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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문학과지성 시인선-567이동
리뷰 총점9.4 리뷰 3건 | 판매지수 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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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37위 | 소설/시/희곡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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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4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74쪽 | 318g | 128*205*14mm
ISBN13 9788932039985
ISBN10 893203998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세상의 죽음을 탄식하는,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시집. 그가 엄마와 이별하고, 코로나19라는 재난을 겪으며 써온 시들을 엮었다. 내내 서로의 언저리를 돌고 도는 죽음과 삶의 무한한 운동, 그 반복 가운데 더욱 짙어지는 생의 매일매일이 시 속에 선명하게 살아있다. -시 MD 박형욱

“모래의 시간은 늘 이별이야”

지배적 언어에 맞서는 몸의 언어로 한국 현대시의 미학을 갱신해온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열네번째 시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가 문학과지성 시인선 567으로 출간되었다.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에서 김혜순은 세상의 죽음을 탄식한다. 1부는 시인의 ‘엄마’가 아플 때와 돌아가신 후에 죽음을 맴돌며 적은 비탄의 시들이다. 2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적 재난을 맞이한 시대적 절망이, 3부에는 죽음의 바깥에서 텅 빈 사막을 헤맨 기록이 담겼다. 시인은 사적으로 경험한 병과 죽음을 투과하여 세상의 죽음을, 그 낱낱의 죽음에 숨겨진 비탄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비탄의 연대를 도모하면서 모래처럼 부서진 생명의 조각들이 죽음 그 자체인 망각의 사막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온 힘을 다해 지켜본다. 그렇게 죽음이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며 무한히 물리쳐야 하는 것, 살면서 앓는 것’임을 김혜순의 시를 통해 우리는 마침내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시인의 말

1부 지구가 죽으면
춤이란 춤
엄마 on 엄마 off
모음의 이중생활
죽으면 미치게 되는 건가
아파의 가계
흑마의 검은 얼굴
더러운 흼
체세포복제배아
엄마가 내 귓속에서 기침을 하는 엄마
백설 할머니 특공대
잊힌 비행기
인생의 마지막 필수 항목 세 가지
미지근한 입안에서
먼동이 튼다
검은 피아노의 사공
저 봄 잡아라
냉장고 호텔
흰머리 새타니
꼬꼬닭아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멍멍개야 우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빈집의 아보카도
엄마란 무엇인가
죽음의 베이비파우더
취한 물고기
민들레의 흰 머리칼
목젖과 클리토리스
죽음의 고아
거울이 없으면 감옥이 아니지
죽음의 유모
피카딜리 서커스
천 마리의 학이 날아올라
엄마는 나의 프랑켄슈타인
불면의 망원경
나는 엄마의 개명 소식을 들었다

2부 봉쇄
셧다운
죽은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꽃
erotic zerotic
고니
종鐘 속에서

3부 달은 누굴 돌지?
형용사의 영지
시인의 장소
내세의 마이크
결코후회하지않고사과하지않는육체를가진여자와
너무조용해서위로조차할수없는육체를가진여자와
주파수가다른곳으로떠난여자의 기원막대나선공명
포츠다머 플라츠
서울식 우주
다쉬테 도서관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우주엄마와 우리엄마
Yellowsand
Blackletter
Whitebooks
*모래인
*시작
* 국가
* 피플
* 무한한 포옹
*언어
*눈동자
*몸과 몸
*경전
*모래증후군
*신기루
*별의 것
*결국
암탉의 소화기관
사막의 숙주
모래능

오아시스
사하라 오로라
아지랑이의 털
종 속 과 목 강 문 계 역
새는 왜 죽은 사람을 떠올리게 할까?
모래세안
모래화장
호스피스 정문에 과일이 왔어요 과일 소리치는 트럭이 도착하면
모래의 머리카락
진저리 치는 해변
눈물의 해변
불면증이라는 알몸
지하철 쇠 의자에 온기를 남기고 일어설 때, 나는 왜 부끄럽지?

해설
모래바람·박준상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엄마는 꿈속의 인물도 꿈 밖의 인물도,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똑같이 취급한다.
가위 달라 할 때도 거기 걔 좀 줘, 한다. 가랑이 빨간 거! 한다. 모두 인간 취급한다.
엄마는 시인들보다 말을 잘한다.
우리가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고 다 죽음과 삶 중간에 있는 거라고 한다.
이 세상은 거대한 병원이라고 한다.
--- 「체세포복제배아」 중에서

언어는 항상 왜 뒤에 올까?
시는 왜 그림자를 찍어서 쓸까?

공포는 저 혼자 제 몸을 만들 수 있다
후회도 저 혼자 제 몸을 만들 수 있다

죽음을 잉태할 땐 누구나 고아다

지구를 가득 뒤덮은 사람들이 각자의 엄마를 부르는 소리는
언어일까? 새 울음소리 같은 걸까?
--- 「잊힌 비행기」 중에서

엄마 옆 침대엔 엄마보다 30세 어린 여자가 작은 새처럼 동그마니 앉아 있다. 항상 웃다가 눈물을 쓱 훔친다. 죽기 직전까지 사회생활을 하느라 저렇게 겸손하다. 정신줄보다 끈질긴 사회생활.
--- 「인생의 마지막 필수 항목 세 가지」 중에서

눈물은 전염성이 강해서 달 사막의 오목렌즈들 아래
저마다 하나씩 조그만 호수가 나타난다.

여전히 우주 미아 둘이 조그만 얼음덩이 같은 집을 가슴에 품고

모래 위에 엎드린
지구의 마지막 여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이 생의 깊은 곳에서 쳐다보고 있다.

계세요?
계세요?
문상하러 왔어요.
연속해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도 우리는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죽은 이들과 소꿉놀이에 빠져서.

(나는 갑자기 내 딸에게 딸처럼 굴고 싶은 걸 참고 있다.)
---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중에서

엄마는 나를 두 번 배신했다
첫번째는 세상에 나를 낳아서
두번째는 세상에 나를 두고 가버려서
[…]
결국 엄마는 나를 두 번 배신했다
첫번째는 세상에 죽음을 낳아서
두번째는 세상에 죽음을 두고 가버려서
--- 「엄마란 무엇인가」 중에서

모든 사람이 다 지워져도 작별만은 지울 수 없는 법
--- 「죽음의 베이비파우더」 중에서

마지막 들숨의 안타까가 시시각각
엄마를 자석처럼 끌어당기고
안 돼 안 돼 지금은 안 돼
하얀 천으로 서로 얼굴을 덮고
모래 속에서 피는 두 송이 흰 꽃을 저속으로 촬영한
필름 속에 있는 듯
모래시계 속에서 서로 더듬으며
그러나 시계도 없고 흰 꽃도 없고

안타까로 서로 얼굴을 감싸안으며 안타까 안타까

나는 이 안타까를 물리치고 싶은가 아니면 이것만이라도 품고 싶은가
이제 두 사람은 이 안타까에서만 만날 수 있는가?
나는 나보다 더 안타까운 안타까에 잠긴 채 소리소리 지르며
안 돼 안 돼 지금은 안 돼
--- 「형용사의 영지」 중에서

가끔 생각한다. 이 세상 모든 단어의 영지를. 사실 명사들의 영지가 넓은 것 같지만, 형용사나 부사, 접속사의 영지가 더 넓다. 그중에서도 부사들의 영지가 제일 넓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나 부사, 접속사의 상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명사나 대명사에 달라붙지 않게 된 그들의 무한한 자유. 그들의 합종연횡. 내게서 떠난 이들도 형용사나 부사, 접속사의 모습으로 지금의 나를 감싸고 있다고 생각해본다.
--- 「시인의 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엄마, 이 시집은 읽지 마, 다 모래야”

우리 안의 빈 곳을 응시하게 하는 시인 김혜순,
비탄을 증언하며 망각의 사막을 가로지르는
끝없이 뜨거운 모래의 시


지배적 언어에 맞서는 몸의 언어로 한국 현대시의 미학을 갱신해온 ‘시인들의 시인’, 김혜순의 열네번째 시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날개 환상통』(2019) 이후 3년 만의 시집이다. 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79년 이래 40년 넘는 시간 동안 김혜순은 항상 ‘제도화된 역사들과 가장 먼저 작별하는 시적 신체의 최전선’(이광호)에 서 있었다. 김혜순의 시집은 단순히 한 시인의 저작을 넘어 각 시기 한국 현대시의 가장 첨예한 지점을 이어낸 별자리, 시적 실험의 아카이브와 같다. 시인은 ‘여성의 존재 방식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를 멈추지 않으며 ‘고유한 시적 성취’를 이루어왔다(삼성호암상 예술상 심사평). 또한 ‘여성의 몸에 실재하는 감정과 정체성에 충실하면서, 다정함과 격분이 공존하는 목소리로 악몽과 어둠을 관통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적 황홀을 열어 보이며’(스웨덴 시카다상 심사평) 또렷한 국제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에서 김혜순은 세상의 죽음을 탄식한다. 1부는 시인의 ‘엄마’가 아플 때와 돌아가신 후에 죽음을 맴돌며 적은 비탄의 시들이다. 2부에는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적 재난을 맞이한 시대적 절망이, 3부에는 죽음의 바깥에서 텅 빈 사막을 헤맨 기록이 담겼다. 시인은 사적으로 경험한 병과 죽음을 투과하여 세상의 죽음을, 그 낱낱의 죽음에 숨겨진 비탄 하나하나를 바라본다. 비탄의 연대를 도모하면서 모래처럼 부서진 생명의 조각들이 죽음 그 자체인 망각의 사막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온 힘을 다해 지켜본다. 그렇게 죽음이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며 무한히 물리쳐야 하는 것, 살면서 앓는 것’임을 김혜순의 시를 통해 우리는 마침내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이 시집에서 엄마는 사라져도 죽지 않고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고아가 된 여자들은 서로의 엄마가 되고 딸이 되어 돌고 돈다. 시집을 읽다가 나는 몇 번이나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성은(시인)

김혜순 시인만큼 죽음을 잘 발음하는 시인은 없다고 오래도록 생각해왔다. 죽음을 말할수록 삶이 선명해지고, 아픔을 호소하는데 세계는 이상하게 가벼워진다.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의 텅 빈 곳을 비로소 응시하게 될 것이다. 황인찬(시인)

이 시집은 없는 엄마를 불러내는 모음의 진동으로 가득하다. 페이지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나의 엄마가 겹쳐져 얼굴을 파묻고 울고 말았다. 이제니(시인)

사구가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모래벌판에 지구만큼 커다란 흰새가 앉았어요. 새가 날개를 한 번 펄럭이자 거대한 모래폭풍이 불었죠. 시집에 귀를 대고 있으면 알 수 있어요. 지금 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백은선(시인)


“왜 우는지 여자들은 안다. 그냥 안다”
숨어서 차례를 기다리는
엄마 없는 세상의 내일, 내일.
―「체세포복제배아」 부분

이 시집의 1부 ‘지구가 죽으면’에 실린 33편의 시들은 시인의 ‘엄마’가 병상에 계시다 돌아가신 2019년 무렵 씌어졌다. ‘아빠’의 죽음을 겪고 쓴 시가 실린 지난 시집 『날개 환상통』에서부터 이어지는 ‘작별의 존재론’에 관한 시들은, “부재의 존재와 존재의 부재를 함께 겪어내는 애도의 문장”(이제니)을 통해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잠재성의 출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죽음 주변을 맴돌던 ‘엄마’와 그런 엄마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시인의 이야기가 담긴 1부에서 김혜순은 비탄 속으로 깊이 들어가보려 시도한다. 호스피스 병동의 공기에는 죽음이 배어 있다. “호스피스에서도 아침이면 밥 주고 점심이면 밥 주고 저녁이면 밥 준다. 찻잔에는 얼룩이 남고, 수건에는 물기가 남는다. 다른 것이 있다면 모두 지나치게 친절하달까”(「인생의 마지막 필수 항목 세 가지」). 엄마가 세상과 이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딸에게서 “애도는 죽음보다 먼저 태어”난다(「저 봄 잡아라」). 결국 홀로 남겨진 이에게 세상 모든 것은 떠나간 엄마를 떠오르게 한다. “내 얼굴을 내 손으로 감싸면 엄마의 얼굴부터 만져졌다”. 엄마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거대한 상실감은 시인에게 침묵을 안겨주었지만 오히려 침묵보다 더 큰 증언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실의 자리를 바라다보며 시인은 그 텅 빈 구멍을 비탄으로 채운다. 자신의 몸-말을 꺼내어 끊임없이 새로운 목소리로 확장시키고 비탄을 증언한다. 몸을 바꾼 엄마와 딸은 무한히 변용되고 생성되면서 이 시집을 가득 채워나간다. 그런 방식으로 “엄마는 사라져도 죽지 않고,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다”(강성은).


“모래의 시간은 늘 이별이야”

엄마의 몸과 마음이 쪼개질 때 눈부시게 솟아오르는 것.
반짝거리는 것, 햇빛에 비친 황금 먼지 같은 것, 엄마의 어깨를 뚫고 쏟아지는 것,
신기루 같은 것,
―「죽음의 베이비파우더」 부분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쓰는 동안 시인은 오직 비탄만이 고통받는 존재와의 연대이며 고통에 참여하는 행위임을 통찰해냈다. 그것은 김혜순에게 시인이란 죽음에 들어서서 죽음을 탄식하는 자라는 인식을 재확인시켜주었다. 시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전 세계에 산재한 죽음과 비탄을 바라보게 하는 데까지 나아간다. 2부 ‘봉쇄’에 실린 시들은 코로나19라는 재난을 수년째 겪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살핀다. “우리가 안쓰러워 나는 우리에게 편지라도 보내”(「죽은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꽃」)고 싶었던 걸까. 이 시집은 수신인이 특정되지 않은, 죽음을 함께 겪고 물리치고 앓아갈 인간 동료들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읽히기도 한다. “늙은 엄마들이 자기보다 더 젊은 엄마를/엄마 엄마 부르며 죽어가는 이 세계”(「먼동이 튼다」)에서 서로의 비탄을 언어로써 나누는 일은 근거 없는 낙관이나 무력한 기도보다 가치 있다.
고통과 슬픔을 증언하기 위한 시 쓰는 행위는 또한 시인을 비탄의 바깥으로 데려다주기도 한다. 비탄의 바깥에는 불모의 텅 빈 사막이 있다. 시인에게 문학은, 시 쓰는 행위는 이 텅 빈 사막이 자신에게 다가오던 순간의 체험을 형상화하는 일이다. 3부 ‘달은 누굴 돌지?’에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고 모든 인간이 사라진 시간과 장소인 ‘사막’을 헤매는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사막의 모래는 뿔뿔이 쓸쓸해, 뿔뿔이 쓸쓸해”(「사막의 숙주」). 사막을 채우는 모래는 바스러진 우리의 ‘생명과 시간과 나날’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막으로 누군가를 떠나보낸 남은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숨어 있는 낱낱의 비탄들일 것이다. 우리의 시간들이 결국 향하는 곳, 죽은 자들이 가는 곳인 동시에 모든 거룩한 권력과 진리와 ‘말씀들’이 사라진 사막을 맴돌며 김혜순은 이 모래들을 그러모으고 쉼 없는 시 쓰기로 오히려 죽음의 능력을 상실시킨다. “가장 가까운 데서 가장 아득한 것을 발견해내는”(황인찬) 것이 시인의 일임을 잘 알고 있는, ‘죽음을 가장 잘 발음하는 시인’ 김혜순. 그가 일으키는 모래바람이 불어온다. 이 76편의 모래-시는 “시집에 귀를 대고 있으면 알 수 있는”(백은선) 질문 하나를 당신의 마음속에 남길 것이다. 비탄을 짊어진 이 지구는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슬픈 사람은 썩고
아픈 사람은 모래

운다.
운다.
운다.
―「3부 ‘달은 누굴 돌지?’에 부치는 글」에서

시인의 말

엄마, 이 시집은 읽지 마, 다 모래야.

2022년 4월
김혜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엄마의 엄마의 엄마와 딸의 딸의 딸들이 서로를 돌고 있는 여자들의 유니버스에서 엄마가 사라졌다. 김혜순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엄마는 사라져도 죽지 않고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부재가 존재를 증명하고 존재가 부재를 껴안느라 고아가 된 여자들은 서로의 엄마가 되고 딸이 되어 돌고 돈다. 시집 속의 화자는 막 엄마와 싸우고 집을 나온 여자아이였다가, 뒤돌아 보니 집도 엄마도 없는 꿈에서 막 깬 병실에 누운 늙은 여자였다가 이제 나다. 시집을 읽다가 나는 몇 번이나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성은(시인)

김혜순 시인만큼 죽음을 잘 발음하는 시인은 없다고 오래도록 생각해왔다. 죽음을 말할수록 삶이 선명해지고, 아픔을 호소하는데 세계는 이상하게 가벼워진다. 고독하다 말할수록 빽빽해지는 이 그림자들은 또 무엇인가. 이 경이로움은 선생의 시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이고, 시란 이처럼 가장 가까운 데서 가장 아득한 것을 발견하는 일임을 선생의 시는 그 무엇보다 잘 보여준다.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통과하며, “존재보다 부재가 넓”음을 상기시키는 이 시집을 통해 우리는 우리 안의 텅 빈 곳을 비로소 응시하게 될 것이다.
-황인찬(시인)

이 시집은 없는 엄마를 불러내는 모음의 진동으로 가득하다. 떠나간 엄마와 남겨진 딸이 끝끝내 자리를 바꾸는 아득한 진폭 속에서. 부재의 존재와 존재의 부재를 함께 겪어내는 애도의 문장 앞에서. 엄마를 여읜 세상의 모든 딸들이 묻을 수 없는 엄마를 앓으며 유한한 이 땅을 건너 우주 너머의 엄마로 다시 태어날 때. 페이지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나의 엄마가 겹쳐져 얼굴을 파묻고 울고 말았다.
-이제니(시인)

시집을 읽다 잠든 밤 귀가 뚝 떨어지는 꿈을 꿨어요. 떨어진 귀를 붙이러 병원 문을 여니 병원은 없고 수없이 많은 여자들이 투명한 관 속에 누워 주머니를 하나씩 매달고 있었어요. 나는 커다랗고 창백한 귀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에 들고 있다 잠에서 깼어요. 이다음부터는 나의 상상입니다. 사구가 끝없이 펼쳐진 거대한 모래벌판에 지구만큼 커다란 흰새가 앉았어요. 새가 앉으니 지구가 전부 깜깜해졌습니다. 그러자 달도 함께 깜깜해지고 말았어요. 새가 날개를 한 번 펄럭이자 거대한 모래폭풍이 불었죠. 바람이 우는 소리가 우주까지 울려 퍼졌어요. 시집에 귀를 대고 있으면 알 수 있어요. 지금 돌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떨어진 귀를 갈피에 두고 책을 닫아요.
-백은선(시인)

회원리뷰 (3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죽음을 소재로 볼 때 [시집-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벤 | 2022.07.30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죽는다는 것, 살아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일. 누구든 일생 한번밖에 경험할 수 없으니 경험담이라는 게 있을 수 없고 그래서 더 멀리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내게는 영영  일어나지 않을 일처럼. 그럼에도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맞았을 때는 더없이 절망하면서.    실려 있는 시들, 읽기 괜찮지 않다. 자꾸만 걸려 마음이 넘어진다. ‘엄마’라는 말 자체에도;
리뷰제목

죽는다는 것, 살아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일. 누구든 일생 한번밖에 경험할 수 없으니 경험담이라는 게 있을 수 없고 그래서 더 멀리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내게는 영영  일어나지 않을 일처럼. 그럼에도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맞았을 때는 더없이 절망하면서. 

 

실려 있는 시들, 읽기 괜찮지 않다. 자꾸만 걸려 마음이 넘어진다. ‘엄마’라는 말 자체에도 멈칫 하게 되는데 엄마가 죽음을, 아니 죽음이 엄마를 붙잡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 이건 좀 괴로운 의무감이다.

 

게다가 이 시집은 두꺼운 편이다. 시인이 들려 주고 싶은 말이 많았나 보다. 어쩌면 자신이 자신에게 들려 주려는 위로는 아니었을지. 엄마가 아프고 엄마가 죽을 것 같고 엄마는 죽고. 엄마의 자리에 세상 모든 아까운 이름들이 다 들어서도 달라질 게 없어 보이기만 하니 죽음이 이래서 공평하다고 한 것일까. 

 

나는 이번에도 거리감 딱딱 유지하며 읽었다. 죽음 따위 나와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건방진 내 태도가 불쾌하다며 언제 어떻게 혼내러 올지 모르겠지만 나는 어울리고 싶지 않다. 시에서라고 달라질 것 같지 않다.

 

 

11

그곳에도 눈물 속에 조가비가 자라나요?

바람과 불이 이리저리 뭉쳐 다니나요?

그러면 그것들이 꽃이 되기도 하고 토끼가 되기도 하나요?

 

239

모든 낮은 떠나갔지만 여전히 살아 있고

발톱처럼 머리카락처럼

이미 죽었으나 자라는 것들이여

예감의 슬픔이여

끝의 성자여

 

243

왜 우리는 바다와 눈 맞추기를 좋아하나

왜 우리는 산과 등지고 앉기를 좋아하나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댓글 0 3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
구매 따스한 햇살 아래 고분고분 나로 수렴하는... 김혜순,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k******i | 2022.05.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오케스트라가 착석하면 / 승선 중인 단 한 명의 승객이 운다 // 언어는 항상 왜 뒤에 올까? / 시는 왜 그림자를 찍어서 쓸까?” - <잊힌 비행기> 중   그것은 갑작스런 하선이었다. 그것은 준비되지 않은 철거이자 다시는 개발되지 않을 영토로의 전락이었다. 나는 딱 한 번 아버지의 집을 나서면서 울음이 났지만 참았고, 그 이후로는 울지 않았다. 대신 아버지가 자꾸 울었;
리뷰제목

“오케스트라가 착석하면 / 승선 중인 단 한 명의 승객이 운다 // 언어는 항상 왜 뒤에 올까? / 시는 왜 그림자를 찍어서 쓸까?” - <잊힌 비행기> 중

 

그것은 갑작스런 하선이었다. 그것은 준비되지 않은 철거이자 다시는 개발되지 않을 영토로의 전락이었다. 나는 딱 한 번 아버지의 집을 나서면서 울음이 났지만 참았고, 그 이후로는 울지 않았다. 대신 아버지가 자꾸 울었는데, 특히나 너네 아버지가 자꾸 운다, 라고 엄마가 내게 이르고 나면 곧바로 울먹거렸다. 나는 거울을 보는 것 같아서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자꾸 고개를 외로 틀었다. 아버지가 잘 들렸다.

 

인생의 마지막 필수 항목 세 가지

 

엄마가 자꾸만 아빠가 곁에 있다고 한다. 시계를 쳐다보면서 10시 20분이라고 한다. 12시 10분인데. 엄마는 시계를 볼 줄 모르게 되었다. 엄마는 매시간 아빠가 떠나신 그 시각, 10시 20분에 멈춘 시계다. 아빠랑 둘이 목욕하려 했더니 우리 형제들이 다 목욕탕 안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다 씻기고 나니 더 피곤하게 되었다고 태연히 말한다. 내가 엄마를 씻겨줬는데 이런 말을 하다니. 정신줄 놓지 마. 정신에 무슨 줄이 달려 있다는 말인가. 엄마가 정신을 구부러진 빨대로 빨아 마신다.

 

창밖을 내댜보던 엄마가 나에게 말한다. 내가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흐릿해져가는 것 같애. 얼굴이 제일 흐릿해. 죽은 사람이 곁에 있어서 그런가. 그러더니 창밖에 택시를 보고선 택시가 사람을 태우고 가려고 기다리네, 내가 탈까? 한다. 그러더니 택시 타고 우리 밖에 놀러 나갈까? 기저귀 찬 사람도 태워줄까? 내가 아프지도 않은데 왜 여기 있니? 그렇게 묻는다. 불쌍하다. 암만 봐도 엄마는 성숙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늘 하나님아빠의 어린 자녀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아주 어린 의사로부터 임종실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엄마 옆 침대엔 엄마보다 30세 어린 여자가 작은 새처럼 동그마니 앉아 있다. 항상 웃다가 눈물을 쓱 훔친다. 죽기 직전까지 사회생활을 하느라 저렇게 겸손하다. 정신줄보다 끈질긴 사회생활. 그는 너무 빨리 마른다. 휴대폰 보기와 텔레비전 보기. 건강한 사람 방문 받기. 이제 뼈만 남았다. 새만큼 먹는다. 의사가 혈관을 못 찾는다.

 

자원봉사자가 와서 엄마의 머리를 깎았다. 엄마는 일평생 헤어스타일에 신경 써왔다. 호스피스 침대에서도 머리를 감으면 헤어롤을 손수 만다. 엄마의 자존심은 염색한 까만 머리의 부드러운 컬에서 나온다. 엄마가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엄마의 머리를 자원봉사자가 가위도 아닌 바리깡으로 쓱 둘러 깎아버렸단다. 그것도 3초 만에. 엄마는 내가 밥 잘 먹었어? 하면 대답한다. 응, 요새는 밥 많이 먹어. 머리 좀 빨리 자라라고. 옆 환자가 웃다가 기절한다. 이들에게 폭소는 치명적 노동이다. 가슴뼈가 부러진다. 그 환자의 불쌍한 아들과 임신한 며느리마저 울다가 웃는다.

 

호스피스에서도 아침이면 밥 주고 점심이면 밥 주고 저녁이면 밥 준다. 찻잔에는 얼룩이 남고, 수건에는 물기가 남는다. 다른 것이 있다면 모두 지나치게 친절하달까. 엄마는 마치 새집에 이사 온 듯 나에게 나는 이런 곳에 살아. 여기서 눈 뜨고, 여기서 눈 감아, 하고 소개한다. 내 집에 들어와볼래? 하듯이 내 손을 끌어당긴다. 하늘에서 내려온 벽돌들로 지은 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내가 엄마를 쓰다듬는다. 한없이 쓰다듬는다. 엄마는 여기선 나를 설거지하듯 씻겨준다. 냄비처럼 씻어줘! 한다. 나는 엄마의 구멍들을 계속 물휴지로 닦아준다. 한 번 닦을 때마다 지문이 지워지는 물휴지가 있다. 남동생들이 슬픔에 절인 배추 시래기처럼 까칠해졌다. 엄마를 꾸벅꾸벅 보러 오는 키가 큰 동생들의 방문을 엄마는 좋아한다.

 

이제 아빠가 촌스러운 잠바를 벗고,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매고 번듯하게 찾아온다고 좋아한다. 아직도 아빠의 양복들이 호텔의 테일러 숍처럼 늘어서 있는 엄마의 집에서 옷을 찾아 입고 온다고 좋아한다. 엄마는 우리에게 아직도 그 양복들에 손도 못 대게 한다. 아빠는 손톱이 한 손에 5천 개씩 달려 있는 천수관음처럼. 매일 손톱을 다듬었다. 아빠는 손톱깎이를 좋아했다. 엄마의 집을 정리하다 보니 손톱깎이 케이스가 백 개도 더 나왔다.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족집게들도. 내가 요새 아빠 안 찾아와? 물으면 엄마는 대답한다. 나는 이제 내 아빠와 네 아빠를 구별하지 못해. 둘이 똑같아, 한다.

 

시인의 시에서 엄마를 자꾸 (나의) 아버지로 바꾸어서 읽는다. 브레인 포그의 상황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아버지는 어린아이의 편식처럼 시간의 감각만 골라서 잃어버렸다. 여태 돌아오지 않은 마지막 감각, 아직 회복되지 않은 마지막 영토일 뿐이라고 우기고 싶지만 장담하지 못한다. 평생 아버지와 불화하였던 남동생은 안개 속의 아버지가 귀여웠다고 하였다. 많은 영토를 회복한 아버지는 이제 귀여움을 잃었다. 동생과 나는 안도하였다.

 

“늙은 엄마들이 자기보다 더 젊은 엄마를 / 엄마 엄마 부르며 죽어가는 이 세계 // 눈썹을 파르르 파르르 매미의 날개처럼 떨다가 / 불길처럼 솟구쳐 오른 젊은 엄마가 / 늙은 딸의 얼굴을 불태우고 가는 이 세계” - <먼동이 튼다> 중

 

지팡이를 짚은 아버지와 지팡이를 짚은 엄마와 함께 길을 나선다. 예전에 나는 내 멋대로 그들과 띄엄띄엄 걸을 수 있었다. 이제 나는 앞서가는 아버지와 뒤처지는 엄마의 중간에서 갈팡질팡하기 일쑤이다. 속도를 맞추는 일에 문외한이었던 부부의 말년이 오롯이 내 손아귀에 있는데 내 품이 작아서 문제이다. 앞서가는 아버지를 멈추게 하고 뒤처진 엄마를 기다린다. 따스한 햇살 아래 고분고분한 두 사람이 천천히 나로 수렴한다.

 

“엄마는 오지 말라고 한다. 이런 곳에 오면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떠나려고 하면 언제 올 거냐 한다. 장의사에게 얘는 내일 올 거라고 한다. 1시가 아니라 2시쯤 올 거라고 한다. 나는 내가 알아서 올 거라고 한다. 그러면 다시 얘는 1시에 올 거라고 한다. 조금 있다가는 내일 안 오고 모레 안 오고 글피 안 온다고 했다고 서럽게 운다. 엄마 스스로 오지 말라 해놓고 서러운 거다. 그렇지만 다시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오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글피 오지 말라는 말은 내일 오라는 말이라는 것.

······

안 오면 보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가면 얼른 가라고 한다. 얼른 가면 서운해한다. 더 있으면 가라고 한다. 나는 매일 계단을 내려간다. 내려가서 엄마를 보고 또 내려간다. 그리고 또 내려간다. 엄마는 누구는 아직 한 번밖에 안 왔고 누구는 아직 안 왔다고 한다. 자주 가면 다시 돌아가라고 한다. 돌아가면 보고 싶다고 한 번만 다녀가라고 한다.” - <검은 피아노의 사공> 중

 

내게 내면이라는 것이 생겨난 이후로 언제나 아버지와 적대적이었다. 긴 시간 아버지가 모르는 전쟁을 치뤄왔다. 나는 사소한 전투에서조차 이겨본 적이 없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전시 상황임을 아예 모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전쟁의 종식을 선언할 수도 없었고, 그저 아버지가 알아차릴 필요가 없는 휴전의 시간만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아버지가 손을 들어 항복을 외치고 있다. 왜 그러세요, 아버지, 제발 그 손을 내리세요...

 

“날마다 태양은 몇 사람을 삼키고 서쪽으로 돌아가나? // 태양마저 입속의 혀처럼 삼켜지면 / 엄마의 그림자만 한없이 부려진다 // 따끔따끔 검은 눈물 억만 개 / 그 아래 나무들이 가던 길 잃고 서 있다” - <서울식 우주> 중

 

많은 것이 나아졌다. 기온이 올라가자 아버지는 춥지 않아 좋다고 말하였고 많지 않은 양의 식욕이나마 되찾았다. 나는 슬픈 난감과 충돌 직전에 몸을 틀어 피했고 아버지는 나를 정확히 응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엄마의 정신은 마음껏 정상이다. 일은 언제나 벌어지고 나는 되도록 서둘러 수습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기대하지도 않고 절망하지도 않는다. 나는 상투적으로 늙어 가는 중이다.

 

호스피스 정문에 과일이 왔어요 과일 소리치는 트럭이 도착하면

 

호스피스 할머니들 꽃무늬 팬티 벗어 휘날리며 밖으로 달려 나오고

 

링거대에 호박 수박 참외 매달고, 휠체어에 지팡이 매달아 밖으로 달려 나오고

 

젖가슴은 딱딱해, 젖꼭지는 아파, 딸기 자두 사과 가슴 앞에서 솟아오르고

 

사과는 계속, 계속 정오를 알리고

 

호스피스 할머니들 몸속에서 씨앗이 터지고 그 씨앗들 마음 급해 우선 꽃 같은 미소부터 침대마다 피어

 

침대에서 솟아오른 과일나무들이 호스피스 가득 일렁이고

나는 뭉그러져 썩은 열대 과일들을 종류대로 뜨거운 쟁반에 담아 들고

 

온 얼굴에 암이 퍼진 소녀는 매일 아침 양쪽 어깨에 물지게를 지고 물을 나르고, 그 소녀의 물을 마시면 하루만에 과일나무마다 과일이 탐스럽게 열리고 그 과일을 먹으면 누구나 병이 낫는다는 소문이 퍼지고

 

갓 죽은 할머니는 처마 밑에서 그 물을 받아먹으며 점 점 점 어려지고

 

그렇게 그렇게 작아진 난자가 이번 달은 이번 달은 태어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좋아 하고 있고

 

모래밭에 떨어뜨린 그 난자 하나를 찾아야 한다고 간호사는 우왕좌왕하고

 

그리고

 

호스피스는 다시 하얀 암전

 

 

김혜순 /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 문학과지성사 / 274쪽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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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d*****m | 2022.05.0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별이 운행하는 소리는 얼마만큼일까.내 몸이 내 귀 안에 꼭 들어맞는 날이 있다.)내내 혼자있었던 입원 기간동안 나는 외롭지 않았다. 한 명이 방문할때까지는. 너무도 상투적인 주스 병들을 들고온 너. 낯선 병문안. 그 뒤로는 누가 아프다 그러면 꼭 찾아가려고 한다. 입원실은 너무 좁고 붐비기 때문에.죽음이란 우리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무한히 물리쳐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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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운행하는 소리는 얼마만큼일까.

내 몸이 내 귀 안에 꼭 들어맞는 날이 있다.)

내내 혼자있었던 입원 기간동안 나는 외롭지 않았다. 한 명이 방문할때까지는. 너무도 상투적인 주스 병들을 들고온 너. 낯선 병문안. 그 뒤로는 누가 아프다 그러면 꼭 찾아가려고 한다. 입원실은 너무 좁고 붐비기 때문에.

죽음이란 우리가 삶 속에서 무한히 겪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무한히 물리쳐야 하는 것이고, 살면서 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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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돌을 두고 살아갈 때 느끼는 감정이 이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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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리*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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