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5년 09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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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8쪽 | 368g | 128*188*20mm |
ISBN13 | 9788954637626 |
ISBN10 | 8954637620 |
출간일 | 2015년 09월 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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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8쪽 | 368g | 128*188*20mm |
ISBN13 | 9788954637626 |
ISBN10 | 8954637620 |
유려한 시적 언어의 멜로디 속에 흩뿌려진 지극히 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삶의 파편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작가인 토니 모리슨의 소설 『술라』가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토니 모리슨의 두번째 소설인 『술라』는 1973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르며 호평을 이끌어낸,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술라』에서 토니 모리슨은 1920년대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오하이오 주 메달리언 보텀 흑인들의 삶을 단짝 친구인 술라와 넬, 두 여성의 삶과 사랑, 우정을 중심으로 그려냈다. 토니 모리슨만의 유려한 시적 언어가 자아내는 리드미컬한 선율 위로, 신화적 상상력 위에 세워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뉴욕 타임스]는 “엄청나게 아름답다. 대단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생생하다”라고 호평했고, [뉴욕 리뷰 오브 북스]는 “토니 모리슨은 그저 중요한 현대 소설가가 아니라 미국 문학의 권위자”라고 치켜세웠다. |
1부 011 2부 127 작가의 말 251 옮긴이의 말 260 |
살아온 시간이 우주의 시간처럼 느껴질 때 분명 나의 삶인데 타인의 삶도 나의 삶도 누구의 삶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가 바라는 삶을 위해 살기도 하고 누군가를 위해 내 삶을 바꾸기도 하고, 온전히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과 겹쳐질 때 그런 때가 있다. 슬프지만. 자의인지 타의인지를 구분 짓는 것 또한 의미 없다. 때로는 삶이 그렇게 흘러갈 때도 있으니까.
자신의 강한 욕망에 이끌리다가도 언젠가 자신의 삶에 책임을 져야 할 때쯤 알게 될지도 모른다. 본래의 나는 없고 사회가 바라는 나, 타인이 인정하는 방식대로 살고 있는 나.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배경이나 시대적 배경에 우리 자신을 꼭 맞도록 디자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술라>는 미국 격동기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1차 세계대전이 있었고, 누구나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힘들었던 혼돈의 세상 속에서 유색인종의 인권 따위 생각할 겨를도 없었겠지만, 있다 해도 그것은 무시와 폭력과 궁핍의 다름 아니었다. 백인과 유색인종을 철저히 구분 지어 살아가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여성들의 삶은 어땠을까. 짓밟히고 파괴되고 가혹한 삶,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이야기는 넬과 술라의 모든 것을 공유하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고 갈등을 겪고 헤어지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사건과 관계의 속성 등을 거칠지만 섬세하게 묘사한다. 모든 것을 한 몸인 듯 공유했던 넬과 술라는 시간이 흘러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며 이후에 대조적인 삶을 보여준다. 일찌감치 결혼을 통해 안정된 삶을 택한 넬과 자유를 선택한 술라. 넬이 여느 여자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동안 자유를 택했던 술라는 욕망이 이끌리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존재의 근거를 관습이나 타인에게서 찾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살아가다 보니 사람들에게 술라는 그저 '도전'이고 '악마'였고 '마녀'였다.
"어떻게 사는데?"
"죽어가고 있지. 바로 나처럼 말이야.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그 여자들은 그루터기처럼 죽어간다는 거야.
나, 나는 저 미국삼나무 중 하나처럼 쓰러지고 있고. 나는 정말로 이 세상에서 살아봤어."
"정말? 그 증거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뭔데?"
"보여줘? 누구한테? 얘, 내 마음은 내가 갖고 있어.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도.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 거야."
"외롭잖아. 그렇지 않니?"
"그렇지. 하지만 내 외로움도 내 것이야. 지금 네 외로움은 누군가 딴 사람 거고.
딴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건네준 거지. 그게 뭐 대단하니? 중고 외로움이지."
"남자들은 붙잡아둘 가치가 있어, 술라"
"나보다 더 가치 있지는 않아.
게다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서 남자를 사랑한 적은 없었어.
가치는 그거랑은 상관없어."
"그럼 뭐랑 상관있는데?"
"내 마음이랑. 그게 전부야"
_<술라> 본문 중에
그러나 절제 없는 욕망에만 이끌린 술라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다. 분명 관습에 대한 도전이었고 분명한 메시지는 던지고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술라가 그랬듯. 그 무언가가 되지 못 한 채로. 흑인 여성에게 사회가 제공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의 방증이겠다. 미국 격동의 시대에 유색인종들이 살아가는 법칙은 논리가 아닌 순종이었고 삶은 사는 것이 아닌 살아내는 것이었고 결혼은 사랑이 아닌 분노와 결단의 결과물이었다.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악과 더불어 평생을 살아왔고,
하느님이 그들을 돌봐주실 거라고 믿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하느님에게는 형제가 하나 있고
그 형제는 하느님의 아들을 받아들여준 적이 없다고 믿었다.
그런 마당에 어째서 그가 그들을 봐주겠는가?
_<술라> 본문 중에
“우리가 하려고 하면서 동시에 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기를 썼던 것이 다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자기 자신을 찾는 것과 그런 자신을 기를 쓰고 부정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넬은 자기 자신을 찾고 싶었을지 모른다. 동시에 자기 자신을 철저히 숨기며 부정해야만 했다. 자유를 찾고자 하는 욕망은 있으나 안전한 삶을 택했던 넬은 관습을 따르며 사는 것으로, 떠난 남편 대신 힘들게 아이들을 책임지고 키우며 사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허나, 넬을 어려서부터 봐 왔던 술라의 할머니 에바는 넬에게 말한다. 넬도 술라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고 억압했던 것을 마침내 깨닫고 받아들이기까지 우주 같은 시간이 흐른 것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그리고 술라는 세상을 떠났고, 남는 건 돌고도는 슬픔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친구로 시작하였으나 서로의 희망은 되지 못했던 넬과 술라. 넬이 좀 더 진짜 자기 자신을 일찍 찾을 수 있었다면, 술라를 이해해 줄 수 있었다면, 그들에게도 가혹한 세상이 작은 희망이 되어줄 수 있었을까. 때로는 존재 자체만으로 희망이 되기도 하니까. 악이 알아서 제 갈 길을 가도록 놔두지는 않았지 싶다.
[도서] 술라
토니 모리슨 저/송은주 역
문학동네 | 2015년 09월 25일
내가 관심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해서 구입하게 된 책이다. 표지와 내지편집도 깔끔하고 좋아서 소장하기도 괜찮은 책인 것 같다. 사실 외국 번역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라서 읽는 속도는 느렸지만, 재밌었고 내용도 좋은 책이었다. 영어원서로도 공부용으로도 많이 읽힌다고 해서 원서도 사볼까 한다. 안타까운 등장 인물들 ..... ㅜㅜ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의 지원으로 < 재즈 >이후 두 번째로 만나게 된 토니 모리슨 작가님의 작품 < 술라 >이다. < 재즈 >를 읽고 어렵기는 했지만, 독특한 구조를 가진 작품에 매력을 느꼈고, 다시 읽으면서 좀 더 제대로 읽어 보고, 제대로 읽어 볼 수 있어서 좋아졌던 작품이라 다음 작품도 얼른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의치 않았던 상황도 있었고, 덕분에 책과 멀어져버린 탓도 있어 이제야 < 술라 >를 만나게 되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넬은 자유롭고, 분명해 보이는 술라에게 끌리었고, 그들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늘 함께였던 둘은 어느날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고 만다. 그러나 어느새 그들은 죄책감을 뒤로 하고, 사건에 대해 잊어가며 지낸다. 그리고 넬은 결혼을 하게 된다. 넬의 결혼을 돕던 술라는 불현 듯 사라져 10년 후 모습을 들어낸다.
10년후 등장한 그녀의 모습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그녀의 행동들이 바텀의 사람들에게... 심지어는 넬에게마저 그녀는 악마로 생각되게 되었다. 술라의 자유분방함이 넬의 삶과 바텀의 사람들의 사람들의 삶을 엉망으로, 불안하게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악마로 생각했고, 악마로부터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고 애썼다. 악마로부터 뺏기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술라의 삶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자유로운 그녀의 삶을 무조건 맞다고 응원 할 수없었다. 그녀의 할머니도, 어머니도, 술라에게 옳은(?) 삶을 일러주지 않았고, 술라가 두 여성을 보고 배우고, 미워했던 모습들을 따라 그녀는 자라왔고, 그 누구도 없이 스스로 모습을 만들고 모두가 당연히 따르고 있던 일들과 달리 그녀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이 모든 것을 정해진 방식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그녀는 마녀로 보일 뿐이다.
사실 초반에는 잘 읽혔던과 달리 후반부로 가면서 좀 힘들어졌다. 술라의 삶에 잘 이해나 공감점을 찾기 힘들어 졌고, 뭘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었다.
힘겨운 여자의 삶이... 그 보다 더 고되고, 고통스러웠을 흑인여성의 삶을 만나게 되면서 지금의 여자의 삶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삶에 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토니 모리슨 작가님의 작품은 여러번 읽으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이고, 한 번 읽었을 때 잘 느껴지지 않는 점들이 다시 읽게되거나 조금 더 알게 된 후에 읽게 된 후에 읽게 되었을 때 더 잘 다가오고, 느낌도 달라지는 것 같다.
처음 읽었던 작품인 < 재즈 >도 적응 안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읽기 넘 힘들었는데... 다시 읽으니 더 재밌고, 독특한 구조도 신선하고, 재밌게 읽히고, 책의 내용도 좀 더 이해 할 수 있었떤 것 같다. 고로 < 술라 >도 다시 도전!!
모름지기 토니 모리슨 작가님의 작품들은 2번 이상은 읽어주어야 할 것 같다. ^^;;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읽을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작가님의 작품인 것 같다.
좋은 책과 작가님을 만나게해주신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들을 계속 더 만나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