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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5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68g | 128*188*20mm
ISBN13 9788954637626
ISBN10 8954637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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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유려한 시적 언어의 멜로디 속에 흩뿌려진
지극히 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삶의 파편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작가인 토니 모리슨의 소설 『술라』가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토니 모리슨의 두번째 소설인 『술라』는 1973년 전미도서상 후보에 오르며 호평을 이끌어낸,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술라』에서 토니 모리슨은 1920년대부터 196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오하이오 주 메달리언 보텀 흑인들의 삶을 단짝 친구인 술라와 넬, 두 여성의 삶과 사랑, 우정을 중심으로 그려냈다. 토니 모리슨만의 유려한 시적 언어가 자아내는 리드미컬한 선율 위로, 신화적 상상력 위에 세워진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뉴욕 타임스]는 “엄청나게 아름답다. 대단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생생하다”라고 호평했고, [뉴욕 리뷰 오브 북스]는 “토니 모리슨은 그저 중요한 현대 소설가가 아니라 미국 문학의 권위자”라고 치켜세웠다.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게 나야.” 넬은 속삭였다. “나.”
넬은 자기가 무슨 뜻으로 그렇게 말한 것인지 전혀 몰랐지만 한편으로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이게 나야. 난 그들의 딸이 아니야. 나는 넬이 아니야. 나는 나야. 나.”--- p.47

어떤 감정들은 견뎌내야만 했으니까. 그들은 하고픈 말이 넘쳤고 말해야 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했다. 슬픔 혹은 황홀함이 넘치는 개울을 흔들어야 했기 때문에 몸을 흔들었다. 그 모든 삶과 죽음이 저 작은 관 속에 갇혔다는 생각에 춤을 추고 고함을 질렀다. 신의 뜻에 반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고, 신의 손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거기 닿는 것뿐이라는 자기들의 신념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p.99

“이봐, 여자들이 원하는 건 자기들의 불행뿐이야. 너를 위해 죽어달라고 구슬려봐. 그러면 평생 네 것이 될 거야.” --- p.123

사람들은 의사가 병을 고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아무도 그들에게 그렇게 해준 적이 없었다. 죽음이 우연이라고도 믿지 않았다. 삶은 우연일 수 있어도 죽음은 고의적이었다. 자연이 삐딱하다고도 믿지 않았다. 단지 불편할 따름이었다. 역병과 가뭄은 봄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우유가 응고될 수 있다면, 울새들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신은 아신다. 악의 목적은 그것을 견디는 것이며, 사람들은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홍수, 백인들, 홍역, 기근과 무지를 견디기로 결심했다. 그들은 분노는 잘 알았지만 절망은 몰랐다. 자살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유로 죄인들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다. 그들이 할 법한 일이 아니었다. --- p.130∼131

“지옥의 진짜 끔찍한 점은 그것이 영원하다는 점이야.” 술라가 한 말이었다. 그녀는 어떤 것이든 언제까지나 영원히 해야 한다면 그것이 바로 지옥이라고 했다. --- p.155

남자들은 떠나고 아이들은 자라나고 죽는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불행조차 지속되지 않는다. 언젠가는 불행마저 그녀를 떠나갈 것이다. 바닥에 몸을 둥글게 말고 몸부림치게 만들고 그녀를 후려치는 이 지극한 슬픔도 사라질 것이다. 그마저도 잃게 될 것이다. --- p.156

폭풍처럼 거칠게 휘몰아치는 그 모든 환희의 한가운데에 슬픔의 눈이 있었다. 그 침묵의 한가운데에는 영원이 아니라 시간의 죽음이 있었고, 너무나 심오해 단어 자체가 그 의미를 잃는 고독이 있었다. 고독은 다른 사람의 부재를 가정하는 것인데, 그 절망적인 영역에서 그녀가 발견한 고독은 결코 다른 사람들의 가능성을 인정한 적이 없었던 터였다. 그때 그녀는 울었다. 가장 작은 것들의 죽음에 흘리는 눈물이었다. --- p.178

“ (…) 얘, 내 마음은 내가 갖고 있어.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도.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 거야.”
“외롭잖아, 그렇지 않니?”
“그렇지. 하지만 내 외로움도 내 것이야. 지금 네 외로움은 누군가 딴사람 거고. 딴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건네준 거지. 그게 뭐 대단하니? 중고 외로움이지.” --- p.205

“(…) 누군가에게 잘해준다는 건 누군가에게 비열하게 구는 거랑 똑같아. 위험하지. 그래봤자 아무것도 얻지 못해.”
--- p.20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어떻게든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
가장 작은 것들의 죽음에 흘리는 눈물

그들이 사는 언덕배기 땅의 이름은 ‘보텀Bottom’이다. 노예 시절, 백인인 그들의 주인들은 어려운 일을 끝내면 자유와 저지대bottom 땅 한 뙈기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땅을 주기가 아까웠던 백인들은 교묘한 술수를 부렸다. 미안한데 골짜기 땅을 주어야겠다고 말한 것이다. 놀란 노예들은 골짜기가 저지대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아이고, 아니야! 저 언덕 보이지? 저기가 저지대야. 비옥하고 기름진 땅이지.”
“하지만 저기는 언덕 위인데요.” 노예가 말했다.
“우리한테야 높은 곳이지.” 주인이 대꾸했다. “하지만 하느님이 내려다보실 때는 저기가 바닥이라고. 그래서 우리가 보텀이라고 부르는 거야. 천국의 바닥이란 뜻이지. 그러니까 최고 좋은 땅이다 이 말이야.” _본문 16쪽

주인의 설명에 노예들은 언덕배기 땅 ‘보텀’을 달라고 졸랐고, 백인들은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다. 위에 있는 보텀 땅을 주고 아래쪽의 비옥한 골짜기 땅을 지킨 것이다. 도입부의 이 흥미로운 역전逆轉은 좋은good 것과 나쁜evil 것이 사실은 그 반대일 수도 있고 어쩌면 애초에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술라』의 한 주제 의식이 잉태되는 지점이다.

그곳 보텀에서, 흙이 흘러내리고 씨앗이 씻겨나가고 겨울에는 내내 바람이 몰아치는 ‘천국의 바닥’에서, 흑인들은 백인들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것에 겨우 위안을 삼으며 살아나갔다.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야 살아지는 인생. 보텀에는 그런 인생들이 있었다. 전쟁의 기억을 떨치지 못해 미쳐버릴 수밖에 없었던 퇴역군인 섀드랙은 ‘전국 자살일’을 만들고 매해 1월 셋째 날 동네방네 종을 울리며 다녔다. 남편이 떠나버려 살 길이 막막했던 에바는 다리 하나를 자른 값으로 세 아이를 키워냈다. 더이상 노예가 아니었음에도 그들은 ‘“발에 걷어차이고도 꼬리를 흔드는 개”처럼’ 구차한 미소를 지어야 했고, 팔이 가느다란 백인 소년에게 일자리를 빼앗겨야 했다. 보텀에는 제 자식의 몸에 불을 붙여야만 했던 사람이 있었고, 방구석에 틀어박혀 술로 세월을 보내거나 오로지 섹스로 공허를 달래야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유와 방종, 윤리와 비윤리의 모호한 경계에서
팽팽하게 힘을 겨루는 너와 나, 나와 나

그리고 그곳 보텀에는 두 소녀 술라와 넬이 있었다. 꿈속에서 이미 만난 사이인 것처럼 처음부터 친밀함을 느낀 그녀들은 서로를 통해 성장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집안에서 자랐지만, 오히려 그래서,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반겼다. 전혀 다르면서도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철저히 외로웠던 두 소녀는 서로에게 거의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동네 아이 치킨 리틀을 죽게 한 사고 이후 조금씩, 그리고 넬이 결혼을 하고 술라는 도시로 떠나면서부터는 더더욱, 둘의 삶은 각기 다른 궤도를 따라 내달리기 시작했다.
10년 후 술라가 울새떼와 함께 보텀에 돌아왔다. 영화배우처럼 당돌하게 차려입고 나타난 그녀는 보텀에 어울리지 않았다. 술라는 할머니 에바를 양로원에 보내고 마을의 여러 남자들과 섹스를 하는 등,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며 사람들의 반감을 샀다. 보텀 사람들은 술라가 악마라는 확신에 차서 그들끼리 똘똘 뭉치기 시작했다. 술라를 향한 증오는 지난한 그들 삶에 묘한 활력소가 되었다. 술라의 한쪽 눈꺼풀 위 모반, 한때 장미 모양으로 보이던 그것은 악마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어느 날 넬은 술라가 자기 남편 주드와 섹스를 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단짝이었던 친구에게 자기 삶의 뿌리와도 같은 대상인 남편을 빼앗긴 넬. 그녀가 누군가를 보조하는 존재로 살던 자기 인생의 참 실상을 마주하게 되는 건 그로부터도 아주 긴 시간이 더 흐른 뒤였다.

“오, 사람들은 날 사랑해줄 거야.
시간은 걸리겠지만 나를 사랑해줄 거라고.”

자칫 술라와 넬의 이야기를 권선징악의 이분법적 알레고리로 읽기 십상이지만, 사실 토니 모리슨은 『술라』 속 그 어떤 인물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할 의도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오히려 선과 악, 자유와 방종, 윤리와 비윤리의 경계의 모호함에 대해 역설한다. 넬에게 던지는 에바의 말, “완전히 똑같아. 너희 둘 다. 너희 둘 사이에는 아무 차이도 없었어”(본문 242쪽)가 그 방증이다. 책에 수록된 ‘작가의 말’ 또한 그렇게 읽힌다.

흑인 작가들의 가치는 자신들의 인종 또는 등장인물의 인종 탓에 ‘정치적으로만’ 분석당하는 운명에 처했다. 필리스 휘틀리가 “하늘은 파랗다”고 쓰면, ‘흑인 노예 여성에게 파란 하늘은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비평적 질문이 나온다. (…) 1970년 『술라』를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미 내 처녀작 『가장 푸른 눈』에 대해 흑백 양쪽의 비평가들이 쓴 글을 읽고 울적해지는 경험을 했다. (…) 그 소설이 좋다면 그것은 어떤 유의 정치에 충실했기 때문이었다. 나쁘다면 그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판단은 ‘흑인들은 이렇다?혹은 이렇지 않다’의 여부에 달려 있었다. 이번에는 나 역시 그에 똑같이 대응하여, 그런 관점들의 천박함은 무시해버리고,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이미 더렵혀진 풍경에 이야기의 뿌리를 내렸다. (…) 등장인물이 얼마나 ‘도덕적’인가로 가치를 따지는 이들에 의해 밀려난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의 유일한 선택은 나 자신의 감성을 충실히 따르는 것뿐이었다. 나 자신의 관심사, 질문, 도전 들을 더 멀리까지 탐구하는 것이었다. (본문 252∼253쪽)

백인 남성 작가 위주의 문학계에서 토니 모리슨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작품들이 철저히 ‘정치적으로’ 평가되는 경험을 해야 했다. 백인에 대해서는 언제 쓸 예정이냐는 질문 역시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계속해서 흑인들의 삶에 대해 쓴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법한 일이기도 했건만 그녀는 기꺼이, 오히려 더 자유롭고 당당하게 흑인과 흑인 여성에 대해 썼다. 죽어가는 술라가 남긴 말 “오, 사람들은 날 사랑해줄 거야. 시간은 걸리겠지만 나를 사랑해줄 거라고.”(208∼209쪽)는 어쩌면 토니 모리슨 본인의 말일지도 모른다.

‘정치적’ 작가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토니 모리슨이 누군가의 대변자로서 무엇에 대해 항변하거나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소설을 썼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녀는 옳거나 그른 것 중 어느 하나를 택해서 쓰고 그 이야기를 자신의 무기로 삼으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자신이 읽고 싶은 것에 대해 썼다. 그것이 그녀의 이야기들이 그저 허망한 분노의 표출, 과거에 사로잡힌 진부한 기록에 머물지 않고 오랜 세월 빛나는 이유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화려하고 아름답다. 대단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생생하다. 사랑과 격정의 아우성이 가혹하고 격렬할 뿐 아니라 쾌활하고 익살스럽다. _뉴욕 타임스

단연 훌륭하다! 죽음, 성, 우정, 결핍의 비밀, 그 정수를 탁월하게 그려냈다. _뉴스위크

황홀하다. 강렬하다. _시카고 데일리 뉴스

토니 모리슨은 어머니이자 전사, 마녀이자 이야기꾼으로서 궁핍하고 소외된 교외의 흑인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여성적 자질의 신화적 힘에 천착한다. _타임스

어디에서든 애서가들이 돌려가며 읽어야 할 소설. _로스앤젤레스 프리 프레스

흑인 영가처럼 애절하고 꽉 쥔 주먹처럼 분노에 차 있다. 더없이 맑고 울림 있는 언어로 당신을 아프게 할 것이다. _플레이보이

회원리뷰 (5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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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주*야 | 2021.11.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살아온 시간이 우주의 시간처럼 느껴질 때 분명 나의 삶인데 타인의 삶도 나의 삶도 누구의 삶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가 바라는 삶을 위해 살기도 하고 누군가를 위해 내 삶을 바꾸기도 하고, 온전히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과 겹쳐질 때 그런 때가 있다. 슬프지만. 자의인지 타의인지를 구분 짓는 것 또한 의미 없다. 때로는 삶이 그렇게 흘러갈 때도 있으니까.;
리뷰제목

살아온 시간이 우주의 시간처럼 느껴질 때 분명 나의 삶인데 타인의 삶도 나의 삶도 누구의 삶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가 바라는 삶을 위해 살기도 하고 누군가를 위해 내 삶을 바꾸기도 하고, 온전히 나의 삶이 아닌 타인의 삶과 겹쳐질 때 그런 때가 있다. 슬프지만. 자의인지 타의인지를 구분 짓는 것 또한 의미 없다. 때로는 삶이 그렇게 흘러갈 때도 있으니까.

 

자신의 강한 욕망에 이끌리다가도 언젠가 자신의 삶에 책임을 져야 할 때쯤 알게 될지도 모른다. 본래의 나는 없고 사회가 바라는 나, 타인이 인정하는 방식대로 살고 있는 나.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배경이나 시대적 배경에 우리 자신을 꼭 맞도록 디자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술라>는 미국 격동기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1차 세계대전이 있었고, 누구나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힘들었던 혼돈의 세상 속에서 유색인종의 인권 따위 생각할 겨를도 없었겠지만, 있다 해도 그것은 무시와 폭력과 궁핍의 다름 아니었다. 백인과 유색인종을 철저히 구분 지어 살아가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여성들의 삶은 어땠을까. 짓밟히고 파괴되고 가혹한 삶,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이야기는 넬과 술라의 모든 것을 공유하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고 갈등을 겪고 헤어지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사건과 관계의 속성 등을 거칠지만 섬세하게 묘사한다. 모든 것을 한 몸인 듯 공유했던 넬과 술라는 시간이 흘러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며 이후에 대조적인 삶을 보여준다. 일찌감치 결혼을 통해 안정된 삶을 택한 넬과 자유를 선택한 술라. 넬이 여느 여자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동안 자유를 택했던 술라는 욕망이 이끌리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존재의 근거를 관습이나 타인에게서 찾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살아가다 보니 사람들에게 술라는 그저 '도전'이고 '악마'였고 '마녀'였다.

"어떻게 사는데?"

"죽어가고 있지. 바로 나처럼 말이야.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그 여자들은 그루터기처럼 죽어간다는 거야.

나, 나는 저 미국삼나무 중 하나처럼 쓰러지고 있고. 나는 정말로 이 세상에서 살아봤어."

"정말? 그 증거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뭔데?"

"보여줘? 누구한테? 얘, 내 마음은 내가 갖고 있어.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도.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 거야."

"외롭잖아. 그렇지 않니?"

"그렇지. 하지만 내 외로움도 내 것이야. 지금 네 외로움은 누군가 딴 사람 거고.

딴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건네준 거지. 그게 뭐 대단하니? 중고 외로움이지."

"남자들은 붙잡아둘 가치가 있어, 술라"

"나보다 더 가치 있지는 않아.

게다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어서 남자를 사랑한 적은 없었어.

가치는 그거랑은 상관없어."

"그럼 뭐랑 상관있는데?"

"내 마음이랑. 그게 전부야"

_<술라> 본문 중에

그러나 절제 없는 욕망에만 이끌린 술라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다. 분명 관습에 대한 도전이었고 분명한 메시지는 던지고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술라가 그랬듯. 그 무언가가 되지 못 한 채로. 흑인 여성에게 사회가 제공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 상황의 방증이겠다. 미국 격동의 시대에 유색인종들이 살아가는 법칙은 논리가 아닌 순종이었고 삶은 사는 것이 아닌 살아내는 것이었고 결혼은 사랑이 아닌 분노와 결단의 결과물이었다.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악과 더불어 평생을 살아왔고,

하느님이 그들을 돌봐주실 거라고 믿지 않았다.

그보다는 오히려, 하느님에게는 형제가 하나 있고

그 형제는 하느님의 아들을 받아들여준 적이 없다고 믿었다.

그런 마당에 어째서 그가 그들을 봐주겠는가?

_<술라> 본문 중에

 

“우리가 하려고 하면서 동시에 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기를 썼던 것이 다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자기 자신을 찾는 것과 그런 자신을 기를 쓰고 부정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넬은 자기 자신을 찾고 싶었을지 모른다. 동시에 자기 자신을 철저히 숨기며 부정해야만 했다. 자유를 찾고자 하는 욕망은 있으나 안전한 삶을 택했던 넬은 관습을 따르며 사는 것으로, 떠난 남편 대신 힘들게 아이들을 책임지고 키우며 사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허나, 넬을 어려서부터 봐 왔던 술라의 할머니 에바는 넬에게 말한다. 넬도 술라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고 억압했던 것을 마침내 깨닫고 받아들이기까지 우주 같은 시간이 흐른 것이다. 깨달음은 언제나 늦다. 그리고 술라는 세상을 떠났고, 남는 건 돌고도는 슬픔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친구로 시작하였으나 서로의 희망은 되지 못했던 넬과 술라. 넬이 좀 더 진짜 자기 자신을 일찍 찾을 수 있었다면, 술라를 이해해 줄 수 있었다면, 그들에게도 가혹한 세상이 작은 희망이 되어줄 수 있었을까. 때로는 존재 자체만으로 희망이 되기도 하니까. 악이 알아서 제 갈 길을 가도록 놔두지는 않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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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술라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c******a | 2021.08.0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도서] 술라 토니 모리슨 저/송은주 역 문학동네 | 2015년 09월 25일 내가 관심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해서 구입하게 된 책이다. 표지와 내지편집도 깔끔하고 좋아서 소장하기도 괜찮은 책인 것 같다. 사실 외국 번역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라서 읽는 속도는 느렸지만, 재밌었고 내용도 좋은 책이었다. 영어원서로도 공부용으로도 많이 읽힌다고 해서 원서도 사볼까 한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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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술라
토니 모리슨 저/송은주 역
문학동네 | 2015년 09월 25일


내가 관심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해서 구입하게 된 책이다. 표지와 내지편집도 깔끔하고 좋아서 소장하기도 괜찮은 책인 것 같다. 사실 외국 번역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라서 읽는 속도는 느렸지만, 재밌었고 내용도 좋은 책이었다. 영어원서로도 공부용으로도 많이 읽힌다고 해서 원서도 사볼까 한다. 안타까운 등장 인물들 .....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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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모리슨(Toni Morrison) / 술라(Sula)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베*문 | 2020.01.2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의 지원으로 < 재즈 >이후 두 번째로 만나게 된 토니 모리슨 작가님의 작품 < 술라 >이다. < 재즈 >를 읽고 어렵기는 했지만, 독특한 구조를 가진 작품에 매력을 느꼈고, 다시 읽으면서 좀 더 제대로 읽어 보고, 제대로 읽어 볼 수 있어서 좋아졌던 작품이라 다음 작품도 얼른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의치 않았던 상황도 있었고, 덕분에 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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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의 지원으로 < 재즈 >이후 두 번째로 만나게 된 토니 모리슨 작가님의 작품 < 술라 >이다. < 재즈 >를 읽고 어렵기는 했지만, 독특한 구조를 가진 작품에 매력을 느꼈고, 다시 읽으면서 좀 더 제대로 읽어 보고, 제대로 읽어 볼 수 있어서 좋아졌던 작품이라 다음 작품도 얼른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의치 않았던 상황도 있었고, 덕분에 책과 멀어져버린 탓도 있어 이제야 < 술라 >를 만나게 되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넬은 자유롭고, 분명해 보이는 술라에게 끌리었고, 그들은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늘 함께였던 둘은 어느날 끔찍한 사건을 일으키고 만다. 그러나 어느새 그들은 죄책감을 뒤로 하고, 사건에 대해 잊어가며 지낸다. 그리고 넬은 결혼을 하게 된다. 넬의 결혼을 돕던 술라는 불현 듯 사라져 10년 후 모습을 들어낸다.

10년후 등장한 그녀의 모습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그녀의 행동들이 바텀의 사람들에게... 심지어는 넬에게마저 그녀는 악마로 생각되게 되었다. 술라의 자유분방함이 넬의 삶과 바텀의 사람들의 사람들의 삶을 엉망으로, 불안하게 만들어 놓았다. 사람들은 그녀를 악마로 생각했고, 악마로부터 소중한 것들을 지키려고 애썼다. 악마로부터 뺏기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술라의 삶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자유로운 그녀의 삶을 무조건 맞다고 응원 할 수없었다. 그녀의 할머니도, 어머니도, 술라에게 옳은(?) 삶을 일러주지 않았고, 술라가 두 여성을 보고 배우고, 미워했던 모습들을 따라 그녀는 자라왔고, 그 누구도 없이 스스로 모습을 만들고 모두가 당연히 따르고 있던 일들과 달리 그녀의 삶의 방식대로 살아간다. 그러한 그녀의 모습이 모든 것을 정해진 방식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그녀는 마녀로 보일 뿐이다.

 

사실 초반에는 잘 읽혔던과 달리 후반부로 가면서 좀 힘들어졌다. 술라의 삶에 잘 이해나 공감점을 찾기 힘들어 졌고, 뭘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었다.

힘겨운 여자의 삶이... 그 보다 더 고되고, 고통스러웠을 흑인여성의 삶을 만나게 되면서 지금의 여자의 삶에 대해, 그리고 그들의 삶에 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토니 모리슨 작가님의 작품은 여러번 읽으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이고, 한 번 읽었을 때 잘 느껴지지 않는 점들이 다시 읽게되거나 조금 더 알게 된 후에 읽게 된 후에 읽게 되었을 때 더 잘 다가오고, 느낌도 달라지는 것 같다.

처음 읽었던 작품인 < 재즈 >도 적응 안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읽기 넘 힘들었는데... 다시 읽으니 더 재밌고, 독특한 구조도 신선하고, 재밌게 읽히고, 책의 내용도 좀 더 이해 할 수 있었떤 것 같다. 고로 < 술라 >도 다시 도전!!

모름지기 토니 모리슨 작가님의 작품들은 2번 이상은 읽어주어야 할 것 같다. ^^;;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읽을수록 매력을 느끼게 되는 작가님의 작품인 것 같다.

좋은 책과 작가님을 만나게해주신 네이버카페 ‘리딩투데이’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작가님의 작품들을 계속 더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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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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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작가님 다른 작품 궁금해서 구입했어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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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 | 2021.10.14
구매 평점5점
재미있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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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c******a | 2021.08.03
구매 평점5점
영어공부하시는 분들이 재밌게 원문으로도 읽는 책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a****g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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