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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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4쪽 | 684g | 152*225*30mm |
ISBN13 | 9788984079717 |
ISBN10 | 8984079715 |
발행일 | 2022년 01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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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64쪽 | 684g | 152*225*30mm |
ISBN13 | 9788984079717 |
ISBN10 | 8984079715 |
MD 한마디
[지구의 위기, 더 빨라진 기후변화의 시계] 『6도의 멸종』 저자의 신간. 지구의 평균 온도가 1℃씩 올라갈 때마다 생태계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시나리오식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미 6℃ 더 오른 후의 재앙은 머나먼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 위기, 바뀌지 않는다면 그 시간은 더욱 짧아질 것이란 경고를 담았다. - 자연과학 MD 김유리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 들어가기 전에 1℃ 상승 세기의 뉴스|마우나로아에서 바라본 풍경|다시 미래로|그린란드의 호수|얇은 얼음 위의 북극|멕시코 만류의 붕괴|남극의 빙산|녹아 없어지는 빙산|변덕스러운 홍수|휴스턴의 허리케인|해수면의 상승|실낙원|폭염 난민|자연을 거스르다|말라 죽는 나무들|뜨거워지는 바다|산호의 백화 현상 2℃ 상승 북극의 데이 제로|남극의 티핑포인트|치명적인 뎅기열|식량 생산에 미치는 위협|열사병의 위험|건조해진 대륙, 아프리카|사라지는 빙하|미래의 홍수|기후붕괴|아마존의 운명|자연의 위험|텅 빈 바다 3℃ 상승 역사상 가장 무더운|무너지는 빙하, 높아지는 해수면|지옥불보다 더 뜨거운|공격받는 사막|식량 생산에 미치는 충격|어둡게 변한 산맥|치명적인 홍수|난민이 된 야생동물|아마존 숲의 파괴|영구 동토층의 되먹임 현상|얼음이 없는 북극해 4℃ 상승 치명적인 더위|생명이 살지 못하는 지구|먼지와 불|눈이 녹은 산|홍수의 발생|허리케인 경보|농작물의 수확 실패|대량 멸종|대서양의 기후변화|남극의 아포칼립스|북극의 탄소 폭탄 5도 상승 열 충격|기후 피난처|얼음이 없는 남극|이상고온 온실|북극의 열대우림|무산소성 해양|2℃의 티핑포인트?|5℃ 상승한 세계의 삶과 죽음 6℃ 상승 파국적 실패|백악기의 초온실|페름기의 대멸종|살해 메커니즘|과거의 폭발|생지옥|금성효과 엔드게임 0.5℃의 차이|상승치가 2℃ 이상일 때|4℃의 상승|6℃ 온난화를 향해|생명을 선택하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
얼마 전 ‘민간 기업이 소비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민간차원의 캠페인’인 RE100이 무엇인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들어봤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기후위기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있지만 기후변화가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의 생활이 변해야 한다는 불편함에 짐짓 모르는 척 눈을 감고 외면하는 것 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진실이 불편하다고 해서 그것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책 [최종경고: 6도의 멸종]은 지구의 기온이 1도씩(기온은 섭씨온도를 기준) 올라갈 때마다 인류사회와 자연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환경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2007년 처음 [6도의 멸종]을 출간하여 우리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했다. 그는 당시 전지구적 지표면 평균온도가 1도 상승하게 되는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2015년 영국기상청은 자구의 온도가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도 상승했다는 보도 자료를 냈다. 즉 지금의 우리는 1도 상승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 속도가 과학계의 예상을 뛰어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동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그는 이를 두고 기후학자들이 명백히 암시하고 있는데도 기존의 삶을 계속 살아가려 하는 우리 모두의 암묵적 부정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기후변화에 대한 진실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고자 <최종경고>라는 문구를 단 개정판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의 수준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고 한다. 온난화의 진행속도가 탄소배출량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얼마나 많이 증가하는지에 달려있지만 그 배출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유지된다면 2030년대 초반에는 상승폭이 2도, 세기중반에는 3도, 2075년쯤에는 4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한 여기에 북극의 영구동토층이 녹거나 열대우림이 파괴되면서 양의 되먹임 작용이 생긴다면 세기말에는 5도 심지어 6도까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처럼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그는 수많은 관측 자료와 논문을 인용하여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지금 우리는 <1도 상승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저자가 처음 책을 쓸 때는 미래에 놓인 가능성이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어버렸다. 한때 얼음과 눈으로만 덮여있던 그린란드는 이제 한겨울에도 눈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고, 북극의 온난화는 빙하가 사라지고 얼음의 두께도 얇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극의 빙산은 점점 더 많은 덩어리가 떨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산악빙하의 용해속도 또한 빨라졌다. 그 결과 열대성 사이클론이 더 강력한 형태로 변하고, 산불의 발생빈도가 증가하며 규모도 커졌다. 극심한 폭염이 갈수록 길어지고 해양온도의 상승으로 죽은 수역이 증가하며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충분히 두려울만한 사건들임에도 우리는 전과 다름없이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지구의 온도가 1도 상승하는데 150년이 걸렸지만 이런 추세라면 추가 1도 상승하는데 예상되는 시간은 고작 15년 정도라는데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2도 상승한 세계>가 되면 북극해의 얼음이 완전히 사라지는 ‘북극의 제로 데이’와 남극 서부빙상의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 일어나는 ‘남극의 티핑 포인트’가 도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게 되면 온도상승으로 인해 뎅기열과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 가뭄과 홍수의 증가로 인한 작물수확량의 감소로 식량부족, 산악빙하가 사라짐으로서 발생하는 물 부족 현상 등이 극심해지면서 저개발국가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파리기후협약에서 2도 상승한 세계를 최후의 보루로 삼고 있지만, 그때쯤이면 많은 생태계가 한계점에 도달하리라 예측한다. 그리고 2도 상승한 세계는 3도 상승한 세계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우려한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가능한 빨리 탄소배출량을 줄이면서 복원된 자연생태계가 스스로 여분의 탄소를 흡수하여 기후변화를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이다.
세기 중반쯤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3도 상승한 세계>로 진입한다는 것은 우리가 인류 전체의 역사를 통틀어 경험했던 어떤 것보다 뜨거운 기후 속에서 살게 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약 300만 년 전 대형유인원의 조상이 사바나에서 어슬렁거리던 플라이오세로 지질학적 시계를 되돌려야 지구기온이 20세기 초보다 2~3도 높은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플라이오세기의 대기 중 탄소의 평균농도는 지금보다 약간 낮은 400ppm 정도였다. 그리고 극지방에서는 빙상이 극적으로 줄어든 상태로 그 결과 해수면은 지금보다 22미터나 높았다고 한다. 극심한 폭염과 가뭄은 지금의 열대나 아열대지역에 거주하는 수억 명의 사람을 난민으로 만들고, 농작물의 임계온도를 넘어서면서 발생하는 세계적인 식량부족현상은 대규모 문명붕괴를 일으키는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인류는 이렇게 더운 세상에서 살아본 적도, 수문학적 순환의 극적인 변화 역시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경험은 인류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생활방식을 돌아본다면 어쩌면 3도 상승한 세계로의 진입은 우리의 통제범위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기온이 <4도 상승한 세계>로 접어들면 지구온난화는 우리 행성 지구의 모습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화두는 ‘열’로 지금은 가장 건조한 고온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43도의 연평균 최대기온이 일반화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수백만 명의 폭염 난민이 그보다 더 많은 가뭄 난민들, 그리고 거대한 산불로 불타버린 마을과 도시를 떠난 난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인류의 절반은 이동하면서 어디서든 피난처를 찾아 살아남고자 한데 모일 것이다.’(258쪽) 이런 치명적인 더위는 모든 종 가운데 최소 1/6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현재의 서식지에서는 1/3~2/3 사이의 종이 사라지게 만들어 백악기말 이후로 최악의 대량멸종이 닥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부분의 기후모델은 지구온난화 온도가 5도를 넘길 때까지 시뮬레이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모델 연구는 여전히 보수적임에도 기온의 상승폭 4도까지 만을 가정하는 것은 그 때가 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문제는 과학자들의 관찰은 시뮬레이션에서 예측한 것보다 한층 더 비관적이라는 데 있다.
이러한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은 양의 되먹임작용을 촉발하여 이제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붕괴로 치닫는다. ‘많은 불확실성과 결함이 있지만 거의 모든 고기후학 데이터에 따르면 장기간에 걸쳐 탄소가 너무 빨리 방출되거나 단기간에 너무 많은 양의 탄소를 방출하면 재난으로 이어지는 문턱을 넘을 수밖에 없다.’(335쪽) 인류는 현재라는 지질학적 시점에 방대한 양의 탄소를 방출하여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저자가 예측하는 <5도 상승한 세계>는 연중 내내 지속되는 폭염에 간헐적인 홍수로 육지 표면이 소실되어 농업을 비롯한 모든 활동이 중단된다. 대부분의 도시는 기능을 다하여 버려지고 인류는 거주가능한 공간의 9/10를 잃는다. 지난 50억년 동안 지구의 자율온도 조절계가 고장 날 뻔 했던 적은 단 한번 있었다고 한다. 90%이상의 종이 멸종한 2억5100만 년 전 페름기 말이 그것이다. 첫 신호는 지구온난화가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현재와 너무 유사하다. 당시 초기 온도 상승폭은 6도였다. 지금 인류가 배출한 탄소의 총량은 페름기말 배출량보다 훨씬 적지만 속도는 최소 10배가 더 빠르다. 이는 지구의 지질학 역사상 온실가스 배출의 속도와 양 측면에서 진정한 첫 번째 실험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빠르면 이번 세기 말로 예상되는 <6도 상승한 세계>는 지구에 복잡한 생명체가 출현한 이래 최후의 티핑 포인트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이 책에서 경고하고 있다.
저자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 합의 후 각국 지도자들은 협정문에 서명한 뒤 돌아가서는 하던 일을 하던 대로 계속했다고 말한다. 온도상승폭을 1.5도로 맞추려면 20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내에 순제로 탄소배출량을 달성하거나, 그걸 할 수 없다면 1.5~2도 상승 사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적인 기후피해를 수용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마냥 최종경고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아직도 남아있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 늦지 않았고 너무 늦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수십 년에 걸친 우리의 선택이 이번 세기 동안 온난화가 얼마나 가속되는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역설한다. 다만 희생의 짐은 공평하게 나누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류의 빈곤과 불평등을 고착시키거나 악화시키는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탄소감축을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후위기, 모두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은 관성대로 하던 일을 계속한다. 그동안 우리는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지금도 어디선가는 일어나고 있는 일임이 이제 분명해졌다. 올여름은 또 얼마나 무더울지, 폭우는 얼마나 쏟아질지를 걱정하기에 앞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저자는 이해하라고 요구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 기후위기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의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읽고서 의식과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램이 든다.
15년 전 <6도의 멸종>으로 기후 문제에 경종을 울렸던 저자가 15년 전 예측이 현실이 되었으며
기후붕괴의 시간이 30년 더 당겨졌음을 마지막으로 경고하기 위해 집필한 책이다.
단순한 시나리오라고, 일부 과학자들의 지나친 기우이자 음모라고 믿기에는
지금 펼쳐진 우리의 현실은 저자의 마지막 경고를 절대로 무시할 수 없게 만든다.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것처럼, 기후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
인류에게는 더 이상의 선택권이 없다.
멸종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온 상승에 따른 환경 대재앙 시나리오가 현실임을 각성하고
1.5도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지 않기 위해 무조건 탄소중립을 위해 당장 행동해야 한다.
저자가 15년 전에 2045년으로 예상했던 대형 허리케인인 미휴스턴에서 이 책을 집필하는 중에
발생했다. 15년 전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희망은 결코 없을 것이다.
1도 상승을 우려하며 예측했던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과 휴스턴 허리케인이 현실이 된 것이
현재 지구의 상황이다. 3도 상승에서 예견된 일들이 벌이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이 책은 6도까지 다 읽을 필요도 없다. 1도 상승했을 때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사태만 제대로 파악해도 그 누구도 기후위기 문제를 외면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빙하가 녹기 시작하면 어두운색의 바닷물이 태양 복사열의 95%까지 흡수하여
다음 해 겨울에도 얼음이 다시 형성되지 못하도록 하는 알베도 되먹임 현상이 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가열 효과는 2000억 톤의 이산화 탄소를 대기 중으로 뿜어내는 것과 맞먹는다고 하니
지구온난화가 북극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북극의 해빙은 숲의 흙과 같으므로
해빙이 사라지면 북극의 생물종들은 멸종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북극해 빙하의 소멸은
북반구 전역의 대기 순환의 변화를 초래해 캘리포니아의 기록적인 산불, 여러 해에 걸친 파괴적인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수확량의 감소, 미국 남부 평야의 빈번해진 폭염 등 극단적인 사건들을 유발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종만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흔하고 널리 퍼진 생물종들의 개체수도
감소하고 있다. 곤충 아마겟돈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록 최근 27년 동안 비행 곤충의 총생물량이
75% 감소했다. 기후변화가 일어나면 생태학적 지역이 바뀌고 먹이사슬이 풀어지기도 하고,
곤충의 번식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은 급감할 수밖에 없게 된다.
2000여 년을 견뎌내뎐 바오바브나무들이 갑자기 최후를 맞이한 것 또한 가혹한 가뭄 때문이다.
평생 수많은 기후변화를 견뎌냈지만 벼랑 끝에 내몰려 죽어가는 나무들이 늘어나고 있다.
2016년 건조한 평원에서 총성이 울려 퍼지는 소리를 내며 쓰러졌던 가장 오래된 체프먼의
바오바브나무는 숲이 말라 죽는 일이 계속된다면 생태계가 붕괴됨을 알리는 더 큰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포문이 될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6도의 멸종> 초판에서 저자는 단테의 지옥편의 이미지를 활용해 1도씩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지옥의 동심원 가운데 하나로 내려가는 것처럼 묘사했는데 지금 지구의 모습을 보면
정말 지옥으로 들어간 것 같아 두렵다. 지옥에 빠지지 않도록 티핑 포인트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일상 생활에서도 반드시 해야 하겠다고 결심할 수 밖에 없는 책이다.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우리가 기후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
저명한 환경 저널리스이자 사회 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2008년 <6도의 멸종>이란 책을 펴냈다.
지구의 온도가 6도 이상 오를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경고하는 책을 출간했던 마크 라이너스는 출간 후 15년만에 <최종 경고>라는 강한 레드 카드와 함께 전면 개정판을 내놓았다. 책을 부분 개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저자는 전면 새롭게 펴낼 수 밖에 없었다. 왜냐고? 더 이상 시간이 없으니까!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은 1도씩 연속적으로 올라갈수록 지구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현재 1도부터 각 1도씩 더 올라갈 때마다 전에 비해 어떤 비극이 펼쳐지는지 알려주며 더 이상 우리가 물러설 수 없음을 강하게 알리고자 한다.
먼저 저자는 1도 상승한 현재의 세계를 보여준다. 북극의 빙하가 녹기 시작하고 남극 빙하의 '두께가 얇아지는 파동'이 확산되는 현상부터 소개한다. 북극과 남극부터 설명하는 초반을 읽을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또 북극곰 이야기네"
"북극과 남극은 여기에서 멀어. 우리 지역이 아니니까 괜찮아. "
"아직 먼 미래야."
하지만 과연 먼 지역의 이야기일까? 이 기후변화가 단지 북극곰만의 위기일까? 저자는 강하게 No라고 말한다.
북극해의 빙하가 사라진 바렌츠-카라해의 예년과 다른 온기와 동아시아의 혹한은 확실히 연결되어 있다.
수천 년 동안 확립된 북극의 순환이 무너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욱 먼 곳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은 북극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 상승할 시 전세계 곳곳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알려준다.
북극의 빙하 용해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미국에서 강력한 대형 토네이도와 폭풍우가 잦아지고 세계 곳곳은 홍수로 해안가 거주자들은 하루 빨리 피난처를 옮겨야 한다. 최근 미국 6개주를 초토화시킨 토네이도와 필리핀에 큰 피해를 준 태풍 '라이'는 저자가 말한 이 상황을 대변해준다. 이미 전세계 곳곳에서 기후 변화의 경고장을 날리고 있는데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기후협약의 마지노선인 1.5도보다 더 오른 2도에서부터 더 강력한 비극이 펼쳐짐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기온이 2°C 상승하는 세계에서
인류에게 닥칠 가장 큰 건강 관련 위협은 전염병이 아니다.
이 위험은 전염병에 비해 좀 더 평범하고 친숙하지만 그만큼 더 시급한 문제다.
수억 명, 심지어는 수십억 명에게 닥칠 식량 부족이 그것이다.
2°C 상승부터 지구상의 모든 비극이 가속화된다. 현재까지는 북극곰에게 직적접인 영향이 미쳤다면 2도 상승된 세계에서는 인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뎅기열, 열사병, 가뭄, 홍수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더 시급한 것은 바로 식량 부족이다. 아시아인들의 주식인 쌀, 옥수수를 비롯하여 주요 곡식이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지나 수확량이 급감하고 본격적인 식량 전쟁이 벌어진다. 2도에서는 옥수수가 위함하다면 3도 상승된 세계에서는 바나나와 콩까지 사라질 수 있다. 식량 가격은 급등하며 한정된 자원으로 인한 쟁탈전이 가속화된다.
기후 변화의 주된 원인인 탄소 배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미국에 대해 강한 이의를 제기한다.
가난한 동아프리카 사람들은 겨우 1제곱미터 미만의 빙하를 녹이는 데 반해 미국인의 경우 1명이 매년 평균적으로 50제곱미터에 가까운 빙하를 녹이며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 중립에 가장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미국의 무책임함을 비판한다.
미국은 테러와 싸우기 위한 군사 작전에 수천억 달러를 쓰지만,
폭염으로 같은 사망자가 발생하리라는 전망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취급하거나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 점이 문제다.
기후 변화를 가장 적게 일으킨 사람이 그 부작용을 가장 많이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부당함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이런 부당함을 갖아 제대로 겪는 지역은 아마 아프리카일 것이다.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응당 가장 큰 체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가장 적은 탄소를 배출하는 아프리카이다. 가뭄도, 식량 부족도 제일 먼저 겪게 되는 곳, 아프리카는 이미 2도 또는 3도 상승한 세계를 겪고 있다. 이 글을 보며 최근 CNN에서 취재한 남수단에서 발생한 홍수 현장을 취재한 기사가 떠올랐다. 집을 잃고 떠도는 사람들, 더러운 물 속에서 생활하기에 질병을 앓고 바깥에서 살아가는 수단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비참했다. 그들은 잘못도 없이 큰 벌을 받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닌 화석 연료에 많이 의지하는 한국과 다른 선진국 모두 아프리카 대륙에 부채의식을 가지고 탄소 중립을 위한 기후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 이들의 불행은 부메랑처럼 바로 우리에게 닥쳐온다.
이 기후변화가 일어날 경우 우리는 단지 자연 파괴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저자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지적한다. 바로 이러한 기후 붕괴가 발생할 시 자연 재해를 막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이 투입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새로운 방파제를 쌓기 위해 돈이 투입되고 해수면 상승에 따라 도로를 높이기 위해서도 수억원의 돈이 지출된다. 결국 있는 사람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세대가 올 것이다. 물론 초반은 약육강식으로 지속되다가 저자가 가장 우려한 6도까지 기온 상승시는 있는 자 없는 자 모두 멸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이다.
『최종 경고: 6도의 멸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산화탄소를 억제하기 위한 행동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느냐?"
저자는 먼저 정치인들에게 행동으로 옮길 것을 강하게 촉구한다. 특히 미국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요구한다. 물론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채식 기반 식생활' 등등 평범한 시민들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제안한다. 어떤 부분에서는 환경 보호론자들의 주장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계속해서 행동해야 한다는 점이며 우리 모두가 공평하게 희생의 짐을 분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머리를 맞대고 행동해야 한다.
기후변화의 희생의 상징으로 떠오른 북극곰.
이제 희생의 상징은 북극곰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후 변화의 최종 희생양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가장 무섭고도 강력한 경고장 『최종 경고 : 6도의 멸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