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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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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284g | 102*205*16mm
ISBN13 9791186372760
ISBN10 1186372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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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세계와 부딪히는 용감한 시인의 노력] 미국 여성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 시집. 페미니스트, 싱글맘, 유대인으로서 시인은 자신을, 사회를, 세계를 되묻는다. 그의 시엔 끝없이 세상에 부딪혀온 이들의 나날이 담겨있다. 그가 적어놓은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 라는 시행처럼. - 소설시M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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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대전의 첫 번째 세기에 살았다.
매일 아침이 거의 미쳐 있었다.
신문들이 부주의한 기사를 싣고 도착했고,
다양한 매체에서 쏟아져 나온 뉴스 사이사이엔
미지의 사람들에게 상품을 팔려는 광고가 끼어 있었다.
나는 다른 기계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들은 비슷한 이유로 거의 미쳐 있었다.
천천히 나는 펜과 종이를 쥐고
보이지 않는, 태어나지 않은 타인들을 위한 시를 지었다.
낮 동안에는 남자들과 여자들을 떠올렸다.
광막한 거리를 가로지르는 신호를 보내고,
이름 없는 삶의 방식과 거의 상상해보지 못한 가치들을 생각해본
용감한 이들을. 빛이 저물고, 밤의 빛이 밝아지면.
우리는 그들을 상상하려, 서로를 발견하려 애썼다.
평화를 짓기 위해, 사랑을 나누기 위해, 깨어남을 잠듦과,
우리 자신을 서로와, 우리 자신을 우리 자신과
화해시키기 위해. 우리는 어떤 방법이라도 시도했다.
우리 자신의 경계에 닿기 위해, 우리 자신의 경계 너머에 닿기 위해,
그 방법들을 내려놓기 위해, 깨어나기 위해.
나는 이 전쟁들의 첫 번째 세기에 살았다.
--- 「시」


전쟁에서 집으로 무엇을
가지고 오신 거예요, 아버지?
흉터.
우리는 저 멀리 외국에서 싸웠단다. 우리는
알고 있었지, 고국엔 반드시
승리가 있으리라는 걸.
하지만 여기서 내가 보는 거라고는
아는
사람들에 대한
시간의 심판뿐.
공인(公人)들은 모두 소리치지. 폭탄이여 와라,
와서 태워라
우리의 증오를.
나는 폭발을
원하지 않아.
해결을 원할 뿐.
이것은 죽은 사람들의
말이란다.
그들은 평화라고 말했지.
나는 우리 세기의
뜨거운 빛 속에서 보았다.
살해당한 모든 얼굴을.
--- 「전쟁에서 무얼 갖고 집에 오신 거예요?」


3

전쟁 사이에 갇혀, 본다
그들 모두를
이 모든 이들을
방직공들을,
카르마뇰**을


바라본다
그들 모두를
죽음을, 아이들을
대기실의 환자들을
기근을
거리를
어두운 강 위를 떠다니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체를

한 여자가 본다
그 폭력을, 수그러들지 않는
알몸의 움직임을
‘아니오’라는 고백을
위대한 연약함의 고백을, 전쟁을,
모두가 흘러 한 아들, 피터의 죽음으로,
살아남은 아들에게로, 반복적으로
그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로, 그들의 손자
또 다른 전쟁에서 죽은 또 다른 피터에게로, 폭풍처럼 번지는 불로
어둠과 빛, 두 개의 손처럼,
이 극과 저 극이 마치 두 개의 문처럼.

한 여자가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계는 터져버릴 것이다.

* 케테 콜비츠는 독일 프롤레타리아 회화의 선구자로, 노동자의 생활을 회화와 판화로 표현했다.
** 카르마뇰은 프랑스혁명 당시 민중들이 광장에서 춘 춤.
--- 「케테 콜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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