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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 인사는 아직이에요

작별 인사는 아직이에요

: 사랑받은 기억이 사랑하는 힘이 되는 시간들

리뷰 총점10.0 리뷰 12건 | 판매지수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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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64g | 140*195*15mm
ISBN13 9791189385064
ISBN10 1189385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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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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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부르는 내 이름에 다정하게 대답해 주는 것, 함께 밥을 먹고 곁에 있어 주는 것, 이야기를 나누고 웃는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 사실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내게 있었다. 그 사실이 나를 계속 울게 했다.
--- p.28

내가 두 발로 걷고, 젓가락질을 하고, 몸이 자라고 말을 늘려 가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처음을 함께했을 것이다. 나와 할머니의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의 처음들은 앞으로 더 건강하게 자라날, 지금보다는 꼭 나아질 미래에 기대어 있었다는 것이다. 자란다는 건 그런 것이니까.
--- p.102

늙어 가는 부모를 바라볼 때 문득 아이일 때의 나를 돌아보는 순간이 온다. 그 시간 속 우리는 제 곁을 지나가는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줄 모르고 말갛고 어린 얼굴을 한 채 젊은 부모와 함께 있다.
--- p.121

병원에 가지 않는 날엔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이 낭비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내게 필요한 건 두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기분이었다. 그래야 덜 미안해할 수 있었다.
--- p.130

“네가 다녀가면 하루 종일 외롭지 않아.” 나는 그 말이 외롭고 무서웠다. 할머니가 하루 종일 나만 기다리고 있다는 게. 할머니가 의지하는 사람이 고작 나라는 게.
--- p.132

“너도 이렇게 쭉 가다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지.” 교복을 입고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을 나를 상상해 봤다. 나는 본 적 없는 한 시절의 뒷모습이 당신에게 있었다.
--- p.140

친구들과 있을 땐 큰 의심 없이 한 달 뒤, 몇 년 뒤를 이야기했다. 농담처럼 우리도 이제 나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실은 우리가 아직 젊다는 걸 알았다.
--- p.250

우리가 한여름에 있다고 생각할 때 여름은 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고 있는 중임을 안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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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김달님 작가는 서른한 살 조금은 이른 나이에 덜컥 늙은 부모의 보호자가 되었습니다. 별안간 들이닥친 두 사람의 이상 증세는 그녀를 낯설고 매서운 좌절 속으로 데려갔지요. 돈에 쫓기고, 일상은 무너졌으며, 상처 입은 마음과 마주하는 나날들. 하지만 작가는 그 속에서도 ‘우리가 지금 이곳에 같이 있음으로 가질 수 있는 기쁨들’을, ‘지금이 아니면 겪지 못할 기회처럼 느껴지는 시간들’을 기어코 발견해 내고 맙니다.
이 책에는 삶의 모순을 견디며 살아가는 평범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치매 환자를 자신의 최선으로 보살펴 준 간병인. 가장 흔들리던 때에 가장 필요한 위로를 건네준 치매 상담 콜센터 직원. 아픈 사람을 돌보다 보면 마음이 먼저 지치는 거라고, 네가 읽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을 사라며 책 속에 용돈을 넣어 전해 준 언니. 모두가 잠든 깜깜한 병실에서 할머니들의 무사한 새해를 위해 기도하는 간호사. 삶이 힘들어 주저앉고 싶어질 때마다 이렇게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존재들이 우리를 살게 하지요.
저에겐 이 책도 그렇습니다. 겪어 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웠을 텐데, 언젠가 내게도 준비 없이 닥쳐올 시간들에 당황하지 않도록, 외롭지 않도록, 기꺼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 준 자상함에 힘을 얻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누군가를 지키려 했던 마음, 그 마음이 우리를 살게 할 테니까요.”

- 정지혜 (사적인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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