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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년 봄의 제사

원년 봄의 제사

: 무녀주의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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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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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56g | 128*188*21mm
ISBN13 9791196251741
ISBN10 119625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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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홑옷을 입은 현지 소녀가 방금 숨이 끊긴 꿩을 들며 불평했다. 소녀는 말하면서 경멸하듯 얼굴을 돌리면서도 사살당한 꿩은 꽉 쥐고 있었다. 사실 장안에서 온 오릉규(於陵葵)가 꿩을 몇 마리 잡아 술안주로 삼자고 제안했을 때 남 비위 맞추는 데는 별 재간이 없는 관노신(觀露申)의 혀 밑에서도 침이 고였다. 화살촉이 꿩 깃털과 지방을 뚫고 들어가는 순간, 노신 또한 별로 불쌍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 p. 12

“실제로는 명문의 후손인 나에게 실망했다, 맞나?”
“맞아. 정말 많이 실망했어.” 규는 전혀 거리낌 없이 대답했다. “나는 이렇게 타락한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건 너희 같은 옛 귀족밖에 없다고 생각했거든. 너희에겐 아직도 내가 동경하는 것들이 남아 있어서 오래 전에 멸망한 초나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너는 고대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우리 시대의 일에 대해서도 거의 아는 게 없네…….” --- p.21

백부 관무구는 자녀에게 매우 엄격했고, 약영이 반항적인 아이인 것도 맞긴 했다. 약영은 어릴 때부터 오빠와 함께 제사에 대한 기술을 배웠고 나중에 한나라 국가 제사에 참여하는 무녀로 성장할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기의가 기억하기로 약영이 이렇게 맞은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 p.27

마침내 기의는 엎드려 있는 사람 그림자와 몇 걸음 떨어진 곳까지 왔다. 기의는 더 가까이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땅에서 얼음으로 굳어지고 있는 피를 밟을까 두려웠다. 기의는 조심조심 얼어붙은 검붉은 액체를 피해 엎드린 사람의 머리 옆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살며시 허리를 굽혀 등롱을 자기 무릎 앞으로 옮겼다. 바닥에 엎드린 사람은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았다. --- p.32

“이게 바로 4년 전에 백부님 댁에서 일어난 참극이야.”
관노신이 사건 정황을 다 얘기한 뒤에도 하늘은 아직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았고 저녁놀 가장자리만 살짝 어스름해졌다.
“4년 전이라고?”
오릉규는 이 말을 되풀이하고 곱씹으며 당시 일을 떠올렸다.
그때 만 열세 살이었던 규는 막 활쏘기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손에선 굳은살이 자꾸만 찢어지며 끔찍한 고름이 흘러나오고, 새살이 자라면 다시 굳은살이 박이곤 했다. 규에게 활쏘기를 가르쳐준 전직 장군은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살아 돌아온 장본인으로 얼굴에 지네 같은 흉터가 나 있었다. --- p.37

“네가 원한다면 지금 바로 여길 떠날 수 있어. 아무도 날 오라 가라 할 사람이 없고, 다른 사람을 오라 가라 할 수 있는 건 나밖에 없거든. 하지만 오늘은 특별히 네가 내게 명령을 내리도록 허락할게. 기회는 딱 한 번뿐이고, 내용은 ‘당장 날 데리고 운몽택을 떠나줘’로만 한정할게. 그 외엔 일체 받아들일 수 없어. 밤길을 가는 게 겁나면 내일 일찍도 괜찮고. 어쨌든 네가 그렇게 요구하면 난 기필코 널 위해 해낼 거야.”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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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선의 흐름, 뜻밖의 진상, 반전을 고루 갖춘 훌륭한 작품이다.
- 장저우 (중국 미스터리 번역가)
미스터리 사상 전대미문의 동기!
- 미쓰다 신조 (일본 미스터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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