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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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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는 어떻게 인류와 한반도 문명을 만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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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658g | 152*223*30mm
ISBN13 9791166890499
ISBN10 11668904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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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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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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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는 오랫동안 인류의 발전을 저해해온 걸림돌이었다. 인류는 과거 이 방해물이 나타날 때마다 우회해야 했다. 지금은 달라졌다. 우리는 산업혁명 이후 축적된 과학 기술 덕분에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이룩한 발전의 긍정적 성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무분별한 욕심에 휘둘리면서 기후 변화의 보폭을 키우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지구 온난화라는 걸림돌을 차근차근 치워나가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해 지구의 자정 능력까지 무력화되면 우회로까지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 p.5-6

만주의 수렵·채집민 중 일부가 대략 3만 년 전에서 2만 5000년 전 사이에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남하는 아마도 당시 차가워진 기후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2만 9000년 전부터 지구의 기후는 점차 한랭해지기 시작했다. 바로 산소동위원소층서2(MIS2) 시기의 시작이다. 그 후 2만 4000년 전에서 1만 9000년 전 사이 지구의 추위는 절정에 달했다. … 러시아 악마문 동굴에서 발굴된 인골의 미토콘드리아 DNA 정보는 과거 한반도에서 살아가던 수렵·채집민의 기원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악마문 동굴은 북중국에서 동쪽으로 이동해온 수렵·채집민이 살았던 신석기 주거지로,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해안에 위치한다. MIS2 시기 들어 기후가 한랭·건조해지자 북중국의 수렵·채집민들은 따뜻한 해안을 향해 대거 남동진했다. 그중 일부가 연해주 지역과 한반도로 들어와 구석기 수렵·채집 사회를 구성하였고 훗날 한민족의 바탕이 되었다. --- p. 29-30

플라이스토세에 존재한 수많은 빙기 중 가장 추웠던 것이 마지막에 나타난 최종빙기였다. 최종빙기 내에서도 가장 추웠던 2만 4000~1만 8000년 전까지의 한랭기를 최종빙기 최성기라 부른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제주도 하논의 꽃가루 분석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이때 기후는 매우 혹독했기 때문에 호모 사피엔스는 주로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한 해안가의 동굴에 흩어져서 살았다. 수렵·채집이나 어로 행위가 용이하다는 점도 해안 지역의 장점이었다. 특히 강과 바다가 만나 생활 용수가 풍부하고 생산성이 높은 염하구 지역은 빙기의 인류가 가장 선호한 곳이었다. --- p.76-77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아열대종인 야생 벼가 발견된 적이 없는데,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한반도에 현재 존재하지 않는 야생 벼가 과거, 그것도 지금보다 훨씬 추웠던 빙기에 서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것이 소로리 볍씨가 의구심을 낳는 둘째 이유다. 야생 벼가 자연 서식하기에는 당시 한반도 환경이 너무나 척박했다. 야생 벼의 서식이 아예 불가능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1만 5000년 전의 한반도 기후 환경을 고려할 때 확률적으로 그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 이 시기에 아열대성 식물인 야생 벼가 한반도에서 자연 서식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고생태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 --- p.108-109쪽

한반도에서도 홀로세 기후최적기의 절정이었던 5500~5000년 전에 조와 기장 농경이 이루어졌고, 기후가 양호했던 3500~2800년 전에 초기 벼농경 문화가 빠르게 성장했다. 이 두 시기에는 온화한 기후 덕에 주변에 자원이 풍부해 수렵·채집민의 정주가 가능했다.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되면서 농경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여건이 조성되었다. 먹을거리도 풍부했으므로 실패에 대한 부담도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기후의 영향으로 먹을거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면 대부분은 수렵·채집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했을 것이다. _ 7장 자연을 길들이다. 166-167쪽

한반도의 시기별 주거지 수를 복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략 5600년 전에 주거지 수가 빠르게 증가한 후 한동안 그 수가 유지되다가 4800년 전 즈음에 급감한다. 홀로세 기후최적기의 풍부한 자원은 정주 인구의 증가로 이어졌고, 5500년 전부터 시작된 조, 기장 위주 소규모 원시 농경의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4800년 전 한반도의 홀로세 기후최적기가 끝남과 동시에 주거지 수가 급감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수렵·채집민(혹은 원시 농경민)의 생업 활동이 최적기 말의 기후 악화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 p. 192

송국리 문화는 대략 3000년 전부터 금강 중하류를 중심으로 발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2700~2400년 전에 이르면 전라도와 경상도 서부의 기존 문화들이 대부분 송국리 문화로 대체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남쪽으로의 문화 확산이 2800년 전의 기후 악화와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농경민들이 기후적으로 벼농경에 유리한 지역을 찾아 이주하면서 송국리 문화 유형은 점차 남쪽으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아예 바다를 건너 일본 규슈 일대에 도착해 일본의 야요이 시대를 열었다. 벼농사는 온난 습윤한 규슈 지역에서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 p.222

최근 들어 역사의 전개에서 기후 변화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오래전에 발생한 일들이니 기후 변화가 과거 문명에 미친 영향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가 인간 사회의 진행 방향과 성패를 좌우한 요인 가운데 하나였음은 분명하다. 안정적이던 사회에 첫 파장을 일으킨 조그만 자갈이었을 수도 있고 사회가 변화를 겪는 와중에 박차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던 사회 변화를 끝낸 종지부였는지도 모른다.
--- p.265
기후 변화는 오랫동안 인류의 발전을 저해해온 걸림돌이었다. 인류는 과거 이 방해물이 나타날 때마다 우회해야 했다. 지금은 달라졌다. 우리는 산업혁명 이후 축적된 과학 기술 덕분에 기후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이룩한 발전의 긍정적 성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채 무분별한 욕심에 휘둘리면서 기후 변화의 보폭을 키우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지구 온난화라는 걸림돌을 차근차근 치워나가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해 지구의 자정 능력까지 무력화되면 우회로까지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될 수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만주의 수렵?채집민 중 일부가 대략 3만 년 전에서 2만 5000년 전 사이에 한반도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남하는 아마도 당시 차가워진 기후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2만 9000년 전부터 지구의 기후는 점차 한랭해지기 시작했다. 바로 산소동위원소층서2(MIS2) 시기의 시작이다. 그 후 2만 4000년 전에서 1만 9000년 전 사이 지구의 추위는 절정에 달했다. … 러시아 악마문 동굴에서 발굴된 인골의 미토콘드리아 DNA 정보는 과거 한반도에서 살아가던 수렵?채집민의 기원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악마문 동굴은 북중국에서 동쪽으로 이동해온 수렵?채집민이 살았던 신석기 주거지로, 블라디보스토크 북쪽 해안에 위치한다. MIS2 시기 들어 기후가 한랭?건조해지자 북중국의 수렵?채집민들은 따뜻한 해안을 향해 대거 남동진했다. 그중 일부가 연해주 지역과 한반도로 들어와 구석기 수렵?채집 사회를 구성하였고 훗날 한민족의 바탕이 되었다.
--- 「1장 기후 변화, 인류의 진화를 추동하다.」 중에서

플라이스토세에 존재한 수많은 빙기 중 가장 추웠던 것이 마지막에 나타난 최종빙기였다. 최종빙기 내에서도 가장 추웠던 2만 4000~1만 8000년 전까지의 한랭기를 최종빙기 최성기라 부른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 제주도 하논의 꽃가루 분석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이때 기후는 매우 혹독했기 때문에 호모 사피엔스는 주로 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한 해안가의 동굴에 흩어져서 살았다. 수렵?채집이나 어로 행위가 용이하다는 점도 해안 지역의 장점이었다. 특히 강과 바다가 만나 생활 용수가 풍부하고 생산성이 높은 염하구 지역은 빙기의 인류가 가장 선호한 곳이었다.
--- 「2장 빙하기란 무엇인가」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아열대종인 야생 벼가 발견된 적이 없는데,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한반도에 현재 존재하지 않는 야생 벼가 과거, 그것도 지금보다 훨씬 추웠던 빙기에 서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것이 소로리 볍씨가 의구심을 낳는 둘째 이유다. 야생 벼가 자연 서식하기에는 당시 한반도 환경이 너무나 척박했다. 야생 벼의 서식이 아예 불가능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1만 5000년 전의 한반도 기후 환경을 고려할 때 확률적으로 그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 이 시기에 아열대성 식물인 야생 벼가 한반도에서 자연 서식하고 있었다는 주장은 고생태학적 측면에서 봤을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
--- 「4장 빠르게 따듯해지는 지구」 중에서

한반도에서도 홀로세 기후최적기의 절정이었던 5500~5000년 전에 조와 기장 농경이 이루어졌고, 기후가 양호했던 3500~2800년 전에 초기 벼농경 문화가 빠르게 성장했다. 이 두 시기에는 온화한 기후 덕에 주변에 자원이 풍부해 수렵?채집민의 정주가 가능했다.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되면서 농경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시도할 여건이 조성되었다. 먹을거리도 풍부했으므로 실패에 대한 부담도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기후의 영향으로 먹을거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면 대부분은 수렵?채집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했을 것이다. --- 「7장 자연을 길들이다.」 중에서

한반도의 시기별 주거지 수를 복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략 5600년 전에 주거지 수가 빠르게 증가한 후 한동안 그 수가 유지되다가 4800년 전 즈음에 급감한다. 홀로세 기후최적기의 풍부한 자원은 정주 인구의 증가로 이어졌고, 5500년 전부터 시작된 조, 기장 위주 소규모 원시 농경의 기반이 되었다. 그러나 4800년 전 한반도의 홀로세 기후최적기가 끝남과 동시에 주거지 수가 급감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수렵?채집민(혹은 원시 농경민)의 생업 활동이 최적기 말의 기후 악화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 「9장 생태계가 풍요로워지다」 중에서

송국리 문화는 대략 3000년 전부터 금강 중하류를 중심으로 발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2700~2400년 전에 이르면 전라도와 경상도 서부의 기존 문화들이 대부분 송국리 문화로 대체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남쪽으로의 문화 확산이 2800년 전의 기후 악화와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농경민들이 기후적으로 벼농경에 유리한 지역을 찾아 이주하면서 송국리 문화 유형은 점차 남쪽으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아예 바다를 건너 일본 규슈 일대에 도착해 일본의 야요이 시대를 열었다. 벼농사는 온난 습윤한 규슈 지역에서 훨씬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 「11장 가뭄과 고대인의 수난」 중에서

최근 들어 역사의 전개에서 기후 변화의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오래전에 발생한 일들이니 기후 변화가 과거 문명에 미친 영향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가 인간 사회의 진행 방향과 성패를 좌우한 요인 가운데 하나였음은 분명하다. 안정적이던 사회에 첫 파장을 일으킨 조그만 자갈이었을 수도 있고 사회가 변화를 겪는 와중에 박차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던 사회 변화를 끝낸 종지부였는지도 모른다.
--- 「13장 지구 온난화는 허구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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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언제나 현재라는 찰나를 거쳐 미래로 흘러든다. 미래는 과거의 관성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구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더워졌다 차가워졌다 하는 변화를 수없이 겪어왔다. 기상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이 이러한 지구의 변화에 공연히 호들갑을 떤다고 비아냥거리는 학자들이 일부 있는데, 이 책은 그들의 몽매한 주장에 뇌동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지리학자인 저자는 인류의 진화와 이동은 물론, 지구의 공전 궤도와 자전축의 기울기 변동으로 인한 물리적 환경의 변화, 그리고 흑점 수 변동과 같은 태양 활동과 생물 다양성의 등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후 변화 현상을 천문학, 지질학에서 생물학, 인류학에 이르는 통섭적 빅히스토리 관점에서 분석한다. 기후 변화 문제를 지구 역사의 맥락에서 바라보는 명징하고 입체적인 이 책은 기후 위기 시대를 대비하는 필독서다.
-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인류의 다양한 역사를 간단히 기후 탓으로 돌려버리는 책과는 차원이 다른 이 책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슥슥 읽어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공부하듯 차근차근 읽어내면 태양의 흑점 수와 지구의 자전축과 바닷물이 수십만 년 전의 고인류와 수천 년 전의 선사시대 사람, 수백 년 전의 조선 시대 사람의 삶을 어떻게 엮어냈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고, 먼 옛날의 인류를 공부하는 내게는 곳곳에서 영감을 주는 책이다.
- 이상희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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