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 국내 최초 출간
★★살바도르 달리의 컬러 삽화 12점 외 다수의 스케치와 작품 수록
★★북미 루이스 캐럴 협회 명예회장 마크 번스타인,
브라운대학교 수학과 명예교수 토머스 밴초프의 서문 수록
환상 문학의 효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현실주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를 만나다
1865년 출간된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 세기가 훌쩍 넘도록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고전이다. 초판의 삽화는 존 테니얼이 그렸고, 아서 래컴, 토베 얀손, 앤서니 브라운, 쿠사마 야요이 등 걸출한 작가들이 자신만의 관점으로 앨리스를 해석해 그 뒤를 이었다. 1969년에 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은 2700권만 한정판으로 제작되어 수많은 독자를 애타게 했는데, 프린스턴대학 출판부가 2015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출간 150주년을 맞아 캐럴이 생전에 가장 만족스러워했던 맥밀런 86판을 저본으로 삼고 수준 높은 두 편의 서문을 더해 원전 그대로 재현했다. 문예출판사에서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하는 이 책이 뒤늦게나마 애호가들의 소장욕을 만족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백 명의 사람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를 그리려고 시도했지만,
그중 누구도 살바도르 달리만큼 뛰어나지 못하고 창의적이지도 못하다.”
-로빈 윌슨, 《넘버랜드의 루이스 캐럴》 저자
앨리스가 토끼 굴에 빠지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환상 문학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는 앨리스, 몸통 없이 웃는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고양이, 카드로 만들어진 여왕과 병사 등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미지가 가득하다. 때문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살바도르 달리의 만남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살바도르 달리는 이 책의 삽화를 그리기에 최적화된 예술가였다. 초현실주의, 정신분석 등에 영감을 받은 달리는 꿈?무의식?환상에 천착하여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포착한 뒤, 이를 왜곡된 형식으로 재현하여 대중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달리의 그림 속에 나열된 이미지들은 별다른 연관성이 없어 보이면서도 전체적으로는 현실을 비트는 유기성을 띤다는 아이러니를 품고 있는데, 이는 앨리스가 모험한 환상적인 세계를 포착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이 되었다.
★★서구에서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인용된 고전
★★〈가디언〉 선정 ‘세계 100대 소설’
★★BBC 선정 ‘죽기 전에 읽어야 할 100권의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한
마크 번스타인, 토머스 밴초프의 서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엉뚱함·논리·수학·언어유희를 수수께끼처럼 결합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루이스 캐럴의 유려한 상상력을 만끽하는 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첫 번째 재미라면, 작품 속에 흩뿌려진 논리와 수학의 궤적을 훑는 것은 이 책의 두 번째 재미다. 캐럴은 다양한 난센스와 알레고리를 활용해 작품세계를 더욱 풍부하고 정교하게 만들었고, 이는 T. S. 엘리엇,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등 영국의 모더니즘 작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고 알려졌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수수께끼들은 너무도 정교하고 치밀해서 깊이 있는 독해를 원하는 독자를 주눅 들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적당한 가이드가 있다면 일반 독자들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숨은 재미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에는 수준 높은 두 편의 에세이가 서문으로 실렸다. 첫 번째 서문은 북미 루이스 캐럴 협회 명예회장이자 편집하거나 집필한 캐럴 관련 책만 열네 권에 이르는 마크 번스타인이 썼다. 그는 캐럴과 달리의 인연을 비롯해 책에 나오는 이미지와 상징이 어떤 맥락에 놓여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두 번째 서문을 쓴 브라운대학교 수학과 명예교수 토머스 밴초프는 달리와의 우정을 회상하는 자신의 글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흐르는 수학적 메타포에 대한 해설을 곁들였다. 이 두 편의 깊이 있는 에세이는 앨리스와 함께 모험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몰입을 선사해줄 것이다.
시든 꽃다발처럼 빛바랜 우리의 내면을
다시금 화려하게 채색해주는 기념비적 작품
“앨리스! 너의 보드라운 손으로
이 천진난만한 이야기를 가져다
어린 시절의 꿈들이
추억이라는 신비한 끈으로 엮인 곳에 놓아두렴,
머나먼 땅에서 꺾어 온
순례자의 시든 꽃다발처럼.”
체계적 혼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 이질적인 조합을 현실로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우리 모두가 갖고 있었던, 그러나 “순례자의 시든 꽃다발처럼” 사그라들어버린 마법과도 같은 힘은 루이스 캐럴과 살바도르 달리의 독창적 유려함과 만나 다시금 생기를 띤다. 독자들이 “눈을 다시 뜨기만 하면 모든 것이 따분한 현실로 되돌아간다”는 걸 알면서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는 걸 멈추지 않는다면, 적어도 “자신이 이상한 나라에 있다고 반쯤은 믿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캐럴과 달리가 함께 창조한 아름다운 세계는 우리가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되찾고자 하는 이에게 그가 바라던 것을 되돌려줄 것이다.
디자이너의 말
때때로 우리는 과자에서 나온 종이 하나에 행운을 기대하고 잠시나마 나의 미래를 의탁한다.
앨리스 역시, 병에 붙은 [나를 마셔요.]라는 라벨에 자신을 맡겼고, 바로 엄청난 변화를 경험했다.
라벨의 말을 따른 앨리스에게 닥친 변화는 내게 이상한 나라 속 그 어떤 요소들보다 극적이고 기이하게 다가왔고, 그러한 이유가 라벨을 주요한 디자인 요소로 삼게 했다.
투명한 커버의 앞표지와 뒤표지는 본문 각 장 시작에 붙은 라벨을 하나하나 떼어 붙여 완성했다.
여기에 하나의 라벨을 덧붙여, 나는 이렇게 쓸 것이다.
[나를 가져요.]
_디자이너 김하얀
편집자의 말
처음에는 살바도르 달리의 삽화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다소 어려운 내용의 서문, 캐럴의 까다로운 언어유희와 독특한 줄표(―) 사용, 원문에서 강조된 부분 등등을 어떻게 독자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만 고민했기 때문이었다. 조금은 난해하고 기괴해 보이던 달리의 그림이 눈에 들어온 건, 잠옷 차림으로 책상에 앉아 인쇄용 PDF 파일을 검토하던 어느 일요일 오후였다. 키보드로 ‘탁탁’ 소리를 내며 무심코 페이지를 넘기던 나는, 갑자기 홀린 듯 모든 것을 멈추고 한참을 넋 놓고 앉아 달리의 그림을 바라봤다. 그제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담긴 ‘체계적 혼란’이라는 모순이 달리의 그림에서도 보였다. 서로 다른 표현법을 지닌 글과 그림이 이렇게 상호작용하며 어우러질 수 있다는 게 경이로웠다. 책을 만들다보면, 그 책을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내겐 그 나른한 일요일 오후가 그랬다. 캐럴과 달리를 아끼는 독자분들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을 사랑하게 되길 바란다.
_편집자 박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