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둘러싼 수상한 사건 사고들!
불법도 없고 합법도 없는 이상한 나라에서 내 지갑 지키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며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내어 큰 호응을 얻은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로 지식교양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김태권 작가가 신작을 출간했다. 그동안 역사와 미술, 철학 등 인문교양 지식을 전파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 온 김태권 작가가 이번에는 뜻밖에도 경제 분야, 그것도 ‘코인’의 세계를 독자들 앞에 펼쳐 보인다. 블록체인 매체에서 일하며 부딪히고 취재한 흥미롭고 무시무시한 사건 사고들을 만화로 그렸다. 나아가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인지, 또 코인이 처음 꿈꾸었던 세계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할지 고민을 함께 담아냈다.

‘제1부 펌프&덤프’에서는 주식시장은 물론 코인시장에서도 빈번히 발생하는 ‘펌프&덤프’와 일론 머스크, 존 맥아피 등 인물들의 수법을 밝힌다. ‘제2부 도권과 테라·루나 코인’에서는 2022년을 발칵 뒤집었던 ‘한국의 일론 머스크’ 권도형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다. 권도형이 일으킨 죽음의 소용돌이는 그 스스로뿐만 아니라 수많은 투자자를 휩쓸었으며 재판은 현재진행형이다. ‘제3부 코인 거래소 잔혹사’에서는 거래소를 기반으로 벌어진 온갖 기이한 사기 사건을 다루고, ‘제4부 코인으로 만든 불법 제국’에서는 다단계 사기와 코인이 결합할 경우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를 낱낱이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5부 블록체인의 미래’에서는 이런 수많은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코인을 만들어낸 기술을 비판해야 할지에 대해 살펴본다.
부록으로는 코인 투자 전 조심해야 하는 신호들에 관해 묻고 답하는 「코인 사기 Q&A」가 수록됐다. 「용어 해설」에서는 본문에 등장하는 헷갈리는 용어들을 한데 모아 뜻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김태권 가라사대, “돈이 있는 곳에는 사기꾼이 있다”
훌륭한 사기꾼은 당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코인 사기판이 성공적으로 돌아가려면 사기꾼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여기에는 투자자들의 욕망이 끈끈하게 결합되어 있다. 사기 수법은 갈수록 교묘하게 진화하지만, 우리 안의 숨은 욕망을 건드리겠다는 목적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가 욕망을 가진 인간인 한 사기의 함정은 언제나 발밑에 도사리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와 같이 말한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에 등장하는 사기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 만화를 그렸다. 혹시라도 투자 때 ‘이건 『코인묵시록』 만화에서 본 ○○사기와 비슷한데…’ 하고 떠올라서 다시 한번 투자할 자산이 안전한지 확인하게 된다면, 만화를 그린 사람으로서 큰 보람이 될 것 같다.”

저자의 말마따나 ‘돈이 있는 곳에는 사기꾼이 있고, 현실세계의 돈이 가상세계로 흘러들어가며, 현실세계의 사기꾼은 가상세계로 따라온다.’ 그렇다면 사기꾼을 대비할 방법도 틀림없이 현실에 있다. 물론 이 책이 모든 사기의 덫을 피해가게 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남 일’처럼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뒤, ‘자기 일’이 되기 전에 “잠깐…” 하고 멈출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소임을 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