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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날들의 기록

: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 일기

[ 양장 ]
리뷰 총점9.6 리뷰 18건 | 판매지수 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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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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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2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708쪽 | 776g | 128*188*40mm
ISBN13 9791160409468
ISBN10 1160409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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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먹지 말 것, 담배 피우지 말 것, 꽃을 꺾지 말 것, 잔디에 들어가지 말 것, 쓰레기 버리지 말 것, 음식을 가져와 먹지 말 것, 개에게 용변을 누이지 말 것…… 그러나 오늘 아침 공원의 경고판 위에는 하얗게 눈이 덮였다. 모두 지워지고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다. 금지의 문장들은 백지가 되었다. 아직 아무도 그 위에 문장을 쓰지 않았다. 그 앞에 선다. 그런데 무엇을 쓸 것인가.
--- p.23

밤새 내리던 비는 그쳤다. 새벽 공기는 차갑다.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한 사람은 직선으로 또 한 사람은 지그재그로.
--- p.47

마석에서 새벽을 맞는다. 새들이 잠을 깨운다. 웃옷을 걸치고 마당으로 나간다. 나무들 사이를 걷는다. 안개가 발목에 걸린다. 마른 잎들에서 이슬이 굴러떨어진다. 이슬은 거미줄에도 매달렸다. 밤사이 직물을 짜고 웅크려 잠든 거미를 오래 들여다본다. 거미는 무슨 꿈을 꾸는 걸까. 들어와서 라디오를 튼다. 기상캐스터의 낭랑한 목소리: 온 나라가 하루종일 맑을 겁니다……
--- p.60

한파. 꽁꽁 얼어붙은 아침. 멀리 버스 정류장. 진하게 찍은 마침표처럼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초록빛 버스가 다가가서 선다. 그러자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침표들. 세상에 영원히 죽은 것은 없는 걸까. 때가 되면 모두들 다시 살아나는 걸까.
--- p.65

멜랑콜리커들. 슬픔이라는 이름의 용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
--- p.66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이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한 줄을 덧붙인다: ‘……그런데 빛이 있다. 아주 희미한, 그러나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어떤 빛이 있다. 이 빛은 무엇인가?’
--- p.79

아침마다 봄이 걸어온다. 점점 따뜻해진다. 등교하는 아이들은 더 빨리 뛰고 웃음소리는 더 높이 깨어진다. 언제부터인가 편의점에서 찬 커피를 사서 마신다. 차 안에서 햇빛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스트로를 빤다. 그런데 이 좋은 아침에 어쩐 까닭일까. 갑자기 가슴이 펑 젖는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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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선고 전 7년, 1348편의 단상
새의 발자국처럼 남겨진 마지막 선물


죽음 앞에서 삶의 모습을 단정한 필치로 기록한 『아침의 피아노』, 이별에 대한 미학적 성찰을 담은 『이별의 푸가』, 비판적 통찰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본 『낯선 기억들』, 열여덟 번의 아도르노 강의를 엮은 『상처로 숨 쉬는 법』에 이어 김진영 일기 산문의 마지막 책으로 출간된 『조용한 날들의 기록』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암 선고를 받기 전 선생이 블로그, 페이스북, 개인 노트 등에 기록한 글 중 1348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선생은 아침 시간의 사색과 저녁 시간의 산책, 골방에서의 책 읽기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 안에 자신의 생활을 투영시킨다. 철학과 문학의 힘으로 멂과 가까움, 안과 밖, 가난과 부유, 아름다움과 결핍, 침묵과 소란 사이의 조용한 일상을 가볍게, 때론 진솔하게 기록하고 사유해낸다.

김진영이 남겨둔 마지막 문장들은 새의 발자국 같다. 앙상하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 때가 많다. 그의 사유가 포로롱 날아갈 때마다 발자국은 거기 멈춰 있었다. 0킬로그램의 무게로 꽉 채운 그의 문장들에 손을 갖다 댄다. 그 무엇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장악하려 하지 않았던 문장들. 황홀하고 관능적이다. _김소연(시인)

우리는 선생이 어떤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는지, 어떤 마음으로 일어나 어떤 마음으로 잠드는지, 누구와 만났고 누구와 헤어져 결국 혼자 어디로 걸어가는지를 훔쳐보면서, 어느 날은 늙어지기도 어느 날은 젊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기쁨을 생각하는 법을, 사랑의 마음을 기억하는 법을, 한 문장 앞에서 오랫동안 멈추는 법을 익힌다. 사랑이야말로 믿음을 넓히는 일이라는 것도.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조용한 날들의 기록』 속 선생의 모습은 『아침의 피아노』에서의 모습과 꽤 많이 닮아 있다. 아니,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의 모습이 조금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아침의 피아노』 속 선생이 삶의 고통 앞에서도 초연한 바늘 끝 천사의 모습이었다면,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그는 한낮의 나태자이자 슬픔이란 이름의 용기를 알고 있는 멜랑콜리커(Melancholiker), 행복과 사랑의 막역한 인우(?佑)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선생은 때때로 우울하고 외로워 보이지만, 용기 내어 삶을 이어가려는 마음을 결코 잃지 않는다. 그 모습은 꼭 오늘도 출근길 전철에 몸을 맡긴 채 힘없이 흔들리면서도, 온 마음을 다해 꼿꼿이 서 있는 우리의 모습 같다.

‘우리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우리의 날들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하고 생활인으로서 우리가 늘 궁금해했던 질문들은 『조용한 날들의 기록』을 읽으면서 점차 바뀌어간다. 새롭게 우리 발치에 놓인 질문은 이렇다. ‘우리는 어떤 날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선생의 가장 마지막 책일 이번 산문집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 그 답이 들어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답을 들고 열심히 살아간 뒤엔, 아주 멀리서 불어온 바람처럼, 선생의 이 질문에도 선뜻 답할 수 있지 않을까.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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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이 남겨둔 마지막 문장들은 새의 발자국 같다. 앙상하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 때가 많다. 그의 사유가 포로롱 날아갈 때마다 발자국은 거기 멈춰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먼 허공을 바라보았다. 되도록 더 먼 허공을 보려 했다. 광활한 저 먼 곳으로 날아가는 동안에 그는 문장을 쓸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 거기에 내가 주워야 할 문장이 숨어 있는 것만 같다. 다시 시선을 거둬 새의 발자국을 바라보며 걸어본다. 0킬로그램의 무게로 꽉 채운 그의 문장들에 손을 갖다 댄다. 그 무엇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장악하려 하지 않았던 문장들. 황홀하고 관능적이다. 그의 갈구와 그의 혼란이 더할 나위 없이 침착해서 나는 더 애통해진다. 원하던 예민함과 원하던 무덤덤함이 내 신체에 고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김진영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 김소연 (시인)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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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라고 말하는 그의... 『조용한 날들의 기록』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23.02.28 | 추천2 | 댓글0 리뷰제목
어느 날 보니, 저자의 책이 많이 출간되었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니 저자의 책을 읽은 지 한참 되기도 해서 궁금했던 참에 이 책을 만났다. 두께도 상당했지만, 내가 읽었던 전작의 느낌을 떠올려 그의 차분한 말투 속의 경건함(?) 같은 분위기 다시 만나고 싶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투는 여전했고, 그의 철학은 감히 내가 평가하기 어렵지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리뷰제목

어느 날 보니, 저자의 책이 많이 출간되었더라. 기억을 더듬어보니 저자의 책을 읽은 지 한참 되기도 해서 궁금했던 참에 이 책을 만났다. 두께도 상당했지만, 내가 읽었던 전작의 느낌을 떠올려 그의 차분한 말투 속의 경건함(?) 같은 분위기 다시 만나고 싶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말투는 여전했고, 그의 철학은 감히 내가 평가하기 어렵지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그는 앞으로 무슨 말을 더하고 싶을까 하는 궁금증이 잠깐 생기기도 했지만, 어렴풋한 생각으로는 어쩌면 이 책의 그의 마지막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에게 암이라는 몹쓸 놈이 찾아오기 7년 전의 단상들이 모였다. 그것도 양이 상당하다. 1348편의 글이라고 한다. 각 단락에 숫자가 쓰여 있기는 하지만, 장마다 다시 시작하는 그 숫자를 다 세어보지 않아서 이렇게 많은 기록으로 남겨진 줄 몰랐다. 짧은 글은 한 줄 한 문장 정도, 긴 글은 한 페이지를 넘기기도 하는 터라 한 단락마다 양이 일정하지는 않다. 그래서일까, 그가 그때그때 하고 싶은 말을 적어놨다는 게 실감이 난다. 어느 날은 메모지에, 어떤 날은 책상 위에 펼쳐놓은 노트에 써 내려간 말들이 아닐까 싶다. 하긴, 언제 어디에다 썼는지 뭐가 중요할까. 누군가의 생각이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지고, 후에 누군가 이렇게 읽고 있다는 게 중요하겠지. 그의 말을 들으면서 잠깐 생각하고, 혹시 그 순간의 그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적었을까 또 생각하는, 생각이 이어지는 거 자체가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 하나를 맞으려면 생각 하나를 쫓아내야 한다. 이럴 때는 뇌가 아프고 슬프다. 발자크는 문장들이 쇄도하고 범람해서 잠을 못 잔다고, 상드에게 썼다. 그 또한 얼마나 머리가 슬프고 아팠을까. (572페이지)

 

아마도 나만 느낀 건 아닐 듯하다. 이상하게도 그의 문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그가 암 선고를 받을 것을 미리 아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한, 이 묘한 기분(우리는 그걸 우울증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을 감당하지 못해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같은 거 말이다. 그의 죽음은 정신적인 문제와 거리가 있었지만, 어쨌든 그의 글은 차분하면서도 무게 있게 다가왔다. 존재를 고민하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철학자의 사고에 닿으려고 애쓰는 듯, 그렇게 어느 햇살 좋은 날 생각에 잠긴 그를 상상하면서 문장을 읽게 된다.

 

사람이 살면서 이렇게 많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문장은 가득 차 있었다. 우리에게 수시로 찾아오는 외로움, 인간이기에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했고, 한 사람이면서 다양한 존재(남자, 철학자, 가장 등)로 살아가는 역할에 대한 고뇌, 그가 오랜 시간 마주해온 철학과 문장에 대한 사유 등, 마치 온 세상을 망라한 또 하나의 철학서를 보는 듯했다. 아마도 그의 사유는, 책 소개에서 말했던 것처럼 철학과 문학의 힘이 바탕이 되는 건 아닐까 싶다. 세상에 속한 우리가 줄곧 생각하는 것들이, 어느 현자의 말에서 답을 찾기도 하고, 어느 작가의 문장에서 확인하게 되니까. 그가 말하는 것과 그가 살면서 담아온 것들을 소개하듯 전달하는 문장들에 시선이 머무는 건 그런 이유겠지. 조용한 일상이 이렇게 가벼우면서도 묵직하게 다가오는 까닭 말이다.

 

눈도 침침해진다. 손가락 통증도 심해진다. 모든 것들이 쓰는 걸 은밀하게 방해한다. 아니면 격렬한 충동질인가. (382페이지)

 

그의 사유를 따라가면서, 누군가의 하루를 읽기도 하고 어떤 책의 문장에 눈길이 머물렀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오늘 무얼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어떤 약속을 지키며 살았는지, 잠이 드는 순간까지 그의 시간을 엿보면서 동시에 그의 삶을 보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은근히 그의 건강에 문제가 시작되고 있었음을 느낀다. 혹시 그가 조금이라도 더 일찍 몸의 이상을 알아챘더라면, 지금쯤 마지막 책이 아니라 다음 책을 기다리는 독자의 마음을 알아주고 있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여전히 사랑과 믿음을 전하며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냥 아쉽기만 하다.

 

한없이 인간적으로 보이면서도 때로는 무너져 내리는 인간을 구원할 철학자의 면모도 갖춘 그였다. 때로 고독하고 우울할지라도 결국 용기 내어 살아가는 게 인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에, 그의 문장은 더 친근하고 마음 깊숙하게 와닿는다.

 

#조용한날들의기록 #김진영 #한겨레출판 ##책추천 #에세이 #한국에세이

#김진영일기산문 #김진영일기 #철학자의읽 #한국문학 #문학

#하니포터 #하니포터_6_조용한날들의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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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조용한 날들의 기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w*******i | 2023.04.2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에세이에서 반드시 명시할 것: 기억한다는 것, 잊지 않는다는 것,그건 울지 않는다는 것이다"/345쪽   저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고인이 되고 난 이후다.일반적인 에세이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선뜻 읽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전복적 소설 읽기>를 읽고 나서 반해버렸다. '변신'에 대한 시선이 같아서 반가웠고 프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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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서 반드시 명시할 것: 기억한다는 것, 잊지 않는다는 것,그건 울지 않는다는 것이다"/345쪽

 


저자의 이름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고인이 되고 난 이후다.일반적인 에세이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도 선뜻 읽어야 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전복적 소설 읽기>를 읽고 나서 반해버렸다. '변신'에 대한 시선이 같아서 반가웠고 프루스트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 반가웠다. 마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있던 시기였던 거다. 잃어버린..을 다 읽고 나면 다시 찾아 읽어보아야 겠다 생각했던 기억, 오래전 리뷰를 통해 확인했다.(살짝 소름) <조용한 날들의 기록>은 두께도 제법 되고,아포리즘 같은 글로 가득해서 리뷰로 남길 자신이 없었다. '좋다' 한마디로도 소감은 충분하니까... 그런데 나도 모르게 '책'에 관한 부분에 어쩔수 없이 집중하게 되고 보니, 기록(?)차원에서라도 간단히 리뷰 정도는 남겨두어야 겠다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의 단편 '형제 살해' 와 한트케의 '소망 없는 불행'을 읽게 된 이유. '조용한 날들의 기록'스타일로 표현하자면, 카프카를 읽었다.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언급한 부분이 궁금해서였다. 역시 읽어 보길 잘했다.. 뭐 이렇게 남기게 되지 않을까... 6년에 걸친 역사가 담겨 있다. 물론 매일의 기록은 아니다. 주로 강연에 관한 이야기,그리고 날씨이야기,조금은 개인적인 이야기..다. 그렇게 읽어가다 세월호가 나와서 나도 모르게 숨막히는 순간이 찾아오면서...자연스럽게 '기록'에 관한 글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 페이지 넘겨 기록에 관해 언급된 부분을 읽으면서 기억과 기록은 한몸같은 존재인가 생각했다. 카프카 이야기가 나오고, 관심을 두었던 작가의 이야기가 나와 마냥 반가웠는데...불쑥 불쑥 기록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록이 중요한 이유를 깨달았다.(왜곡되는 기억은 위험하다) 철학자에 관한 이야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카프카의 단편을 읽고, 나혜석의 단편 '경희'를 읽고 '소망 없는 불행' 까지 읽고 보니...프루스트에 관한 이야기가 제법 눈에 들어왔다. <전복적 소설 읽기>에서 보다 더 많은 것 같은 건 기분 탓이었을까....

 


"프루스트 강의,'슬픔'이라는 주제, 사랑이란 서로의 슬픔을 알아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스완과 오데트는 더할 나위 없는 사랑의 파트너다.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만큼 불가능한 사랑도 없다. 가장 어울리는 파트터와 가장 불가능한 그들의 사랑, 이것이 사랑의 본질적 슬픔일까"/214쪽 "모든 것이 세월이다. 세월이 나를 떠나가듯 모든 것들이 나를 떠나간다. 거리도, 집도,얼굴도, 이야기도 기쁨도, 슬픔도....아 세월이여(마르셀 프루스트<고장의 이름>)/249쪽 프루스트와 사랑 특강,네 개의 명제들에 대하여 1)사랑은 환영이다 2)사랑은 자기애다 3)사랑은 질투다 4)사랑은 동성애다/251쪽 "프루스트 읽기는 왜 그렇게 매혹적일까 프루스트를 읽으면 어느 사이 누군가 곁에 있다. 그래서 프루스트 읽기는 혼자 읽기가 아니다.그건 곁에 있는 그 누군가에게 읽어주기다"/351쪽  의도(?)하지 않았으나 결국 의도한 것처럼 되어버린 기분... 산사나무를 볼때마다, 어김없이 프루스트의 산사나무가 떠오른다며 호들갑을 떨었는데..이제 <조용한 날들의 기록>도 함께 생각난다고 말하게 될 것 같다. 특히 왜 매혹적인가..에 대한 물음에 좋아요를 반복해서 누르고 싶었다. 독서는 혼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함께 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주변에 프루스트의 소설에 대해 수다를 나눌 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반가웠나 보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일기를 엿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어떡하나 싶었는데, 기록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조용한 날들의 기록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쭌*빠 | 2023.02.27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선생님의 글을 읽었어요, 라고 여자는 말한다. 선생님은 절대로 강의를 팔러 다니는 세일즈맨이 아니세요. 사람들에게 씨앗을 뿌리는 분이세요. 그런가요?라고 반문하면서 나는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서 여자의 오해가 씁쓸해서 몰래 속으로 혼자 웃는다. 그러면서 어쩐지 은근한 기쁨과 만난다. 그건 그런 오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 때문이다.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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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글을 읽었어요, 라고 여자는 말한다. 선생님은 절대로 강의를 팔러 다니는 세일즈맨이 아니세요. 사람들에게 씨앗을 뿌리는 분이세요. 그런가요?라고 반문하면서 나는 반가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면서 여자의 오해가 씁쓸해서 몰래 속으로 혼자 웃는다. 그러면서 어쩐지 은근한 기쁨과 만난다. 그건 그런 오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 때문이다. p.128>

<사랑은 내가 그 누구에게 속한다는 감정 혹은 그 확신. p.33>

<뚝, 샤프펜슬의 흑심이 몸체 속 어느 정확한 지점에서 부러지는 손가락의 감각. 빼어내자 허망하게 몸체 속에서 빠져나오는 가늘고 짧은 부러진 흑심.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어떤 섬뜩함. p.148>

이 책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난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의 마음에 드는 몇 구절을 먼저 옮겨 적어보았다. 이렇게하면 이 책이 어떤 책인지 대신 설명해 줄 수 있을까. 부족하겠지만 그렇게밖에 달리 해 볼 도리가 딱히 없다. 굳이 이 책을 한마디로 규정해본다면 "어느 철학가의 멜랑콜리 메모장" 정도가 될까.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제목이 제법 잘 지어졌다 싶다. 정말로 저자에게 조용한 날에 쓰는 메모와 번잡한 날에 쓰는 메모, 씐나는 날에 쓰는 메모가 따로 구분되어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의 메모들은 틀림없이 한결같은 호흡을 가지고 있다. 마치 새소리가 유일한 소음인 것 같은 시공간에서 멍때리기를 시전하다가 무심히 적어 놓은 메모글여야만 가능할 것 같은 공기를 품고있다. 그래서 거꾸로 이 책을 열고 글을 읽기 시작하면 그 공기와 냄새가 느껴진다. 결코 아무하고도 있지 않았을 혼자만의 시간. 고독과 외로움의 중간쯤 어딘가. 박진감 있는 서사나 이야기도 긴장감도 지혜도 딱히 바라지 않는 무용한 것들 사이에서의 사유함이 특별한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당장의 배움이나 지혜, 재미나 깨달음을 주고자 애쓰지 않으면서 마치 흰 화폭에 점을 찍어 남기듯 사유의 발자국을 어지럽게 남겨놓은 책. 차분하면서도 요사스럽다.

나는 이 새로운 마법서같은 책을 혼자만의 조용하고도 심연한 사색이 필요한 시간에 펼쳐들 생각이다.

* 이 리뷰는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서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랍니다.

#조용한날들의기록 #김진영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기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한줄평 (5건) 한줄평 총점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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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님의 글은 참 좋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처**럼 | 2023.02.20
구매 평점5점
새길만한 말들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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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j**s | 2023.05.23
구매 평점4점
휘발되는 문장은 낭독으로 잡아보고 싶었다. 소리내어 읽고 다시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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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이 |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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