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오늘의책
미리보기 카드뉴스 공유하기

떠도는 땅

리뷰 총점9.3 리뷰 42건 | 판매지수 1,824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20 2주
정가
13,500
판매가
12,150 (10% 할인)
YES포인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이 상품의 수상내역
구매 시 참고사항
  • 제51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제37회 요산김정한문학상 수상작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YES24 북클럽 24일 이용권 (북클럽 가입 후 등록 가능)
MD의 구매리스트
더뮤지컬 미니 에디션 1월호
작은 출판사 응원 프로젝트 <중쇄를 찍게 하자!>
1월 전사
현대카드
1 2 3 4 5

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04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76g | 140*210*17mm
ISBN13 9791190492522
ISBN10 1190492520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비극의 역사에 매몰된 인간의 숭고함] 1937년 소련의 극동 지역, 이주 명령으로 쫓겨난 사람들이 기차에 오른다. 차라리 가축을 실어 나르는 화물열차라 할 법한 차를 타고, 17만의 고려인은 그렇게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인간 존엄의 역사를 문학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계속해온 작가 김숨이 고려인 150년의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MD 박형욱

인간 존엄의 역사를 문학으로 복원하는 탁월한 힘
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김숨 신작 장편소설 『떠도는 땅』 출간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숨의 장편소설 『떠도는 땅』이 출간되었다. 올해로 등단 23주년을 맞은 김숨은 인간 존재의 근원과 존엄성에 대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문단과 독자의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인간 존엄의 역사를 문학으로 복원해온 그가 한국문학장(場)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 신작은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응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떠도는 땅』은 1937년 소련의 극동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 17만 명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화물칸이라는 열악한 공간을 배경으로 열차에 실린 사람들의 목소리, 특히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디아스포라적 운명을 이야기로 확장시킨 이 소설은 슬픔과 그리움이 고인 시간을 걸어온 고려인들의 비극적 삶, 그리고 오랜 시간 ‘뿌리내림’을 갈망했던 그들의 역사를 핍진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구상부터 탈고까지 총 4년이 걸린 작품으로 격월간 문학잡지 『Axt』에 연재했던 소설을 2년 6개월 동안 개고하였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릿저릿한 두 손을 날개처럼 펼쳐 부른 배를 감싸던 금실은, 종잡을 길 없이 내달리는 열차가 마침내 설 땅에서 아기를 낳게 되리라 직감한다. 그녀는 막연하지만 그 땅이 춥고 척박한 땅일 것만 같다.
--- p.13

심지에서 불꽃이 피어난다. 불꽃은 호박죽색 불빛을 둥글게 빚으며 사람들 얼굴에 묻은 어둠을 털어낸다.
--- p.38

금광 일을 쉬는 날 우린 소시지와 빵을 보자기에 싸들고 자작나무 숲에 소풍을 갔어요. 벌, 나비, 무덤들, 산딸기, 버섯, 보라색 꽃, 햇빛…… 그런 날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 알았어요. 그런 걸 두고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하는 걸까요.
--- p.107

새는 깨어나 다시 노래할 거라고, 그럼 사람들의 얼굴에 눈송이처럼 맑고 차가운 슬픔이 깃들고 사나워진 마음이 순해질 거라고…….
--- p.112

꿈속에서 만졌던 흙의 감촉과 온기가 남아 있는 듯해 금실은 두손을 맞비빈다. 아버지의 발을 흙으로 덮어주는 꿈이었다. 토란처럼 뭉뚝한 발가락들마다 가늘고 희미한 뿌리가 서너 가닥씩 자라 있었다.
--- p.16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인간 존엄의 역사를 문학으로 복원하는 탁월한 힘
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김숨 신작 장편소설 『떠도는 땅』 출간
“김숨의 거침없는 문학적 행보가 놀랍다.”_전성태(소설가)

읽는 이의 마음에 자국을 남기는 작가 김숨. 그의 집요함과 세심함이 만들어낸 이야기의 힘과 서사의 밀도는 독자와 평론가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많은 에너지와 감정 소모를 필요로 하는 작품을 써내며 쉼표 하나, 말줄임표 하나에도 온 마음을 쏟는 그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 써내려간 문학의 자리엔 숭고함이 남는다. 일본군 위안부, 입양아, 철거민 등 소외된 약자와 뿌리 들린 사람들을 보듬어왔던 그가 이번 작품에선 ‘디아스포라’를 노래한다. 집필 기간 4년, 소설가 김숨이 1년 9개월 만에 장편 『떠도는 땅』을 내보인다.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등 국내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숨의 장편소설 『떠도는 땅』이 출간되었다. 올해로 등단 23주년을 맞은 김숨은 인간 존재의 근원과 존엄성에 대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문단과 독자의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인간 존엄의 역사를 문학으로 복원해온 그가 한국문학장(場)에 뜨거운 숨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 신작은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응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떠도는 땅』은 1937년 소련의 극동 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고려인 17만 명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화물칸이라는 열악한 공간을 배경으로 열차에 실린 사람들의 목소리, 특히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디아스포라적 운명을 이야기로 확장시킨 이 소설은 슬픔과 그리움이 고인 시간을 걸어온 고려인들의 비극적 삶, 그리고 오랜 시간 ‘뿌리내림’을 갈망했던 그들의 역사를 핍진하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구상부터 탈고까지 총 4년이 걸린 작품으로 격월간 문학잡지 『Axt』에 연재했던 소설을 2년 6개월 동안 개고하였다.

그리움이 삶의 전부인, 떠도는 땅 위에 부유하는 사람들
시리고 날 선 어둠 새로 스며드는 그들의 이야기

1937년 가을. 소비에트 경찰은 금실이 살고 있는 신한촌으로 몰려와 집집을 돌아다니며 일주일 치 식량과 당장 입을 옷가지만 챙겨 사흘 뒤 혁명 광장에 모일 것을 명령한다. 날벼락처럼 떨어진 갑작스런 통보에 사람들은 그 이유를 묻지만 경찰들은 그저 “너희 조선인들에게 이주 명령이 내려졌다”라고 말할 뿐이다. 금실은 보따리장사꾼인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길 기다렸다 함께 출발하겠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남편도 곧 뒤따라올 것이라며 금실을 다그친다. 결국 그녀는 남편에게 짧은 편지를 남기고 준비해둔 비상식량과 당도할 땅에 심을 씨앗들을 챙겨 열차에 몸을 싣는다.

“떠나라는 통보를 받고 아버지 무덤을 찾아갔지요. 그 앞에 넙죽 엎드려 시든 엉겅퀴를 쥐어뜯으며 아버지를 원망했지요. 죽으나 사나 고향땅에서 살 것이지, 남의 땅에 와서 자식이 집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하게 하느냐고요.”_본문에서

사람들은 제대로 된 화장실도, 마음 편히 누울 자리도, 밖을 제대로 볼 수도 없는 동굴 같은 화물칸 바닥에 앉아 보이지 않는 금을 긋고 가족끼리 모여 있다. 양쪽 벽면에 널빤지를 가로놓아 2층을 만들어 그곳에도 사람들을 태웠다. 그들이 탄 열차는 사람이 아닌 가축을 실어나르는 화물열차. 금실과 같은 칸에 실린 사람들은 모두 스물일곱 명이다. 그중엔 몸이 불편한 노인, 배가 제법 부른 임신부, 호기심 많은 아이들, 심지어 갓 태어난 아기도 있다. 참담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막막하고 커다란 두려움에 휩싸여 실의에 빠져 있다. 밖을 내다볼 창문조차 없어 어디쯤 왔는지도 가늠할 수 없다. 괘종시계를 들고 탄 남자는 아내의 재촉을 듣고 계속해서 태엽을 감는다. 그간 며칠이 흘렀는지 알 수 있게,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 가늠할 수 있게. 질긴 소시지, 절인 돼지고기, 누룽지, 말린 빵……. 그들은 얼마 안 되는 식량을 조금씩 아껴 먹으며 서로를 의지해 막막하고 어두운 시간을 그저 견디고 또 견딘다. 임신 7개월 차에 접어든 금실은 어딘지 모를 낯선 땅에서 아기를 낳게 될 것이라 직감한다.

어둠 저편에서 열병을 앓는 듯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엄마, 우린 들개가 되는 건가요?”_본문에서

지난한 삶을 살아온 그들의 사연이 금실, 따냐, 들숙, 인설, 오순 등의 목소리를 타고 차례차례 들려온다. 병원 간호사로 일하다 강제 이주로 인해 갑작스레 해고된 사람, 러시아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매몰차게 이혼당한 후 아이와 단 둘이 열차에 실린 사람,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젖먹이 아이를 안고 열차에 오른 사람……. 그때 누군가 입을 연다. 우리는 지금 ‘카자흐스탄’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고.

뿌리를 찾아 떠도는 이들을 그리는 섬세한 시선
그들을 호명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숨을 불어넣다

러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끝내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땅은 ‘땅’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무언가를 심고, 작물이 자라나고, 황무지가 비옥해지고, 그렇게 다시 정착하여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하지만 그들은 몇 대에 걸쳐 일궈온 그 희망을 하루아침에 빼앗기고 만다. 고려인연구센터 소장 윤상원 교수는 『떠도는 땅』을 읽고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응축하고 있”는, “디아스포라 민족인 고려인이 겪은 비극을 잊지 않게 하는 비망록”이라고 말했다. 김숨은 방대한 양의 자료를 꼼꼼하게 살피고 정리하여 고려인의 디아스포라적 운명을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시켰고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 이름을 부여해 차례로 그들을 호명한다. 특히 소설 전체를 가득 채우고 있는 밀도 높은 대화에선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부드러운 힘이 느껴지는 한편 각각의 인물에 빈틈없는 입체성을 부여한다. 뿌리내릴 땅을 애타게 갈망했지만 끝내 빼앗기고 그 땅 위에 하염없이 부유하는 사람들. 김숨은 『떠도는 땅』을 통해 암흑처럼 드리워진 어둠을 거두고 다시 대지의 녹진한 빛을 향해 나아갈 그들의 단단한 걸음과 굳은 결심을 글로써 피워냈다.

소설가 전성태는 『떠도는 땅』을 두고 “한 번도 개인의 발화를 박탈하지 않으면서도 때로는 주인 없는 목소리가 되어 인간의 운명을, 여성의 수난을 울림 있게 노래한다”고 평했다. 김숨은 비극적인 역사에 매몰된 인간의 숭고함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내며 “뿌리를 잃고 떠도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이 소설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게 하고, 더 나아가 우리 주변, 경계에 놓인 사람들의 떠도는 삶까지도 다시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극동 연해주에서 하루아침에 화물열차에 태워져 중앙아시아로 이주당한 조선인들. 『떠도는 땅』은 한 달여 동안 화물칸에 갇혀 동토의 대륙을 횡단하는 스물일곱 명의 운명과 고난을 마치 〈마태 수난곡〉처럼 장엄하게 시연한다. 흔들림, 소리, 기척, 냄새만이 존재하는 동굴 같은 공간에서 이들은 쉼 없이 말을 나눈다. 소설은 온통 그 대화의 리듬에 바쳐져 있고, ‘김숨표 대화’라 부를 만한 다성적 화법은 한 번도 개인의 발화를 박탈하지 않으면서도 때로는 주인 없는 목소리가 되어 인간의 운명을, 여성의 수난을 울림 있게 노래한다. 김숨의 거침없는 문학적 행보가 놀랍다.
- 전성태 (소설가)

『떠도는 땅』은 1937년에 일어난 비극을 강제이주 열차 한 칸에 내몰린 몇몇 가족을 통해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이 열차에 강제로 태워진 페르바야-레치카 역이 화물열차 역이었다는 사실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현재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살고 있는 고려인의 150년 역사를 응축하고 있다. 비극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반복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디아스포라 민족인 고려인이 겪은 비극을 잊지 않게 하는 비망록이다.
- 윤상원 (전북대 교수·고려인연구센터 소장)

회원리뷰 (42건) 리뷰 총점9.3

혜택 및 유의사항?
떠도는 땅 _ 김숨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꽃*럼 | 2022.01.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27. “으음, 염소 한 마리!” “한 마리요? 난 염소를 세 마리나 버리고 왔어요. 어쨌든 아주머니가 나보다 덜 억울하겠어요.” “덜요?” “아주머니는 염소를 한 마리만 버렸지만 나는 세 마리나 버렸으니까요.” “내 염소가 얼마나 포동포동 살이 쪘는데요.” “내 염소들은 부지깽이처럼 말랐을까봐서요?” (…) “한 마리 버린 사람도, 세 마리 버린 사람도, 자;
리뷰제목

27. “으음, 염소 한 마리!”

“한 마리요? 난 염소를 세 마리나 버리고 왔어요. 어쨌든 아주머니가 나보다 덜 억울하겠어요.”

“덜요?”

“아주머니는 염소를 한 마리만 버렸지만 나는 세 마리나 버렸으니까요.”

“내 염소가 얼마나 포동포동 살이 쪘는데요.”

“내 염소들은 부지깽이처럼 말랐을까봐서요?”

(…)

한 마리 버린 사람도, 세 마리 버린 사람도, 자신이 가진 염소를 전부 버렸으니 누가 더 억울한지 따지는 건 우습고 부질없어……

누군가가 나를 위로한답시고 “넌 그래도 누구보다 낫네. 누구는~”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이 위로가 되기는커녕, 반발심만 올라왔을 뿐이었다. 나는 그것을 표현할 수 없었는데 그 표현을 이곳에서 찾았던 기억이 난다. 슬픔이 목 끝까지 차오를 때에 이 책을 읽다 눈물이 자꾸만 나는 유약한 마음에 금세 덮어버리고 수개월 동안 엄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이제야 다시 처음부터 읽어갔다.

12. 오줌 지린내, 눅눅해진 건초가 썩는 냄새, 구릿한 살냄새, 케케묵은 목화솜 냄새, 땀과 때에 찌든 옷 냄새, 보드카 냄새, 담뱃잎 타는 냄새, 염장 청어 냄새가 뒤섞여 열차 공기 중에 떠돈다.

1937년 소련에 의해 조선인 17만 명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를 해야만 했던, 정체성이 없는 상태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이 책을 통해 감히 다 알 수는 없지만 내 집을, 내 고향을, 내 나라에서 강제 이주를 당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설움이 만년설처럼 마음에서 녹지 않고 점점 쌓여만 갔다. 아마 여러 지역을 부유하며 정체성 없이 떠도는 나를 생각했던 것이 분명하다. 열차 가장 먼 곳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그들이 내뱉는 말의 발자국이 마음 구석구석에 아로새겨진다. 그들이 내뱉는 언어는, 행동은 억지스럽지 않고 담담하다.

남편이 돌아오지 않았는데 기다리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아내의 심정과 자신을 따라 열차에 탑승한 러시아인 아내를 보는 남편의 심정도, 아이를 열차로 버려야... 하는 아버지의 심정도.

삶을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삶을 사는 걸까, 살아내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살 수밖에 없는 걸까. 여러 가지를 생각하다가 끝내 나는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삶을 살기도 하고 살아내어야 하기도 하며 살 수밖에 없기도 하여 애달프다.

어쩌면 삶은 용변의 자유로움과 허기를 채울 수 있다는 것에서도 안락함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낀다.

136. “얘야, 참새들은 자신이 왜 세상에 태어났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참새들은 늘 그렇게 신이 나 있는 거란다.”

참새와 인간은 다르니까요,라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253. “우린 살아야 해요.”

“우리가 왜 살아야 하는데요?”

“왜요?”

“네, 왜요?”

“살아 있으니까요.”

“살고 싶잖아요.”

우선 살고 봐야 하니까.

그저 사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사람들이기에.

117. “제비들은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갔겠지요.”

“봄이 오면 또 날아오겠지요.”

“네, 사랑을 하려고요.”

“우리가 떠난 것도 모르고요.”

우리는 어디엔가 씨를 다시 뿌린다. 씨를 뿌리고 그 작물을 수확하며 그것을 먹고산다. 그것이 옳았는지 옳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유보하기로 한다. 살아야 하는, 살아내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삶이라고 다 같은 삶이 아니니까.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이방인의 삶. 이방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엾음을 알기에 마음이 혼란하다.

108. “여보, 지난 일이야.”

“지난 일이요? 가슴에 남아 있으면 지난 일이 아니에요.”

한국사를 단편적으로 공부를 했던 지난겨울의 한 달이 있었다.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함보다 나의 얄팍한 지식에 한탄을 하며 공부를 했었는데, 공부를 하면서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주 들여다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모르는, 혹은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혹은 알고 싶지 않아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곰곰이 따져보면 나는 한국사를 다시 단편적으로나마 들추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시간만이라도 몸과 마음 모두 멀리에 있는 그들을 생각하게 되니까.

다시 앞장으로 돌아온다. 내 새끼들, 먹을 복이 있어서 평생 배불리 먹고살아라. 울컥, 고요해졌던 마음이 이내 다시 흔들린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떠도는 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7 | 2021.05.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솔직히 난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조선인, 러시아인, 소비에트인민….” p100“어르신, 고향 떠나온 뒤로 내내 떠돌며 살지 않으셨어요?"“그야 그랬지…… 땅이 떠도는 것인지, 내가 떠도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떠돌았지…… 첩첩산중 두멧골에서 태어난 내가 러시아 땅을 떠돌며 살 줄이야…….” 황 노인은 목이 메 말을 잇지못한다. P183러시아 극동 연해주에서 화물열차로;
리뷰제목
“솔직히 난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조선인, 러시아인, 소비에트인민….” p100

“어르신, 고향 떠나온 뒤로 내내 떠돌며 살지 않으셨어요?"

“그야 그랬지…… 땅이 떠도는 것인지, 내가 떠도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떠돌았지…… 첩첩산중 두멧골에서 태어난 내가 러시아 땅을 떠돌며 살 줄이야…….” 황 노인은 목이 메 말을 잇지못한다. P183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서 화물열차로 한 달여 동안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한 조선인들의 이야기.

집단적 독백의 느낌이랄까 사실 집중이 잘 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의 목소리인지 누구의 사연인지 구별할 필요가 없었다.
그 열차칸에 있는 사람들 모두 사연은 다르지만 결국 모두 다 같은 아픔을 가지고 같은 설움을 당하고 어느 곳에 정착할 수 없는 떠도는 조선인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기도 힘든 척박한 곳에 버려진 사람들도
가다가 죽은 사람들도 도착해서 죽은 사람들도 그저 마음이 아파왔다.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사실을 직면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외면해서는 안 될 역사의 한 장면을 보게 해준 책이라 참 고마웠다. 다들 읽어보았으면..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구매 노마드, 인종차별, 수평폭력, 지배욕구 혹은 대체주의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길***람 | 2021.04.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일본 제국주의 침략 시기 한반도에서 수탈당하던 우리 나라 사람들이 국경넘어 블라디보스톡 그리고 그보다 차가운 땅에 신한촌이라는 조선인 거주지역을 이루고 살던 때, 역설적이게도 볼세비키 혁명으로 러시아 혁명을 달성한 소비에트 연합에서 소수민족인 조선인들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쓰여진 소설이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강제이주;
리뷰제목

일본 제국주의 침략 시기 한반도에서 수탈당하던 우리 나라 사람들이 국경넘어 블라디보스톡 그리고 그보다 차가운 땅에 신한촌이라는 조선인 거주지역을 이루고 살던 때, 역설적이게도 볼세비키 혁명으로 러시아 혁명을 달성한 소비에트 연합에서 소수민족인 조선인들을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쓰여진 소설이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강제이주 열차의 화물칸에 실려 인간다움을 훼손당하며 이주하는 과정,

식민지배의 수탈과 이념의 희생자로서 이주민이자 소수민조에 대한 이중적인 차별,

 

그러한 고난 가운데 삶에 대한 강한의지와 그 본질적 수단으로서 농사와 땅에 대한 집념이 

 

때로는 시문처럼, 혹은 의식이 없는 자의 불분명한 외침 처럼 이어지고 반복된다.

 

작품이 하나의 열차 칸(그것도 여객칸이라고 할 수 없는 화물이나 가축 따위를 실어가는 것이더라도)에 모여있는 인물들이 고향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과 선망과 같은 내용 들로 각자의 사정에 대해서 밝히고, 2세대 이후 사람들의 정체성의 혼란, 국가주의 혹은 인종주의에 전복된 깃털 같은 이념의 배신 등을 폭로하고 끈질이게 이어가는데,

그 이야기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짙어지는 절망과 비탄의 그라데이션 외에도 지금 사회에 던지는 질문으로서 기능한다고 느껴졌으며, 그 내용 또한 상당히 도전적이고 상징적라 할 수 있다.

 

볼세비키 혁명 완수로 러시아 전제정을 붕괴시킨 공산주의자들은 국경을 넘어선 계급적 연대라는 그 본질적 이념을 선언하면서도 "인종"과 "민족"을 차별의 기재로 활용하여 조선인을 강제 이주시킨다. 인간세계의 형식적 차원이라고 할 수 있는 외관 - 외부적 세계 - 을 기호화 하고 극단적 배타주의와 결합시키는데, 이는 공산주의와 싸웠던 히틀러의 인종청소와 마주하는 역설적 모습을 보인다. 

 

아리아인이자 게르만민족으로서의 수월성을 바탕으로 열성인 종족의 섬멸을 주창한 나치즘과 노동자계급의 독재와 공산주의자 혹은 그 리더에 대한 우상화에 따른 배타주의는 인간다움의 반대 극단에 있다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노동자계급의 독재와 공산주의 이념에는 노동자의 주체성과 민주적 참여 그리고 조직화를 위한 연대와 헌신, 차별에 대한 배척과 상호 책임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공산'에는 그러한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피식지민자로서 우리민족의 노마드는 신한촌의 사례 뿐만 아니다. 해방 이후 마케시즘, 레드 컴플렉스로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 만주와 연해주를 떠돌 수 밖에 없었던 힘없는 민중들...

독재정권 하 유럽과 미국으로 쫓겨난 민주 인사들...

 

전쟁의 피해로 극동의 환상의 섬으로 흘러든 시리아 난민들(그들이 저지른 위법적 행위의 문제는 분명한 잘못인 것으로 밝히면서)에게서 우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 인민들의 노동자에게는 어쩌면 프란츠 파농이 제기한 수평적 폭력과 식민지배자의 대체 욕구를 엿보게 된다. 관념을 부정하는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관념적이고 비실존적인가 인종적 문제가 결합된 지배구조의 변화와 폭력을 살펴보면 위대한 사상이 실현되는 역사의 고충과 난이도를 실감하게 된다.

 

미얀마에서는 새로운 쿠데타가 내전으로 그리고 학살과 인종청소로의 전이가 위험하게 예측되고 있다. 

 

민주적 통치와 거버넌스라고 신뢰하면서 우리가 얼마나 지배자(혹은 기득권)처럼 되고 싶어하는 열망과 욕구에 사로잡혀 본질적 문제해결이나 갈등의 해체 전복에서 기회주의적으로 회피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는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떠도는 땅은.... 역사적 사실을 비참하도록 슬프게 써내려갔다기 보다, 지금의 부조리와 완성형(?)의 계급 탈피 주의 또는 타자화를 꼬집고 있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41건) 한줄평 총점 9.6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ㅠㅠ 잘 봤습니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테*키 | 2021.06.01
구매 평점4점
정말 놀랐고 마음 아팠던 이야기 하지만 몰입감은 떨어지는 편이에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7 | 2021.05.13
구매 평점5점
가슴아픈 이야기 입니다 한번쯤 읽어보아야할 책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h**********0 | 2021.05.13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1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aniAla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