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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를 위한 경제학

: 지구 한계 안에서 좋은 삶을 모색하는 생태경제학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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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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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28g | 148*210*28mm
ISBN13 9791190400442
ISBN10 119040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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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세계 곳곳에서 아주 특별한 시위가 있었다. 노동자나 여성, 학생들이 거리에 나선 것이 아니었다. 종일 실험실이나 연구실에 있을 법한 자연과학자들 1천여 명이 시위 참여자가 되었다. 대학과 연구소에서 일하는 기후과학자들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도 있었다. 이 시위를 기획한 것은 2021년에 결성된 과학자 멸종저항단체인 ‘과학자반란(Scientist Rebellion)’이었다. 도대체 왜 자연과학자들이 연구실을 뛰쳐나와 사회를 향해 직접 목소리를 내려고 작정했을까?
--- p.6

기존에 확립된 주류적인 관점과 정책들은 왜 기후위기 대응에 적절히 기여하지 못했는가? 만약 기존 관점이 기후위기와 생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근본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면 이를 대신할 대안적 접근법과 방법론은 무엇일까? 기후위기 시대에 맞는 ‘기후를 위한 경제’는 없는 것인가?
--- p.13

1972년에 앙드레 고르스가, “지구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질적 생산에 있어서 무성장, 나아가 탈성장이 필요조건”이라고 선언하면서 탈성장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는 2002년 프랑스 잡지에 클레망탱과 셰이네 등이 ‘지속가능발전의 명시적인 대항용어’로 ‘지속 가능한 탈성장(decroissance soutenable)’ 개념을 사용함으로써 시작되었다.
--- p.68~69

만약 기존 주류경제학 교과서에 엔트로피 법칙을 넣으면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허먼 데일리는 아주 적절하게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 우선 경제학 원론 맨 앞의 경제순환 모형이 모두 바뀌어야 한다. 기존 모형은 “경제적 과정을 기업에서 가계로 이어지는 고립된 순환의 연속인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단선적 세계상을 전달한다. 여기에는 유지와 재충전이 내부적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보인다. 즉 환경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듯하다. 이것은 마치 생물학 교과서가 동물 연구를 제시할 때, 소화기관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순환계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화계는 없고 순환계만 있는 동물은 영구기관인 셈이다.” 이러한 “경제순환은 이론적으로 영원히 성장할 수 있다. 추상적인 교환가치가 물질적 차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트로피 흐름 속의 성장은 고갈, 오염, 생태적 훼손이라는 물질적 장벽에 부딪힌다.”
--- p.106~107

“경제는 지구 한계 안에서 머물러야 하는 동시에,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목표에 복무하는 방법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생태경제학자 리처드 하워스(Richard Howarth)가 허먼 데일리의 ‘목적과 수단 스펙트럼’을 아주 간명하게 요약했는데, 이 한마디가 생태경제학의 포괄적인 관점과 철학을 담고 있다.
--- p.132

경제와 지구 생태계의 관계를 고민하는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허먼 데일리의 ‘비어있는 세상-꽉 찬 세상’ 은유는 볼딩의 ‘카우보이 경제-우주인 경제’와 함께 지구 생태계 한계까지 팽창한 인간 경제의 현주소를 잘 이미지화해주고 있다. --- p.140

이 지표에 따를 때 전 세계는 현재 매년 7월에 이르면 이미 지구의 생태 허용량을 모두 소진하는 것으로 계산되고 있으므로, 1년 동안 인류가 사용하는 자원을 감당하려면 지구가 1.7개가 필요하게 된다. 한국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하다. 한국인들의 생태발자국은 4월이면 국토가 감당할 용량을 넘어서기 시작하므로, 한국인처럼 세계 인구가 살아간다면 지구가 3개나 필요하게 된다. --- p.160

물론 여전히 많은 국제기구나 정부들은 글로벌 경제가 앞으로도 매년 2~3퍼센트 정도씩 성장할 것으로 가정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OECD는 세계성장률이 연평균 2.5퍼센트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그러면 대략 28년마다 한 번씩 경제 규모가 두 배가 된다. 그리고 이번 세기 말인 2100년이 되면 경제 규모는 현재의 8배 가깝게 불어날 것이다. 이런 전망은 경제의 생물리학적 한계를 무시하는 발상이다. 지난 70년 동안 거대한 가속으로 폭발한 물질과 에너지의 양을 감안할 때, 앞으로 다시 8배가 불어난 경제 규모를 지구가 정말로 감당할 수 있을까?
--- p.184

사실 허먼 데일리는 반복해서, 왜 기존 경제학의 거의 모든 곳에는 최적 개념이라는 것이 있는데, 유일하게 성장에만 최적 지점이 없이 무한히 성장하면 할수록 좋은 것으로 간주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래서 정상상태는 ‘최적 규모’라는 경제 목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대한 그의 은유가 바로 배가 선적할 수 있는 최대 화물의 양을 제한하는 ‘플림솔 라인(plimsoll line)’ 또는 화물 적재 한계선, 배가 잠기는 한계선이라는 개념이다.
--- p.221

50여 년 동안 성장의존주의와 이론적으로 싸우면서 생태경제학을 발전시킨 허먼 데일리는 이 싸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지금 경제성 장이 결코 무한히 계속될 수 없다고 하는 ‘물리적 불가능성’과, 성장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지 멈출 수는 없다는 ‘정치적 불가능성’ 사이의 갈등을 목격하고 있는지 모른다.” 어느 것이 이길 거 같은가? 허먼 데일리는 확신한 것 같다. 결국은 ‘물리적 불가능성’이 이길 거라고. 왜냐고? 자연은 우리와 타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p.228

생태경제학의 최대 난제는 분배 문제다. 왜 자연과 경제를 고민하는 생태경제학에게 사람들 사이의 생산물 분배가 최대 난제가 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기존의 경제학 대부분은 분배 문제를 ‘회피’하는 일종의 도피처가 있었다. 경제성장이라는 도피처 말이다.
--- p.304

이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가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회사 블랙록에서 2018~2019년 사이에 지속가능투자 최고책임자를 맡기도 했던 타리크 팬시가 증언한 기업의 ESG 경영 실태다. 그는 기업들의 ESG 노력이 실제로는 온실가스 감축에 거의 무시할 만한 효과밖에 거두지 못했다고 냉담하게 평가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오직 정부만이 역량과 합법성을 갖고 기후위기에 집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데, ESG가 그런 정부의 노력이 마치 필요 없는 것처럼, 기업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 p.349

하지만 무한팽창을 속성으로 갖는 금융은 더 많은 성장, 무한성장을 강화하는 되먹임 회로를 촉진한다. 대출에 대한 복리 이자, 투자에 대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금융은 기업들에게 끊임없는 수익을 압박할 것이고 그 결과 전체 경제를 성장과 규모 팽창으로 몰아넣을 것이기 때문이다. 생태경제학자들이 금융경제에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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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생태경제학의 다소 낯선 이론들을 쉽고 간결하게 요약해줄 뿐만 아니라 생태경제학 태동부터 최근까지 방대한 레퍼런스를 충실히 소개해주어서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생태경제학에 입문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상당히 절약해준다는 것이다.
-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기후위기가 모든 것을 바꾸어놓을 것이다.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한 물적 성장을 더는 할 수 없기에…. 희망은 욕망으로 은폐되어 끝없이 성장해야 하는 지금 체계를 긍정하지 않고, 부수고 나가는 데서 열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더 커지는 세상이 아니라 더 좋아지는 세상을 어떻게 만들까?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저자의 치열한 학습으로 이루어진 풍부한 내용에 감탄하게 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읽은 책 중 내게 통찰력을 가장 크게 넓혀준 책이다.
- 조천호 (대기과학자, 경희사이버대학교 기후변화 특임교수)
1.5℃ 이하 안정화도 탄소중립도 지금 상태라면 불가능하다.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싶을 때 우리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다른 경제학이 필요하다. 이 책은 지구 생태계와 인간 경제를 연결하고, 성장이 아니라 지구 한계 안에서 필요를 모색하며, 어떻게 좋은 사회를 만들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어떻게 구현할지는 우리의 몫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한다. 이 끝없는 질문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기후위기와 한국 사회를 걱정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고 싶은 책이다.
-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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