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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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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640쪽 | 702g | 132*225*31mm
ISBN13 9788937463839
ISBN10 893746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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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이 마침내 마음속으로 제기하는 질문, 즉 도스토옙스키가 이 반항인으로 하여금 이룩하게 만드는 참된 진보의 핵심인 질문, 그것이야말로 여기서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유일한 것이다. 즉 인간은 반항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가, 또 반항 속에서 계속 버틸 수 있는가? 이반은 이에 대한 대답을 이렇게 내비친다. 즉 인간은 오로지 반항을 궁극까지 밀고 나감으로써만 반항 속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 p.111

초인의 가르침이 하등 인간들의 방법적 제조로 귀결되어 버린 이 사실이야말로 기필코 고발되어야 하며 또한 설명되고 해석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만일 19세기와 20세기의 위대한 반항 운동의 마지막 귀결이 이러한 무자비한 굴종이어야 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반항에 등을 돌리고 니체가 그의 시대를 향해 외쳤던 다음과 같은 절망적 외침을 다시 한번 토해 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양심과 그대들의 양심은 이제 더 이상 같은 양심이 아니란 말인가?”
--- pp.140-141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반항적 시는 이 두 극단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진동했었다. 즉 문학과 권력 의지 사이, 비합리와 합리 사이, 절망적인 꿈과 무자비한 행동 사이를 왕래했던 것이다. 그 진동의 마지막에 이르러 이 시인들, 특히 초현실주의자들은 겉치레에서 행동에 이르는 길의 놀라운 축도(縮圖)를 우리에게 훤히 밝혀 준다
--- pp.148-149

초인의 가르침이 하등 인간들의 방법적 제조로 귀결되어 버린 이 사실이야말로 기필코 고발되어야 하며 또한 설명되고 해석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만일 19세기와 20세기의 위대한 반항 운동의 마지막 귀결이 이러한 무자비한 굴종이어야 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반항에 등을 돌리고 니체가 그의 시대를 향해 외쳤던 다음과 같은 절망적 외침을 다시 한번 토해 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양심과 그대들의 양심은 이제 더 이상 같은 양심이 아니란 말인가?”
--- pp.140-140

마르크스의 독창성은, 역사가 변증법인 동시에 경제라고 주장한 데 있다. 보다 더 자신만만한 헤겔은 역사가 물질인 동시에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역사는 오직 그것이 정신인 한에 있어서만 물질일 수 있으며, 그 역 또한 옳다. 마르크스는 최후의 실체로서의 정신을 부정하고 역사적 유물론을 주장한다. 우리는 이를 즉시 되받아서 베르자예프와 더불어 변증법과 유물론은 서로 타협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 pp.346-347

역사의 끝은 적어도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것임이 판명될 것이라고 마르크스는 믿었다. 바로 거기에 그의 유토피아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시피, 유토피아란 운명적으로 그 자신은 원치 않았던 시니시즘을 섬기게 되어 있다. 마르크스는 일체의 초월성을 파괴해 놓고 나서 사실로부터 당위로의 이행을 실행한다. 그러나 당위란 오직 사실 속에서만 원리를 얻는 것이다. 정의에 대한 요구는, 그것이 처음부터 정의의 윤리적 정당성에 근거한 것이 아닐 경우 불의로 귀결되고 만다. 이 사실을 잊게 되면 언젠가 범죄마저도 당위가 될 것이다.
--- p.365

마르크스주의는 과학적이 아니다. 그것은 기껏해야 과학주의적일 뿐이다. 마르크스주의야말로 탐구, 사상, 나아가 반항의 보람된 도구인 과학적 이성과, 일체의 원리를 부정하는 가운데 독일 관념론이 만들어 낸 역사적 이성 사이의 깊은 단절을 극명히 드러내 보여 준다. 역사적 이성은 그 본래의 기능으로 볼 때 세계를 판단하는 이성이 아니다. 그런데도 역사적 이성은 세계를 판단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세계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 p.383

바야흐로 역사와 씨름하고 있는 반항은, ‘나는 반항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와 형이상학적 반항의 ‘그리고 우리는 외롭다.’에 추가하여, 우리 자신이 아닌 존재를 생산하기 위해 죽이고 죽을 것이 아니라 현재 있는 그대로의 우리 자신을 창조하기 위해 나도 살고 다른 사람들도 살게 해야 한다고 덧붙여 말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 p.434

사실 부조리의 단계에서는 살인은 다만 논리적 모순들을 야기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반항의 단계에 오면 살인은 가슴 찢는 고통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제 막 우리 자신과 닮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동일성을 인정한 사람을 ?그가 누구든 간에?죽이는 것이 가능한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의 문제이니 말이다. 이제 겨우 고독을 극복하고 난 참인데 모든 것을 박탈하는 행위를 정당화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고독 속으로 되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이제 막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된 사람에게 고독을 강요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에 반하는 결정적 범죄가 아닐까?
--- p.484

반항에 있어서 정치란 이러한 진리에 복종하는 것이라야 한다. 결국 반항은 역사를 전진시키고 인간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할 때, 그 폭력 없이라고는 아니라 해도 테러를 동원하는 일은 없이, 그리고 가장 다양한 정치적 조건들 속에서 그 일을 수행한다.
--- p.513

반항의 가장 순수한 충동은 이리하여, 만일 인간들 모두가 다 구원되지 못한다면 단 한 사람의 구원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카라마조프의 비통한 외침으로 귀결된다.
--- pp.523-524

반항은 그것이 바로 생의 운동이라는 것을, 살기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반항을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반항의 가장 순수한 부르짖음은 그때마다 한 존재를 일으켜 세운다. 반항은 그러므로 사랑이요 풍요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 p.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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