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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를 생각한다

: 90년대생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리뷰 총점8.7 리뷰 23건 | 판매지수 19,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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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를 생각한다』출간 기념 노트 증정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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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5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46g | 152*225*30mm
ISBN13 9791197320446
ISBN10 119732044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밀레니얼 세대에 관한 담론은 대개 소비 주체로서의 90년대생를 다뤘다. 이 책은 정치적 주체, 시민으로서 90년대생의 목소리를 담는다. 90년대생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민주주의, 입시, 민족주의에 관한 청년의 목소리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했다. - 손민규 사회정치 MD

자부심과 스트레스, 욕망과 통제의 나라
대한민국 ‘K 열풍’의 실상은 무엇인가?


세계를 휩쓸면서 주목을 받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과들과, 우리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 피라미드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는 상향 의식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책이다. 둘은 결코 분리된 요소가 아니다. 그 자부심과 스트레스는 세계 속의 ‘K’를 우뚝 서게 만들면서도 우리를 괴롭게 만드는, 기이하면서도 모순적인 ‘대한민국’ 그 자체다.

이 땅의 90년대생은 왜 그토록 투쟁적이고 체념적이면서도 예측불가능한 행태를 보이는가? K-방역의 성과와 한계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한국의 민족주의와 다문화의 급격한 흐름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린 그 논의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가? 또 우리 사회의 ‘386’은 도대체 어떤 존재이며, 그들은 왜 그토록 우리를 대립시키고 분열시키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우리의 교육과 입시 시스템은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이 책은 어느 90년대생이 독창적인 지식과 통찰을 바탕으로 한국사회를 들썩이게 만드는 세대론과 386에 대한 찬반 논쟁, 교육론과 국가론의 본질을 전면적으로 파헤친 작업이다. 저자의 분석은 각각의 사안을 섣부르게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일에서 나아가 그 세계사적인 기원과 맥락을 면밀하게 따지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는 일은 ‘K’의 다채로운 역동성을 진정 깊숙하게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한국이라는 혼란 │ 지구적 변화로서 세계화와 정보화 │ 심화된 정보화: 과잉 연결과 전능한 시스템
│ 급류 속의 한국 │ K를 생각한다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지금의 20대가 되었는가
90년대생들의 전장: 온라인과 콘텐츠 │ 세계화의 물결과 이중경제체제의 도래 │ 피라미드의 무게: 계층화

정보화의 격랑: 콘텐츠와 커뮤니티
군중 속에서 깊어지는 우울: SNS 시대 │ 콘텐츠를 향한 몰입, 그리고 팬덤 문화의 등장
│ 온라인 커뮤니티, 혹은 투쟁 공동체

90년대생들의 가치, 혹은 가치의 부재
지위의 사다리, 감각의 천국 │ 90년대생은 개인주의적인가? │ 한탕주의: “인생은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다” │ ‘공정한 세대’? │ 90년대생은 사회적 안정과 성취감을 누릴 수 있을까


제2장 K-방역이 말해주는 것

대한민국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
제조업의 승리: 첨단장비에서 마스크까지 │ 총력전 동원 체제의 승리 │ 디지털 멍석말이: 사회적 압력을 통한 행동의 억제 │ 중국과 사스, 그리고 코로나19 │ ‘방역 국가’가 던지는 질문

국가의 위기, 그리고 부활: 1990-2020
무질서의 가혹함: 국가의 빈자리에서 │ 2010년대: 진퇴양난에 처한 국가 │ 부활한 주권, 그리고 동아시아 │ 바이러스는 사라지지만 국가는 남는다


제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영혼을 향한 속삭임: 민족과 민족주의에 관하여
민족은 실재하는가? │ 부족주의: 내면으로부터의 열정 │ 최적 협력체로서의 민족국가 │ ‘정치적으로 올바른’ 부족주의: 세계도시의 코즈모폴리턴 엘리트들 │ 한국과 한국인의 민족주의 │ 휴전선 너머는 ‘우리’인가?: 분단과 민족의 재구성

아래로부터의 ‘한국적 다문화’
조치원 역전 김밥천국의 기억 │ 충청남도의 ‘국제도시’들 │ 이중의 세계화를 들여다보기 │ L의 이야기 │ Y의 이야기 │ 한국적 다문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386의 형성
태동기: 1970년대 │ 광주라는 대전환점 │ 오직 안티테제로만 이루어진 이념

신전통주의 혁명론: 세계사적 맥락에서 본 386
다시 소환된 과거, 종교의 부활 │ 순결한 민족과 사악한 앞잡이들: 이중경제체제 속의 혁명가들
│ “농촌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다” │ ‘386주의’는 애초부터 틀렸다 │ 혁명을 꿈꾸던 청년에서 노멘클라투라로

선진국과 식민지 사이에서: 계층 세습과 이중사고
뉴라이트의 도전과 패배 │ 문재인 시대: 전면에 선 386과 그들의 혼미 │ 과거를 돌아보지 않은 이들
│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자: 386의 이중사고와 이중생활


제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출세라는 욕망, 개혁이라는 허상: 학생의 입장에서 본 입시
한국 교육과 그 ‘표리부동’ │ ‘진보’ 교육이 만들어낸 혼란 │ 입학사정관제로 도래된 무한 세습 시대
│ 매일매일이 곧 경쟁: 학생부와 내신 기반 입시 │ ‘제대로 작동하는’ 능력주의를 위하여

학벌 체제의 기원과 교육의 변화에 관한 제언
프로이센식 교육과 미국의 통합형 대학 │ 세계적 고도화와 대학의 위기 │ 학벌은 왜 생기는가?
│ 학벌은 왜 문제인가? │ 마주할 수밖에 없는 대학 개편


감사의 말
참고문헌 및 더 읽을거리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렇다면 과연 한국 사회의 어떤 요소가 한국을 시대의 급류에서 맨 앞에 서게 한 것일까? 사회를 일원적으로 바라보고 모든 이들을 서열화하는 위계성, 그 피라미드 속에서 어떻게든 위계를 거부하고 상승하고자 하는 상향심, 모든 이들이 표준적인 대세를 따르고자 하고 남들도 대세에 따르게 만들고 싶어하는 적극적 집단주의, 국가가 해주는 것이 없다고 불평하면서도 국가가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고 믿는 모순적 국가관, 도덕을 통해서 발언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누구보다도 세속적 상향을 원하는 이중적 심리. 아마 한국 문화의 이런 요소가 세계화, 정보화라는 변화를 맞닥뜨려 이 사회에 무언가 유별난 결과물을 만들어내 이 사회를 ‘미래’로 끌고 간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서문」중에서

K의 특성은 그 자체로 명쾌하게 이해되기보다는 어지러움을 더한다는 점에서 혼란한 이 시대에 아주 적합한 듯하다. 그리고, K에 함축되어 있는 상향의식, 위계의식, 속도 지상주의, 강력한 국가 역량 같은 것은 세계화와 정보화의 급류가 빚어낸 오늘날의 세계에 아주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상기하였듯 이런 요소들은 K가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기이하고 혼란한 현상을 낳기도 했다. 따라서 K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해줄 수 있으며, 반대로 오늘날의 세계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서문」중에서

사회갈등의 격화와 콘텐츠 산업의 발전이라는 현상을 동전의 양면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이유는 2010년대에 발전한 콘텐츠의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2010년대에 발전한 콘텐츠는 장르를 막론하고 상당한 강도의 갈등을 반영했다. 대중음악과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음원 차트나 오디션 프로그램은 팬덤과 기획사 간의 치열한 경쟁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곳이 되어 전장처럼 변모했다. 웹소설은 이전보다 ‘한국적’ 색채가 짙어지면서, 위계를 거슬러 오르는 사회적 상승, 적대적 세계 속의 투쟁, 경쟁이 야기하는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며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웹소설보다 정도는 약했지만, 웹툰 또한 유사한 흐름을 겪었다. 내용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처럼 소비 양태의 변화도 발견되는데, 서로 대립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끼리 콘텐츠와 플랫폼을 둘러싼 갈등을 벌이며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그들은 어떻게 지금의 20대가 되었는가」중에서

한국에서 2010년대의 콘텐츠가 투쟁적으로 변한 것은 이전에는 없던 인터넷이 대중문화 생산과 소비의 전면에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PC의 확대에 이은 스마트폰의 보급은 앞서 설명한 대로 온라인 세계와 현실 세계의 벽을 없애버렸고, 특히 디지털 원주민 세대로 올수록 온라인 공간의 사건에 더 빠르고 강하게, 잦은 빈도로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는 콘텐츠의 생산자와 공급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이 급격히 확대된다는 것을 뜻했다. 소비자는 자신이 경험한 콘텐츠의 좋은 점, 혹은 싫은 점에 대해 즉각적 피드백을 보낼 수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그 피드백이 집단적인 수준으로 확대되어 콘텐츠 생산자와 공급자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소비자 선호는 자연스레 더욱 기민하게 움직이게 되었고, 공급자는 과거보다 훨씬 더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열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만 했다.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정보화의 격랑: 콘텐츠와 커뮤니티」중에서

90년대생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며 콘텐츠들이 새롭게 진화한 결과, 새로운 한국 콘텐츠들은 국제적인 인기까지 얻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소비자와 생산자의 빠른 상호작용과, 격렬한 경쟁의 결과물로 개별 콘텐츠가 엄청난 질적 상승을 이뤘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이것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열광적 반응을 전부 설명하기는 힘들다. 나는 한국의 90년대생들이 겪은 세계화나 정보화로 인한 사회적 압박을 다른 국가의 비슷한 세대가 공유하는 데서 이 같은 열광의 비결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정보화의 격랑: 콘텐츠와 커뮤니티」중에서

90년대생이 처한 사회적 환경을 생각해보면, 가치 추구 대신에 그들이 어떤 영역에 인지적 자원을 할당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계층화가 상당히 진행된 90년대생은 각자의 조건에 따라 다른 영역에 몰두했다. 먼저, 사회경제적 상층으로 향하는 사다리에 올라탈 수 있던 90년대생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격렬해진 경쟁에 투신했다. 그들의 삶은 최소한 중학생 때부터 시작된 학업 경쟁과 그 뒤를 잇는 취업 경쟁, 그 뒤의 자산 경쟁의 연속으로 묘사되었다. 어떤 생애주기에서 어떤 영역에서 누구와 경쟁하는지가 그들 사이에서도 지위를 결정지었기 때문에, 경쟁에 휴식이란 있을 수 없었다. 이 경쟁에는 많은 경우 그들의 부모들까지 가세하여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으며, 경쟁자 당사자에게도 심한 정서적 압박을 주곤 했다. 거기에 SNS 문화는 심지어 문화적 소비마저도 더 경쟁적으로 만들었다.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90년대생들의 가치, 혹은 가치의 부재」중에서

따라서 90년대생 사이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여 규칙이 해킹당하는 상황을 최대한 방지하고, 외부의 개입으로 이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 불확실해지는 모든 것에 저항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니 개입과 교란으로 시스템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보다는, 시험으로 평가되는 능력주의가 보장하는 예측 가능성을 추구하며 그 결과에 따른 차등과 불평등을 감수하는 것을 차라리 더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90년대생이 원하는 것은 ‘공정’보다는 다만 불안을 더는 키우지 않는 것과, 신뢰의 기반이 쓸려나가는 와중에도 신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것이다.
---「「제1장 90년대생은 누구인가」, ‘90년대생들의 가치, 혹은 가치의 부재」중에서

각국은 초기에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니 하사되는 것에 가깝던 마스크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으며, 타국으로 향하는 마스크를 중간에 낚아채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이 우러르던 명품 의류 기업들은 직원들을 재배치해 수제 마스크 생산에 투입했다. 반면 한국은 초반 패닉에 의한 사재기가 정부의 배급 시스템에 의해 진정되자 누구도 마스크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되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가 구축한 배급 시스템도 중요했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에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저부가가치 제조업, 요컨대 말단 제조업 기반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제2장 K-방역이 말해주는 것」, ‘대한민국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중에서

의료 영역을 국가가 징발하고 역시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공공인력과 협력시켜 위기를 돌파한 것을 한국이 과거 구축한 병영 국가 시스템과 떼어놓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국가의 강력한 권력은 언제든지 사회의 각종 자원을 징발하여 국가가 원하는 목표에 투입할 수 있도록 배치할 수 있었다. 군부 정권 시기에 이 강력한 권력은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억압 수단으로도 활용되었지만, 교육과 산업, 보건을 비롯한 각종 사회 발전과 근대화에 추진력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한국의 국가 권력은 수많은 인적·물적 자원에 관여해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가로막았고, 대신 방임했을 때 움직이지 않았을 것들을 훨씬 빠르게 움직이도록 강제할 수 있었다.
---「「제2장 K-방역이 말해주는 것」, ‘대한민국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중에서

굳이 분류한다면, 국가의 동원력·행정력·정보력을 활용한 한국의 방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서구 국가들보다는 중국에 더 가까웠다. 자유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든 그저 정밀한 행정력이 부족해서든 프라이버시와 같은 개인권을 더 잘 보장해준 서구 국가들은 바이러스 대유행을 겪어야만 했다. 말단 제조업 덕택에 마스크 수급 문제를 재빨리 해결했다는 점에서도 한국은 중국 쪽에 놓여야 마땅했다. 즉, 코로나19와 ‘K-방역’은 자유, 개방, 투명성과 같은 자유주의 가치의 승리가 아니라 오히려 그 가치가 위기에 처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보는 게 타당했다
---「「제2장 K-방역이 말해주는 것」, ‘대한민국이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중에서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19 방역에서 강력한 국가만큼이나 중요했던 것은 바이러스의 확산을 추적하고 저지하기 위한 정보 수집 능력이었다. 앞선 글에서 이미 보았듯이 한국의 국가 기구는 인터넷, 스마트폰, CCTV 등의 새로운 정보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행정력을 마음껏 발휘했고 그러한 행보를 통해 감염 폭발을 끝끝내 저지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술만이 전부라고 할 수도 없었다. 발전한 서구 국가들은 이런 식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조치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있었음에도, 사회에서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가 기구가 효율 중심의 적극적 행정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방임을 택했다. 즉,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기 위해 진짜 필요했던 것은 정교한 추적과 격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기반과 그것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국가 기구의 조합이었다. 이 조합이야말로 동아시아에서 유독 성공적이었던 방역의 본질이었다
---「「제2장 K-방역이 말해주는 것」, ‘국가의 위기, 그리고 부활: 1990-2020」중에서

즉,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의식과 환멸이 확산되었으면서도 동시에 한국인들은 여전히 엄청나게 민족주의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순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지적하는 글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물론 샘 오취리 사건 같은 몇몇 일화적인 순간에 소위 식자들이 대중의 민족주의적 반발심에 불편함과 비판의식을 토로하기는 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의 민족주의에 대한 환멸과 강렬한 민족주의적 감정의 공존을 기존의 민족주의 비판이나 정치적 올바름을 둘러싼 논의로 설명해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대체 지금 이 순간에도 민족주의라는 말을 들으면 얼굴을 찌푸리는 이들마저도 ‘국뽕’에 젖어 들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제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영혼을 향한 속삭임: 민족과 민족주의에 관하여」중에서

그 결과 한국에서는, 특히 청년층에서는 민족주의가 퇴조했으면서도 퇴조하지 않은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는 공적 가치, 혹은 구성원 간 협력의 기반으로서 민족주의는 썰물처럼 빠졌고, 국가 동원 기제로서 민족주의는 조롱을 사게 되었다. 반면,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이들의 도피처로서 민족주의는 2010년대에 대대적으로 부흥했다. 사람들은 소위 전범기라는 일본의 욱일승천기 비슷한 문양이라도 보이면 성스러운 민족의 이름으로 타인들을 교정하고 공격하러 몰려갔으며, 일본과의 정치적·경제적 갈등에 누구보다 분노하며 반일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일본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을 인터넷에 박제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소속감을 느끼는 정체성을 통해 대리만족하기 위해 외국인들이 한국에 찬사를 보내는 채널을 구독했다. 즉, 민족주의의 승리를 가능하게 했던, 최적 협력체로서 민족국가의 공적 기반이라는 역할은 사실상 사라진 데 반해 증오 표출과 대리만족을 통한 자부심이라는 심리적 역할만이 남은 것이다
---「「제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영혼을 향한 속삭임: 민족과 민족주의에 관하여」중에서

나는 그래서 이주민 문제를 생각할 때 차별이나 혐오 같은 표현보다 더 현상을 잘 드러내주는 말은 ‘갑질’이라고 생각한다. 갑질은 위계 서열을 파악한 이가 자신보다 낮은 위계에 있다고 판단되는 이에게 얼마든지 위세를 부리고, 인격을 모독하고, 그의 삶에 간섭하려 하는 행위다. 갑질에서 중요한 건 다른 모든 정체성 이전에 부분적으로나마 표준화된 수직적 위계와 서열이 가장 크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가장 강한 특성은 그들이 타인에게 늘 갑질을 당하면서도 기회가 보이면 언제든지 갑질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라는 것일
테다.
---「「제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아래로부터의 한국적 다문화」중에서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현대사회의 가장 거대한 물결인 세계화가, 이주민의 물결을 두 갈래로 갈라놓았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런 이질적 느낌을 서울대학교에 다시 돌아왔을 때 본격적으로 느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많은 수는 ‘세계화’된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방학마다 유럽이나 미국을 왔다 갔다 하고, 다양한 피부색의 외국인 친구들이 있었으며, 세계의 여러 문화와 음식에 정통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만나는 ‘외국인’들이 그 외견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동질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제3장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아래로부터의 한국적 다문화」중에서

그러니 중요한 것은 논쟁의 외피를 쓴 조직 간 세력 다툼에서 누가 헤게모니를 쥐느냐는 것이었다. 그리고 NL은 ‘품성론’으로 대표되는 특유의 반지성주의적 조직 방법론과, 한국인에게 여전히 지배적이던 민족주의 감성을 활용하여 그 주도권을 쥐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NL은 정치적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론적 정합성이 아니라 분개의 감정을 불태울 수 있는 도그마였으며, 인간적 접근을 통해 동료를 포섭하고 그들에게 도그마를 주입하는 방법론이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사실 애초에 80년대의 학생운동이 차분하고 논리적인 고려보다는 광주 학살과 신군부에 대한 분개의 감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NL의 승리는 정말이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386의 형성」중에서

이로써 완성된 80년대 학생운동권의 서사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전후 30년 동안 걸어온 길에 대한 안티테제의 집합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이라는 국가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북한과의 전쟁, 미국의 도움 등을 정권이 제시한 시각과는 반대로 해석하였으니,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안티테제와 언더도그마가 지배적 위치를 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들은 한국이 안티테제로만 행동하면 한국이 겪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미국과 일본의 자본주의 세력에서 이탈하여, 북한, 중국과 우호를 다지고, 수출을 위해 소비자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재벌에 맞서 국내 대중의 후생을 위하여 중소기업을 키워야 하고, 생산의 주체인 노동자와 농민이 모든 권리를 획득해야만 한다는 식이었다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박정희에서 전두환으로: 386의 형성」중에서

따라서 운동권 이념의 주류를 형성했던 NL의 ‘사회주의적 민족주의’의 본질은, 사회주의보다는 신전통주의라고 보아야 했다. 그들은 사회주의를 통해 노동계급이 이끄는 평등한 세상을 건설하고자 한 볼셰비키의 후예가 아니었다. 대신에 군부 독재 시기에 진행된 급속한 발전과 그에 따른 문화적 변화, 계층의 분화 등 근대화의 갖은 충격에 혼란스러워하며, 자신들에게 익숙한 농촌 공동체를 한국에 복원하고자 했던 이들로, 계보를 찾자면 구한말 위정척사파의 후예라고 해야 옳았다. 실제 그들이 위정척사파처럼 근대화에 맞서 유학자의 사회적 헤게모니를 복원하고자 노력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들이 어릴 때부터 가정과 지역사회로부터 교육받아 익숙하게 내면화한 성리학적 감성에 강한 친화성을 보이고, 함석헌이나 신영복을 비롯하여 전통주의적 인간론과 영성론에 감화된 것은, 근대성을 지향한 소련식 사회주의보다는 위정척사파의 감수성에 더 어울렸다.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신전통주의 혁명론: 세계사적 맥락에서 본 386」중에서

그러니 386 본인들부터가 대학 문을 나오자마자 국민 대다수에게 풍요를 보장해주는, 충분히 성숙하고 번영하는 한국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들 대학 교육을 받은 35%가량의 60년대생 엘리트 그룹은, 혁명을 꿈꾸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후 한국 사회의 각종 영역의 핵심 중추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들이 80년대 정권에 반대하는 막강한 힘을 구성할 수 있던 것은 그들이 고등교육의 수혜를 입은 한국 사회 최초의 대규모 인구 집단이었다는 데 있었다. 혁명론을 버리고 고도성장의 절정에 있던 한국 사회 각지에 참여한 순간부터, 그들이 사회 전반에 걸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은 예정되어 있던 것이었다.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신전통주의 혁명론: 세계사적 맥락에서 본 386」중에서

그리고 바로 이런 상황에서, 586 논쟁에 불을 지핀 ‘조국 사태’가 터진 것이었다. 조국 사태는 여전히 독재와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뜨거운 심장으로 살아가는 586이 실제로는 자산 증식과 계층 세습에 골몰하는 사람들이었다는 스테레오 타입을 드라마보다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들은 반일을 선동하는 노래인 ‘죽창가’를 부르면서 유니클로를 구매하는 청년들을 비난했고, 그러면서도 일제 렉서스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미 제국주의가 남북한 협력을 가로막는 것에 분개하고 중국이 미국을 몰아낼 것을 은연중에 기대하면서도 자녀를 어떻게든 미국에 유학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고 말하면서도 강남, 목동, 분당 등의 아파트 가격에 누구보다 민감한 사람들이었고,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고 교육 경쟁을 없애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자녀들에게 갖은 스펙을 만들어줘 어떻게든 명문대에 들여보내는 그런 사람들이었다.
---「「제4장 대한민국 386의 일대기」, ‘선진국과 식민지 사이에서: 계층 세습과 이중사고」중에서

현행 입시 시스템의 본질은 한국 교육의 ‘속의 요구’가 외부로 발산하는 것을 막고 철저히 교실과 학교 안으로 가두는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속의 요구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속의 요구, 즉 경쟁은 이제 교실 안에서 멈추게 되어 외부에서 잘 포착되지 않게 되었을 뿐이지 과거와 달리 여전히 강고했다(물론 그 또한 상위권 위주의 쏠림 현상을 보였지만 말이다). 내신을 잘 따기 위해서 학생들은 5학기 열 번의 시험에서 교사들이 나누어준 유인물을 달달 외워야 했으며, 생기부에 한 줄이라도 더 넣고자 전혀 의미 없는 요식 행위, 보여주기식 활동에 시간을 낭비했고,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책에 관하여 생기부에는 그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고 작성했다.
---「「제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출세라는 욕망, 개혁이라는 허상: 학생의 입장에서 본 입시」중에서

대신 내신과 생기부 위주의 입시가 펼쳐지면서 변한 학교의 풍경을 보자면 ‘겉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를 충분히 짐작 가능하게 한다. 바로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 교사의 수업에 집중하고, 어른들이 보기 좋은 허울 좋은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활동들이 실질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기란 여전히 어렵다. 한국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구성하는 상향 의식을 비판하기 전에, 그 비판의 준거가 되는, 무언가 아름답고 듣기 좋은 말로 가득한 교육의 ‘원론’이 추구하는 게 고작해야 ‘보시기에 좋았더라’인 것 아니었을까 먼저 의심해야 한다.
---「「제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출세라는 욕망, 개혁이라는 허상: 학생의 입장에서 본 입시」중에서

현대 교육의 문제를 종합하자면 이렇다. 20세기 후반부터 현대사회는 더욱 많은 지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식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사이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사회가 요구하는 지식을 갖추지 못한 하위권은 적절한 인적자원으로 성장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고, 여기에는 경직적이고 보수적인 커리큘럼에 의한 교육이 양산하는 비효율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여 만들어진 상당수 대학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낭비적 운영을 이어가고 있고, 상위권 대학 또한 연구에 급급해 수준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갈수록 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상위권 대학의 졸업장, 즉 학벌이 갖는 프리미엄이 존재하기 때문에, 입시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들끼리의 경쟁은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
---「「제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학벌 체제의 기원과 교육의 변화에 관한 제언」중에서

그러기 위해서 대학의 무분별한 자율성을 적절하게 제어하고, 인적자원에 대한 평가와 분배 권한을 사실상 독점한 대학으로부터 평가의 기능을 일정 부분 회수해오는 건 필수적이다. 나아가 개별 과목에 대하여 공신력 있는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 평가를 인프라로써 공급하는 일이 해법이 될 것이다.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적자원을 노동시장에 공급하지 못한 채 연구와 교육, 평가라는 세 가지 요소의 게으른 공존 속에서 오로지 ‘학벌 프리미엄’이란 관성에 기대고 있다. 더욱이 비대한 학부 교육은 21세기 정보사회에서 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함에 따라, 갈수록 어려워지는 연구에 점차 방해가 되고 있다. 지식 생산자로서 교수들은 이제 학부 교육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자의든 타의든 대학은 이제 학부 교육이라는 불필요한 짐에서 해방되어야 하고, 학생들도 그 족쇄에서 놓아주어야만 한다.
---「「제5장 입시, 그리고 교육의 본질」, ‘학벌 체제의 기원과 교육의 변화에 관한 제언」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자부심과 스트레스, 욕망과 통제의 나라
대한민국 ‘K 열풍’의 실상은 무엇인가

90년대생, 방역, 민족주의와 386, 그리고 입시
우리 사회를 뜨겁게 가로지르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해부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접두사 ‘K’를 입에 올린다. K-방역, K-팝, K-드라마, K-뷰티, K-메디컬, K-바이오….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일상 속에서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자발적으로 치켜세우거나, 어느덧 서구의 ‘선진’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종종 그들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 대하여 자못 얼떨떨해하는 중이다. 가끔은 펄럭이는 태극기나 ‘국뽕’ 등의 단어와 함께 사람들에게서 오가는 이 ‘말놀이’(K-라면, K-의지, K-직장인, K-가족, K-유교 등등)는 쉽게 멈출 것 같지 않다.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경험하게 하고, 그 우수성에 감격하는 그들의 반응을 콘텐츠화한 영상들은 공중파와 인터넷을 가리지 않고 오늘도 끊임없이 업로드되는 중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러한 현상을 불러일으켰는가? 이 열풍의 근원은 무엇이고, 그러한 K의 유행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1994년에 태어난 작가 임명묵은 『K를 생각한다』에서 대한민국의 ‘K’라는 키워드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이면서도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다섯 가지 측면을 해부한다. 그는 ‘90년대생’과 ‘K-방역’, 민족주의와 다문화, ‘386’ 논란과 입시 및 교육 시스템 등 끈끈하게 상호연관된 다섯 개의 챕터를 통해서 우리 안의 자부심과 스트레스, 욕망과 통제가 빚어낸 위계적인 질서, 계층 세습과 서열화의 피라미드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투쟁적 상향심, 겉으로 내세우는 도덕과 실제로 추구하는 세속적 욕망의 충돌, 강력한 국가에 대한 반발감과 역설적인 희구 등을 통찰력 있게 빚어낸다. 저자는 전 지구적인 세계화와 정보화의 급류 속에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왜 ‘K’에 그토록 열광하는지를 분석하며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현실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90년대생은 왜 그토록 투쟁적인 세대가 되었나
그들이 직면한 좌절과 스트레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출발은 90년대생에 대한 분석이다. 몇 년 전부터 이 땅의 90년대생에 대한 호기심 어린 분석이 전 사회적인 의제로 떠올랐고, 2021년 4월의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는 그 의문이 표출된 집약적인 한판이었다. 수많은 지식인과 비평가들은 저마다 왜 90년대생이 지금과 같은 행태를 보이는지에 대해 나름의 해답을 제시했고 또 지금도 제시하고 있다. 개인주의, 정치적 보수화, 혐오와 증오, 공정에 대한 갈망 등등…. 그렇지만 『K를 생각한다』의 저자에게 이는 모두 파편적이고 불완전한 해석으로 다가온다. 그 자신 90년대에 태어나 이 문제를 몸으로 실감하며 오래도록 천착해온 저자는 말한다. 이들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그들이 내몰린 ‘위계적인 피라미드’의 문제적 상황부터 직시해야 한다고. 그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20대들은 살벌한 경쟁의 피라미드에서 떠밀려 내려가지 않으려는 불안감을 부여잡으며, 그 불안감을 자기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체념하고 ‘감각의 홍수’에 휩쓸린 채 수많은 콘텐츠로써 자신의 욕망을 대리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실의 근원에는 세계화로 인해 형성된 이중경제체제와, 정보 시대의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이 놓여있다.
1997년의 IMF와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는 우리 사회의 ‘이중경제체제’를 급격히 가속시켰다. 이러한 양극화의 흐름에 따라 점점 더 희귀해지는 고부가가치 영역 혹은 공공 영역의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압박이 한층 더 심화될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은 더 이상 노동집약적인 저임금 제조업 일자리를 찾지 않는 게 자연스러워졌으며, 그 두 영역 사이의 격차는 어느덧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커진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중산층 이상의 부모들은 노골적으로 계층 세습의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에서 90년대생은 일찍부터 사회경제적으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미디어 환경은 이러한 경쟁적인 환경을 더욱 첨예하고 노골적으로 만들게 되었다. 2007년의 아이폰 국내 출시 이래, 스마트폰의 보급은 우리 삶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무엇보다 90년대생은 인격적 완성을 이루기 전인 청소년기부터 이런 강력한 무기에 노출된 최초의 세대였다. 이제 자신의 존재가 실시간으로 외부에 전시되고, 그 전시가 하나의 유행으로 권장되며, 다른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고 인정 경쟁을 해야 하고, 또 인터넷에서 자신의 감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압박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의 상호작용은 90년대생이 서로를 옥죄게 하며 그들의 투쟁성을 극적으로 올려놓는 동시에, 그들을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분출할 수 있는 온라인의 세계로 이끌었다. 임명묵은 90년대생이 환호하는 콘텐츠를 분석하고, 팬덤 문화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동 양태 등을 촘촘하게 되짚으며, 90년대생의 콘텐츠와 그 소비 방식에 그들이 내몰린 심대한 압박, 즉 노력, 경쟁, 승리, 성장, 발전 등등의 압박이 담겨있음을 확인한다. 그 압박이 K-팝과 K-웹툰을 비롯한 K-콘텐츠의 신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신화 너머에선 90년대생의 집단적이고도 고독한 비명이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자기 한 몸을 건사할 최소한의 안정을 바라면서, 때로는 “한강물 아니면 한강뷰”라는 자조와 함께 ‘한탕’을 꿈꾸고, 때로는 국가와 586의 ‘불공정’과 ‘내로남불’에 분노한다. 그들은 이런 ‘한탕’과 ‘분노’를 넘어선 아무런 가치도 믿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경쟁의 압박에 시달린 나머지 그들에겐 자신의 생존과 발전 너머의 가치를 추구할 어떤 여력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임명묵에 따르면, 90년대생은 최초의 ‘탈가치 세대’이며 그들의 탈가치화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90년대생론은 그들의 본질적인 스트레스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왜 국가를 불신하면서도 그에 열광하는가
‘K-방역’과 민족주의, 다문화의 현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은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그리고 모든 가치로부터 퇴조하고 모든 것을 냉소하는 듯 보이던 90년대생들은 왜 그토록 국가라는 장치에 주목하게 되었는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 우리는 ‘국가를 지극히 불신하면서도 국가가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인의 모순적 국가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임명묵에 따르면, 유교적 관념의 오랜 지속과 군부독재 시절에 형성된 강력한 국가 권력의 경험을 통해 한국인은 국가에 대한 모순적이고도 양가적인 감정을 품게 됐고, 여기서 자라난 90년대생은 국가를 불신하면서도 이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자신들이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것이 한국의 국가 시스템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야기되는 세계 속 대한민국의 부상과 한류(韓流)의 높은 위상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사례, '대한민국의 자랑 K-방역'은 일견 그 말이 옳은 것을 확인하는 듯 보인다. 코로나19로 2020년 한 해 서구의 많은 선진국이 초토화되는 동안 대한민국은 바이러스의 대처에 분명 커다란 성과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정치인과 지식인은 K-방역의 성과를 ‘민주적 시민의식의 발로이자 자유주의,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다른 여느 국가보다 민주성과 개방성을 갖추었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더욱 잘 통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K-방역의 진정한 함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팬데믹을 통해 세계의 수많은 ‘선진’ 국가들에 감춰져 있던 모순과 한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가 폭로한 대한민국의 진면목은 무엇이었을까? 임명묵은 K-방역의 성과는 민주주의를 이끌었던 세대가 그토록 ‘사악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던 한국의 동원 체제와 병영국가 덕분이라는 것을 꼼꼼한 논거를 통해 입증한다. 동시에 그는 수출 대기업의 화려한 성과에 집중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더 이상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한국의 말단 제조업 기반이 코로나19 대응의 직접적인 공을 세웠다는 사실을 밝힌다. 저자는 일군의 식자들이 우리 방역의 성과에서 우리가 바라보고 싶어하는 것, 우리가 바깥에 내보이고 싶은 것만을 취사선택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독자에게 묻는다. 민주주의가 K-방역의 꽃이라면, 우린 이웃 국가 중국의 방역 성공 사례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정치 비평서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을 저술하기도 했던 임명묵은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중국의 후진타오, 시진핑 집권기를 되짚으며 동아시아의 통제적인 시스템이 바이러스의 국면에서 얼마나 중요했는지, 바이러스와 국가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논증한다. 더욱이 우리 곁에는 K-방역의 성과에 취해 일선의 방역 인프라 확충에 소홀했고, 백신 수급에 여전히 한참 뒤떨어졌다는 명명백백한 진실이 있지 않은가?
K-방역의 성공은 국가의 힘, 대한민국의 주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 ‘국가’는 세계인들 곁에 극적으로 귀환했다. 그리고 우리가 한 국가의 미래에 관해 논할 때, ‘국가’와 ‘민족’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민족주의는 한국의 정치적 논쟁 속에서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이기도 한 바, 임명묵은 민족이란 인간에게 무엇이고 왜 그토록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지를 역사적 관점에서 깊게 조망한다. 그는 민족과 민족주의에 관한 세계사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민족국가란 개념이 왜 우리를 여전히 사로잡고 있는지, 그 ‘민족국가’라는 개념이 흔들릴 때 세계가 어떤 격심한 혼란과 극단적 포퓰리즘을 겪었는지, 나아가 한국에서는, 특히 한국의 청년층에서는 어째서 민족주의가 퇴조하면서도 기이하리만치 부흥하고 있는지를 논증한다. 이에 더해 저자는 세계화 이래로 초국적성을 띤 세계도시와 주변의 배후지로 갈라선 채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서구 국가들처럼, 2000년대 이후 심화되어 온 이중경제체제가 우리 사회 지방 소도시 혹은 읍·면 지역의 제조업 및 생산 현장을 주목하지 않게 만들고 있음을 지적한다. 우리가 외면하던 말단 제조업의 현장의 빈자리는 이미 수많은 국가에서 온 이주 노동자들이 채우며 ‘코리안드림’을 꾸고 있고, 그들 또한 세계적이고 역동적인 ‘K’의 빠질 수 없는 일원인 게 사실이다. 그 자신 성장 과정에서 다문화의 여러 층위를 경험했던 임명묵은 이제 우리들 누구도 주의 깊게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한국의 생산 현장에서 그들과 부대끼고 있는 한국인 노동자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외부인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386의 이중사고와 이중생활을 비판하며
교육 개혁 및 입시 논란의 허상을 되짚다


대한민국의 90년대생을 논할 때, 혹은 세대 간의 갈등을 논할 때 피할 수 없는 이슈는 바로 ‘조국 사태’다. 2019년 8월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조국 자녀의 입시 논란과 그 파장은 ‘386’(지금은 ‘586’이라 불리는 이들)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과연 조국이 상징하는 386은 어떤 존재였으며, 왜 그들은 ‘태풍의 눈’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논쟁을 흡수하고 있는가? 시종일관 첨예하게 진행되는 중인 이 사안에 대하여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결코 386이 ‘옳다, 그르다’가 아니다. 임명묵은 386이라는 논쟁적인 키워드를 통해, 특히 입시 시스템과 맞물려 대한민국을 끈끈하게 지배하고 있는 무한 세습의 욕망을 지적하면서, 그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이념적 가치’와 ‘속으로 추구하는 기득권적 욕망’이 강력하게 불일치되는 그 이중적 사고의 모순성을 지적한다. 이중사고도 이중사고이지만, 386의 이중생활은 특정 세대의 특정 집단이 갖는 엄청난 영향력을 반영하는 차원에서 세계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는 엘리트 세습의 양상이기도 하지만, ‘K’를 구성하는 강력한 특징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이 특수하게 겪어온 근현대사와 역사적 상황이 모두 거기에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임명묵은 ‘조국 사태’를 첫 키워드로 삼아 386이라는 뜨거운 감자의 역사적 근원을 논하기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386의 태동기는 1970년대인 박정희 시대였으며, 이때 군부·재벌·일본·미국으로 이어지는 거악(巨惡)을 반대하는 운동권의 논리가 성립되면서 인적·사상적인 기틀이 마련됐다. 거기에 1980년 신군부의 광주 학살은 386이 탄생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였다. 전두환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무장한 386은 이제 학생운동의 주도권을 쥔 NL(민족해방파)을 필두로 북한에 대한 금기를 없애고 대한민국의 모든 근대적 발전에 대한 안티테제의 집합, 우리 사회의 모든 주류 세력에 저항하는 언더도그마적 감수성을 핵심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고등교육의 수혜를 입은 한국 사회 최초의 대규모 인구집단이자 대학가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 집단행동의 경험으로 무장한 386은 거침이 없었다. 문제는 그들이 GDP 3만 불을 넘긴 대한민국의 중추 세력으로 자리 잡은 뒤였다. ‘대한민국 상위 1퍼센트’를 비난할 때는 급진적이고 사회주의적인 이념을 운위했던 586이 실인즉 자신들의 자산 증식과 계층 세습에 골몰하고 있다는 신호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과거의 언더도그마적 감성을 버리지 못한 채 충분한 숙고 없이 추진했던 여러 정책이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혼란을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386, 즉 586 세대가 점점 더 첨예해지는 계층 세습을 상징하는 세대라면, 한국의 입시 시스템의 변천을 들여다볼 때 우리는 교육을 둘러싼 계층화와 세습, 무한경쟁의 양상이 잔혹한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임명묵은 2021년 대한민국의 계층 분화가 세대를 횡단하는 부와 사회적 지위의 이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조국 일가는 그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은 이 땅의 586을 포함한 모든 기성세대가 뛰어들어 위계적인 피라미드를 완성시키는 전쟁판과 같은 공간이다. 임명묵은 책의 마지막 장에서 21세기에 펼쳐진 입학 전형 논쟁 및 입시와 능력주의 논란의 오랜 역사와 양상을 살피며, 그 변천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또 얼마나 학생들을 옥죄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모두가 그럴듯한 ‘겉의 가치’, 마땅히 그래야 하는 교실의 모습을 내세우는 이 시대에 오히려 학생들은 매일매일의 경쟁에 더욱 신음하고, 중하위권 이하 학생들은 교육의 논의에서 점점 더 소외되는 현실이 있다. 우리는 이 모든 혼란의 근원에 입시 경쟁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의 ‘속의 욕망’, 즉 ‘학벌’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저자는 학벌과 능력주의에 관한 역사와 논쟁을 되짚으며 교육 문제의 근원으로서 근대 교육제도의 성립과 변화, 그리고 20세기 후반부터 이어지는 세계화와 정보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교육제도의 위기에 대하여 분석한다. 그리고 2001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의 제도권 교육을 받아온 학생의 시선에서, 교육이 근본적으로 처한 위기를 타개할 해결책, 즉 대학이라는 학교 시스템 자체의 전면적인 개편에 관해서 논하고 있다.


K의 세계적 열풍이 함축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대한민국이라는 불가사의, 그 기묘한 혼란


『K를 생각한다』의 저자 임명묵은 1994년생으로 조치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에 재학 중이다. 그는 문명과 역사, 사회와 국제정세, 대중문화와 과학기술 등 다방면의 분야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서울신문》, 《매일경제》, 《시사저널》, 《충청리뷰》, 《슬로우뉴스》 등의 매체에 꾸준히 칼럼을 기고하는 중이다. 2018년 이미 덩샤오핑 시대에서 시진핑 시대로의 전환을 다룬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을 집필했던 그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독창적이고도 광범위한 지성과 식견을 자랑하고 있다. 그런 그의 『K를 생각한다』가 여러 측면에서 주목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90년대생에 관한 책은 지금도 넘칠 정도로 많다. 그렇지만 정말로 90년대생의 시각에서 90년대생이 맞이한 입체적·다층적 상황과 여건을 분석한 책은 아직까지 거의 없었던 게 사실이다. 21세기의 대한민국에 관한 사회과학서나 비평서도 끊임없이 출간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민족주의와 다문화에 관하여, 바이러스 및 방역에 관하여, ‘386 세대’에 관하여, 교육 및 입시 제도에 관해 들여다보는 책도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모든 영역을 아우르면서 2021년 현재의 대한민국의 부상(‘K 열풍’)과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변화의 물결, 90년대생의 절박한 심리를 하나의 맥락으로 관통하는 책은 없었다. 드디어 수많은 사람들이 운위하는 ‘K의 진실’이 한 권의 역작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국은 더 이상 세계 속의 주변국이 아니다. 고도로 발전된 과학기술과 산업 역량, 사회문화적 역동성을 지닌 채 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임명묵은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 동안 우리가 저임금 제조업을 육성하는 데 성공한 개발독재 국가에서 굴지의 기업집단을 여럿 지닌 민주국가로 탈바꿈했던 과정을 꼼꼼하게 기술하면서도, 우리가 그 지나칠 정도로 빨랐던 속도의 대가를 충분히 치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계화가 낳은 이원화된 사회와, 그로부터 촉발되는 구성원들 간의 심대한 양극화는 대한민국이라고 예외는 될 수 없었다. 그 이원화된 집단 사이의 불평등은 세대를 거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고, 중산층 이상의 기성세대가 보이는 계층 세습의 욕망은 우리 사회를 강력하게 사로잡고 있다.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및 온라인 미디어 환경을 자랑하고,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과 군사독재의 기억이 온존하면서 여전히 분단의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거기에다가 수많은 이주민이 이미 물밀듯 유입되어 산업의 역군이 된 2020년대의 대한민국. 이러한 다채롭고도 기이한 ‘K’의 일면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이며, 90년대생이 함께 자라나며 목도했던 대한민국의 어떤 진실이다. 그러한 현실은 90년대생을 경쟁의 압박으로 몰아넣는 동시에 자국 문화를 세계적으로 유행시켰으며, 임명묵에게 그 무한경쟁의 압력과 한류의 유행과 한국의 억압적인 동원 체제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다. 『K를 생각한다』의 저자에겐, 대한민국의 기묘하고도 혼란한 불가사의가 곧 ‘K’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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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시선으로 쓴 『90년생이 온다』를 더 이상 읽을 필요가 없다. 90년대생들에 대해 ‘의아해했던’ 모든 것들을 『K를 생각한다』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K를 생각한다』는 한국의 90년대생이 겪어냈던 입시 경쟁, 경쟁의 압력으로 만들어진 가치 부재의 상황, SNS를 통한 소통 양식 모두를 엮어내며 현재의 90년대생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비평적 렌즈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렌즈에 익숙해질 때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2020년대의 한국 사회를 실로 정확하게 살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저자)

“이 책은 청년을 원숭이로 만드는 흔해빠진 청년 담론의 부스러기가 아니다. 거꾸로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고쳐가야 하는지라는 우리 모두의 문제에 대해 청년 세대가 내놓는 묵직한 대답이며 그들이 나누어 주는 고마운 가르침이다. 또 ‘전복적 시각’과 ‘감성’만 난무하는 인상 비평이 아니다. 역사적·사회학적 지식을 두껍게 깔아놓은 위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생활인의 투박한 의문과 고민이 펼쳐내는 성실한 세밀화이다. 나는 『K를 생각한다』를 읽으면서 이제 청년 세대가 자기 과잉과 피해의식을 벗어나 대한민국 공동체 전체의 미래를 만들어갈 책임 주체로 성숙하고 있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 홍기빈(정치경제학자)

회원리뷰 (23건) 리뷰 총점8.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공정성은 잘 모르겠고 공정감은 아니까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s*********c | 2021.10.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90년생이 온다>는 읽고 나서 사실 이렇다 할 어떤 '느낌'은 없었는데 이 책은 초반부터 '느낌'이 딱 왔다. 나보다 어린 나이의 저자가 이런 책을 딱 내놓으면 경탄스러움과 함께 나는 뭐 했을까 싶은 자괴감도 들고, 그런 느낌은 저자에 대한 질투로 이어진다. 내가 인간이 덜 되서인 탓도 있겠지만 인간이면 어쩔 수 없이 가지는 이 또한 '느낌'일 것이라 합리화도 해보면서. "90년;
리뷰제목

<90년생이 온다>는 읽고 나서 사실 이렇다 할 어떤 '느낌'은 없었는데 이 책은 초반부터 '느낌'이 딱 왔다. 나보다 어린 나이의 저자가 이런 책을 딱 내놓으면 경탄스러움과 함께 나는 뭐 했을까 싶은 자괴감도 들고, 그런 느낌은 저자에 대한 질투로 이어진다. 내가 인간이 덜 되서인 탓도 있겠지만 인간이면 어쩔 수 없이 가지는 이 또한 '느낌'일 것이라 합리화도 해보면서.

"90년대생 사이에서 공정은 가치와 논리보다는 느낌, 즉 '공정감'의 문제가 된다"는 저자의 말에 탄복했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박탈감,' 즉 무언가 빼앗겼다는 느낌인 것. 실제로 잃은 것이 무엇인지는 중요치가 않게 된다. 

그래도 나는 이만큼은 가졌으니까 하는 생각도 중요치 않게 된다. 실제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도 별로 없겠지만 한다고 해도 당장에 우리 주변엔 어쨌든 나보다 더 가졌거나, 더 중요하게는 나보다 덜 가졌어도 혜택은 더 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니까.

이어서 저자는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여기서도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았다. 제주도에 도착했던 예맨 난민들에 대한 혐오도 컸던 동시에 몇몇 외국인들이 유튜브 등에서 한국 생활에 대한 컨텐츠를 담았던 데 대한 호응도 컸던, 양면적인 모습이 모두 사실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건 느낌이었던 것. 예맨 난민들은 다수가 남성들이었고 암만 봐도 그저 외국인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반면 방송 등에서 이름을 그래도 조금이라도 알렸던 외국인들은 어딘가 친숙한 느낌도 들고 그러고 보니 내 동네 주변 길거리 등에서도 어쩌다가라도 종종 봤던 것 같기도 해서 딱히 거부감이 들진 않았던 그런 느낌. 

여하튼 개인적으로는 90년대생들에 대한 담론을 다룬 책들 가운데서는 가장 으뜸이었던 책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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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주**편 | 2021.08.3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도서 K를 생각한다를 읽고 쓰는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으니 이를 주의해 주십시오. 처음에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고 토론하기로 일정이 잡혀서 구매하게 되었는데, 누가 선택한지는 몰라도 선택 잘 한것 같습니다. 읽고 토론할 거리도 많고 제가 딱 여기에 나오는 세대여서 그런지 공감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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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K를 생각한다를 읽고 쓰는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으니 이를 주의해 주십시오. 처음에 독서 모임에서 이 책을 읽고 토론하기로 일정이 잡혀서 구매하게 되었는데, 누가 선택한지는 몰라도 선택 잘 한것 같습니다. 읽고 토론할 거리도 많고 제가 딱 여기에 나오는 세대여서 그런지 공감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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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탄탄한 구성과 미쳐 생각지 못한 관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d*****n | 2021.08.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저자 임명묵씨는 어떻게 한국을 이렇게 바라볼 수 있었을까코로나 대응 사태부터 586에 대한 분석까지 모순이 껴있는 이 사회를 조금씩 들추어 냅니다. 교육 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과연이라는 의문이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20대가 지은 책이지만 30대 이성이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책입니다특히 코로나 시대에 대한 분석은 압권입니다. 대한민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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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명묵씨는 어떻게 한국을 이렇게 바라볼 수 있었을까

코로나 대응 사태부터 586에 대한 분석까지 모순이 껴있는 이 사회를 조금씩 들추어 냅니다. 교육 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과연이라는 의문이 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20대가 지은 책이지만 30대 이성이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책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대한 분석은 압권입니다. 대한민국은 총력적 체제를 아직 가지고 있고 민간 의사까지 동원하는 힘은 아직 우리가 전시국가라는 느낌을 확 주니 뭔가 슥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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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4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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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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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혼 | 2021.10.19
구매 평점4점
90년대생들 다룬 책들 중 가장 으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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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 2021.10.18
구매 평점5점
MZ를 탐구하려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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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 |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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