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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착취의 지옥도

: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리뷰 총점9.6 리뷰 7건 | 판매지수 6,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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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1년 08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06g | 135*205*20mm
ISBN13 9788967359393
ISBN10 89673593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나의 노동으로 번 월급을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떼간다면 기분이 어떨까? 대한민국에서 30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간접 고용 형태다. 이 책은 100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인터뷰하여 경비, 청소, 사무 보조 등 우리 사회 어디에나 있는 간접 고용의 부당함을 폭로한다. - 손민규 사회정치 MD

346만 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떼인 돈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누군가 개입하는 순간
착취는 필연적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가장 사악한 착취 구조를 가장 디테일하고도 광대하게 담아낸 이 시대의 아픈 벽화 같은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중간착취의 지옥도』다. 이 책은 한국일보 마이너리티 팀이 100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인터뷰하여 그 실상을 담아낸 기록이다. 이 책의 출발은 다음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당신은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피·땀·눈물의 대가로 월급을 받지요. 그런데 누군가 그중 수십, 혹은 수백만 원을 늘 떼간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이 고질적인 문제를 포착한 기자들은 노동시장의 최하부에 위치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중간착취’에 대해 묻고, 그 지옥도地獄圖를 펼쳐보기로 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머리말

1부 합법적인 착취, 용역

1. 지선씨를 인터뷰한 날
2. 지선씨도 용균씨도
3. 불법이 아니라고요?
4. 최저임금 인상의 기쁨과 슬픔
5. 휴식 시간에 하는 ‘봉사’
6. 월급을 여쭤봐도 될까요
7. ‘관리비’라는 거짓말
8. 부고와 해고
9. 도처에 거머리가
10. 어느 은행 경비원의 절규
노동의 대가를 도둑맞은 100명의 이야기

2부 떼인 돈이 흘러가는 곳

1. 용역업체 정규직과 계약직
2. 월급 줬다 빼앗기
3. 건강, 안전보다 중요한 것
4. ‘이중 착취’ 기술
5. 있는 줄도 몰랐던 연차수당
5. ‘유령’이 떠도는 곳
7. 노동자를 위한 판결의 딜레마
8. 사장들의 억대 연봉, 어디서 왔나
9. 하청업체 대표, 그들은 누구인가
10. 원청의 과욕
11. 원청이 간접고용을 원하는 이유
12. 을이 을을 착취하는 야만사회

3부 진화하는 착취

1. 2020년의 서연씨는 1998년의 ‘미스 김’이 부럽다
2. 이름값 못 하는 파견법의 탄생
3. “당신 아니라도 일할 사람 많다”
4. 우리 회사가 갑자기 사라졌다
5. ‘진짜’ 사장님은 누구일까
6. 간접고용 노동자는 어디에나 있다
7. 착취는 더 낮은 곳으로 흐른다
8. 이상한 플랫폼 속 선희씨와 기순씨
9. 요금의 절반을 가져간다고요?

4부 법을 바꾸는 여정

1. 메일이 가리키는 곳
2. 실패의 역사
3. 잔인한 말, 검토
4. 고용노동부와 경총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 소개 (3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파트 경비원들은 경비 초소에 선풍기도 한 대 없어 주민들이 버린 선풍기를 고쳐 썼다. 목장갑은 한 달에 한 켤레씩 지급되는데 낙엽을 많이 쓸어야 하는 가을에는 손가락에 금방 구멍이 나서 두 켤레를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땡볕에서 맥주 상자를 나르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용역업체에 그늘막 설치를 요청했다가 역시 거절당했다. 하루 수백 명의 손님을 접촉하는 은행 경비원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1년이 넘도록 용역업체로부터 마스크를 단 한 장도 지급받지 못했다.

업체가 말하는 관리비에는 노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을 사는 돈이 포함돼 있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받는 게 없었다. 이들이 속한 용역업체 역시 이들의 일터와 먼 곳에 있었고, 일은 노동자들끼리만 하고 있었다. 물리적인 거리만큼이나 용역업체와 노동자의 거리는 멀었다. 용역업체들이 노동자를 대부분 방치하고, 모른 체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용역업체를 두고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번다”고 분노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 p.57

직접적으로 임금의 일부를 빼돌린 사례도 있었다. 유재영씨는 2012년 한 철강기업의 하청업체에 입사했다. (…) 이 업체 사장은 중간착취에 있어서만큼은 좌고우면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재영씨는 입사 초기 때의 상황을 최대한 상세히 설명해줬다. “첫 월급날이었어요. 나이 많은 선배들이 통장에 들어온 월급 중 일부를 현금으로 회사에 돌려주더라고요. 그 모습이 의아해서 선배들한테 무슨 상황인지 물어봤죠.” 이 업체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했다가 이 중 일부를 다시 현금으로 갈취하는 수법으로 중간착취를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세후 350여 만 원의 월급 중 80만 원을 토해내는 식이었어요. 선배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적게는 30만 원, 많게는 90만 원을 회사에 돌려주고 있더라고요.”
--- p.108

폐기물수거 업종에서 안전화, 작업복 등은 노동자들의 안전과 직결된다. “폐기물을 수거하는 데 안전화가 왜 필요하냐고 물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하루에 수십, 수백 번씩 수거 차량을 오르락내리락하잖아요. 그러다보면 신발 밑창이 일반 신발보다 빨리 닳아요. 이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자주 미끄러져요. 특히 비 오는 날은 더 심하죠. 차량에서 추락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안전화는 밑창이 마모되면 바로 바꿔줘야 돼요. 방치했다가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원청이 1년에 두 번 정도 안전화를 새로 사라고 돈을 주는 이유가 바로 이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인데 우리 회사는 2, 3년에 한 켤레씩 사주고 있어요.”
--- p.115

파견·용역업체는 간접고용 노동자에게 거머리처럼 붙어 임금을 떼어먹고, 혹시 이들이 항의라도 하면 원청과의 교감 속에서 해고하면 그만인 시스템이었다. 사실 법적으로 해고도 아니다. 파견이나 도급, 위탁 등의 용역계약 해지는 법적으로 해고에 속하지 않는다. 해고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나 경비 등 하청 노동자들은 아주 쉽게 잘려나간다. 우리 사회가 중간착취의 지옥이 되기까지 작동해온 벽돌처럼 단단한 시스템이다.
--- p.21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화폐가치로 환산되지 않는 노동의 시간들

우리가 하루에 꼭 한 명 이상은 접하게 되는 부고의 당사자들인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삶이 이 책의 주제다. 죽음이 가시화될 때 이들에겐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지만, 노동 현장에서는 역할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하고 받아가는 급여 또한 미약하다. 최저임금이 매해 오른다 해도 이들의 월급은 100만 원대에 묶여 있다. 경력 1년과 10년 차가 별반 다른 대우를 받지 않는 것도 이들 노동자군의 특징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높아지는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화폐가치로 환산되지 못하는 것은 ‘노동자-하청업체-원청’이라는 피라미드 구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저자들은 오로지 ‘중간착취’와 관련된 노동-자본 세계에만 초점을 맞춘다.

우선 간접고용 노동자를 총 100명 인터뷰했다. 이들에게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월급명세서다. 명세서를 보고 나서는 하청(용역)업체의 ‘도급비 산출 내역서’를 확보해 직접노무비가 인건비로 제대로 지급됐는지 분석했다. 수많은 자료의 조각을 맞추자 거대한 착취의 면모가 드러났다.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누군가 개입하자 착취는 필연적이었던 것이다.

특별한 기술 없이 오직 ‘사람 장사’만 하는 하청업체 사장 가운데 어떤 이는 20억 원 안팎의 연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가 고소득을 올리는 것을 두고 잘못이라 할 순 없다. 문제는 대표의 소득액 중 일부가 중간착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다수의 하청업체는 노동자에게 돌아가야 하는 직접노무비를 전액 지불하지 않고, 47~61%만 지불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보통 72~73%가 인건비로 쓰여야 한다). 즉 노동자에게 줘야 할 노무비 중 39~53%를 중간에서 착복한 것으로, 이는 대부분 하청업체 대표들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346만 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얼마를 벌까

저자들이 인터뷰한 간접고용 노동자 100명 중 종일 근무하며 월급제로 급여를 받는 이는 86명이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인 43명의 월급이 100만 원대였다. 한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파견직 사무보조원 김미연씨는 162만 원을 받았고, 국립해양박물관의 청소 노동자 최용일씨는 163만 원, 같은 박물관 주차관리원 박선호씨는 180만 원을 받았다. 아파트 경비원 구자혁씨는 169만 원, 한국장학재단의 콜센터 상담사들은 170만 원을 받았으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IT 개발자 이민준씨는 172만 원,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 파견된 박민현씨는 180만 원을 받았다.

이들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이 주어지는 것만도 버티기 힘겨운 요소지만, 연차가 쌓여도 경력이 제자리걸음 취급받는 것은 이들의 미래 희망까지 앗아간다. ‘꾸준히 일하다보면 월급도 오르겠지’는 거의 모든 노동자가 품는 미래에 대한 바람이다. 하지만 2012년 한 철강기업의 하청업체에 입사한 유재영씨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월 240여 만 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매달 80만 원씩 하청업체 대표에게 토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30대는 일을 시작했을 때와 달라진 게 없이 그렇게 끝나가고 있다.

10년 차 은행경비원 강지선씨의 월급도 191만 원으로 10년 동안 겨우 59만 원 올랐다. 14년 차 철도 역무원 이진홍씨의 월급은 164만 원으로 14년간 64만 원 올랐다.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상담사들은 경력 10년 차든 1년 차든 모두 170만 원을 받았다. 신입 직원과 30년 일한 숙련 직원의 월급이 똑같은 건 간접고용 세계에선 흔한 풍경 중 하나다.

최저임금은 오르는데 월급은 오르지 않는 이유

2017년 7월은 한국장학재단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염희정씨와 같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가장 설레어했던 때다. 징조를 좋게 해석할 근거는 많았다. 정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2018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확정했는데, 이는 무려 16.4%나 오른 역대 최고 인상액이었다. 새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도 차차 실현되는 듯했다. 그해 171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던 희정씨는 2018년에 자신의 월급이 당연히 오를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 명세서가 좀 이상했다. 2017년에는 식대(10만 원)와 시간외 수당(1만1000원)이 각각 지급됐고, 액수는 총 11만1000원이었다.

그런데 2018년 갑자기 두 항목이 합쳐지면서 금액은 10만4000원으로 줄었다. ‘7000원쯤이야’라며 넘길 일이 아니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기타 급여 항목이 줄어드는 일은 매년 반복됐다. 2018~2021년 희정씨의 월급 액수는 변화가 전혀 없다. 월급이 오를 때마다 직책수당이나 인센티브 등이 사라지면서 월급 총액은 묶였다. 원청인 장학재단의 해명은 이랬다. “2020년 1월부터 상담사들의 임금을 평균 2.9% 인상 완료했다.” 상담사들에게 이것은 난생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진상을 파악하려고 상담사들이 직접 나서자 도급업체는 자신들이 “도급비가 동결됐다”고 거짓말한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말로 못박았다. “그렇더라도 현재 최저임금보다 많이 주고 있어 더 이상 올릴 수는 없다.”

떼인 돈이 흘러가는 곳

이 책은 노동자들만 취재하지 않았다. 하청업체와 원청의 자료를 입수하고, 이들 기업의 관계자들 이야기도 들었다. 이는 2부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데, 갑자기 100만~200만 원대에서 수억 원으로 단위가 뛰어 노동자 개개인에게서 떼인 돈이 얼마나 큰 규모를 이루며 종착지로 향하는지 실감나게 보여준다. 그 액수는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어서 왜 기업들이 노동자들의 몇만 원, 몇십만 원을 때로는 불법적으로, 때로는 합법적이지만 일말의 선의도 없이 거둬들이는지 알 수 있다.

사례 1: 현대제철 하청업체 H사
현대제철의 한 하청업체 대표는 연간 20억 원의 소득을 얻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사협의회 녹취를 통해 계산한 수치다. 이 업체의 2020년 9월 도급비는 9억5000만 원이었다. 이 금액을 토대로 업체 대표의 소득이 추산된다. 우선 도급비에서 법정 비용과 관리비 15%를 뺀다. 다시 여기서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빼면 나머지는 다 회사(대표)의 순이익이다. 문제는 대표의 소득액 중 일부가 중간착취의 결과물로 보인다는 점이다.

사례 2: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네트웍스는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로, 코레일로부터 주차 관리, 승차권 매표, 역사 운영 등을 위탁받아 수행한다. 비유하자면 코레일이 원청이고, 코레일네트웍스가 하청업체인 셈이다. 코레일네트웍스 상임기관장의 최근 5년 연봉은 평균 1억 원을 웃돈다. 이에 비해 직원들의 월급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중 최하위다. 안전관리사(교대조 역장) 김호성씨의 2020년 월 기본급은 약 170만 원이었다(야간근무 등 시간외 수당을 합치면 190만 원~200만 원대다). 이는 모회사 정규직의 44% 수준이다. 노동자들이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자 2020년 위탁비가 크게 늘어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줄 여건이 마련됐다. 하지만 코레일네트웍스는 아직까지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해주지 않고 있다.

사례 3: 방사선관리 용역업체 S사
S사 대표는 20억 원이 넘는 연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업체에서 방사선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박영수씨는 “월 300만 원(세후)을 받는데, 중간착취 금액은 무려 70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업체가 관리비 명목으로 월급의 배가 되는 액수를 가져간다는 주장이다. 이 회사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1인당 용역 단가로 1년에 1억2000만 원을 받는다. 이때 용역 단가는 첫째 직접인건비(5000만 원), 둘째 사무실 운영 등 제경비(5500만 원), 셋째 방사선 안전 관련 연구나 기술 개발에 사용하는 기술료(2100만 원)로 구성된다. 그러나 영수씨는 용역업체가 제경비와 기술료를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한다. 거의 모든 장비를 한국수력원자력이 제공해주는 데다 1인당 제경비가 5500만 원이 든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기 때문이다. 영수씨는 용역업체가 지원해주는 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참신하고 창의적이며 뻔뻔한 착취의 묘안들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똥떼기’라는 단어가 널리 쓰인다. 최기영씨도 똥떼기로 매일 7만 원씩 팀장에게 갖다 바쳤는데, 그의 일당은 13만 원이지만 실제 근로계약서에는 20만 원으로 돼 있다. 그를 데리고 다니며 전기 작업을 하는 팀장이 팀원들로부터 매일 7만 원씩 떼어가는 것으로, 고질적인 중간착취의 수법이다. 건설업계에서는 팀원 대여섯 명 기준으로 팀장이 한 달에 1000만~2000만 원 똥 떼기로 가져간다고 본다.

위장 폐업도 단골 수법이다. 정규직 전환을 해주지 않으려고, 혹은 노동자들의 노조활동을 방해하려고 허위로 하청업체 대표들이 사업을 접는 것이다. 보통 위장 폐업을 한 기업은 상호만 바꿔 새 회사를 차린 뒤 기업활동을 이어간다. 문제는 위장 폐업을 한 기업의 소속 노동자들이 퇴직금과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류상으로는 이들이 속해 있던 회사가 사라지기 때문인데, 이처럼 위장 폐업은 중간착취를 동반한다.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직원으로 근무 중인 심현우씨는 18년간 소속 업체가 세 번이나 바뀌었다. 첫 업체가 폐업했을 때 임금 체불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못 받았고, 두 번째 회사에서는 퇴직금을 못 받았다. 그는 “소속 업체가 바뀔 때마다 업체 대표도 달라졌지만, 실소유주는 언제나 첫 업체 사장이었다”고 한다. 그의 첫 업체 사장은 두 번째 회사에서는 소장으로, 세 번째 회사에서는 이사로 일했고, 네 번째 회사에서는 관리자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의 후반부는 하청업체 역시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원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노동자들의 월급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는, 좀더 근본적인 구조 분석으로 파고들어간다. 대기업에서 주요 임원직을 맡았던 이들이 은퇴 후 대기업 원청으로부터 일을 받는 하청업체 사장을 맡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원청과의 끈끈한 관계 속에서 서로의 주머니를 채우는데, 그럴수록 더 빈약해지는 것은 노동자들의 호주머니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한국 사회의 노동 현장에서 약육강식은 법제화되어 있고 일상의 관행으로 정착되었다. 먹이사슬의 모든 단계는 적대적이다. 약자는 먹고살기 위해 자신의 살점을 강자의 먹이로 내어주어야 하는데, 사슬의 하위 단계에서 착취는 더욱 극악해진다. 그리고 이 중첩된 야만의 구도 위에서 계약의 자유, 경쟁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보통선거, 대의민주주의 같은 자유의 푸른 깃발이 펄럭이고 약탈당하는 개인은 개별적 존재로 흩어져서 무력화된다. 이 책은 자고 새면 날마다 밥벌이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이 지옥도 속을 헤집고 들쑤시면서 복장 터지는 세상을 실증한다. 아아, 젊은 기자들아, 내 옆에서 날마다 벌어지는 이 사태를 어찌하면 좋겠는가.
- 김훈(소설가)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의 몫으로 원청이 책정했던 522만 원과 그의 통장에 마지막으로 입금된 211만 원 사이에는 어떤 착취의 구조가 숨어 있을까? 저자들은 100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인터뷰하며 찾아낸 답을 ‘중간착취의 지옥도’로 묘사한다. 늘 해고와 산재의 불안에 시달리고, 권리 대신 체념에 익숙해진 노동자들을 착취로부터 지킬 책무는 바로 국회와 정부에 있다. 어렵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국회와 정부는 국민을 위해 어렵고 힘든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한다.
- 장혜영(정의당 의원)

중간착취의 본질은 노동자를 직접고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책임은 회피하면서도 일은 마음대로 시키고 싶은 원청의 욕망에 있다. 형식상 위탁계약을 맺지만 일을 시킬 땐 평점과 알고리즘으로 통제하는 플랫폼의 욕망과 닮았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는 20년간 방치된 비정규직 간접고용 문제가 어떻게 플랫폼 노동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준다. 지옥도에서 만난 노동자들은 중간 업체가 자신의 몫에서 얼마를 떼가는지 궁금해한다. 플랫폼 노동자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절망은 노동자가 진실을 알더라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걸 깨달을 때다. 독자가 이 책을 덮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 같다. 그러나 ‘독자’가 자신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노동자’가 되고, 다른 노동자의 말을 경청하고 연대할 수 있는 ‘시민’이 된다면 ‘변화’라는 두 글자를 새길 수 있을 거라 믿는다.
-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회원리뷰 (7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은 올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데*씨 | 2021.10.0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레토릭으로 애용되는 문구 중 하나다(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오징어게임>도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표방한다). 복지제도로 대변되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와 심각한 수준으로 위계화된 노동시장. 더 이상 교실에 수면시간을 줄이고 공부하면 배우자의 얼굴이 바뀐다는 야만적인 문구가 공공연하게 게시되지;
리뷰제목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레토릭으로 애용되는 문구 중 하나다(요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오징어게임>도 패자부활전이 없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표방한다). 복지제도로 대변되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와 심각한 수준으로 위계화된 노동시장. 더 이상 교실에 수면시간을 줄이고 공부하면 배우자의 얼굴이 바뀐다는 야만적인 문구가 공공연하게 게시되지 않지만 학력/학벌에 따른 불평등과 차별은 오히려 그 시절에 비해 심화되었다는 증거들이 존재한다. 학력/학벌이 고용시장에서 일종의 자본으로 작동한다. 고졸과 대졸, 중소기업과 대기업,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돼 재산 차이로 확대재생산된다. 한 번 정규직은 직종이나 직장을 옮기더라도 계속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될 확률이 높고, 한 번 비정규직은 근속연수가 쌓이고 성과를 많이 내더라도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한다. 대기업/공기업의 정규직 같은 '좋은 일자리'에 진입하느냐 못하느냐 여부에 따라 평생의 당락이 크게 결정되는 불평등 사회. 대기업 정규직-대기업 비정규직-대기업 제1하청 정규직-대기업 제1하청 비정규직-중소기업 정규직-중소기업 비정규직 식으로 촘촘히 피라미드식으로 위계화된 사회. 최근 불평등, 공정, 부동산 관련 이슈에 안테나를 기울인 채로 고병권 선생님의 자본 해설서를 읽고 있었더니 한 권의 책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간착취의 지옥도>. 그동안 뉴스로 숱하게 접해왔으나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했던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었다. 한국일보에 연재된 기획기사가 열렬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결과 단행본 출간으로 이어졌고, 간접고용(하청) 노동자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했던 故김용균의 죽음을 '사회적 참사'로 인식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변화에 힘을 실어온 김훈 소설가(기자 시절 한국일보에서 재직했다)가 추천사를 썼다. '밥벌이의 지겨움'을 토로했던 소설가가 어느덧 원로의 반열에 들어선 시점에서 도저히 지겨움으로 형언할 수 없는 참혹한 밥벌이의 현장을 보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처럼 보였다. 김훈의 글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가 인간을 동물, 그러니까 피와 살, 뼈로 이뤄진 유기체로 보는 관점이 강하다고 알고 있다. 육체와 물질의 관점(때로 힘의 관점)에서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경향이 있기에 육체노동(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자신의 육체를 이용한 노동으로 제 밥벌이를 해내고, 제 '새끼'들을 기르는 땀의 숭고함을 깊게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성실하고 정직한 노동을 하는 이들이 외주화된 위험을 도맡아 일터에서 목숨을 잃게 만드는 사회를 더 이상 유지시켜선 안 된다고,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동료 시민이자 어른으로서 책임지기로 결심한 순간이 있었을 거라고 짐작해본다.

 

책의 저자인 한국일보의 마이너리티 팀의 젊은 기자들(남보라, 박주희, 전혼잎)은 어떤 마음으로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취재를 결심하게 된 것일까. 책에서 밝힌 취재의도는 다음과 같다. "이 책의 출발은 다음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당신은 힘들게 일하는 노동자입니다. 피·땀·눈물의 대가로 월급을 받지요. 그런데 누군가 그중 수십, 혹은 수백만 원을 늘 떼간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이 고질적인 문제를 포착한 기자들은 노동시장의 최하부에 위치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중간착취’에 대해 묻고, 그 지옥도地獄圖를 펼쳐보기로 했다." 평소에 잘 보지 않아서 잘 보이지 않고, 잘 보이지 않아서 잘 안 보게 되는 지점이 있다. 사각지대라고도 불리는 곳에 있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일 확률이 높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환경에 놓여 있을 확률이 높고, 이들의 정치적 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창구가 존재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오늘의 역사가'로 불리기도 하는 기자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동시대의 사건과 현상을 기록하는 일을 한다.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문제를 발견해 알리기도 하고(의제화/공론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문제를 심층적으로 탐사해 새로운 논의의 장을 창출하기도 한다. 혹자는 일시적인 분노로, 혹자는 해묵은 체념으로 지나쳤을 질문을 정면으로 파고든 결과 한국일보 마이너리티 팀은 "사람 장사의 정갈한 구조" "거대한 착취 구조의 지도"(김경영)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 시대의 마이러니티가 누구인지, 이 부정의한 마이너리티의 구조에서 누가 이익을 거두는지 정확하게 문제화를 하고, 100명의 목소리를 조합해 만들어낸 착취의 지도를 무기 삼아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낼 수 있는)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기획-취재-보도-법제화를 위한 노력-출간의 과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됐을지 행간을 상상해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힘에 대해.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의 노동력을 착취해 그에게 정당하지 않은 몫을 지불한다고 배웠다. 자본주의적 노동 자체의 착취에 더해 오로지 '사람장사'를 통한 이익의 편취, 착취만 일삼는 합법적 시스템을 '지옥' 말고 뭐라 부를 수 있을지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노동을 유연화해 고용을 창출한다는 명목으로 비정규직이 도입되었다고 알고 있다(IMF 금융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불평등이 가파르게 심화되었다고 한다). 법을 새로 제정하는 것보다 이미 존재하는 법을 폐기하거나 개정하는 게 훨씬 어렵다는 말이 있듯 비정규직 제도는 도입 당시 우려되었던 문제점들이 점차 심화돼 중대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같은 국가에서는 비정규직에게 고용의 불안정성을 대신해 임금을 좀 더 지불한다고 한다. 이를 보면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노동자가 노동자로서(혹은 자신의 노동에 근거해)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잘 이뤄진 것처럼 보인다.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일의 가치를 동등하게 대하고, 더 나아가 고용형태에 따른 불이익과 어려움을 보완해준다는 점에서 노동존중 기조가 느껴진다. 반대로 한국사회에서는 고용의 불안정성이 족쇄가 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에 대항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법, 그리고 정치가 노동자의 편에 서 있지 않아서다. 비판과 비난의 화살은 자본의 이익과 효율성을 목적으로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양산한 당사자인 국가와 기업에게로 향하기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획득하는 경쟁에서 탈락한 개인에게로 향한다. 지옥은 타인을 착취해 자기이익을 도모하려는 장사꾼들의 열정과 대항할 수단을 지니지 못한 채 생존투쟁에 지친 당사자들의 무기력으로 생명력을 이어간다.

 

이렇게 자본친화적 정치지형 속에서 제도의 빈틈을 노린 '사람장사'의 기술이 간접고용이라 불리는 중간착취인 것이다. 간접고용은 종래의 사용자-노동자의 계약에 고용주(용역, 파견업체)가 끼어든 '삼각 고용' 구조다. 원청(사용자)이 용역업체(고용주)와 맺는 도급계약, 용억업체가 노동자와 맺는 '근로계약', 이 두 계약 사이의 빈틈으로 인해 노동자는 노동자로서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간접고용 노동자의 급여가 유난히 적은 이유는 단 한 가지 차이 때문이다. 노동력을 사용하는 사람과 노동자 사이에 누군가 개입해 있다는 것, 그게 이들을 비정규직 중에서도 제일 밑바닥으로 끌어내렸다.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누군가 개입하는 순간, 착취는 필연적이다."(54)

 

여기에 더해 용역과 파견 개념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용역은 원청과 용역업체가 ‘특정 업무를 완성하겠다’는 도급계약을 맺는 것으로, 원청은 용역업체에 일을 통째로 맡긴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업무를 직접 시킬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원청은 노동자에 대해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 반면 파견은 원청이 파견업체를 통해 노동자를 공급받은 후 필요한 일을 노동자에게 직접 지시한다. (...) 원청이 파견직에게 사실상 자신의 직원인 것처럼 일을 시키기 때문에 원청은 파견직에 대한 법적 책임도 진다." (60-61) 대부분의 도급계약은 원청에서 직접 노동자에게 지시를 내리기 때문에 '불법 파견'이라고 한다. 파견이 아닌 용역계약을 맺으면 원청은 노동자에 대한 책임("노동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일도 없고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든다 해도 교섭에 응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고, 용역업체 또한 노동자들로부터 관리비 명목으로 돈만 떼갈 뿐 노동자를 지원하거나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

 

중간착취라는 문제의 근원은 간접고용에 있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노동자를 직접고용하지 않고 간접고용하는 것일까. 재계의 입장에서 이를 노동 유연화라 설명할 것이다. 이말인즉슨 '손쉬운 해고'를 의미한다. 손쉽게 해고를 당할 수 있는 처지에 놓인 노동자는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을 뿐더러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정치적 결사체를 결성하기 어렵다. 중간착취의 기술자들은 이런 처지(약점)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협박에 능하다. 당신이 아니더라도 일할 사람 많다고. 당신은 언제든지 대체가능한 부품이나 마찬가지니 쫓겨나기 싫으면 조용히 말 잘 들어야 한다고. 이렇게 편하게, 또 싼 값에 노동력을 이용하면서 노동자에게 정당한 몫을 지불하지 않은 만큼 자본의 주머니는 두둑해진다. 비용 절감과 노사 분쟁의 선제적 예방 같은 경영 차원의 '성과'는 누군가의 생존이 위태로워진 만큼, 누군가의 존엄성이 침해된 만큼 얻어진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은행경비원 임성훈 씨의 편지]

 

은행원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비슷한 대우도 바라지 않습니다. 형식적인 ‘관리’ 명목으로 은행 경비원의 노동 대가를 중간착취 당하지 않고 온전히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조금만 더 마음 편하게 일하고 싶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아니더라도 매년 반복되는 재계약과 언제 마주할지 모르는 지점 통폐합에 따른 계약 해지의 불안감에서 벗어나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안정된 고용 환경에서 소속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78-79)

 

담담한 어조로 얘기하고 있지만 절절한 진심이 느껴지는 편지에서 이 시대에 최소한으로 지켜져야 할 상식의 선이 어디일지 생각해보게 된다. 중간착취의 문제를 관찰하며 근본적으로 모든 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보상을 받는 사회가 가능할지 궁금해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이익에 따른 보상이란 셈법 이외에도 공동체적 가치, 돌봄적 가치, 생태적 가치와 같이 사람과 사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의 가치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셈법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현생 인류, 현재 삶을 영위하고 있는 지구세계시민들은 미래 세대의 삶을 착취하지 않겠다는 합의 아래 자신이 누려왔던 편의와 효용을 포기할 수 있을까. 4차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산업구조와 노동의 변화 속에서 모두가 노동자가 될 수 없다고 했을 때, 일할 권리/기회가 소수의 특권이 된다고 했을 때 인간은 노동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노동/일과 자아를 잘 구분해서 일을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대하고, 번 만큼 일한다는 정신이 쿨하고 현명한 태도로 여기지는 요즘이지만 일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기여한다는 성취감, 일터에서 맺는 사회적 관계와 같은 기능을 다른 무언가가 성공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대학생 시절 조금은 먼 얘기 같이 느껴졌던 노동문제가 내 생존과 직결된 현실임을 점점 체감하게 된다. 아니 냉정하게 얘기하면 생존이란 단어의 급박함과 무게를 고려했을 때 생존 자체가 위협되는 상황에 놓일 확률은 적을 거라 예상된다. 집안 재정이 빠듯한 편이긴 하지만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며 고등교육을 이수한 학력이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자리를 보장해줄지 최대치는 알 수 없지만 최소치는 상상해볼 수 있어서다. 똑같이 임금을 월 2백만원 선에서 받더라도 중간에서 장사꾼들이 반절씩 착취해가는 사업장과 내 노동의 몫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사업장에서 삶의 질은 확연한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러니 이 사회의 맨 밑바닥은 많은 이들이 관심을 기울여 변화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 고작 책을 읽고 한껏 게으름을 피우다 알맹이 없는 리뷰를 남기고 있는 형국이지만 앞으로도 한 권의 책을 읽고 잠시나마 사회적 이슈 - 타인의 고통,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 에 대해 고민하고 분노하고 슬퍼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일하는 사람의 어깨가 축 처지는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노동의 가치가 최대한 정당하게 인정받고 노동자-인간으로서 충분히 존중받아 주눅들거나 위축되지 않아 당당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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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중간착취의 지옥도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현*맘 | 2021.09.28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이런 나쁜 일자리로 유지되는 사회는 절대 발전할 수 없어요. 정당한 임금을 주고 안정적인 직장을 만드는 데 기업과 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의 단언은 간접고용 노동 시장의 개선이 자비나 아량을 베푸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짚는다. (212쪽)'합법적인 착취, 용역'이라는 제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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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나쁜 일자리로 유지되는 사회는 절대 발전할 수 없어요. 정당한 임금을 주고 안정적인 직장을 만드는 데 기업과 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의 단언은 간접고용 노동 시장의 개선이 자비나 아량을 베푸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짚는다. (212쪽)

'합법적인 착취, 용역'이라는 제목을 봤을 땐 의문이 들었습니다. 착취가 합법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단어였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기존의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직접적인 고용관계의 노동계약이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을 이유로 사용자와 고용주(용역업체 또는 파견업체) 간의 도급계약을 맺고 고용주가 근로자를 고용하여 용역근로자를 제공하는 형태의 '아웃소싱'이 점차 늘어났으며, 현재는 364만 명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부당한 차별과 급여차감 또는 무급의 휴게 시간을 반영하여 원청(사용자)에서 책정 해 받은 노무비의 많게는 50퍼센트를 차감 후 월급으로 받고 있습니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를 읽기 전 사회적인 간접고용으로 인한 문제와 안전사고 발생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미디어를 통해 들어도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늘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지배하고 있어 그럴 수도 있고, 이렇게 심각하다는 것을 전혀 몰라서 일수도 있습니다.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 보다 무려 1060원(16.4%)가 오른 7530원으로 대폭 상승한 2018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약속과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에 희망을 걸었던 이들은 또다시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 된 만큼 기존에 주어지던 추가적인 혜택이 축소 되거나 사라졌기에 실질적인 임금상승 효과는 없이 4대 보험료의 인상과 함께 오히려 실지급액에서 기존보다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또한 중간착취의 형태는 날로 진화하여 이름만 있고 실재 근무하지 않는 인원으로 인건비를 착복하거나 원청에서 지급한 각종 수당 및 안전을 위한 피복비까지도 실제 근무자에게 지급이 안되는 경우도 수없이 많았으며 뉴스를 통해 보도 된 바와 같이 지난 해 발생한 코로나 여파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 지자 3M 94 수준의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해야 하는 현장에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조달하거나 기존과 동일한 금액만을 지급하여 나머지 금액을 개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꼼수를 쓴 업체들도 발생 했습니다. 공장의 분진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 있는 노동자의 사진이 참 안타까웠고 지금은 개선 되었으리라 생각 했지만 바로 어제 뉴스에도 근무 첫날 안전장치도 없이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추락하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올해 추석 연휴 전 신문에 실린 광주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54번 버스에 탑승하고 있던 이들의 사연과 아직까지 해결 안된 원청과 하청업체, 감리회사 등의 공방이 계속 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책은 한국일보의 '노동자 100명 인터뷰하기'를 통해 사회가 안고 있는 합법적인 착취의 문제를 여실히 꺼낸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기자에 의해 6회에 걸친 연제 기사에 다 담지 못한 100명의 귀한 목소리를 책 엮어 세상에 나왔으며 그 덕분에 무지했던 세상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편리하고 쉬운 것에 현혹 되어 불편하고 어두운 이면을 외면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누구라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중간착취의지옥도 #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글항아리
#한국일보 #간접고용노동자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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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포토리뷰 최저임금은 당연하지 않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달***지 | 2021.09.28 | 추천3 | 댓글2 리뷰제목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왜 그랬으면 좋겠는지는 페이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분류해 놓은 형형색색의 포스트잇 갯수로 대신할까 한다.노란색은 기가 막히는 현행법과 오늘날 노동시장에 만연해 있는 경악할 만한 실태들을, 파란색은 현재 언론사와 기업간에 진행되고 있는 소송건과 국회에서 발의중인 간접고용 관련법 개정안을, 주황색과 분홍색은 읽다가 열받는 구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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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왜 그랬으면 좋겠는지는 페이지마다 나름의 이유로 분류해 놓은 형형색색의 포스트잇 갯수로 대신할까 한다.
노란색은 기가 막히는 현행법과 오늘날 노동시장에 만연해 있는 경악할 만한 실태들을, 파란색은 현재 언론사와 기업간에 진행되고 있는 소송건과 국회에서 발의중인 간접고용 관련법 개정안을, 주황색과 분홍색은 읽다가 열받는 구간을 표시한 것이다. (잘라둔 포스트잇이 모자라서 두 가지 색을 사용함)

이 책에 나오는 100인의 간접고용 노동자들 모두 우리가 집 밖에 나서면 필수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은행에서 일하는 보안업체 파견사원이나 아파트 경비아저씨, 미화원, 가스검침원, 공공기관 콜센터 직원 등 바로 우리 곁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이웃들이 그렇게 심각한 착취의 사슬에 묶여 있는지 몰랐다.

이 책을 읽기 전, 홍사훈 기자님이 쓰신 <우리의 월급은 정의로운가>를 읽었기에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더 또렷해지고 잘 이해되었던 것 같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한 직장에 오래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창 취업을 고민하고 있을 대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쿨하게 내뱉는 사람이 유력 대선주자가 되는 마당에 중간착취를 근절할 길이 과연 언제쯤 열릴까 싶지마는 그럴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하고 관심을 가져서 함께 해결방안을 요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정 없어져야 할 사회악은 노조가 아니라 중간착취를 가능케 하는 잘못된 현행법이다.
최저 임금은 당연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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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0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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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4점
오래전에 찜했던 책인데..보면서 화가 많이나지 않았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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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 | 2021.10.25
구매 평점5점
세 기자님들의 중간착취 취재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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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마 | 2021.10.01
구매 평점5점
합법적인 착복의 세계와 떼인 돈이 흐르는 곳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m****h | 202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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