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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일기

: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

김연수 | 레제 | 2019년 07월 2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40건 | 판매지수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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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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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년 07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80g | 130*200*18mm
ISBN13 9791196722005
ISBN10 119672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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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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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내게 혹은 이 세계에 일어났을 때,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뭔가를 끄적이는 일이었다. (……) 그 문장들이 대답이 될 수 있을까?

『시절일기_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은 김연수가 지난 십 년간 보고 듣고 읽고 써내려간 한 개인의 일기이자 작가로서의 기록이다. 그 시간 안에서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 속의 평범한 개인이자 가장이었고, 어쩌면 가장 치열하게 한 시대를 고민했을 사십대의 어른이었고, 지금-여기를 늘 들여다보고 고민하고 기록해야 하는 작가였다. 그는 끊임없이, 쓰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 멈칫거리고 그리고 다시 쓰는 사람이다. 시를 발표하고 장편소설을 펴내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새 이십오 년, 그는 여전히 글쓰기라는 업業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그 질문하는 일이 그에게는 곧 ‘쓰기’인 셈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내가 쓴 글, 저절로 쓰여진 글 5

제1부 장래희망은, 다시 할머니 13
제2부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니라 망각 57
제3부 그렇게 이별은 노래가 된다 109
제4부 나의 올바른 사용법 151
제5부 그을린 이후의 소설가 221

참고문헌+ 302
ps 사랑의 단상, 2014년 305

저자 소개 (1명)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 지옥 같은 세상 속에서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타자의 고통 앞에서 문학은 충분히 애도할 수 없다. 검은 그림자는 찌꺼기처럼 마음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애도를 속히 완결지으려는 욕망을 버리고 해석이 불가능해 떨쳐버릴 수 없는 이 모호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문학의 일이다. 그러므로 영구히 다시 쓰고 읽어야 한다. 날마다 노동자와 일꾼과 농부처럼, 우리에게 다시 밤이 찾아올 때까지.(49쪽)

소설가란 소설가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사람을 뜻한다. 소설가란 지금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는 얘기다. 소설 쓰기에 영적인 요소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 다. 소설가는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소설을 쓴다. (……) 새로 시도할 때마다 실패하는 것, 그게 바로 데뷔작 이후, 그을린 이후, 모든 소설가의 운명이다.(52~53쪽)

아마도 언제나 “소설을 쓰고 있는 사람” 김연수는 1970년생이다. 지난 십 년, 청년이던 작가 김연수는 온전히 사십대를 지나보냈다. 사십대-어른의 한가운데에서 그는 용산참사와 세월호의 침몰, 문화계 블랙리스트, 2016년의 촛불들…… 등의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겪고 견뎌내고 맞이했다. 그의 시선과 질문과 고민들은 그사이 더 예민해지고 더 깊어졌다. 그런 그의 시간 속에, 당연히 ‘우리’ 또한 함께 있었다. 그것은 그와 우리가 함께 지나온, 함께 견뎌온, 함께 맞이한 시간이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여러 날 동안 눈을 감았고, 말을 잃었고, 펜을 놓았다. 다시 눈을 뜨고 말을 찾고 펜을 들고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세상을 움직이는 커다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과연 제 삶의 시간조차 제 뜻대로 할 수 없는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작가는 끊임없이 묻고 또 묻는다. 문학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예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질문들은 결국 그의 업業인 글쓰기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 책 속의 질문들과 어떤 대답들은 어쩌면 지금의 김연수라는 소설가가 있게 한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새삼 확인하게 해주기도 한다. 그의 문학/글쓰기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 그는 글쓰기를 통해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지체되는 시간이 자기 인생이 된다고 할 때, 인간은 그 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요? 그런 의문이 저를 소설로 이끌었습니다.

저는 거시적으로 제대로 작동되는 역사가 아니라, 개인의 삶 속에서 한없이 지체되는 역사에 관심이 갑니다. 인과율이 지체되는 동안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우연과 신화와 운명에 끌립니다. (……)

우리의 삶은 구불구불 흘러내려가는 강을 닮아 있습니다. 인간의 시간은 곧잘 지체되며 때로는 거꾸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깊은 어둠 속으로 잠겨들지만, 그때가 바로 흐름에 몸을 맡길 때라고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쉼없이 흘러가는 역사에 온전하게 몸을 맡길 때, 우리는 근대 이후의 인간, 동시대인이 됩니다. 그때 저는 온전히 인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깊은 밤의 한가운데에서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역사의 흐름에 몸을 내맡길 때, 우리의 절망은 서로에게 읽힐 수 있습니다. 문학의 위로는 여기서 시작될 것입니다.(296~301쪽)

책을 읽고, 그림과 영화와 연극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고, 이해/감당할 수 없는 사건들을 만나면서 그는 쉬지 않고 ‘쓰고’, 계속해서, 점점 더, 끊임없이, 소설가가 ‘되어간다’. 그리고, 그렇게 끊임없이 질문하며 쉼없이 ‘쓰는’ 그를 우리가 ‘읽는’ 동안, 우리는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시간을 발견하게 된다. 그 힘이 우리를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렇게 견디기 위해서 소설가들은 소설을 쓰고 감독들은 영화를 만들고 시인들은 시를 쓴다. 마찬가지로 견디기 위해 사람들은 소설과 시를 읽고 영화를 본다. 애도를 완결짓기 위해서가 아니라, 애도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들은 날마다 읽고 써야만 한다.(44쪽)

이 책은 어쩌면 그를 통해, 함께 (쓰고) 읽는 우리의 일기일지도 모른다.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동안 그가 작가로서, 한 개인으로서 써내려간 매일의 기록이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왜 누군가를 그토록 사랑하느냐면, 대체불가능하기 때문에.
_결국 빛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김제훈 학생의 어머니 이지연씨는 아무리 어두워도, 또 아무리 오래 걸려도 기다릴 수 있다고 말한다. 대신에 그동안 뭔가를 하고 싶다며, 십 년 정도 하다가 몸이 아파서 그만둔 서예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 어둠 속에서 기다리며 이지연씨는 말한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붓놀림 같은 것들이 눈에 삼삼해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다른 사람들 마음에 큰 빛이 되면 참 좋겠구나, 밝은 빛이 되면 참 좋겠구나, 그런 생각을 해요.”(83쪽)

어둠 속에서는 조금의 빛이라도 너무나 눈부시게 느껴진다. 암흑 속의 빛. 그건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빛이다. 그렇기에 기적이다. 아들을 잃고도 다른 사람의 마음에 빛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우리는 직접 겪지 않아도 알고 있다.

지난 십 년간의 일기들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밤의 시간을 함께 지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작은 빛들 또한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그와 우리가 함께 지나온 밤의 기록이며 그 안에서 발견한 작은 빛의 기록이다. 지금은 마치 어떤 절망상태 속에 있는 듯 느껴지더라도 우리는 결국, 함께, 빛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어둠만을 볼 뿐이다. 그게 바로 인간 의 슬픔과 절망이다.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이 이 세계를 다르게 보려면 빛이 필요하다. (……) 어떻게 하면 슬픔과 절망에서 벗어나 이 세계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하룻밤 자고 일어났 더니 온 동네 꽃들이 모두 피어나던, 내 고향의 부활절 풍경이 그런 새로운 빛 속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94쪽)

지난 십 년간 김연수가 읽은 책과 세상의 기록, 글쓰기에 대한 질문과 그 안에서 발견한 어떤 빛에 대한 이야기랄 수 있는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인 「ps 사랑의 단상, 2014년」은 단편소설이다. 그것이 끝난 뒤에야 가능한 사랑.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겨우 깨닫게 되는 것은 언제나 그후의 일이다.

이제는 당신의 뒷모습만 떠오릅니다. 얼굴은 어떻게 생겼더라,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 뒷모습만, 그저 뒷모습만. 내가 당신의 뒷모습을 사랑한 게 아니었는데도 가을의 거리에서 돌아서 걸어가던 그 뒷모습, 여름의 방에서 땀을 흘리며 잠들었던 당신의 뒷모습만 떠오릅니다. (……)

이상한 일이기도 하지요. 당신이 곁에 있을 때 내겐 손이나 발 혹은 심장 같은 게 없어도, 심지어 나란 사람이 애당초 이 세상에 없었다고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겠다고 생각했으니. 그럼에도 내가 세상에 태어나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그렇게 자라서 이 세상에는 나뿐만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당신이라는 사람이 있어서 우리가 만나고 사랑하게 됐다는 게 기적처럼 여겨집니다. 나의 쓸모는 거기에 있었습니다.(327~328쪽)

지난 뒤에야 깨닫게 되는 것들, 그리고 그 기록들. 이것은 비단 사랑만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소설은 지난 십 년간 작가가 되묻고 되물었던 질문에 대한 다른 방식의 대답일지도.

회원리뷰 (40건) 리뷰 총점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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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나의 고독한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 같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책*****우 | 2021.01.07 | 추천1 | 댓글1 리뷰제목
이 책이 나왔을 땐 여름이었는데 그 사이 한 번의 겨울과 한 번의 여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되었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엔 새벽마다 산책을 하며 지기 직전의 달들을 보곤 했다. 이젠 추워져서 새벽 산책은 못 하지만, 대신 밤마다 덧창을 닫으며 달을 올려다본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집의 사면에 창문이 있는 건 큰 축복이다. 어디에서건 달을 볼 수 있으니깐. 봄밤;
리뷰제목

이 책이 나왔을 땐 여름이었는데 그 사이 한 번의 겨울과 한 번의 여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되었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엔 새벽마다 산책을 하며 지기 직전의 달들을 보곤 했다. 이젠 추워져서 새벽 산책은 못 하지만, 대신 밤마다 덧창을 닫으며 달을 올려다본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집의 사면에 창문이 있는 건 큰 축복이다. 어디에서건 달을 볼 수 있으니깐.

봄밤과 여름 새벽, 가을 새벽과 겨울 밤, 달을 바라보는 마음이나 감정은 사뭇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그 기저에 있는 어떤 마음은 한결같다. 그것은 마치... 내가 밤길이나 새벽길을 걸어갈 때 내 뒤를 따라오거나 내 앞을 앞서가는 달을 보면서 느끼는 그런 마음과 흡사한데, 나는 그 마음을 김연수의 산문을 읽으면서도 느낀다. 고독한 마라톤의 페이스메이커 같은 느낌이랄까. 늘 고마운 마음.

김연수의 산문들은 언제나 힘과 위로가 된다.

2020년의 마지막 보름달은 황홀할 만큼 아름다웠다.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겠지만, 덕분에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좋은 기억으로 무언가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올해도 열두 번의 초승달과 열두 번의 보름달, 열두 번의 그믐달을 보게 될 것이다. 열두 번의 상현과 열두 번의 하현과... 그 사이사이, 구비구비에 수많은 질곡들이 숨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미리부터 겁먹거나 지레 두려워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함께 지나온 수많은 밤들처럼, 그 날들 역시 그렇게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강조점은 '우리'에 있다.

 

댓글 1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포토리뷰 김연수 작가가 세상을 이해하는 법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여*미 | 2020.10.2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어째서 김연수 작가의 문장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읽다 보면 쓱 빠져들고 마는 매력이 그에겐 있다. 그렇다고 엄청난 묘사의 달인도 아니고, 코가 찡하게 감동적이지도 않은데. 그냥 덤덤하면서도 투박하게. 한 문장씩 툭 던지고 지나가는데 그 말에 매번 넘어간다.김연수 작가를 처음 좋아하게 된 책은 <우리가 보낸 순간>이라는 산문집이었다. 이 책은 그가 아끼는;
리뷰제목

내가 어째서 김연수 작가의 문장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읽다 보면 쓱 빠져들고 마는 매력이 그에겐 있다. 그렇다고 엄청난 묘사의 달인도 아니고, 코가 찡하게 감동적이지도 않은데. 그냥 덤덤하면서도 투박하게. 한 문장씩 툭 던지고 지나가는데 그 말에 매번 넘어간다.

김연수 작가를 처음 좋아하게 된 책은 <우리가 보낸 순간>이라는 산문집이었다. 이 책은 그가 아끼는 소설과 시에 자신의 감상을 덧붙인 것으로, 일기처럼 가볍게 썼다. 생각해보니 '가볍다'라는 게 김연수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는 읽는 사람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아주 어려운 말도, 엉뚱한 말도 잘 안 한다. 글이 걸어갈 수 있다면, 그의 문장은 사뿐사뿐 가벼운 걸음일 것 같다.




꾸준히 에세이를 써온 이 작가는 이번엔 지난 10년 동안의 기록을 내놓는다. 이 책은 특히 '불교'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나는 이런 책을 만나면 집중한다. 왜냐하면 보통 그런 경우, 작가는 심한 고통에 휩싸여 있다. 세상이 고통으로 가득 차 보이는 것이다.

김연수 작가도 이야기한다. 자신은 세계의 끝까지 걸어가 이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던 선인 이야기를 자주 떠올렸다고. 자신의 마흔 이후의 삶을 은유하는 것 같았이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김연수 작가가 생각했던 그 선인도 세계의 끝에 이르지 못하고 도중에 죽고 만다. 그래서 그는 계속 생각했다. 이 세상이 이렇게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면 왜 우리는 살아야만 할까? 그는 지난 10년간 정말 힘들었나 보다. 에세이 주제로는 너무나 묵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김연수 작가니까. 그 나름대로 이 문제를 부담스럽지 않게 잘 풀어낸다.


작가는 고통을 한 번 이해해보기로 마음먹는다. 그 길은 역시 '글 쓰기'였다. 이 세상에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 일어났을 때, 세월호 사건과 촛불 집회 같은 일들이 벌어졌을 때. 그는 문장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면서 이 책을 완성했다. 이 책을 쓰면서 세계의 끝에, 고통이 없는 곳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세계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가벼워진 마음과 함께.





이 책의 주 테마는 '쓰기'다. 그것도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 쓰기'다.



그는 일기란 '읽는 사람이 없는, 매일의 글쓰기'라고 말한다. 심지어는 자신조차 읽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써야 일기가 된다. 쓰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쓰는 행위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일기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인 것이다. 왜 과정일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글쓰기 과정을 통해 우리가 도달하게 되는 것은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다" 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말처럼. 자기이해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 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테마다.


나를 알아야 한다.

나를 알고 나의 의미를 아는 사람만이

세상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자주, 자신의 감정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슬퍼지고 힘들어진다.




우리가 이 인생에서 제일 먼저 배웠어야 하는 것은 '나'의 올바른 사용법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걸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걸 모르니 인생은 예측 불허,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던 것이다.또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다투고 그게 다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생 사용법을 배우기 위해,

우리는 쓴다.


매일의 기록과 함께 우리 자신의 사용법을 기록한다.





주제도 없이 날짜로 이루어진 책의 구성은 새롭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예측이 안될뿐더러, 날짜도 뒤죽박죽이다. 방금 전엔 2017년에 있었는데 다시 2012년으로 돌아간다. 자유롭게 썼다. 그날그날 겪었던 일들, 전화 통화나 영화, 집 안 풍경이 나오기도 하고 끝부분엔 아주 짧은 단편 소설 같은 것도 실려 있다. 그 무렵, 나는 어땠었지..? 하면서 상상하며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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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읽고 쓰고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8 | 2020.08.23 | 추천3 | 댓글2 리뷰제목
 일기는 자신만 보는 글인데, 작가가 쓰는 일기는 가끔 책으로 묶이기도 한다. 김연수도 열해 동안 쓴 일기를 이렇게 책 한권으로 묶었다. 열해 동안 썼으니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많았겠지. 무엇을 실을지 고르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렸겠다. 자신의 이야기는 빼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만 골랐을까. 아니면 뺀 일기도 다 이런 식일까. 여기 실리지 않은 걸 내가 어떻;
리뷰제목

 일기는 자신만 보는 글인데, 작가가 쓰는 일기는 가끔 책으로 묶이기도 한다. 김연수도 열해 동안 쓴 일기를 이렇게 책 한권으로 묶었다. 열해 동안 썼으니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많았겠지. 무엇을 실을지 고르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렸겠다. 자신의 이야기는 빼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만 골랐을까. 아니면 뺀 일기도 다 이런 식일까. 여기 실리지 않은 걸 내가 어떻게 알리오. 남한테 알리고 싶지 않은 것도 썼겠지. 일기니. 그런 것도 빼지 않고 묶은 일기도 있을 거다. 그건 죽은 사람 일기일 때일 것 같다. 그것도 빼는 게 있겠지만. 누군가의 일기는 역사와 맞물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 삶은 잊히지만. 그게 뭐 어떤가 싶기도 하다. 자기대로 살다 가면 괜찮겠지.

 

 오랫동안 일기를 썼지만 정말 못 썼다. 누군가한테 보여주려고 쓴 게 아니니 상관없지만. 일기는 쓰고 나도 거의 안 본다. 누군가는 그날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적는다고도 하던데, 나 그런 건 잘 안 쓴다. 별 일이 없어서 그렇기는 하구나. 어릴 때는 좀 다르게 써도 좋았을 텐데 그때는 그저 쓰고 싶은 걸 썼다. 누군가와 말하지 못해서 그렇게 일기에 썼을까. 어릴 때도 난 말을 못하고 안 했는데, 누군가와 좋아하는 것도 같이 말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그런 거 같이 얘기하기도 하던데. 왜 난 그러지 못했을까.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가 없어서였겠지. 그것뿐 아니라 난 내가 좋아하는 걸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 게 부끄러웠다. 그런 마음은 지금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 부럽기도 하다.

 

 앞에까지 쓰는 데 시간 많이도 걸렸다. 이 책을 읽고 할 말이 별로 없으면서 쓰려 하다니. 이런 나 좀 우습구나. 책을 읽고 나면 늘 그렇다. 책을 보면 마음에 드는 부분을 조금 만날 때도 있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잊어버린다. 여기에서는 마음에 들었다기보다 인상 깊었던 게 있다. 그건 세월호와 상관있는 이야기다. 그 일이 있고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걸 생각하니 좀 슬펐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나고 많은 목숨이 졌다. 지금 바로 돈을 아끼기보다 안전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 일이 있고 한국은 바뀌었을까. 그렇지 않은 듯하다. 여전히 사람 목숨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경쟁도 줄지 않고. 어떤 일이 일어난 다음에 아쉬워하면 늦는다. 목숨이 걸린 일은.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안전을 늘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조심하기는 하지만. 2014년 4월 16일 잊지 않고 같은 일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할 텐데. 여전히 그 시간에 멈춰 있는 사람 많겠다.

 

 지금은 덜 할지 모르겠지만 옛날에 글을 쓴 사람은 그리 잘 살지 못했다. 하이쿠를 쓴 고바야시 잇사도 어릴 때부터 힘들었다. 어머니는 일찍 죽고 새어머니하고 잘 지내지 못했다. 나이를 많이 먹고 결혼했는데 아이가 다 죽는다. 네번째 때는 아내도 죽는다. 예전에는 아이가 죽는 일이 많았다지만, 그렇게 다 죽다니. 고바야시 잇사는 그래도 시(하이쿠)를 썼다. 그렇게 글을 쓰고 살 수밖에 없었겠지. 사는 건 괴로운 일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건 한순간이다. 괴로움이나 아픔은 지금 삶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면 언제 사라질까. 죽으면 사라지겠지. 그렇다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순간의 기쁨은 찾아올 테니. 고바야시 잇사는 힘든 일이 더 많았지만 기쁨을 느낀 순간도 있었겠지. 그랬기를 바란다.

 

 김연수가 쓴 일기는 보통 일기는 아닌 듯하다. 그런 건 뺐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쓰는 일기는 이런 게 아니다. 이 말은 앞에서도 했구나. 일기와는 다르게 날마다 글을 써야지 하고 쓰기도 했는데, 이제는 날마다 안 쓴다. 그래도 날마다 뭔가 쓴다. 그걸 써도 글은 별로 늘지 않고 쓸 게 떠오르지 않는구나. 이 책을 보고 글쓰기를 생각하다니. 소설이나 시를 보는 것도 생각했다. 자꾸 나빠지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킬 방법은 그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자신인지 남을 생각하는 마음일지. 남을 생각하는 마음도 중요하다. 세상이 나빠져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세상이 조금 따듯해지지 않을까. 사실 난 왜 세상은 나빠지기만 할까 하는 생각 별로 못했다. 그런 생각은 안 했지만 조금 느낀 것 같기는 하다. 세상이 무섭다고 생각했구나. 지금 세상은 무척 빠르다. 여유를 가지면 좋을 텐데. 좀 느리면 어떤가. 자기 속도대로 살면 좋겠다. 내가 느려서 이런 말을.



희선



댓글 2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한줄평 (68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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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재밌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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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r*******3 | 2022.03.04
구매 평점5점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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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 2021.09.04
평점5점
깊은 밤의 한가운데에서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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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우 |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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