가는 대로 맡기겠다고 생각하는 어머니가 있을까요? 열편의 단편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 아니라 수 없었습니다.

 

부자집 외동딸과 혼외관계를 맺고 그녀의 재산을 빼돌리는 유부남의 이야기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가 충격적인 결말을 암시하면서 끝이 납니다. 등장인물들이 20세기 중반 캐나다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설을 보면, 작가는 단편 자존심의 마지막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화자의 집 뒷마당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이 부분은 아련하고 쓰라리지만 더 없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더 깊이,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시간의 매정함(혹은 너그러움), 산다는 것의 팍팍함(혹든 소중함), 생존한다는 것의 안쓰러움(혹은 거룩함), 곁에 있는 존재의 체온(혹은 더는 가까워질 수 없는 존재의 체온) 등의 모순적인 것 같으면서도 잘 융화되어 녹아 있다(418-9)”라고 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읽어내지 못했으니 아무래도 처음부터 다시 읽어봐야 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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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앨리스 먼로 _ 디어 라이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자* | 2021.11.08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디어 라이프'는 총 10편의 단편소설과 4편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뒤쪽의 4편의 이야기에는 '피날레'라는 소제목이 따로 붙어있었다. 작가가 1931년 생이다 보니 이야기들의 배경은 거의 다 자신이 살아왔던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2차 세계 대전이 배경인 경우도 많고. 단편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그녀의 작품 하나하나에서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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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는 총 10편의 단편소설과 4편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뒤쪽의 4편의 이야기에는 '피날레'라는 소제목이 따로 붙어있었다.

작가가 1931년 생이다 보니 이야기들의 배경은 거의 다 자신이 살아왔던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2차 세계 대전이 배경인 경우도 많고.

단편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그녀의 작품 하나하나에서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진지하게 느낄 수 있다.

인물마다 그 나름의 인생 역정을 겪게 되는데 그녀는 우리를 그런 장면들 속으로 담담하게 안내해준다.

하지만 담담한 그녀의 글 사이사이로 터져 나오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주인공들이 느끼는 어떤 예감 같은 것들, 어쩌면 나는 그들보다 오히려 더 먼저 불길함을 느끼곤 하며 더욱 불안해했다.

책을 읽고 나니 왜 그녀가 현대 단편의 거장이라고 불리는지를 알 수 있었다.

소설이니까 특별히 창조된 것이 아닌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의 모습들에

정겹기도 했고, 어이가 없기도 했으며, 나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시대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지금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도 꽤 나오지만,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을 옹호하지는 않는 그녀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의 피날레 4편을 나는 소설을 읽듯이 읽었는데, 

그녀는 이 이야기들이 자전적 이야기이지 소설은 아니라고 밝히긴 했다.

그녀는 일기를 쓰지 않았기에 과거를 회상해서 쓴  글들이 전부 사실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심정적인 것만큼은 진실하다고 한다.

이런 자전적인 이야기를 쓰는 데에는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의 절필을 선언하며 마지막에 이런 글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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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 앨리스 먼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다*앤 | 2021.10.1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디어 라이프. 책을 읽기 전에도 다 읽은 후에도 참 다정한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포함해서 총 14개의 단편들을 담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짧은 분량으로 인간의 깊은 내면을 모두 담아낼 수 있었는지 읽는 내내 감탄스러웠다.   여기 나오는 이들은 모두 평범한 이들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인간 본연의 모습은 날카롭고 서늘하다. 그래서 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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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라이프. 책을 읽기 전에도 다 읽은 후에도 참 다정한 제목이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포함해서 총 14개의 단편들을 담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짧은 분량으로 인간의 깊은 내면을 모두 담아낼 수 있었는지 읽는 내내 감탄스러웠다.

 

여기 나오는 이들은 모두 평범한 이들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인간 본연의 모습은 날카롭고 서늘하다. 그래서 앨리스 먼로가 그리는 인간들이 우리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른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낯선 곳을 서성거릴 때, 어두운 감정들에 짓눌려 숨이 막힐 때, “사람들은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한단다.”라고 말하던 목소리를 떠올려본다. “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거야. (...) 뭐가 어떻든 간에, 그냥 그러려고 해봐. 넌 할 수 있어. 하다보면 점점 쉬워질 거야. 주변 상황과는 아무 상관없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 거야. 모든 걸 받아들이면 비극은 사라져. 혹은 가벼워지지. 어쨌든 그러면 그저 그 자리에서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돼.”라고 말하던 또 다른 목소리도 떠올려본다. 그럼 그들을 통해 전하려고 하는 앨리스 먼로의 따뜻한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416p)

 

 

흐름을 따라가는 것. 자신을 내맡기는 것.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내맡기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다. 머리의 안쪽과 바깥쪽 사이에 세워진 벽이 무너져야 했다. 진실함에는 그것이 요구 되었다. (29p)

 

내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뭐든 어중간한 진실은 그들을 죽일 수 있으니까요. (31p)

 

객차들 사이에는 다른 객차로 넘어갈 수 있는, 각 객차들을 연결하는 짧은 통로가 있었다. 그곳에 서면 기차의 움직임이 갑작스럽고 무섭게 느껴졌다. 뒤에도 무거운 문이, 앞에도 무거운 문이 있었고, 통로 양쪽에는 덜컹거리는 금속판들이 있었다. 그 금속판들이 기차가 정차할 때 내려지는 계단을 가려주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통과할 때 늘 걸음을 서둘렀다. 덜컹대는 소리와 흔들림은, 결국 세상 모든 것이 그리 필연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사람들은 무심한 듯, 하지만 다급하게 덜컹대는 소리와 흔들림을 통과한다. (35p)

 

객차들 사이 시끄러운 공간에 망연히 앉아 있는 케이티. 울지도 않고, 칭얼거리지도 않고, 어떤 설명도 희망도 없이 그곳에 영원히 앉아 있어야 하는 것처럼. 묘하게 표정이 없는 눈동자와 살짝 벌어진 입, 그러다 아이는 자기가 구조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울기 시작한다. 그제야 아이는 자기 세상을 되찾는다. 괴로워하고 불평할 권리를 되찾는다. (37p)

 

그들 중 누구도 어떤 종파의 일원이나 엄격하고 까다로운 사람들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를 잠깐 보고 어떻게 그런 것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37~38p)

 

사랑에 관한 한 정말로 변하는 것은 없다. (88p)

 

그녀는 줄곧 존재해왔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사라졌다. 존재한 적조차 없는 것처럼. 사람들은 현명하게 잘 처리하면 이 충격적인 사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처럼 부산스레 돌아다녔다. 그 역시 관습을 따르며 서명하라는 곳에 서명을 했고, 그들의 말대로 유해를 처리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유해遺骸라니 얼마나 굉장한 말인가. 찬장에 남겨져 켜켜이 그을음을 묻히며 말라간 무언가처럼. (117p)

 

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거야.” 그가 말했다. “뭐가 어떻든 간에, 그냥 그러려고 해봐. 넌 할 수 있어. 하다보면 점점 쉬워질 거야. 주변 상황과는 아무 상관 없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 거야. 모든 걸 받아들이면 비극은 사라져. 혹은 가벼워지지. 어쨌든 그러면 그저 그 자리에서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돼.”

이제, 안녕.

그가 어떤 의미로 그 말을 했는지 나는 안다. 그러는 것이 정말로 옳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 카로는 여전히 물을 향해 달려가 의기양양하게 자기 몸을 던지고, 나는 여전히 그것에 붙들려 있다. 그녀가 무슨 말이라도 해주기를 기다리면서, 첨벙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리면서. (142p)

 

무슨 일이든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러니까, 세상 모든 일이 그에게 불리한 쪽으로만 일어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삼진 아웃으로 모자라 이십진 아웃까지 당한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나아진다. (...) 의지만 있다면 어떤 일도 좋게 만들 수 있다. (175~176p)

 

무엇보다 끔찍했던 것은 캐나다와 뉴펀들랜드 사이, 우리 해안과 가까운 바다에서 민간인을 태운 페리가 침몰한 것이었다.

그날 밤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어 타운의 거리를 배회했다. 바다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사람들이 자꾸 생각났다. 뜨개질을 하고 있던, 내 어머니만큼 나이가 들었을 노부인들, 치통을 앓는 꼬마. 죽기 전 마지막 삼십 분을 뱃멀미로 툴툴거리느라 다 써버렸을 사람들. 나는 한편으로는 공포와 한편으로는-최대한 비슷하게 묘사한다면-서늘한 흥분이 뒤섞인 아주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날아가고, 한순간에 나 같은 사람들이나 나보다 더 못한 사람들이나 그들 같은 사람들이나 모두 평등-이렇게 말해야겠다-평등해진다. (183p)

 

지금 생각하면 내 학창 시절은 내가-내 얼굴이-어떻게 보이는지에 익숙해지다가,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익숙해지다가 다 가버린 것 같다. 내가 새로운 사람들과 끊임없이 부대끼지 않고도 이곳에서 살아남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 그리고 이곳에서 용케 버텨낸 것을 나는 작은 승리라고 생각한다. (189p)

 

그때 나는 생각했다. 오래 살다보면 많은 문제들이 그냥 해결된다고. 선택된 사람들만 들어가는 모임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어떤 장애를 가지고 살았건 그 시기에 이르면 많은 문제들이 상당수 해결된다. 모두의 얼굴이 고통을 경험했다. 당신의 얼굴만이 아니라. (197p)

 

내가 그해의 문 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 말했다.

미지의 세계로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내게 빛을 주세요.”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어둠으로 나가 신의 손을 잡으시오. 그것이 그대에게 빛보다 더 좋고 알려진 길보다 더 안전할 것이오.” (276p)

 

모든 것은 가두어 잠가버릴 수 있다. 그러는 데 필요한 것은 단지 결심뿐이다. (278p)

 

내게 일어난 일은 드문 일은 아닌 것 같았다. 책에 없다면 진짜 인생에는 있을 것이다. 그 문제를 다루는 상투적인 방법이 있을 것이다. 틀림없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걷는 것도 물론 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걸음을 멈춰야 할 때가 있었다. 이런 규모의 타운에서조차 자동차와 빨간 신호등 때문에 멈춰야 했다. 가다 서다 하며 어설프게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었고,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처럼 떼지어 돌아다니는 학생들도 있었다. 왜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는지,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며 바보같이 구는지, 쓸데없고 불필요한 존재들이 넘쳐났다. 어느 곳에나 노골적인 모욕이 흘러넘쳤다.

상점과 간판처럼, 섰다 출발하는 자동차 소음도 모욕이었다. 어디에서나 이것이 삶이라고 외쳐댔다. 우리에게 그것이 필요하다는 듯이, 더 겪어봐야 한다는 듯이. (323p)

 

우리는 싸울 여력이 없어.” 그가 말했다.

참으로 그렇다. 나는 우리가 얼마나 늙었는지 잊고 있었다. 모든 것을 잊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세상에는 늘 괴로워할 것과 불평할 것이 존재한다. (330p)

 

우리는 스스로가 꽤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그냥 죽을 수도 있다. (330p)

 

무언가를 다 하고, 끝내고, 마무리를 할 때 들리는 일상적인 소음이 사라지고 나면 집은 낯선 장소가 되어갔다.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일들이 잠잠히 가라앉고, 그들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의 쓰임새가 서서히 줄어들었다. 가구들도 모두 그 자체의 세계로 물러났다. 더는 누군가의 관심을 받기 위해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해방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아마 그랬을 것이다. 자유. 낯선 느낌. 하지만 내가 잠들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고 결국 새벽이 될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자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360p)

 

서쪽으로는, 길게 휘감아 도는 강과 들판과 나무와 일몰이 가로막히는 것 없이 다 보였다. 사람들과 얽혀들 일도 없고, 일상적인 생활도 영원히 없을 것 같았다. (363p)

 

사람들은 어떤 생각들을 하지만 그것들은 이내 사라진다. 살다보면 그렇게 된다.

요즘에는 부모 노릇을 오래 하다보면 실수인 줄 아는 실수뿐 아니라 딱히 실수인 줄 모르는 그런 실수도 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면 내심 얼마간 초라해지고 이따금 스스로에게 혐오감을 느끼기도 한다. (369~370p)

 

나는 페기를 울린 일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했을까? 그때는 그 질문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나는 용감하지 않았다. 처음 다녔던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가 나를 쫓아와 돌멩이로 맞히면 나는 울었다. 타운의 학교에서 선생님이 엉망진창으로 지저분한 내 책상을 웃음거리로 만들려고 나만 혼자 교실 앞으로 불러냈을 때도 울었다. 선생님이 그 문제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서, 어머니가 전화를 끊은 뒤 내가 자랑스러운 딸이 아니라는 사실에 참담한 심정을 견디며 흐느꼈을 때도 나는 울었다. 어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용감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누군가 페기에게 무슨 말을 했을 테고, 페기도 나와 마찬가지로 뻔뻔하지 않아서 훌쩍였을 것이다. (387~388p)

 

이 나라에 폭격 훈련을 받으러 왔던, 폭격 도중 대부분 죽음을 맞게 될 그 청년들은 아마도 콘월이나 켄트, , 스코틀랜드의 평범한 억양으로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그들이 입을 열면 곧바로 축복의 말이 쏟아질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 앞에 놓인 미래가 재앙뿐이라는 사실, 평범한 그들의 생명이 창밖으로 날아가 땅에 부딪혀 박살날 거라는 사실은 내게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그저 그 축복에 대해, 그런 축복을 받는다면 얼마나 근사할지에 대해, 그럴 가치가 없는 페기라는 여자가 그런 행운을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지에 대해 생각했다.

(...) 그리고 그들이 아직 완전히 여물지 않은 내 에로틱한 환상 속에 머물러 있는 사이, 그들은 떠나버렸다. 그들 중 몇몇이, 대부분이, 영원히 떠나버렸다. (388~389p)

 

그 딸은 한동안 내가 어른이 되어 살던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살았다.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써 보낼 수도 있었고, 어쩌면 찾아가볼 수 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나의 어린 식구들과 한결같이 불만족스러웠던 내 글쓰기 때문에 바쁘지만 않았다면. 하지만 그때 내가 정말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사람은 더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내 어머니였다.

어머니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리고 장례식에도 나는 집에 가지 않았다. 내게는 어린 자식이 둘 있었는데 밴쿠버에는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었다. 우리는 거기까지 갈 경비가 없었고 내 남편은 의례적인 행동을 경멸했다. 하지만 그것이 왜 그의 탓이겠는가. 내 생각도 같았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415~4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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