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베스트
청소년 top100 2주
가격
17,000
10 15,300
YES포인트?
85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창비교육 테마소설 시리즈

이 상품의 시리즈 알림신청

이 상품의 태그

상세 이미지

책소개

목차

머리말 · 흔들리며 피는 모든 꽃을 응원하며

정지아 · 존재의 증명
박상영 · 요즘 애들
정소현 · 엔터 샌드맨
김금희 · 월계동(月溪洞) 옥주
김지연 · 먼바다 쪽으로
박민정 · 세실, 주희
최은영 · 파종

저자 소개13

鄭智我

1965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나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고욤나무」가 당선되었다. 소설집 『행복』 『봄빛』 『숲의 대화』 『자본주의의 적』,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5·18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노근리평화문학상, 서라벌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정지아의 다른 상품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스물여섯 살 때 첫 직장에 들어간 이후 잡지사, 광고 대행사, 컨설팅 펌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나들며 7년 동안 일했으나, 단 한 순간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다. 노동은 숭고하며 직업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학습받고 자랐지만, 자아실현은커녕 회사살이가 개집살이라는 깨달음만을 얻은 후 퇴사를 꿈꿨다. 스무 살 때부터 온갖 나라를 쏘다녔지만,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쓰고, 말하고, 남 웃겨주는 것을 숙
198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신문방송학을, 동국대 대학원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스물여섯 살 때 첫 직장에 들어간 이후 잡지사, 광고 대행사, 컨설팅 펌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나들며 7년 동안 일했으나, 단 한 순간도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이라는 확신을 가진 적은 없다. 노동은 숭고하며 직업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학습받고 자랐지만, 자아실현은커녕 회사살이가 개집살이라는 깨달음만을 얻은 후 퇴사를 꿈꿨다. 스무 살 때부터 온갖 나라를 쏘다녔지만,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쓰고, 말하고, 남 웃겨주는 것을 숙명으로 여기며 살다가, 2016년 문학동네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작가로 데뷔했을 때 더 이상의 출퇴근은 없을 줄 알았으나 생활고는 개선되지 않았고, 계속해서 회사를 다니며 글을 썼다. 현재는 그토록 염원하던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믿음에 대하여』,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 에세이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를 썼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2023년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젊은작가상 대상, 허균문학작가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상영의 다른 상품

鄭昭峴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8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양장 제본서 전기」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2010년 제1회 젊은작가상과 2012년 제3회 젊은작가상, 2013년 김준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실수하는 인간』(개정판 『너를 닮은 사람』) 『품위 있는 삶』, 중편소설 『가해자들』이 있다.

정소현의 다른 상품

金錦姬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다. 인하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등이 있고,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등이 있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첫눈으로」를 수록했다.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2016년 젊은작가상
1979년 부산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성장했다. 인하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저서로는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등이 있고,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복자에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 등이 있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첫눈으로」를 수록했다.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2020년 김승옥문학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애니멀호더에게 방치되어 사람과 멀어지고 야생화된 개 ‘코코’와 일대일 결연을 맺었다.

김금희의 다른 상품

2018년 [문학동네]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 『조금 망한 사랑』, 중편소설 『태초의 냄새』, 장편소설 『빨간 모자』 등이 있다.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이효석문학상, 제12회, 제13회, 제15회 젊은작가상과 제70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김지연의 다른 상품

1985년 서울 출생. 중앙대 문창과와 동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졸업.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 소설 『생시몽 백작의 사생활』이 당선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아내들의 학교』,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 『서독 이모』가 있다. 2015년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세실, 주희』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박민정의 다른 상품

삼색 고양이의 날에 태어나 삼색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소설가. 타고난 집순이지만 매일 장기간의 세계 일주를 꿈꾼다. 여행, 글쓰기, 고양이, 바다, 친구, 잠을 좋아한다. 콤플렉스와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삼색 고양이의 날에 태어나 삼색 고양이와 고등어 고양이와 함께 사는 소설가. 타고난 집순이지만 매일 장기간의 세계 일주를 꿈꾼다. 여행, 글쓰기, 고양이, 바다, 친구, 잠을 좋아한다. 콤플렉스와 약점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다.

1984년 경기 광명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 장편소설 『밝은 밤』이 있다.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허균문학작가상, 김준성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최은영의 다른 상품

대구에 있는 영남공업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소싯적 위대한 예술가가 되겠노라며 음악과 영화판에 발을 들이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팔자대로 교직에 뿌리를 내리고 나서야 이것이 천명임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엔진 소리보다 큰 연필 소리’, ‘책 소리가 삼킨 엔진 소리’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아이들과 함께 책 쓰기와 인문 독서 교육을 실천하고 있으며, 현재는 교과융합, 영상 미디어, 스마트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몸부림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당시,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방지하기 위한 온라인 학습사이트 〈학교가자.com〉의 중등 부문 총괄·기획을 맡
대구에 있는 영남공업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 중이다. 소싯적 위대한 예술가가 되겠노라며 음악과 영화판에 발을 들이기도 했던 그는, 자신의 팔자대로 교직에 뿌리를 내리고 나서야 이것이 천명임을 비로소 깨닫고 있다. ‘엔진 소리보다 큰 연필 소리’, ‘책 소리가 삼킨 엔진 소리’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아이들과 함께 책 쓰기와 인문 독서 교육을 실천하고 있으며, 현재는 교과융합, 영상 미디어, 스마트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몸부림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개학 연기 당시,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방지하기 위한 온라인 학습사이트 〈학교가자.com〉의 중등 부문 총괄·기획을 맡아, 전국 모든 학생들의 선생님(?)으로 잠시나마 재직하기도 하였다.

이제창의 다른 상품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 교사
왕선중 교사
솔샘고 교사
달구벌고 교사
대구국제고 교사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06g | 148*210*16mm
ISBN13
9791165702359

책 속으로

“정말입니다. 갑자기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제 이름도요. 어디 살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누군지 좀 찾아 주세요.”
--- 「정지아, 존재의 증명」 중에서

“저, 편집장님 말씀대로 제 일을 하려고요.”
“무슨 일?”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일요.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그런 일.”
--- 「박상영, 요즘 애들」 중에서

모든 것이 자신이 겪은 일들이 아니라 마치 3인칭의 시선으로 지켜본 사건처럼 기억되었다. 꿈꾸었던 것과 실제 겪은 것이 모두 뒤죽박죽 섞여 있었는데, 자신이 일하면서 지어낸 무서운 이야기만큼도 실감이 나지 않아 어느 것도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 「정소현, 엔터 샌드맨」 중에서

시작도 되기 전에 자신의 감정이 부정당하는 건 당연히 괴로운 일이었다. 옥주도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믿었던 관계가 이렇게 쉽게 어그러지는 것에.
--- 「김금희, 월계동(月溪洞) 옥주」 중에서

세상이 그렇게까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아. 현태는 어떤 경로든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자길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라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종희는 현태가 낫지 않으리라는 것을 인정했다. 돌아보면 꾸준히 나빠지는 선택만을 해 온 것 같았다.
--- 「김지연, 먼바다 쪽으로」 중에서

세실, 당신의 할머니와 여기서 말하는 피해자 할머니들은 조금 달라요…… 세실의 할머니는 야스쿠니 신사에 있다면서요……. 그런 말을 세실에게는 결코 할 수 없었고 주희는 조금 참담해졌다.
--- 「박민정, 세실, 주희」 중에서

“소리야, 뭐 하고 싶어? 네가 아무거나, 하고 답하면…….”
더는 말이 나오지 않아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눈을 꼭 감았다.
“아무거나는 답이 아니야, 그랬지.”

--- 「최은영, 파종」 중에서

출판사 리뷰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만 아프고 나만 힘들다
그러나 방황의 끝에는 희망의 얼굴이 고개를 내민다


삶은 방황이며 방황은 곧 삶의 일부이다. 어쩌면 삶의 목적은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방황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방황하지 않고, 우리는 그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다. 모든 방황은 새로운 발견의 시작이다. 여기 자신의 존재를 송두리째 잊어버리고 자신을 무엇으로 증명해야 하나 고민하는 주인공이 있다. 그의 이야기로 방황의 문을 열어 본다. 정지아의 「존재의 증명」은 어느 날 갑자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그’를 통해 나는 누구인지, 무엇으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왜 왔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여기가 어딘지도 알 수 없었다. 머릿속이 구름에 잠긴 알프스 같았다.”(14쪽) 자신의 근처에 있는 물건과 소지품을 통해 자신을 떠올리려 하지만 잘되지 않는 남자, 그러면서도 커피나 커피 잔, 디자인 의자와 소파 등의 취향을 확인해 가며 기억나지 않는 자신에 대해 만족스러워한다. 결국 파출소에서 한차례 소동을 겪은 후 남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찾아간 집에서 ‘그’는 소파에 누워 편한 잠에 빠져든다. “기억은 사라져도 취향은 사라지지 않는다.”(37쪽)라고 생각하며. 다음 날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든 아니든, ‘그’에게 나를 증명하는 것은 이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정소현의 「엔터 샌드맨」은 비극적인 폭발 사고로 건물이 무너져 잔해에 깔리면서 친구 ‘은하’는 죽고 자신만 살아남은 ‘지수’의 트라우마와 방황을 그린 이야기이다. 폭발 사고 때 ‘은하’와 이야기를 나누다 먼저 생존해 ‘은하’를 찾아내려던 ‘지훈’은 그 ‘은하’는 죽었으며, 자신이 나중에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은하’가 아니라 ‘지수’임을 알게 된다. 잔해 속에서 구출을 기다리며 둘이, 아니 셋이 불렀던 그 노래, 엔터 샌드맨. ‘지수’와 ‘지훈’은 같은 처지에서 비슷한 트라우마를 겪으며 서로의 곁에 있어 준다. 그러나 그것이 함께 나아가는 걸음은 되지 못한다. ‘지수’는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생각한 세상에서 살기를 바랄 뿐이다. ‘지훈’의 기이한 죽음 이후에야 ‘지수’는 비로소 “사고 이후 처음 느낀 아주 명징하고 단단한 고통”(128쪽)을 느낀다. ‘지수’는 당분간 절망하겠지만 이제 진짜 세상으로 걸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혼자서도.

최은영의 「파종」은 학대하는 아빠,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 자신을 보살펴 준 오빠의 사랑을 떠올리며 주인공 ‘그녀’가 자신의 아이 ‘소리’와 화해하는 이야기이다. ‘그녀’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그렇듯, 오빠와 함께했던 순간을 애써 외면한 채 살아간다. “핸드폰에 저장된 그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일이 어려워졌다. 보고 싶지 않았다.”(234쪽) 이혼 후 오빠와 텃밭을 가꾸며 ‘소리’와 살았던 짧은 그 시절은 ‘그녀’에게도 ‘소리’에게도 가장 안정된 상태였을 것이다. 안정을 되찾자마자 찾아온 뼈아픈 이별은 ‘그녀’와 ‘소리’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다. ‘소리’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바라봐 주는 삼촌을 그리워했다. “소리야, 뭐 하고 싶어? 네가 아무거나, 하고 답하면…….” “아무거나는 답이 아니야, 그랬지.”(252쪽) 그랬던 삼촌을 추억하며 둘은 그때 그 공간을 다시 가꾸고 빛내기로 결심한다. 밭을 고르고 씨를 뿌리고, 아픈 상처일지라도 영영 지워지지 않길 바라며.

따로 또 같이 사회 속에서 느끼는 너와 나의 방황의 이야기들

우리에게 찾아오는 방황의 모습과 시기는 모두 제각각이다. 그것을 겪어 내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부딪치고 싸우기도 하며 때론 애써 침묵한다.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점, 그것이 방황의 이유가 될 때가 있다. 박상영의 「요즘 애들」은 뉴스 앵커가 된 신입 기자 ‘남준’이 첫 직장 동기였던 ‘은채’와 일로 만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시작한다. 스물여섯 살에 한 잡지사 인턴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남준’은 “커피가 떨어지지 않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드립 커피를 내리는 것과, 사무실에 놓인 커다란 고무나무에 물을 주는”(50쪽) 일을 기꺼이 하면서 정식 기자가 될 꿈에 부푼다. 하지만 네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사수 ‘배서정’의 오락가락하는 지시와 이해할 수 없는 태도는 사회생활의 쓴맛을 알게 해 주었다. 그래도 노력했지만 ‘남준’은 ‘배서정’의 모멸적인 태도를 더는 참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다. “선배 있잖아요, 저는 칭찬을 듣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냥 인간 취급을 받고 싶었어요.”(79쪽) 시간이 지나 ‘배서정’을 이해하는 날이 ‘남준’에게도 왔다. 그 시절이 ‘배서정’에게도 방황의 때였을지 모르지만, ‘요즘 애들’이란 말로 사회 초년생들의 기를 그렇게 꺾어야만 했을까. 그런 건 이해가 되지 못한 채 오해로 남을 뿐이다.

김금희의 「월계동(月溪洞) 옥주」의 ‘옥주’는 화목하지 않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고, 연인이자 친구였던 ‘현우’와도 헤어진 뒤 중국 유학길에 오른다. ‘옥주’는 어떻게든 사람들과 어울리려 애쓴다. 술에 꽤 취한 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던 때, 중국인 ‘예후이’의 도움을 받아 언 몸을 녹이고 둘은 친구가 된다. ‘예후이’가 ‘옥주’와 몇몇 친구들에게 중국어 과외를 해 주면서 그들은 함께 어울리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신나는 관계가 계속 이어지지 않는 게 청춘의 일이다. 여름 방학을 친구들과 함께 ‘예후이’의 고향 집에서 보내기로 하고 떠나왔지만, 여행은 순조롭지 않다. 피어나는 사랑도 엇나가는 마음도 그 모든 게 우정을 망치는 것 같아 손 털고 떠나 버린 마음도 방황하긴 마찬가지다. “옥주도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믿었던 관계가 이렇게 쉽게 어그러지는 것에. 시간이 돌고 돌아 또다시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듯했다.”(156~157쪽) 결국 아름다운 호수는 ‘옥주’와 ‘예후이’ 둘의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도 그 기억으로 ‘옥주’는 ‘옥주’답게 오늘도 살아간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김지연의 「먼바다 쪽으로」의 ‘현태’는 불안 증세를 달고 산다. 집에서 담배를 피우고 쿵쿵 뛰는 게임을 하고, 기타를 치는 ‘현태’를 말려 보고자 ‘종희’는 아파트 사람들이 싫어하며 특히 아랫집 남자가 우릴 죽일 거라며 거짓말한다. ‘종희’의 말을 흘려듣던 ‘현태’는 일련의 사건을 겪고 ‘종희’의 거짓말을 실제 일어날 일로 받아들인다. 누군가가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방황하며 둘은 서울을 떠난다. 둘은 바닷가 외딴 펜션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 이렇게 쭉 살아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안정을 찾는가 했지만 벌어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회피하기만 하던 삶은 작은 바람에도 균열을 일으켰다. 나를 따라오는 것 같은 트럭, 방을 보고만 떠난 푸른 모자의 남자, 하룻밤을 더 묵겠다는 투숙객 등 한번 불안에 사로잡힌 ‘현태’에게 이들은 모두 공포의 대상이 된다. “돌아보면 꾸준히 나빠지는 선택만을 해 온 것 같았다.”(178쪽)라는 ‘종희’의 말처럼 나쁜 선택은 다음의 나쁜 선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소설은 숨어 버리거나 도망치는 삶의 끝을 미리 보여 준다.

박민정의 「세실, 주희」의 ‘주희’는 뉴올리언스 축제에서 술에 취한 남자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뭐라고 외치며 목걸이를 걸어 주던 일을 겪는다. ‘세실’은 좋아하는 가수의 나라를 알고 싶어 한국에 일하러 온 일본 여성이다. ‘주희’와 ‘세실’은 쥬쥬하우스에서 일하며 주말에는 ‘세실’의 요청으로 한국어 개인 수업도 하는 사이이다. ‘세실’은 ‘주희’에게 예쁘다, 귀엽다는 칭찬을 자주 하지만 ‘주희’는 그런 ‘얼평’이 듣기 싫다. 뉴올리언스의 사건 이후 더욱 싫어졌다. 가까운 사이처럼 보이지만 ‘주희’와 ‘세실’은 더 가까워지지 못한 채 제자리를 맴돈다. 태평양 전쟁 말기에 위안부로 살았던 우리 할머니들과 히메유리 학도대라는 ‘세실’의 할머니. “세실, 당신의 할머니와 여기서 말하는 피해자 할머니들은 조금 달라요…… 세실의 할머니는 야스쿠니 신사에 있다면서요…….”(224쪽) 비슷한 듯 다른, 평행선 같은 관계 앞에서 ‘주희’는 결국 하고 싶은 말을 삼킨다. 일곱 편의 작품 중 당신이 고민하며 버텨 온 방황의 모습과 닮은 이야기가 있다면 좋겠다. 이 이야기들이 삶의 방향을 찾아 헤매는 당신에게 힘이 되기를 바란다.

리뷰/한줄평35

리뷰

9.6 리뷰 총점

한줄평

8.9 한줄평 총점
15,300
1 15,300