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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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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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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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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한국어 판 서문 7

1부 13
2부 145
3부 261
4부 315
5부 481

작품 해설 582
작가 연보 593

저자 소개3

Mo Yan ,莫言,관모예管謨業

쟝이모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소설 『홍까오량 가족』의 작가. 그는 산둥성(山東省) 까오미(高密) 따란향(大欄鄕) 핑안춘(平安村)의 빈한한 가정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관모예(管謨業)이나, 글로만 뜻을 표할 뿐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모옌(莫言)'이란 필명을 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자 학업을 포기하고 수년 간 농촌 생활을 하다가 소학교를 중퇴한 뒤 18세 되던 해 면화 가공 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했다. 1976년 20세 나이로 고향을 떠나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문학에 눈을 돌려 1978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해방군 예술학원에
쟝이모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소설 『홍까오량 가족』의 작가. 그는 산둥성(山東省) 까오미(高密) 따란향(大欄鄕) 핑안춘(平安村)의 빈한한 가정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관모예(管謨業)이나, 글로만 뜻을 표할 뿐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모옌(莫言)'이란 필명을 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자 학업을 포기하고 수년 간 농촌 생활을 하다가 소학교를 중퇴한 뒤 18세 되던 해 면화 가공 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했다. 1976년 20세 나이로 고향을 떠나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문학에 눈을 돌려 1978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해방군 예술학원에 입학, 1986년에 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베이징 사범대학과 루쉰 문학창작원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81년부터 창작 활동을 시작하여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소속 1급 작가로 일하다가 1997년 사직하고, '검찰일보'에 재직하면서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1981년 격월간지 『연지(蓮池)』에 단편소설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春夜雨)」를 발표한 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며, 1984년 발표한 「황금색 홍당무(金色的紅蘿蔔)」(1985년 「투명한 홍당무(透明的紅蘿蔔)」로 개작)가 좋은 평가를 얻게 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1987년 대표적인 장편소설 『홍까오량 가족』을 발표해 반향을 일으켰고, 그 작품의 일부를 쟝이모 감독이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해 1988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이는 모옌의 작품이 전세계 20여 개국으로 번역 출간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장편소설 『티엔탕 마늘종 노래(天堂蒜之歌)』(1988), 『열세 걸음(十三步)』, 『술의 나라(酒國)』(1993), 『풀을 먹는 가족(食草家族)』(1993), 『풍유비둔(豊乳肥臀)』(1995), 『탄샹싱(檀香刑)』(2001), 『사십일포』(2003), 『생사피로(生死疲勞)』(2006) 등을 발표하였고, 「환락」, 「생화를 품은 여인」, 「폭발」,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등의 중편소설과 「그네 틀의 흰둥이」, 「메마른 강」, 「엄지수갑」, 「눈얼음 미녀」등의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 중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는 장이모 감독에 의해 영화 '행복한 날들(幸福時光, Happy Time, 2000)'로 제작된 바 있다.

『풍유비둔』은 그의 창작상 최고조에 오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1,2』는 1980년대 중국의 개혁 · 개방의 전성기를 배경으로 농촌 마을과 관료 사회의 부패 양상을 탁월한 주제의식과 기교로 그려낸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희곡과 텔레비전 드라마 극본을 썼는데, 1997년 창작한 희곡 「패왕별희(覇王別姬)」는 무대에 올려져 중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두 달간 연속 공연되면서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기도 했다. 1993년에 출간된 『술의 나라』는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에 소개되어 큰 호평을 받았고, 그는 데뷔 후 중국 최고의 문학상인 따자(大家)문학상을 비롯, 프랑스 루얼 파타이아 문학상, 이탈리아 노니로 문학상,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상, 홍콩 아시아문학상,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대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모옌은 201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중국의 첫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영예까지 얻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모옌이 현실과 환상을 역사적, 사회적 관점에서 절묘하게 융합한 문학 세계를 창조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그의 고향인 산동성 까오미현 둥베이(東北)를 배경으로 삼고 있으며, 2002년 10월부터는 고향의 산둥 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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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산업정보대학교 중국언어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제주국제대 교수, 중국학연구회, 중국문학이론학회 회장 역임. 현 제주중국학회 회장이다. 지은 책으로는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도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 읽기』,『부운재』(수필집)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중국사상사-도론』, 『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중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학론-구추백의 영향』, 『삼성퇴의 청동문명』, 『모옌 중단편선』(공역), 『일야서』(공역), 『마교사전』(공역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산업정보대학교 중국언어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제주국제대 교수, 중국학연구회, 중국문학이론학회 회장 역임. 현 제주중국학회 회장이다. 지은 책으로는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도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 읽기』,『부운재』(수필집)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중국사상사-도론』, 『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중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학론-구추백의 영향』, 『삼성퇴의 청동문명』, 『모옌 중단편선』(공역), 『일야서』(공역), 『마교사전』(공역), 『덩샤오핑 평전』(공역), 『마오쩌둥 평전』, 『한 무제 평전』, 『중국문예심리학사』, 『완적집』, 『개구리』, 『중국문학비평소사』, , 『덩샤오핑과 그의 시대』, 『중국문화답사기』, 『중국사강요』, 『낙타샹즈』등 70여 권이 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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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중국 양주대학교 한국어과 외국인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제주대학교 통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이중톈, 정치를 말하다』, 『마교사전』(한소공, 공역), 『개구리』(모옌, 공역), 『일야서』(공역), 『중국문화기행』(위치우위), 『중화를 찾아서』(위치우위), 『부활하는 군단』, 『법문사의 불지사리』, 『몸: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샤오춘레이), 『손자병법의 탄생』(웨난), 『샛별』(커윈루), 『안녕, 나의 어린시절』(펑슈에쥔), 『지구가 감춰놓은 29가지 비밀』(리나), 『가족』(루쉰 등) 등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중국어 일기』, 『고시중국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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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604쪽 | 668g | 132*225*29mm
ISBN13
9788937463648

책 속으로

이런 ‘늙은 산파들’ 이야기만 나오면 고모는 치를 떨었어요. 얼마나 많은 아이와 산모들이 이런 늙은 요괴들의 손에 죽어 갔는지 모른다고 욕을 했습니다. (…) 고모는 그들이 밀대로 산모의 배를 누르고, 마치 아이가 입으로 삐져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낡은 천 조각으로 산모의 입을 틀어막는다고 했어요. 해부학에 대한 지식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는 그들이 산모의 생리학적 구조를 알 리가 없다고 하셨죠.
--- p.31

당시 고모 나이 겨우 열일곱이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경력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출신 성분까지 화려하니 이미 우리 둥베이 가오미 지역에 영향력이 대단해서 뭇사람이 우러러보는 중요한 인물이었죠. 물론 고모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이기도 했지요.
--- p.40

우리 고모에게 에니카 손목시계를 선물한 사람은 공군 조종사였어요. 그 시절에 공군 조종사라니! 이 소식이 전해지자 형들이랑 누나는 개구리처럼 개굴개굴 소리 지르고 저는 공중제비를 했어요.
--- p.64

우리 어머니가 고모에게 물었습니다. 고모가 하는 계획생육이라는 운동이 괜히 고모 혼자 애써 추진하는 일이에요, 아니면 상부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에요? 애써 추진하는 일이라니요? 고모가 씩씩거리며 말했어요. 이건 당의 부름이자 마오 주석의 지시, 국가의 정책이라고요. 마오 주석이 뭐라고 했어요? 인류는 스스로를 통제해서 계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어요.
--- p.112

지금 사람들이 내게 붙여 준 ‘살아 있는 염라대왕’이란 별명 말이야, 이 고모는 이 별명을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해! 계획생육 정책에 따라 태어나는 아이라면 고모는 향 피우고 목욕재계하고 받겠어. 하지만 정책을 위반한 임신이라면……. 고모가 허공을 향해 손을 내리치며 말을 맺었습니다. 절대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어.
--- p.166

자네 고모는 사람도 아니야, 요괴야 요괴! 장모님이 나와서 말했어요. 수년 동안 대체 얼마나 많은 목숨을 짓밟았나? 두 손에 피를 잔뜩 묻혔으니 아마 죽은 후에 염라대왕이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걸세.
--- p.232

전 수술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습니다. 하얀 천이 런메이를, 런메이의 몸을, 런메이의 얼굴을 덮고 있었습니다. 고모는 온몸에 선혈이 낭자한 채 맥없이 접이식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샤오스쯔 등은 완전히 얼이 나가 있었고요. (…) 고모…… 그러니까…… 고모가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
--- p.252

역사는 결과를 중시할 뿐, 수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잖아요. 마치 사람들이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건축물을 볼 때 건축 이면에 자리한 수많은 백골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요.
--- p.264

거액을 물려줄 아들은 낳아야겠지, 벌금은 싫지. 그러니 대리모를 찾아 핑계도 만들고 벌금도 피하는 거죠. 게다가 요즘 부자들이나 높은 분들은 대부분 아저씨 나이잖아요. 남자는 아직도 정력이 넘치는데 아내들은 대부분 그쪽으로는 이제 꽝이니까요.
--- p.398

선생님, 원래 저는 창작이 속죄의 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극본이 완성된 후 마음속에 자리한 죄의식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진 것 같습니다. (…) 모든 아이는 저마다 유일한 존재이며 다른 무엇으로 대체될 수 없습니다. 손에 묻힌 피를 영원히 씻을 수 없는 걸까요? 죄의식에 얽매인 영혼을 벗어던질 방법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 p.484

죄를 진 사람은 죽을 수도 없고, 죽을 권리도 없단다. 죽지 못하고 목숨 부지한 채 온갖 시달림 속에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해. 생선전처럼 이리저리 뒤집히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약재처럼 들볶이면서 속죄하는 삶을 살아야지.

--- p.579

출판사 리뷰

“역사는 결과를 중시할 뿐, 수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잖아요.
마치 사람들이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건축물을 볼 때
건축 이면에 자리한 수많은 백골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요.“

▶ “환각 리얼리즘을 민간 구전 문학과 역사 그리고 동시대와 융합시켰다.”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 『개구리』는 생명의 본질을 추구하면서 인간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보여 준다.
―마오둔 문학상 선정 위원회
▶ 중국인에게 가장 민감한 주제를 다룬 대담한 소설. 《차이나 데일리》

현대 중국의 가장 첨예한 문제, 아이를 낳은 일에 대하여


모옌은 『개구리』를 통해 현대 중국의 ‘뜨거운 감자’인 계획생육에 문제를 제기하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1949년 신중국 무렵 5억 4천 100만여 명이던 인구가 1969년 8억을 넘어서자, 초조해진 중국 정부는 “핏물이 강을 이룰지라도 초과 출산은 허락할 수 없다”와 같은 과격한 구호와 함께 지방 관리들에게 무조건 ‘생육지표’를 끌어내리라고 몰아붙였고, 강제 집행에 따른 부작용이 중국 곳곳에서 속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계획생육을 위반한 임산부에게 강제로 임신 중절 수술을 하는 등 생명 윤리와 관련된 문제가 대두되었다. 많은 여자아이들이 호적에 오르지 못한 채 ‘어둠의 자식’으로 남아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 당시, 중국 민간 문화를 바탕으로 ‘환각 리얼리즘’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모옌은 『개구리』에서 다산의 상징인 개구리 토템을 모티브로 하여, 경제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생명의 탄생조차 법으로 옭아매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 숨 쉬는 민중의 생명력을 찬미한다.

“나는 사람을 똑바로 보고 쓰기로 했다.”
―중국 대륙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

‘글로만 쓸 뿐 말로 하지 않는다.’라는 뜻의 필명을 가진 모옌은 1986년 발표한 중편 소설 「붉은 수수」를 각색한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붉은 수수밭」이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등단 이후 줄곧 고향인 산둥성 가오미현을 주요 무대로 소설을 써 왔기에 향토 소설 또는 심근(尋根) 소설가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1985년부터 다시 불기 시작한 서구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선봉문학(先鋒文學, 전위파) 계열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대표작 『개구리』 역시 편지글과 소설, 그리고 희곡이 어우러진 독특한 형식에 계획생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아내 문학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모옌 소설의 불변하는 주제는 ‘인성’이다. 그는 한국어 판 서문에서 “소설을 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을 쓰는 것”이며 “나는 ‘사람을 똑바로 보고 쓰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계획생육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모옌의 관심은 역사적 풍랑에 휘말린 인간이기 때문이다. 모옌은 폭력적인 인구 정책이 몰고 온 여러 가지 부작용에 초점을 맞춰,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간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서 인물 간의 갈등과 화해를 세세히 그려냈다.

/“고모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고모 잘못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요즘 고모는 자기 손에 피를 묻혔다고 자주 참회해요. 하지만 그건 역사였어요. 역사는 결과를 중시할 뿐, 수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잖아요. 마치 사람들이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위대한 건축물을 볼 때 건축 이면에 자리한 수많은 백골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요.”-본문에서/

소설과 편지, 희곡이 어우러진 소설

『개구리』는 형식적으로는 자전적 1인칭 소설이되 실제 주인공은 고모이며, 소설이긴 하되 커더우가 수신자인 스기타니 요시토에게 보내는 다섯 통의 장문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마지막 다섯 번째 편지에는 9막짜리 극본이 붙어 있다.

형식상 편지글이 분명하지만, 내용은 소설처럼 읽히고, 어찌 보면 소설인데 작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분명 서신체이다. 편지라면 당연히 발신자와 수신자가 있을 것인데, 발신자는 작가 자신이라고 해도 수신자로 적혀 있는 스기야 요시히토가 과연 누구인지 정확하지 않다. 작가가 서문에서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를 언급하였으니, 수신자가 바로 그일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가능하지만 모옌은 부정하고 있다.

편지에서 커더우는 고모의 일생을 주제로 극본을 쓰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극본에는 고모 이야기 대신 전체 소설의 결말이 들어가 있으며 그중 8막에는 텔레비전 연속극의 대본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새로운 형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나는 소설 구성에서 서신체와 연극을 결합한 새로운 형식을 창조했다. (중략) 동시에 허구와 진실이 번갈아 등장하는 방식과 ‘연극 속에 연극이 있는’ 일종의 소격효과는 소설의 서사 공간을 크게 확대시켜, 소설을 더욱 풍부하고 다의적으로 만들 것이다.” /

즉 모옌은 이런 전위적인 시도를 통해 『개구리』가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르포나 논픽션이 되지 않게 했으며 서신이 지닌 사실성과 소설의 허구성을 결합해 그 안에서 입체적으로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을 창조해 냈다. 사회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되 ‘사람을 똑바로 보고 쓴다.’라는 그의 문학적 모토가 글의 형식을 통해 체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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