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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작은책이동
리뷰 총점9.2 리뷰 64건 | 판매지수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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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뮤지컬 미니 에디션 1월호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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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3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164g | 110*165*13mm
ISBN13 9788950986735
ISBN10 8950986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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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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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듯 벌어지는 은밀한 폭력 속에서
무엇이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

가장 강렬하고 아름다운 판타지를 선사하는 ‘스토리텔러’ 작가 구병모의 새로운 소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가 아르테 ‘작은책’ 일곱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위저드 베이커리』를 통해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적 요소를 두루 갖춘 독특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된 약자의 내면과 그를 둘러싼 세계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었다는 평가로 주목받은 작가는 이후 아가미를 가지고 태어난 소외된 소년의 이야기(『아가미』)에 이어 날개로 아픈 생명을 치유하는 ‘익인’의 이야기(『버드 스트라이크』)까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존재의 소중함과 관계의 의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전했다. 또, 육십대 여성 킬러라는 독보적인 여성 인물을 창조해 한국 사회의 어두운 시간과 공간을 실감나게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파과』), 여성만의 감정노동과 돌봄노동에 의해 지탱되는 공동체의 허위를 폭로하고(『네 이웃의 식탁』)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폭력과 관습적이고 강제적인 의무들 아래 단단하게 자리 잡은 가부장적 위계질서를 파헤치는 작품(『단 하나의 문장』)을 꾸준히 발표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넓혀왔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삶 속에 도사린 폭력에 맞선 사람들을 구원해주는 환상적 순간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평범한 중년 여성 ‘시미’는 동료 ‘화인’을 통해 미제 사건들의 연결 고리를 따라가며 비밀을 공모하듯 낯선 세계로 발을 들인다. 현실이라는 지표에서 떨어진 세계를 공유하면서 타인에게 무심하던 시미가 낯선 사람에게 건네는 축복의 말들은 “입 밖으로 나온다고 하여 [……] 달아나거나 가치가 감소하지도 않”는다는 책 속 문장처럼 나약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쉽지만 신비스런 기도를 체험하게 한다. 무엇이 나를 지켜줄지 아득한 가운데, 빛나는 생을 살지는 못하더라도 한 발치 앞이나마 비추어줄 한 점의 빛을 만날 수 있기를 비는 작가의 염원이 가슴에 든든하게 새겨진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언제가 됐든 사라지니까요.”/ 그것은 아마도 육신에 관한 이야기. 필멸에 관한 이야기. 아무리 영원해 보이는 피부 위의 흔적이라도 죽음까지 봉인할 수는 없으니.
--- p.44

그보다 관심이라니. 요즘 기준 같아선 백세 시대의 꼭 중간까지 이르렀을 뿐이나, 자녀의 교육 및 성혼을 시작으로 영양제나 생존 운동 이상의 무언가에 또는 어딘가에 몰입하기에는 결코 최적이라고 하기 어려운 나이의 사람에게. 관심이라는 말부터가 건강하고 의욕적인 미래의 아이들, 시미가 살아서 닿지 못할 날들에 존재하는 어린이들의 사전에나 등재되어 빛나는 낱말 같았다.
--- p.47

이런 식으로 상관없는 사람들이 어떻게든 별자리처럼 연결되어서, 전원 빠짐없이는 아니더라도 일부 사람들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비밀을 공유하고 공모하는 것만 같다는 생각에 시미는 공연히 가슴이 술렁거렸다.
--- pp.113-114

화인이 이런저런 불합리한 일로 퇴사할 때마다 아비는 젊은 아이의 근성 부족을 탓했고, 지금까지 거둬서 먹이고 입히고 학업을 마치게 해준 데 대한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라리 대놓고 ‘먹은 걸 토해내라’고 했다면 그나마 깔끔하게 들렸을 텐데, 은혜를 갚으라는 말은 결국 동일한 의미라 해도 뉘앙스가 훨씬 역겨웠다고, 화인은 말했다.
--- pp.123-124

아이의 마음속에 시미가 들어섰던 적이 없음을, 아이를 너무 오랫동안 떠나 있었으며 그 간극을 돌이킬 수 없음을 인정해야 했다. 세상의 어떤 당위나 도리나 윤리도 모성을 자연의 순리로 강제할 수 없었고 이미 완전한 타인들을 교착膠着시킬 수도 없었다.
--- p.134

그 모든 것을 상처라고 섣불리 범주화할 수는 없겠으나, 상처와 흠집에 매혹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능 가운데 가장 오래된 불가해였다.
--- p.145

염려되면서도 동시에 누군가 이 모습을 꼭 함께 목격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정반대의 소망이 시미의 마음속에서 팽창할 무렵./ 부풀어 올랐던 별이 폭발하여 하늘에 산산이 흩어졌다.
--- p.147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정말로 나를 지켜줬어요. 제일 절박했던 순간에, 이러다 죽을 것 같았을 때.”
― 피부에 그려진 무늬 아래 타래를 틀고 도사린 이야기들


“화인은 미소 지었다.
시미는 그 입가에 아직 오래된 체념과 무기력이 묻어 있다고 느꼈으나
그것은 적어도 예전 그대로의 농도는 아닐 것이다.
실재의 불꽃은 꺼졌지만, 심지마저 다 타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자리에
불씨는 이제 막 지펴졌을 뿐이므로.”_ pp. 127~128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했지만 불가피하게 잦은 이직으로 막내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한 스물여덟의 ‘화인’은 기성세대와 ‘상무’ 같은 무례한 남자 상사에게는 ‘발랑 까진 아가씨’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녀만이 가진 반짝이는 생기로 ‘시미’의 세계에 의미 있게 다가선다. 화인의 목 뒤쪽 문신을 발견한 ‘상무’가 손가락으로 문신을 훑으며 언제 새긴 거냐며 다그치는 호통에서 시미의 도움으로 벗어난 화인은 시미와 자매애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화인은 시미에게 어느 문신술사의 명함을 건네며 “샐러맨더 한 마리를 몸 안에 키우면서, 잃었던 자신감과 의욕이 다시금 심장에 고이는 듯했던 날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염원이 이루어질 거라고, 작고 귀여운 샐러맨더가, 세상의 모든 악의와 위험으로부터 지켜줄 거라고.”

여성의 신체가 가져야 할 태도와 모양새를 당사자가 아닌 가부장 남성이 결정하는 과정에는 대개 모멸적인 언어와 폭력이 동반한다. ‘화인’의 목에서 타투를 발견한 순간 아버지의 폭행은 극에 달하게 된다. 아버지의 일상적 폭력에 무뎌진 화인이지만, 아버지에게 맞고 밟히고 머리가 잘려나가는 가운데 공포는 분노로 옮겨가게 되고, ‘화인’의 모든 것이 훼손되는 듯한 순간, “제일 절박했던 순간에, 이러다 죽을 것 같았을 때” 자신을 지켜주리라 믿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만다. 던져진 세상에서 구원의 힘을 경험한 화인은 다시 일어나 새로운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을까.

“일종의 선언이나 도전 같은 염료 자국이 손목에 남았다.”
― 삶을 바꿀 단 한 번의 충동


“시미가 확인하고 싶은 것은
일반적인 몸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에게 행한 작업의 결과물이었다.
기미와 뾰루지와 모공 각화증이 있으며 투실하든지 깡말랐든지
하여간 평생 무대에 오르거나 경기장에 들어설 일 없는 일상을 사는,
보통 사람들의 몸에 새긴 문신을.”_ p. 45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내일모레 오십’을 바라보는 중년 여성 ‘시미’ 이야기를 구심점에 두고 펼쳐진다. 서른 살에 아들 하나를 두고 남편과 이혼한 후, 영업 전선에서 뛰어온 ‘시미’는 보통의 여성이 사회에서 경험하게 되는 많은 ‘침해’와 ‘훼손’의 순간들을 무수히 견뎌온 사람이다. 시미와 비슷한 나이의 남성이 별다른 성과 없이 ‘상무’ 직급에 앉아 비대한 자의식으로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과 비교할 때, ‘시미’의 세월은 그 반대의 방향을 향했다. 그러나 폭력적인 가정에서 도망쳐 자신의 삶을 살려고 애쓴 ‘시미’였지만 요즘처럼 무엇을 하더라도 SNS를 통해 자아를 노출하고 팽창시키는 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시대를 바라보면서, 스스로가 여러 모로 뒤처지고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런 시미에게 머리를 포니테일로 올려 묶은 이십대 여성 동료 ‘화인’의 목덜미에 꿈틀대는 샐러맨더 문신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과거 조직폭력배의 그것처럼 자신의 소속을 드러내고 타인을 위협하는 도구였던 문신이, 지금은 오직 개인의 개성과 메시지를 표현하는 패션의 한 종류가 되었다는 것. 붉은 도롱뇽 문신이 전하는 생동과 충동은 거칠거칠하고 주름진 피부도 자신만의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을지, 시미는 매혹과 두려움에 휩싸여 주의 깊게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과연 시미는 자신의 몸(피부)에 새길 자신만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을까.

“실은 피부에 새겨진 건 자신의 심장에도 새겨지는 겁니다.”
― 세상의 모든 악의와 위험으로부터 지켜줄 기도 같은 소설


“당신은 살아오면서 어떤 호의와……
얼마만 한 경멸과 때로는 악의를 만나왔기에,
자신을 지키는 부적을 온몸에 그릴 수밖에 없었을까요?”_ p. 136

한 회사의 옆자리에 근무하고 있지만, 이십대 화인과 곧 쉰 살이 되는 시미는 서로의 개인사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상무’라는 공통의 적에 맞설 때에만 느슨하나마 연대감을 느끼는 정도다. 어느 날 시미는 화인의 아파트에서 폭파 사고가 났다는 기사를 접하고 화인을 떠올리지만 늦은 시간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는 친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연락하기를 그만둔다. 그러나 다음 날 사무실로 찾아온 경찰들에 의해 사고가 바로 화인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며칠 후 화인의 병실을 찾은 시미는 사건 뒤에 숨은 비밀을 듣게 되고, 이후 기사로 알게 된 삼십대 여성 작곡가와 중소기업 대표의 운전기사 M 씨에게 일어난 사건들을 연결시키며 서로 인연 없는 사람들의 사건을 꿰어나가기 시작한다. 일부 사람들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비밀을 공유하고 공모하는 것만 같다는 생각에 지루한 일상을 사는 시미는 공연히 가슴 뛰는 순간을 맞게 된다.

시미는 알지 못하는 이들 사이의 비밀 앞에서 사람들이 간절하게 바랐던 일들, “내 몸이 어제와는 달라지기를, 나를 둘러싼 외부 조건이나 상황이 조금이라도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생각한다. 살면서 누구나 말 못할 고통과 불행을 맞닥뜨리지만 자신의 의지만으로 극복해내기란 쉽지 않다. 누군가를 해치는 주문은 아니더라도, 자신을 수호하는 작은 버팀목이 되어줄 기도를 새기는 일은 어떤 염원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한 사람을 살리기에 충분한 일이 아닐까. 상처와 흠집에 홀린 듯 자신의 몸에 그림을 새겨 넣으며 새로운 인생을 갈망하는 일, 그리고 그 갈망이 가져다준 단 한 번의 환상 체험은 전염병이 돌고 사이비가 창궐하는 시대에도 자신을 지키고 긍정을 잃지 않게 도와줄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소설이다.

작가의 말

고통과 황홀, 환영과 추방, 죽음과 삶의 양면성에 사로잡히는 것은, 양면성이라는 자기장 안에 존재하는 인력과 척력이 인류의 발생 및 존속의 원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회원리뷰 (64건) 리뷰 총점9.2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65279;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서평]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따***덕 | 2020.03.27 | 추천13 | 댓글7 리뷰제목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을 처음 봤을 때,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심장에 수를 놓는다...' 그 표현에 단정짓기 어려운 묘한 감정이 전해졌다. 어떤 가슴 찡한 사연이 담겨있다는 은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은유가 아니라 직유였다. 심장, 즉 우리 몸. 우리 몸에 수를 놓는 것, 그렇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문신에 대한 이야기다.문신과 타투는 문자 그대;
리뷰제목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을 처음 봤을 때, 제목이 인상적이었다. '심장에 수를 놓는다...' 그 표현에 단정짓기 어려운 묘한 감정이 전해졌다. 어떤 가슴 찡한 사연이 담겨있다는 은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은유가 아니라 직유였다. 심장, 즉 우리 몸. 우리 몸에 수를 놓는 것, 그렇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문신에 대한 이야기다.


문신과 타투는 문자 그대로는 같은 말일지 몰라도 그것이 풍기는 의미는 사뭇 다르다. 문신은 나이 있으신 세대들의 단어로 음지에서 힘을 쓰시는 분들이 하실 법한, 그래서 목욕탕에서 '문신'이 있는 분들이 계시면 으레 자리를 비켜드려야 하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게하지만 타투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개성이나 멋을 표현하기 위한 악세사리 정도로 인식된다. 책에서도 50대인 시미는 '문신'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20대인 화인은 '타투'라는 단어로 이내 받아친다. 과거에 문신을 한 사람을 보는 것은 드문 일이었지만 이제는 타투한 사람은 흔히 본다. 특히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목, 손목, 발목, 허리 등에 타투를 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그리고 전통적으로는 남성들이 많이 했지만 지금은 여성들에게서 더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나도 전에는 '문신'에 대해 보수적인 느낌이 있었지만 이제는 '타투'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개인의 취향으로 느껴진다.


과거는 아프고 현실은 초라하고 미래는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양극화는 심해지며 불평등과 부조리는 커져간다. 신분제가 사라졌다고 하지만 헌법적 계급은 사라졌을지언정 경제적 계급, 사회적 계급은 엄연한 현실이다. 인간성은 상실되고 허무와 위선이 판친다. 사람들의 열망은 커져가지만 해소할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너무 암울하게 말했나.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고자 이 말을 꺼내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깊은 불안과 불만을 느끼며 살고 있고 그 공허험에 허덕이며 믿고 기대고 싶은 의지처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져 있다. 과학이 발달하고 사람들의 교육수준은 높아짐에도 수천년전에 탄생한 종교의 맹목과 기복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하나의 증거가 될 것이다. 또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부러움의 대상인 연예인, 정치인, 경제인 같은 유명인들이 프로포폴이나 마약 투여로 경찰에 수사 중이라는 뉴스가 흔한 것도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사람들의 그런 불안한 마음을 '타투'로 위로해준다. 외롭고, 두려울 때 나를 지켜줄 수호신. 소설 중에 나오는 화인의 새러맨더, 운전기사 M씨의 파도, 작곡가의 표범과 같은 인물들의 '타투'는 그들이 가장 큰 위험에 처했을 때 '수호신'으로서 그들을 지켜준다. 어떤 수호신이 실제로 우리를 지켜주느냐, 엄마가 10만원 주고 사오신 부적이 실제로 효과가 있느냐 하는 것은 어쩌면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주택가에 드문드문 보이는, 대나무에 오방색 천이 휘날리며 '00보살'이라 간판붙어 있는 점집의 그 '보살님'들도 그냥 사기꾼이라 말할수는 없다. 플라시보 효과처럼 믿는 사람에게는 실제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로 말미암은 효과들이 나타나기에 그런 믿음들은 곧 현실이 되니까. 물론 그것이 상식적인 선을 넘어가서 개인이나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맹신으로 치달아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커진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에서도 그만큼 믿고 의지하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타투'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있다. 부적하나 지니고 있다고 크게 달라질 게 없는 줄 알지만 그래도 묘하게 알수 없는 든든한 그런 느낌으로 말이다.


나는 '문신술사'라는 타투 사장님 캐릭터에 끌린다. 타투가게라는 젊고 이색적이며 예술적인 공간에 투박하고 수수하고 촌스러운 복장을 한 푸근한 빵집 사장님 같은 분이 타투 사장님으로 나온다. 그리고는 날리는 멘트마다 공간이 주는 느낌과는 다른 따뜻함과 배려가 느껴져 묘한 신뢰감마저 든다. 왠지 저 사장님이라면 타투를 몸에 새겨볼 수도 있겠다는 그런 느낌. 타투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50대 시미가 사지도 않을 물건을 보러온 사람마냥 생각없이 사장의 시간을 잡아먹고 있어도 어떠한 재촉이나 불편한 내색없이 다정하게 대해준다. 빨리 팔아치우고 다음 손님을 받으려는 것이 조급함이 아닌 온 마음으로 그 사람을 위해 집중해주면서도 부담은 주지 않으려는 배려가 로맨티스트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조그많고 예쁘다. 내 손바닥을 펼치면 그 속에 속들어간다. 종이의 질감은 외국책들에서 느껴지는 까끌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을 주었고 내가 좋아하는 크래프트지 특유의 종이 냄새가 났다. 책이 작다보니 여백이 작아 책 속이 꽉차보였다. 작은 책은 처음 봤을 때 만만해보여 다가가기도 좋다. 뭔가 두껍고 큰 책들은 부담스러운 감이 있지 않나. 하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가볍지 않았다. 아들을 빼앗긴 슬픔, 아버지의 폭력 속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내려는 강한 의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싶은 따뜻한 마음, 여러 이야기와 감정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는 공감과 위로가 있다.



소설에서 시미는 타투는 충동적으로 저지르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것 같다는 말을 한다. 그 말에 문신술사는 우주가 만들어진 것도 어떤 충동과 우연에 의한 것이고, 인간이라는 존재가 원래 변하고 일관성 없기에 그런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답한다. 책의 뒷 표지에 충동이 솟는다는 것은 태울 에너지가 생긴 것이고 그것은 자신의 존재가 빛나기를 바라는 열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되어있다. 타투라는 단어와 충동이라는 단어가 참 잘어울린다. 사람들은 충동을 많이 억누르고 산다. 이성과 계획은 정당한 것이고 충동과 우연은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타투 사장의 말처럼 이성과 계획이 부자연스러운 것이고 충동과 우연이야말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연스러움에 우리가 부합할 때 우리는 빛날수 있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에서 '타투'는 우리를 지켜주는 '수호신'이자 가려진 우리의 빛을 찾아주는 '용기'이다. 책을 읽고 나니 타투와 많이 친해진 기분이 든다. 그리고 타투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것이 초현실적인 이야기인 줄 알지만 그럼에도 '나도 해볼까?'하는 마음도 잠시 생기게 만들었다. 본능과 충동을 너무 죄악시하며 외면한채 살아오지 않았던가. 억눌린 내 안의 '자연스러운' 감정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소설이었다. 그리고 혹시 아는가, 언젠가 나도 내 심장에 작은 수를 놓는 날이 올지.


"충동이 솟는다는 건, 태울 에너지가 생성됐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존재가 세상 누구보다도 빛나기를 바라는 열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었다."

"충동과 우연도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고 실제로 그것들이 자연이며 우주며 만들기도 했지만, 우리는 인간이니까요. 생각 많은 것도 일관성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 7 1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3
구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2 | 2021.10.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좋아하지만 아직 두번씩 읽은 경우는 없는데 이 책은 작아서 소장하기도 좋아서 벌써 두번을 읽었습니다. 동화같은 내용에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위로가 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내 몸에 새겨진 타투가 나를 위험에서 구해준다니,,,이런 발상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좋았습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있어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
리뷰제목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좋아하지만 아직 두번씩 읽은 경우는 없는데 이 책은 작아서 소장하기도 좋아서 벌써 두번을 읽었습니다. 동화같은 내용에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위로가 되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내 몸에 새겨진 타투가 나를 위험에서 구해준다니,,,이런 발상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좋았습니다. 그 안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있어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한 편을 본것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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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3 | 2021.10.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구병모 작가님의 소설이 으레 그렇듯, 그녀의 소설 속에서 약간의 판타지를 발견할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전율을 느낀다. “그리고 자기 일을 마치고 떠나갔어요.”분명 목과 어깨 사이 어디쯤에서 몸을 도사리고 있었던 샐러맨더가, 약간의 검붉은 흔적만을 남긴 채 사라지고 없었다.특히 이 대목은 살인인지 사고인지 모를 미스테리할 이 사건들의 공통점이 그저 ‘타투’라는 키;
리뷰제목
구병모 작가님의 소설이 으레 그렇듯, 그녀의 소설 속에서 약간의 판타지를 발견할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전율을 느낀다.

“그리고 자기 일을 마치고 떠나갔어요.”
분명 목과 어깨 사이 어디쯤에서 몸을 도사리고 있었던 샐러맨더가, 약간의 검붉은 흔적만을 남긴 채 사라지고 없었다.

특히 이 대목은 살인인지 사고인지 모를 미스테리할 이 사건들의 공통점이 그저 ‘타투’라는 키워드 뿐인가? 각기 다른 사건들의 범인은 결국 한 명인가? 와 같은 어줍짢은 나의 추리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작중 화인과 시미는 그저 평범한 회사에서 평범한(이라 쓰고 매우 편협한) 남자들과 일을 하며 평범한 급여를 받는다. 특별하거나 단단한 유대감마저 존재하지 않는 사이이지만, 이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아버지와 권위적인 남편에게서 벗어나려 애썼다는 것.

“상무님, 1절만 하세요. 우리 회사가 뭐 문신 금지, 이렇게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눈치를 보며 가만히 있던 그 순간에도, 시미는 그만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더이상 그치지 않았다. 어쩌면 시미는 상무에게서 자신의 남편을, 화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고래, 책과 달, 수인 그리고 Prove.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단어들은 내 몸 위에서 또다른 의미를 가진다. 때로는 정말 이것들이 나를 지켜주고 있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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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5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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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다 읽고나면 먹먹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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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 2021.11.11
구매 평점4점
좋아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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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4 | 2021.11.01
구매 평점4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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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 | 202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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