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5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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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59g | 133*200*20mm |
ISBN13 | 9788954692526 |
ISBN10 | 8954692524 |
발행일 | 2023년 05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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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59g | 133*200*20mm |
ISBN13 | 9788954692526 |
ISBN10 | 8954692524 |
MD 한마디
[새로운 계절과 함께 돌아온 권여선의 신작] 소설가 권여선의 3년 만의 단편소설집. 이미 문단에서 수작으로 평가받은 일곱 편의 작품들을 한 권으로 묶어냈다. 잊힌 시간, 불안한 현재, 보이지 않는 미래를 수려한 문체와 번뜩이는 시선으로 단단하고 집요하게 붙들어 맨 소설들. 그 끝엔 우리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왜?” - 소설/시 PD 김유리
사슴벌레식 문답 … 007 실버들 천만사 … 043 하늘 높이 아름답게 … 085 무구 … 115 깜빡이 … 147 어머니는 잠 못 이루고 … 169 기억의 왈츠 … 201 해설│권희철(문학평론가) 영원회귀의 노래 … 243 |
소설을 읽고 있는데, 소설일 뿐인데, 읽는 내 마음이 왜 이리 저리나. 왜 이리 민망하고 애틋하고 서글프고 속절없나. 잘 살아온 것도 잘못 살아온 것도 시절시절 오갔겠지만, 살아 있다는 게 고맙다가도 서럽고 불만이다가도 행복이 이런 게지 싶어 눈흘김을 멈추게 된다. 무엇보다 내가 이 소설을 평온한 상황에서(마음이야 널을 뛰고 있다 해도) 읽고 있는 처지, 이것만으로도 난 불평해서는 안 된다.
이 작가의 글, 조건 없이 읽는다. 읽고 좋아한다. 좋아하면서 나를 돌아본다. 내 삶, 내 가치관, 내 가족과 주변인, 내 처지, 내 미래까지. 이렇게 나를 자꾸 생각하다 보면 나를 있게 해 주는 배경에 대해서도 저절로 따지게 된다. 괜찮은가, 괜찮아야 하는데, 괜찮지 않은 저 무엇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작가는 어떻게 다루고 있나, 우리는 어떤 세상을 바라고 있나......
소설은 7편. 권희철의 해설이 소설 한 편 정도의 분량으로 실려 있다. 해설로 도움을 얻으실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시기를. 나는 대충 보고 넘겼다. 소설을 읽는 동안 나 자신과 나눈 대화가 혹 무안해질까 하여. 사는 일에 답은 없고 소설집 제목처럼 각각의 물음과 각각의 계절과 각각의 선택과 각각의 의지만 있을 뿐이니. 어쩌면 포기나 체념까지도, 그조차도 각각의 표정으로.
60살에 가까워지니 세상을 바라보는 내 방식이 점점 뚜렷해진다. 여자 아이에서 젊은 여자로, 다시 아내와 엄마를 거쳐 할머니에 이르는 과정이 필름 영화처럼 돌아간다. 시도때도 없이. 기억하거나 잊어버렸거나 모든 것이 선택이었을 것이다. 순간순간을 살아남기 위하여. 기특했던가? 글쎄, 함부로 자신할 수가 없다. 그런데 하나는 말할 수 있겠다. 다시 돌아가도 역시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것.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고마운 소설집이었다. 마구마구 권하고 싶다. 지금 뭔지 모를 서러움에 울먹이고 있을 사람들에게.
예전 일을 기억하는 건 행복한 일일까? 기억이 모두 행복한 거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억도 있다. 특히 엄마와의 기억은, 나와 엄마의 기억이 사뭇 다르고 심지어 기억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엄마는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일을 왜 나는 붙잡고 살았는지. 상처 준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는데 상처 받은 나만 그 상처에 아프구나. 그래서 털어버리려 노력했던 시간이었고 지금은 그냥 산다.
권여선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7편의 단편. ‘사슴벌레식 문답’은 친구 정원의 이십 주기 추모 모임에 간 나의 이야기다. 같은 하숙집에 살았던 정원, 부영, 경애. 하지만 이들의 우정은 오래 함께하지 못한다. ‘실버들 천만사’는 반희씨와 딸 채운의 여행. 채운이 고등학생 때 이혼한 엄마. 엄마는 그래서 지금 현재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일까? ‘하늘 높이 아름답게’는 일흔 두 살 마리아의 죽음에 성당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을 그렸다. ‘소미’는 지금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런 안정적인 노후는 과거의 그 날 현수를 만나고 현수의 말을 듣고 땅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잘못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 땅 덕분에 자신의 노후가 편안하게 되었다. ‘깜빡이’는 엄마와 두 딸 그리고 이모가 모이기로 한 날, 이모가 길을 잃었다며 나타나지 않았다. 늘 이모부와 함께 모임자리에 나왔던 이모,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어머니는 잠 못 이루고’는 엄마가 딸에게 절연 비슷한 것을 당하자 아들에게 끊임없이 전화를 걸고 말을 한다. ‘기억의 왈츠’는 동생부부와 국수를 먹으러 간 나는, 그곳이 과거 경서와 함께 갔던 곳이라는 걸 기억한다. 경서와의 기억이 하나 둘 떠오른다.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 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75)
사람마다 다양한 기억을 갖고 현재를 살아간다. 누군가는 그 기억 덕분에 현재를 파이팅 하며 살지만, 누군가는 그 기억 때문에 하루가 힘겹다. 기억이 주는 힘. 좋은 기억이 있다면 그 힘으로 지금을 살아갈 원동력이 된다. 나는 어떤 기억으로 살아가는가?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있지만 그냥 산다. 나쁜 기억은 잊으려 노력하고, 부끄러운 기억이 있다면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생각하며 살고 행복했던 기억은 그 자체로 나를 단단하게 한다.
무엇을 기억하는가, 어떻게 기억하는가, 왜 기억하는가. 우리가 왜 지금의 우리가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 (책 표지)
책을 다 읽고 이 문장이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왜 지금의 내가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 다양한 기억이 내 곁에 있고, 그 기억 덕분에 나는 내가 되었다. 좋은 기억도 아픈 기억도 있지만, 그 기억을 내 나름대로 편집하고 재단하면서 단단해지려 노력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보다 더 시간이 지나 오늘의 나를 나는 또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매일이 평범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이런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제는 안다. 나는 태어날 때 어떻게 생겨 먹은 아이였는지, 근데 지금은 또 어떻게 변하고 변해가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나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가진 나만의 기억. 그 기억 덕분에 나는 오늘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다. 살아갈 힘을 키우고 있다. 많은 사람을 아는 건 아니지만 내 주변 사람들 덕분에 또 나는 이렇게 미소 지을 수 있다. 고마워 그리고 감사해. 그렇게 감사하고 고마워하며 살 거야.
‘실버들 천만사’를 읽고 (이게) 모야? 싶으신가요. 헐렁한 말장난이 오고 가는가 싶다가도 끓는점에 도달하고 잔이 흘러넘친다. 단둘이 여행에서 저 정도의 진솔한 대화를 이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가족 여행 다녀본 사람은 안다. 슬쩍 아이들이나 애완동물을 끼운다면 모를까. 어색한 기류를 차단하고 시선 둘 곳을 찾고자, 일종의 티브이 같은 생명체를 켜두기.
소설을 읽고 나비야~ A 생각에 가슴이 저몄다. 따오기의 붉은 눈시울이라. 새를 검색하며 여선 언니 “하아. 참” 지독해, 했다. 얼마나 울면 따오기의 눈이 되지…. 네가 엄마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 저거였을 텐데.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너라는 말을 듣지 못해 방황하던 너. 어제 일처럼 되살아나네. 스타강사 이지영이 그랬지. 학업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때 통제하지 못할 환경적인 요인까지 덮치기도 한다고. 입시 스트레스만으로도 힘겨운데. 그럴 때 드물게 이를 악물고 공부에 집중하며 중심을 잡는 아이들이 있다고.
붕괴된 가정의 자녀가 꿈꾸는 시간을 권여선 작가는 극 사실주의로 무대화하는 듯하다. 몰랐는데 나는 확실하게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연극의 한 장면 같은 장소성을 애호하는 사람인 것 같다. 휴먼 스케일에서 벗어난 공간 이동 후 풀어내는 모녀의 대화가 퍽 찰지다.
전에도 얘기한 적 있지만 코로나19가 후유증만 남긴 건 아니다. 쏟아지는 신간들만 봐도 새 역사를 쓴 자들이 많다. 대체 언제 끝나나 싶었던 삼년의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종식되어가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수술실과 입원실을 드나들었던 나는 적지 않은 혜택(?)을 누렸다. 반희와 채운도 일터가 폐관하지 않았다면 1박2일의 번개 여행을 엄두를 못 냈을 거다.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시골 본가로의 회귀가 부득이 일어났다고 한다. 성격이 좀 다르지만 여기서도 떨어져있던 가족을 잠시 잇는다.
이들이 정한 여행 규칙. 분위기를 깨고 침범할 전화기 꺼두기. 엄마, 딸, 아빠, 오빠 같은 관계어는 ~씨로 통일.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맛있는 거 먼저 먹기. 나는 반희, 채운 모녀의 이름이 half, full의 연장선에서 반달에서 보름달로 바람이 담긴 것으로 비춰져 더 애틋했다. 둘을 연결하는 “닮음의 실” 같아서다. 닮음likeness. 아직, 여행의 시작점에서는 거리-분리가 살짝 있다. “그래서 결국 둘 사이가 끊어진다 해도 반희는 채운이 자신과 다르게 살기를 바랐다. 그래서 너는 ‘너’, 나는 ‘나’여야 했다.”
병석씨로 호칭하자 전남편의 재혼 소식과 예식장 취소도 그저 웃기게 들린다. “그러자. 그래야 내가 흥분해도 감정의 거리가 생길 것 같네.” 딸은 이것을 받아 “억지로는 하지 말고 재미로 해.” Have fun~ 당신이 먼저 편해야 상대도 편해 마인드 :)
모녀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하물며 화장실 휴지 설치도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결정한다는데, 나라 살림 전체를 제멋대로 굴리고 말아먹는 룬건희 생각에 한숨이 푸욱 새어나왔다, 에휴. 운전대를 잡은 딸이 갑자기 공황장애 증세를 보일 때 독자는 엄마의 떠남이 오지 않은 죽음으로까지 뻗쳐나가 딸을 잠식한다는 슬픈 현실을 눈치챈다. 영영 못 빠져나갈 것 같은 기나긴 터널 공포는 앞 소설에서도 언급되었다.
바리바리 음식을 싸온(“이케 이케 많이”) 엄마의 정성도 찡하고, “먹을 것 놓고 대차게 한번 싸워보자. 서로 절대 덜어주거나 얹어주지 말고 짐승처럼 막 싸우면서 먹어보자”고 할 때 아이고, 싶다. 그때까지 그렇게 맘 편한 사이는 아니라는 것일 수도 있고, 공백기로 인해 허기진 사이를 함축하는 말 같기도 하고.
엄마에게 날아드는 지끈한 물음이 남의 얘기 같지 않다. “나는 원래 생겨먹은 데서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 근래 나름대로 독자적으로 살았다고 봤던 것이 원래 주변을 맴돈 수준이었다는 각성이 들었기 때문이다. 손 안 가는 아이로, 부모의 뜻을 눈치껏 따르다가 결국 ‘자유’와 ‘해방’을 찾아 가정을 버려야 했던 엄마의 선택이 첫 번째 소설 속 운명을 달리한 친구와 일정 부분 겹치는 모양새다. 자기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 의도치 않게 옥죔이 되기도 하니까. 그래서 끊어냄이 엉킴이 되었다는 엄마의 고백을 곱씹게 된다. “지금껏 나는 무슨 짓을 하며 살아온 것일까.” 공허한 허공의 물음.
소설 속 스물다섯의 딸은 대견하게도 사랑의 그림자와 이면을 안다. 엄마가 영원히 가출할 거라는 것을, 미래완료형으로 내다보았던 소녀는 여전히 아픈 내면 아이를 간직하고 있지만 분명히 아는 바가, 통찰이 있다. 악몽 같은 사랑이 부모나 형제로 인해 주어질 수 있어도, 본인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가능성을 보이는 까닭이다. 사랑한다면 행복하고 떠올리면 살아갈 힘이 생겨야지 반대라면 글쎄지만. 사랑이 서약과 맹세 따라 연민과 정으로 옮아가는 거 “좋다, 좋아.”
함께함 끝에, 반희씨는 딸의 악몽을 같이 나누기로 한다. 딸이 ‘미래완료 증상’에 시달리며 삶을 갉아먹게 혼자 두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땅콩 껍질 속 땅콩들처럼 흔들리면 같이~ 흔들림 속에서도 아득하고 편안하게 졸면 그만. 멀미나더라도 동행할 결심. 그리고 모녀의 티카타카 정점 찍기. 여자의 일생 gogo 폐경 땡. 완경 땡. 종경 딩동댕~ 오줌 땡. 소변 땡. 배뇨 딩동댕~ 서로 “멋있어” 추임새를 넣어가며 짝짝꿍~~~
[밑줄]
아직도 미워해
미워하지는 않고, 관심을 안 가지려고 할 뿐이야. 병석씨도 나한테 관심이 없었으면 좋겠고. 아니, 병석씨만이 아니라 아무도 나한테 관심이 없었으면 좋겠어. 난 세상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 눈에 안 띄고 싶어...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 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난 뭘 주장하고 누구랑 싸우고 뭘 얻어내고 그런 걸 못했어. 그러다보니 힘이 들었겠지. 아무것도 못 바꾸고 아무것도 안 바뀌니까 도망치고 싶었겠지. 그냥 도망치면 될 걸 결혼으로 도망친 게 실수였어...
그래도 이혼한 거 보면 내가 이기적인 게 맞긴 맞는가봐. 안 그러면 내가 죽을 것 같아서 죽기 전에 나를 조금이라도 회복해놓고 싶어서. (75-76)
엄마, 나는 미래완료라는 말이 그렇게 슬퍼. 언제부턴가 난 알았던 것 같아. 엄마가 집을 나갈 거라는 걸. 엄마가 나간 다음에 나 혼자 엄마 없이 살 거라는 걸. 나 고2 때 엄마가 진짜 이혼하고 나갔잖아? 내가 상상한 그대로 미래완료가 된 거야. 나 혼자 집에 있고 엄마는 집에 없고, 그렇게 될 줄 다 알면서 모른 척 살아온 거 같았어. 그러고 얼마 안 있다가 더 나쁜 미래완료가 생겨난 거야. 아직 안 일어났지만 일어난 것 같은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미치겠어. (77)
알아. 엄마 보면 날 사랑하는 거 맞아. 날 사랑해서 힘든 게 보여. 나도 엄마 사랑해. 그래서 힘들어. 근데 엄마, 내가 머리가 나빠서 잘 모르는 거야? 사랑하는 게 왜 좋고 기쁘지가 않아? 사랑해서 얻는 게 왜 이런 악몽이야? 사랑하지 않으면 이렇게 안 힘들어도 되는데, 미워하면 되는데, 왜 우린 사랑을 하고 있어? 왜 이 따위 사랑을 하고 있냐고. 눈물도 안 나오고 숨도 못 쉬겠는, 왜 이런 사랑을 하냐고. (77-78)
지금껏 나는 무슨 짓을 하며 살아온 것일까, 반희는 생각했다. 두려워 도망치고 두려워 숨고 두려워 끊어내려고만 하면서. 채운과 이어진 수천수만 가닥의 실을 끊어내려던 게 채운에게는 수천수만 가닥의 실을 엉키게 하는 것이었다면, 지금껏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온 것일까.
반희는 담배를 끄고 두 손을 맞잡았다. 바람이 휙 지나가면서 진한 흙내와 풀 향이 스쳤다. 사랑해서 얻는 게 악몽이라면, 차라리 악몽을 꾸자고 반희는 생각했다. 내 딸이 꾸는 악몽을 같이 꾸자. 우리 모녀 사이에 수천수만 가닥의 실이 이어져 있다면 그걸 밧줄로 꼬아 서로를 더 단단히 붙들어 매자. 함께 말라비틀어지고 질겨지고 섬뜩해지자. 뇌를 젤리화하고 마음에 전족을 하고 기형의 꿈을 꾸자. (79)
그렇지. 넌 고아도 아니고 다 커서 부모가 이혼한 건데 왜 그런 나쁜 생각을 해서 몸을 괴롭혀? (80)
뭐가 그렇게 쩔었어
음, 내 딸을 좀더 잘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82)
차가 이쪽저쪽으로 기울고 심하게 쿨렁거렸지만 반희는 마치 땅콩 껍데기 속에서 구르는 땅콩처럼 아늑하고 편안했다... 우리 둘이 언제 땅콩 모양의 타투나 하러 갈까, 했는데 생각만 한 건지 말로도 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83-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