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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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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492쪽 | 654g | 145*212*30mm
ISBN13 9791193078112
ISBN10 1193078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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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님을 데리고 있습니다.” 지독하게 일이 꼬여버린 그날, 9월의 첫 번째 화요일 오후, 프리다가 간신히 차선을 유지하고 있다. 음성 메시지 속 경찰은 그녀에게 즉시 경찰서로 오라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음성 메시지를 일시정지시키고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 2시 46분이다. 원래는 1시간 반 전에 집에 도착할 생각이었다.
--- p.11

프리다가 임신 9개월째에 접어들었던 그해 2월에 찍은 사진들이었다. 어떻게 거스트에게 이 여자를 만날 시간이 있었는지, 왜 그가 그녀를 원했는지 프리다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가 야근한다던 날, 친구들과 보낸다던 주말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었고 남편을 붙잡고 늘어지는 아내가 되지 않으려 애썼다.
--- p.47

그녀는 결코 혼자만의 공간도, 혼자만의 시간도 요구한 적이 없다. 거스트는 그녀에게 중서부 스타일로 ‘어머나’를 연발하며 사과하는 것 좀 그만하라고 하곤 했다. 아마도 어떤 사람들은 혼자만의 공간이나 시간을 원하면 안 되는 것 같다. 그녀는 2시간 반 동안 그것을 원했다가 아이를 잃었다.
--- p.66

“이제 저를 따라 해보세요. 나는 나쁜 엄마다. 하지만 좋은 엄마가 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슬라이드에 문구가 나타난다. 모든 글자가 강조되어 있다. 검은 바탕에 연분홍색 문구.
--- p.129

교사들이 엄마들에게 좌절감을 다스리라고 말한다. 침착함을 유지함으로써, 아이에게 엄마가 무엇이건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엄마에게는 언제나 인내심이 있다. 엄마는 언제나 친절하다. 엄마는 언제나 베푸는 사람이다. 엄마는 결코 무너지는 법이 없다.
--- p.178

“미안해, 꼬맹아. 엄마는 가봐야 돼. 빨리 나아, 꼭. 물 많이 마시고. 건강해야 해. 네가 건강하길 바라. 아주 많이.” 프리다가 모니터 가까이로 몸을 기울이고 입술을 오므린다. 해리엇이 울음을 멈춘다. 그리고 손바닥을 펴고 말한다. “엄마….” 그 순간 화면이 꺼진다.
--- p.196

에마뉘엘이 제멋대로 굴 때마다 전화를 끊어야 한다. 대단히 난처한 선택이다. 해리엇과 이야기하는 것을 선택하면 에마뉘엘을 외면했다고 처벌받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리엇을 외면해야 한다면, 그녀는 봄이나 여름을 못 넘기고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프리다는 모든 선택지에서 죄책감을 느낀다.
--- p.287

그들이 이렇게 가깝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무능함을 공유하며 형성된 자매애. (…) 메릴이 베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베스는 코를 찡긋한다. 이 모습만 보면 아무도 그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위험한 여자들이라고,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여자들이라고, 올바르게 사랑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여자들이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다.
--- p.317

그녀는 종종 거울을 보며 자신이 백인 소녀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거의 매일 괴롭힘을 당했는데도 부모님은 그저 그녀를 방에 들어가 울게 할 뿐이었다. (…) 부모님이 특별히 안아주거나 뽀뽀를 해준 기억은 없다. 어머니가 괴롭힌 아이들을 탓한 기억도 없다. 부모님이 보듬어 주었다면 삶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부모님을 탓하지는 않을 셈이다.
--- p.329~330

프리다가 해리엇을 업어주며 말한다. “넌 잘못한 게 없다는 걸 잊지 마. 넌 완벽한 아이야. 엄마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해. 은하수만큼 사랑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기억해 줘. 그분들은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 매일 널 보고 싶어 할 거야.”
--- p.456

언젠가 프리다는 해리엇에게 직접 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에마뉘엘과 파란색 액체에 대해. 해리엇에게 한때 동생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엄마가 그 동생을 얼마나 구하고 싶어 했는지. 엄마가 두 딸 모두를 얼마나 많이 사랑했는지. (…) 그리고 몸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언어와 논리를 초월하는 경험인지 해리엇에게 이야기해 줄 것이다. 그 유대는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해리엇에게 이야기해 줄 것이다. 그 사랑은 측정할 수 없다고.
--- p.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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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언젠가 ‘맘충’이라는 단어에 분노하던 내게 누군가가 말했다. “그런 엄마들도 있어서 그래.” ‘치맛바람’에서 ‘맘충’까지 ‘그런 엄마들’에 대한 흉흉한 소문으로 가득한 한국에서, ‘좋은 엄마 학교’는 디스토피아 소설 속 장소가 아닌 현실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엄마는 양가감정을 느껴서도, 욕망을 느껴서도, 외로워해서도 안 되지만 무엇보다 ‘복잡한 여성’이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나쁜 엄마’인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은 엄마가 있을까? 작가는 ‘좋은 엄마’라는 기괴한 이상향, 나아가 여성에게 부과된 족쇄들의 기원에 대해 슬프도록 서늘하게 질문한다.
- 김보라 (영화감독)
『좋은 엄마 학교』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엄마란 무엇인가? 엄마에게서 엄마라는 자리를 빼앗는 일은 가능한가? 엄마는 언제부터 엄마인 걸까? 임신하는 순간? 출산하는 순간? 나는 엄마는 어떤 ‘순간’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한 방울의 물이 모여 바다가 되는 것처럼 이루어지는 일 매일매일의 사랑(때로는 미움)과 말과 행위가 쌓여 엄마는 만들어진다. ‘좋은 엄마’에 대해 당당히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 좋은 엄마란 한 가지 유형으로 정의될 수 없으며 세상에 존재하는 엄마들의 수만큼 무수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백은선 (시인)
육아에 대한 참견이 국가적 차원의 감시로 확장된 사회를 다룬다. ‘로 대 웨이드’ 판결 번복을 고려하면 한 편의 디스토피아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의 예고편처럼 보인다.
- [뉴욕 타임스]
감시, 통제, 첨단기술을 소재로 마거릿 애트우드와 가즈오 이시구로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자신만의 주제를 설득력 있게 밀고 나간다.
- [보그]
육아를 둘러싼 온갖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감각적 디스토피아.
- [커커스 리뷰]
사회적 압박과 변덕스러운 정책 변화 속 엄마들의 위태로운 처지를 악몽처럼 생생하게 표현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내려놓을 수도 잊어버릴 수도 없는 소설.
- [미국도서관저널]
좋은 문장, 흥미진진한 플롯, 사회에 대한 도발적 질문.
- [북페이지]
사회적 감시, 외로움, 그리고 모성을 평가하려는 시도의 불가능성을 다룬 무시무시한 소설.
- 카먼 마리아 마차도 (소설가,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저자)
당신이 읽고 싶어 할, 당신이 읽어야 할 바로 그 소설.
- 줄리아 필립스 (소설가, 『사라진 대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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