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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다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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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326g | 145*225*11mm
ISBN13 9791160948912
ISBN10 1160948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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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은 나를 보더니 반가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늦었네. 좋은 구경거리를 놓쳤어.”
“뭐, 뭐였냐?”
“은여우 님이 여기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진짜 대단했다. 서로 멱살 잡고 할퀴고 발로 차고. 거 뭐냐, 핸드폰을 내놓으라 하고 안 주겠다고 하면서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인간들이 핸드폰이란 걸 숭배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인 줄 몰랐어. 다 미친 거 같더라니까. 예전에 우리 아빠가 옆집 아저씨랑 한판 붙었을 때가 생각나더라. 그땐 메기 때문이었는데……. 핸드폰은 먹지도 못하는 거잖아. 어, 어디 가?” --- p.21 「닷다의 목격」


다음 날 등교하니 어쩐지 교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놈이 커져 있었다. 확실히 전날보다 몰라보게 커졌다. 검은 비닐봉지 같은 몸에 꼬리가 생기고 다리보다는 발에 가까운 뭉툭한 것도 여러 개 달리고 어깨쯤으로 짐작되는 곳에 뭔가가 삐죽 솟아 있었다. 형상을 갖춰 가는 것 같은데 완성된 형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그게 뭐가 됐든, 끔찍한 모습일 건 분명했다. 1교시가 끝나자 놈은 더 커져서 교실 뒤 책상과 사물함 사이의 공간을 완전히 차지하고 목을 복도 쪽 창으로 빼고 있었다. 뭘 에너지로 삼는지 몰라도 놈은 계속 자라고 있었다. --- p.28 「닷다의 목격」

나는 마음속으로 연습해 보며 걸었다. 내가 뭘 봤냐면, 양다솔. 우리 반 교실에 흉측한 놈이 하나 들어왔거든. 사실 난 놈이 그렇게 낯설지는 않은데 늘 놈이 근처에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았는데 어두운 구석에서 먹이를 주워 먹고 놈은 어느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커졌어. 보고도 못 본 척하는 동안 놈은 어마어마하게 커져 버린 거지. 그렇게 다들 괴물을 키우고 있었던 거야.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양다솔, 나는 내가 본 것을 너에게 얘기하고 싶어. 너에게는. 그리고 어쩌면 다른 아이들에게도 언젠가는. --- p.34 「닷다의 목격」

이안이 유이를 좋아하죠. 걔가 집착이 있달까, 그런 편이에요. 우리 유이가 받아 주긴 하지만 좀 곤란할 정도인가 봐요. 싫다는 내색도 못 하고.
유이가 워낙 성격이 좋잖아요.
너무 좋은 게 탈이죠. 속상할 때도 있어요. 휘둘리는 거 아닌가 싶어서.
그게 그런 애들 특징인지도 몰라요. 살아남아야 하니까 영악스러워질 수밖에 없지.
아무래도 불완전한 존재니까요.
생긴 건 멀쩡하던데. --- p.63 「사과의 반쪽」

경기가 예정된 날 아침, 주운은 일찍 일어났다. 미란을 깨워 창고 밖으로 나갔다. 뺨에 닿는 공기가 싸늘했다. 둥근 지평선 위로 태양이 붉게 떠오르고 있었다. 몇 시간 뒤면 마운드에 선다. 지난밤 드디어 협상이 타결됐다. 귀환법 폐지와 지구로 송환된 화성인 아홉 명 전원 석방. 납치범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사법부 독립은 차차 협의해 가자는 약속을 얻어 냈다. 조건은 예정대로 친선 경기를 치를 것, 경기 직후 인질 열아홉 명을 풀어 줄 것, 두 가지였다.
--- p.144 「화성의 플레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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