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19년 01월 24일 |
---|---|
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90g | 150*210*20mm |
ISBN13 | 9791160402247 |
ISBN10 | 1160402248 |
출간일 | 2019년 0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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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80쪽 | 390g | 150*210*20mm |
ISBN13 | 9791160402247 |
ISBN10 | 1160402248 |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대한민국 부모들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는, 소설판 [SKY 캐슬] 14만 독자의 사랑을 받았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의 심윤경 작가가 일곱 번째 장편소설이자 17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성장소설 『설이』로 돌아왔다.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성장소설 이상의 성장소설’로 불렸다면, 『설이』는 ‘완전히 새로운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설이’의 혹독한 성장담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강하고 세차며 맹렬하면서도 따뜻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설이』는 난마처럼 뒤얽힌 교육 문제에 갇혀 갈 길을 잃어버린 이 시대 부모와 아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화제가 된 드라마 [SKY 캐슬]과 닮아 있다. 그러나 [SKY 캐슬]이 입시를 둘러싼 부조리에 집중되어 있다면, 『설이』는 본질적으로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좋은 교육 환경 아래서 성취와 성공을 위해 행해지는 부모 코칭이 과연 진정한 사랑인지를 묻는다. 『설이』는 얼마나 아이를 키우기 힘든지에 관한 어른들의 이야기뿐인 현실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자라기 힘든지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설이』를 읽는 독자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는 말 뒤에 숨은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짜 사랑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설이 작가의 말 |
설이라는 책음 아이의 학교 과제 때문에 구매하게 된 책입니다.
그런데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읽으면 너무 좋을 책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 무척 반성의 시간을 준 책이기도 한데요.
저 역시 아이에게 사랑을 줄 때 아이를 위해서라는 마음으로 행동하지만 그것이 과연 사랑인지 아이에게도 사랑으로 느껴질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고, 아이들과 같이 책 읽으면서 다시한번 얘기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나온 유기아 설이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도 작가는 유머스럽게 펼쳐 나갔다.
책을 읽는 동안 몇 번이나 훌륭한 문장에 감탄했고
유머스런 상황 묘사에 여러 번 웃음을 터뜨렸다.
전혀 웃을만한 상황이 안 되는데도 웃음이 나왔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궁금했고
자신을 맡아서 키워주겠다는 시현이 부모님에게 대드는 당돌함에 놀랐다.
인격적으로 존경하던 곽은태 선생님을 직접 집으로 가서 생활하는 동안에
실망하는 설이 마음에 공감했다.
근래에 보기 드믄 책이다.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말로는 다 표현하기가 힘들다.
직접 읽어보고 판단하시기를!
또 이런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널리 강추한다.
읽기 전에
심윤경 작가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을 감명 깊게 읽었던 터라 작가의 작품을 골라 책을 구입하였다. 이전 책에서도 아이의 시선을 따라 어른을 바라보고 감정을 다 풀어내지 못하는 나이이기에 그의 감정선은 언제나 불분명한 무언가를 표현하고 그려내기에 불완전함에도 글 속에서 녹아들고 파고드는 감정을 온전히 읽는 자의 몫으로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었다.
이야기
주인공 설이는 보육원 출신이다. 입양과 파양을 세 번에 거쳐서 위탁가정인 현재 이모에게 맡겨졌다. 보육원에 버려진 과정도 드라마틱하였다. 친모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가 보육원 앞에까지 와서 과일바구니에 담은 아이를 건네지 못하고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어버렸고, 새해 첫날 미사를 보고 돌아오던 보육원 원장이 설이를 발견하였다. 새해 첫날 발견된 아이, 그래서 '설'이다.
세 번의 파양은 설이의 잘못도 아니고, 그 가정에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사연이 있었다. 다들 이해하고 납득할만한 그런 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하필 음식물쓰레기 더미 속 발견된 설이에게는 모든 것이 버림받아서 발생한 그 뿌리로부터 기원하는 알 수 없는 나쁜 일이 자신 탓으로 여겨진다.
사실 버린 이의 잘못이고, 버린 이가 받아야 할 비난이고 어른들이 감수해야 할 고통과 슬픔이 오롯이 설이라고 하는 버림받은 이에게 전가되는 듯 하다.
그런 설이에게 가족이란, 사랑을 받고 주는 것이란 정립되지 않고 배워야 하는 무엇이고
낯설은 것이라서 부자연스럽고 어려운 것이었다. 보육원 안에 원장이 특별히 아낀다는 표현과 함께원장실에 머물때 읽을 책을 주고 학습을 하게 했기에 설이는 대화와 소통, 따뜻함을 피부로 느끼는 접촉보다는 잘 해내는 것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그리고 위탁모 이모에게 맡겨졌을 때 그녀의 특별함, 많이 배우지 못하고 어리숙하며 아이를 낳은 적 없는 나이 많은 그녀가 예민하고 섬세한 설이를 설이 그 자체로 받아주고 기다려주는 것으로 설이의 특별함이 성장한 것이다.
이모와 설이의 특별한 관계,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부모와 자식 관계가 아닐까 싶은 모습이었다. 어느 날 버려진 유기견 아코를 설이가 집에 데려온다. 이모는 그 아코를 버려야 한다거나 어떻게 키울 것인가 추궁하기보다는 아코를 키우고 길러내는 설이의 조력자가 된다.
아코와 함께 하려는 설이의 마음을 그려내는 부분은 설이 그 자체인 듯 하였다. 산책을 가자고 조르지 않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설이 뒤에 숨어 있으며 무언가를 요구하기 보다는 지금 이 사람이 나를 버리지 않을까 매사 눈치보며 마음 졸여하는 자신 그 자체.
세 번째 파양 이후, 설이는 우연히 인근 사립으로 전학을 가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세상과는 다른 사람이라는 경계에 서게 된다. 경계를 만드는 어른들은 대단한 울타리를 가진 그 학교에위험하고 좋은 도움 되지 못할 듯 한 설이를 밀어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학력테스트를 하고 원어민이 영어로 대화를 걸어온다. 파양될 즈음 증상이 함묵증이었던 그녀는 아무말없이 있다가 이들의 선 긋기에 스스럼없이 영어로 되묻는다.
경계 안에 스며들기 위해 시작한 영어 대화는 오히려 사교육 없이 비참하기 그지 없어야 할 그녀의 입에서 유창한 영어가 쏟아지고 그 뒤로 학력적인 측면에서 월등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적개심을 드러낸다.
그 적개심의 중심에 시현이 있다. 자신이 가장 의지하고 어른의 표본, 사랑받고 싶은 이의 표본 의사 곽원장님의 아들. 이렇게 인물 한 명 한 명이 완벽하게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상황과 사건이 중심 인물을 위해 돌아가지도 않는다. 살아서 움직이고 상황은 달라진다.
시현이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존재, 부유하고 교양있는 부모 밑에서 사랑 그 자체를 받으며 자라왔으나 적개심으로 다른 아이를 밀어내고 부모에게 반항을 일삼는 그저 기대에 못미치는 아이이다. 반면 낳지 않았고 입양과 파양을 거치면서 어렵게 보육원 직원이었던 자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모가 현재 대리 부모 중인 설이는 이모로부터 한없이 신뢰받고 사랑받는 모습이다. 다만 세상은 설이가 가진 재능, 성적으로 보이는 영리함을 어리숙한 이모로부터 벗어나 더 키워지길 바란 것이다.
설이에 대한 설정이나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부차적인 것이다. 처음부터 부모가 없었던 설이에게서 부모란 무엇인가를 찾게 하면서 읽는 내내 이 글을 읽는 이가 누구이든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한다. 부모라면 당신은 혹시 시현이의 학교에서 보이는 그 수많은 부모들처럼 아이에게 충분한 것을 주었으니 이제 받아낼 차례이다 라고 생각하면서 빚을 받듯이 학습, 성장, 학교, 진로 등을 요구하지 않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부모는 어떻게 해야 된다는 것일까. 곽원장은 병원에서 마주한 설이에게 무조건 많이 웃을 수 있어야 하며 그 일이 우선이며 너는 너만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집에서 아들 시현이를 맞이할 때는 웃는 것보다 앞으로 잘되어지는 성공 궤도 어디쯤을 가리키며 최선을 다하여 혹은 죽을 힘을 다하여 학습과 진로 만을 생각하게 한다. 설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웃음을 지워버린 것이다.
직장 동료에게 일의 능력이 못미친다고 밥 먹는 시간, 잠 자는 시간을 캐물어 가며 조금 더 학습하고 나아져야 하며 아끼는 마음으로 그러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을 요구할 수 있을까. 아이도 하나의 인격이다. 아는 말이지만 우리는 내 아이니까, 그 아이를 위해서라는 상대가 없는 나를 위한 포장을 한다. 생각말고 행동의 변화를 한 발짝 더 바라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