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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22g | 130*200*20mm
ISBN13 9791192908588
ISBN10 1192908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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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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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단군 이래 최초로 백세 시대를 맞았다. 남은 생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워야 할까. 노년에 이른 모두의 큰 숙제다. 해답은 바로 지금, 노년기를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 우리 생애 ‘세 번째 30년’으로 정중하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장착하자는 말이다. 노년을 늙고 병들어 죽는 일밖에 남지 않은 여생 또는 죽음의 대기실로 생각하지 말고, 숨 쉬는 마지막 날까지 삶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이 주인공임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노년 탐사 여정을 시작하겠습니다」중에서

물론 중국어를 배워 취직할 것도 아니고 승진 요건이 되지도 않는다. 강력한 동기 부여는 기대할 수 없는 나이. 한마디로 느슨한 학구열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재미있지 않으면 계속하기 어렵다. 게다가 많은 일이 그렇듯이 공부에도 슬럼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때려치우고 싶은 좌절의 순간들은 모든 배움의 과정 중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런데 신기한 게 있다. 이런저런 일로 골머리를 썩일 때도 책가방을 메고 한바탕 나갔다 들어오면, 오히려 머릿속이 맑아진다. 집안에 우환이 생겨도 공부한답시고 문화센터에 꼬박꼬박 갈 정도다. 이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클래스 메이트들도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일상 속 작은 공부 루틴이 때로 나를 지켜주는 것 같다.”고.
---「어쩌다 중국어 삼매경」중에서

또 다른 60대 댄서가 웃는 얼굴로 다가온다. “반가워요. 지금까지 제가 제일 못했는데, 신입이 들어와 너무 좋아요.” 나 덕분에 꼴찌를 면했다고 기뻐하다니! 하하,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젊었을 때 이런 소리를 들었다면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라고 반응했을 터. 하지만 내가 있어서 꼴찌를 면한 누군가가 기쁘다니 이거야말로 꼴찌를 담당한 자의 보람이 아니겠는가. 나이 먹는 게 즐거운 이유란 바로 이런 것이다.
---「불어라, 춤바람!」중에서

1955년생 68세 양띠 친구들. 무사히 할머니가 된 후 모여 앉아 묻힐 뻔했던 각자의 이름이 불리는 기쁨을 맛본다. 학창 시절 너나없이 국영수에 집중했던 영혼들이 예체능으로 개종한 듯, 미술과 건축과 음악과 춤의 맛에 빠져들었다. 한 번뿐인 인생을 너무 좁게 살았다는 억울함과 분함이 이뤄낸 쾌거랄까. 누군가는 크고 작은 병이나 가족관계 갈등을 끼고 산다. 누군가는 황혼 육아와 가족 간병이란 책임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렇게 늙어가는 일밖에 남은 게 없는 것인가. 각자 다른 양상으로 외롭다. 그래서 우리는 모여서 함께 놀기 시작했다. 놀되, 뭔가를 배우면서 놀기를 더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우리를 단단히 묶어준다.
---「K-그랜마, 자기주도학습에 나서다」중에서

노년으로 진입한 이상 완전히 건강한 몸 같은 건 없다. 오장육부나 근골격계 어딘가 한 군데 이상 삐거덕거리고 아프다. 인공 치아, 인공 관절, 인공 심장 박동기와 함께 약봉지를 끼고 살아야 하는 날이 길게 이어질지도 모른다. 마음도 멍든 상처투성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지? 정답은 모른다. 그냥 불완전한 채로 재밌게 사는 수밖에. 건강하지 못하더라도 웃을 수 있으면 된다. 속마음을 나눌 진짜 친구 세 명만 있으면 가능할 것 같다. 서로 비슷하게 나이 먹는 일만큼 우리를 뭉치게 하는 게 또 있을까. 나의 행복한 노년을 위해 친구의 행복이 중요해진 오늘. 우리의 생애 중 그 어느 때보다 찐한 우정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나 혼자만 늙어가는 게 아니라서 안심이야」중에서

눈물 나게 예쁜 봄을 다시 한번 맞은 엄마. “들여다볼수록 봄꽃들이 기특해. 약하고 작은 것들이 겨울을 견뎌내고 연둣빛 이파리를 피우는 걸 봐라. 세상에 제일 힘센 건 바로 봄이야.” 90대 엄마의 느릿느릿한 일상 궤적을 따라가면 그곳에 미래의 내가 보인다. 머지않아 다가올 내 70대와 80대의 날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 알 수 없는 시간들을 무엇으로 채우게 될까? 길례 씨가 말한다. “몸은 해마다 늙고 낡아가도, 오는 봄은 모두 새봄이더라. 이런 예쁜 봄날에 내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오늘이 너무 좋다. 특별히 바랄 게 하나도 없어.”
---「길례 씨의 96번째 봄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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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때는 ‘노년의 삶’에 대한 고정관념의 일부가 깨어지며 다가올 미래에 커다란 가능성의 문이 열리는 짜릿한 해방감을 느꼈다. 그런데 다 읽고 보니 진짜 깨어진 것은 ‘노년이 아닌 삶’에 대한 고정관념이었다. 살고 보면 별것 아닐 강박들을 벗어던지고, 지금부터라도 정경아 선생님과 그의 친구들처럼 뭐든 놀 듯이 느슨하게 배우면 되지! 안 가본 길도 기웃대고 쓸모를 증명하려는 마음 없이 한없이 자유롭게 살면 되지! 그냥 불완전한 채로 재밌게 살면 되지! 이런 생각이 들자 지금 내 곁도 커다란 가능성으로 활짝 열렸다. 70대인 엄마와 이모들에게도, 20~50대의 친구들에게도 빨리 이 책을 쥐여주며 크고 작은 꿈들을 함께 도모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한창때니까.
- 김혼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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